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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정보, 드러난 정보

비대칭적 정보로 인한역선택의 현상은우리 주변에 널려있고이를 극복하고자 하는시그널링 장치도 존재한다얼마전 지인과 길을 가다가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해 길가의 가로등을 들이받은 자동차사고를 목격하였다. 그 지인이 자신은 십년 무사고 운전이라면서 ‘저런 사람들 때문에 내 자동차 보험료도 올라간다’고 혀를 찬다. 이 지인의 불평은 과연 타당한 것일까.어떤 이가 안전운전자인지 난폭운전자인지 알 수 있다면 보험회사는 안전운전자에게는 낮은 보험료를 그리고 난폭운전자에게는 높은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다. 그러나 운전자의 운전행태에 대한 정보는 운전자 자신은 알아도 보험회사에게는 감춰져 있는 정보이겠기에, 보험회사는 중간값 정도의 보험료를 균일하게 요구한다. 자신이 가끔 사고를 내게 될 것임을 잘 아는 난폭운전자는 이 보험료를 기꺼이 받아들이겠지만 안전운전자는 자신이 사고를 낼 확률에 비해 보험료가 비싸다고 생각되어 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게 된다. 이를 깨달은 보험회사는 중간값 이상의 높은 보험료를 책정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 보험회사에는 난폭운전자들만 모여들게 된다. 바로, 정보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역선택’의 문제이다. 현실에서는 이 역선택의 문제를 해결할 다양한 장치들이 고안된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가 무사고운전자의 경우 운전기록을 공개하는 조건 하에 보험료를 낮춰주겠다고 약속하면 안전운전자는 기꺼이 자신의 기록을 공개하겠지만 난폭운전자는 사고로 점철된 자신의 기록이 공개되길 원치 않을 것이다. ‘운전행태’라는 감춰진 정보가 ‘운전기록의 공개여부’라는 매개체를 통해 드러나게 되고 보험회사는 간접적으로 운전자의 타입에 대한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이와 같은 간접적 정보전달장치를 정보경제학에서는 시그널링(signaling)이라 부른다.비대칭적 정보로 인한 역선택의 현상은 우리 주변 도처에 널려있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그널링의 장치 또한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청혼의 이벤트에 남자가 값비싼 다이어반지를 열어보이는 것은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한 시그널로서 굳어진 오랜 관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혼할 생각이 없으면서도 다른 목적을 가지고 결혼을 약속하는 사람들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어야겠기에, 단순한 금가락지가 아니고 다이어반지가 된 것이다. 변호사 또는 자산설계사들이 외제차에 명품양복을 입고 다니는 이유 또한, 무능한 변호사나 설계사들은 그렇게 고급으로 치장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은연 중에 고객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한참 전 인기 있었던 토크쇼 ‘미수다’에서 한 이태리 여인은 이력서에 사진을 부착하는 한국에서의 관행이 외모차별의 수단이라며, 자신의 나라에서는 사진부착이 선택사항이어서 이런 차별이 방지된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진부착이 선택사항이 될 경우 외모에 자신 없는 후보자들은 사진을 부착하지 않을 것이겠기에, 사진부착여부 자체만으로도 후보자의 외모에 대한 간접적 판단이 가능해진다. 일견 보기에 외모차별방지를 위한 것처럼 보이는 장치가 기실은 외모차별을 위한 교묘한 수단이 되는 것임을 그녀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필자가 아는 어느 노처녀가, A라는 결혼정보업체는 남자들의 회원가입비가 너무 비싸 쓸만한 남자들이 가입하지 않을 것이기에 자신은 A 업체를 통해 남자를 소개받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비싼 회원가입비가 바로 무능한 남자들을 솎아내고 능력있는 남자들만이 가입하도록 하는 고도의 전략적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곧 정보경제학의 발견이다. 저 위에서 이야기한 필자의 지인은 터무니없는 사고를 낸 그 미숙운전자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의 존재로 인해 안전운전자인 자신이 보험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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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22 23:02

FTA 파고(波高) 어떻게 넘을 것인가

FTA에 대비할 수 있는 전북의 전략을 수립, 산업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對EU 수출 134.2억불, 수입 124억불 무역수지 흑자 10.2억불 2011년 7월 1일 한·EU FTA가 발효된지 100일간의 성과이다. 특히 FTA 혜택품목의 무역수지 흑자가 전년 동기대비 31%증가한 20.7억불로 FTA가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견인하고 있으며 FTA 혜택 품목의 수출이 전년 동기 17% 증가한 106.3억불로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 감소세를 상쇄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상만 살펴보면 FTA는 분명 한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요소로써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FTA는 이렇게 밝은면 뿐만 아니라 그늘도 존재한다. 한·EU FTA 발효 후 100일 동안의 육류 수입액은 2억17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350만달러에 비해 142%나 증가했다. 물론 국내 육류 가격 하락을 위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치부하는 의견들도 존재하지만 농촌경제연구원의 의견처럼 한·EU FTA 피해의 93%가 축산업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는 한미 FTA가 비준되면 더욱더 현실이 될 전망이다. 한·미 FTA는 향후 10년동안 GDP 80조원 증가라는 성과를 가져다 줄 전망이고 자동차와 제조업의 무역흑자는 더욱 더 커질 것이지만 농업분야는 생산 감소가 나타날 전망이다. 쇠고기 관세기준 15년 동안 약 10조원의 생산이 감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대변한다. 한·미 FTA가 언제 타결될지는 모르나 전라북도는 2011년 기준 對美 수출의존도가 4.8% 낮으며, 수입의존도는 20%로 매우 높아 한·미 FTA 타결이 한·EU FTA 타결보다 더욱 충격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전라북도는 자동차·부품, 정밀화학원료, 섬유·의류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 수혜산업이 될 수 있지만 농업의 경우에는 그늘이 더욱더 깊게 드리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전주 장미, 김제 파프리카 등 MADE IN 전라북도의 농산품으로 세계를 누비는 제품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김제에 위치한 농산무역은 80여개 농가가 뭉쳐서 만들어진 기업으로 일본 파프리카 시장의 63.9%를 차지하고 있어 일본 파프리카 시장의 가격을 움직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이는 일찍이 ‘기업형 영농, 품질향상, 브랜드화’를 추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농산무역의 사례는 미리 준비한 자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FTA 시대에 전라북도가 대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FTA 타결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이고 전라북도 산업에 대한 위협 정도 또한 깊어질 것이다. 이제라도 전라북도의 산업별 지도를 완성하고 FTA 체결에 따른 피해 산업와 수혜 산업을 명확히 선별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Collaboration Agreement 체결 및 수출지원협의체 운영 강화와 패키지형 수출기업네트워크 구축지원사업, Information Platform 구축 (해외동향정보, 수출활용정보_수출활용매뉴얼) 등 FTA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준비해야만 할 것이다. 이제는 현실이 되어 다가올 FTA라는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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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01 23:02

[경제칼럼] 불확실성에 대한 경제 심리

야구에 푹 빠져있는 초등생 아들녀석이 야구장갑이 낡아져서 새로 사야겠으니 $20을 달란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가) 요구대로 $20를 준다 . (나)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야구장갑을 살 $20외에 추가로 $20용돈을 더 주겠고, 뒷면이 나오면 낡은 장갑을 그냥 쓴다. 아들은 (가)를 선택한다. 불확실한 기대이익 $20보다 확실한 이익 $20을 선택한 것이다. 호기심이 발동한 경제학자 아버지가 이번엔 다른 두 대안을 제시하고 아들에게 선택하도록 해본다. (가) 본인 저금통에서 $20을 빼서 장갑을 산다. (나)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저금통에서 $20을 빼서 장갑을 사는데 추가로 다음 달 용돈에서 $20을 삭감하겠고, 뒷면이 나오면 낡은 장갑을 그냥 쓴다. 그러자 아들은 이번엔 (나)를 선택한다. 확실한 손실 $20보다 불확실한 기대손실 $20을 선택함으로써 더 큰 손실의 가능성을 피하고자 한 것이다.표준경제학의 불확실성이론에서는, 확실한 기대값 X를 보장하는 대안과 불확실하지만 기대값이 역시 X인 또다른 대안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가에 따라 의사결정자의 성향이 '위험회피적' 또는 '위험선호적'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그러나 위 실험에서의 예처럼, 불확실성을 내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은 각 상황의 평균기대값 뿐만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대상이 이익에 대한 것인지 손실에 대한 것인지에 따라 다른 선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익에 대해서는 확실한 이익을 선호하여 위험회피적이 되는 한편 손실에 대한 선택에서는 손실을 줄일 가능성을 보고 불확실성 즉 위험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를 처음 공론화했던 선도적 행태경제학자 '카네만'과 '트버스키'는 이를 '손실회피성향 (loss aversion)'이라 명명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택시기사들의 경우 비오는 날 택시손님이 많아서 기대수입이 더 큰데도 불구하고 맑은 날보다 평균노동시간은 오히려 짧다는 통계가 있다. 이에 대해 행태학자 '캐머러'는, 택시기사들이 일일사납금과 같은 목표수입을 일단 달성하고 나면 '이익'의 틀로 셈을 하게 되지만 그 전까지는 아직 '손실'의 틀로 셈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목표수입달성이 쉬운 궂은 날에는 그렇지 않은 맑은 날에 비해 일하고자 하는 동기는 주는 반면 그 반대급부인 휴식에 대한 심리적가치가 커진다는 것이다.또 다른 예로서, 현금할인보다 할인쿠폰의 발행이 판촉수단으로서 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실제 통계적으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전자의 경우 소비자들은 단순히 할인액만큼 '이익'을 보게 된다고 느끼는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쿠폰이 없는 사람들이 보게 될 '손실'을 나는 피했다고 느낌으로써 전자에 비해 구매욕구의 증가효과가 더 크다는 이야기다.주식투자의 경우 상승주는 너무 빨리 팔아서 그리고 하락주는 너무 늦게 팔아서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경험 또한 손실회피성의 한 필연이다. 상승주의 경우 이익실현 차원에서 빨리 팔고자 하지만 하락주의 경우 손실을 확정시키게 되는 주식처분 결정을 미루는 대신 주가가 오를 가능성에 더 큰 심리적 비중을 두게 된다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번 사람은 쉽게 자리를 털고 일어서도 잃고 있는 사람은 밤을 지새우다 결국 빈털털이가 되고 마는 이유이기도 하다.요즘같은 선거철에도 오늘의 주제는 음미할만한 가치가 있다. 상대방의 공약이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하기보다는 공약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의 폐해를 강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으며, 자신의 공약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공약을 남발하기보다 실현가능한 몇 가지 공약으로부터의 확실한 혜택을 강조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임을 오늘의 경제학은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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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25 23:02

[경제칼럼] 내 인생의 목표와 열정을 일깨워준 '그'

10월 7일 나는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갑자기 큰소리로 외쳤다. "교수님! 스티브잡스가 사망 했대요." 수업시간에 교수님 강의를 듣지 않은 것은 큰 지적을 당할 상황이었지만 교수님뿐만 아니라 모든 친구들은 그 소식에 놀라며 잠깐 동안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소셜 미디어, 인터넷 포털 등을 뒤지며 사실을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불행하게도 그의 죽음은 사실이었고, 가는 곳마다 한 동안 그의 죽음에 관한 온갖 루머와 하루 전 출시를 발표한 아이폰 4S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스티브잡스는 그런 사람이었나 보다. 아니 그런 사람이었다라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이미 사용하고 있었던 친구들의 자랑이 나를 아이폰 유저, 속된 말로 애플빠가 되고 싶게끔 하였다. '어쩜 이렇게 사용자 입장에서 편리하게 만들었을까?' '다음 업데이트에는 어떤 기능들이 추가될 것인가'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이폰 5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출시될까?' 라는 생각으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그 존재를 기획하고, 만들어준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과거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가져다준 세상의 효용성만을 느꼈던 나는 그의 일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나를 바꿀 수 있는 영웅으로 만들어 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서점에 가서 잡스에 관한 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그중 그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한 3가지 테마(인생, 사랑과 상실, 죽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는 미혼모에게서 태어났고, 태어나자마 양부모에게 입양되었다. 리드칼리지에 들어갔지만 양부모님이 전 재산을 털어 만들어주신 돈을 대학 수업료에 쏟아 붓는다는 게 죄송스럽다는 이유로 1학기 만에 대학을 그만두었다. 우리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의 전형적인 루트와는 정반대였다.부자도 아니었고, 일류대학을 나온 것도 아닌 잡스는 또래와 달리 열정이 있었다. 20살이란 어린 나이에 친구와 허름한 차고에서 애플을 만들고, 10년 후에는 종업원 4천명을 거느리고 년 2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벤처 창업의 시초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잡스의 삶이 성공이란 일직선상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간에 자기가 설립한 CEO에서 공식적으로 해고되는 불명예를 가지게 되기도 하고, 2004년에는 암중에서도 회복하기 힘들다는 췌장암에 걸리게 되는 역경이 있었다.하지만 잡스는 역경을 넘어서 연구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섰다. 애플에서 해고된 이후 넥스타라는 회사를 디즈니와 쌍벽을 이루는 애니메이션 기업 "픽사"로 만들었고, 병마와 씨름하면서도 혁신적인 IT제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Mac이란 컴퓨터를 넘어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IT 트렌드를 이끌어 나갔다.흔히들 역경이 오면 많은 사람들은 환경을 탓하고, 자기 자신의 목표가 잘못 설정된 것이 아닌가?하는 불신을 하게 된다. 나는 이번 스티브잡스의 인생을 통해서 2가지를 반드시 간직하고 싶다. 첫째는 내 인생의 목표에 대한 확신을 세우고, 둘째는 열정과 고집을 가지고 그 과정의 진정성을 다져갈 것이다. 나의 적성에 맞는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잡스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철저하게 목표를 달성하는 로드맵을 만들 것이다. 남들이 이미 낸 아이디어일 수도 있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럴수록 이를 악물고 매진할 생각이다. 이번 잡스의 인생을 통해서 이제껏 세상의 주변인으로 살았던 나도 잡스처럼 영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민아(전주비전대학교 신재생에너지과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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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9 23:02

[경제칼럼] 지역경제를 위한 지방은행의 역할

갈수록 우리사회는 고령화 되어 가고,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그 속도가 타 지역에 비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지역 금융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따라서 현재 전북의 계층별 인구 분포도와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내에서만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이면 전북의 총인구는 14%가 줄고 대학생수는 20%가 감소하는 반면, 60세 이상 인구가 현재 39%에서 57%로 증가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은행이 지역과 공생하며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할 필요가 있다. 서울 및 수도권으로의 영업 확대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수도권으로의 진출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유발시킨다. 수도권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지역 유망 중소기업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이윤 창출에 기여하고 지역의 유능한 일꾼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의 이익은 지역으로 환원 됨으로써 지역공헌을 위한 다양한 곳에 쓰인다.여기서 말하는 지역공헌이란 물론 다양한 봉사활동이나 지원사업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다. 지역사회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지역의 주요사업을 발굴, 지원하는 것으로 지역 경제가 좋아진다면 결국 지역은행도 함께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미국 오리건주의 지방은행인 움푸쿠아(UMPQUA) 은행은 지역의 와인비즈니스를 장려하고 있다. 은행은 와인산업 대출 전담팀을 운영해 와인관련 산업에 집중대출을 하고 있는데 이는 오리건주의 지역경제를 부흥시키는 기반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움푸쿠아 은행 내에서도 와인 산업의 집중적인 연구와 경험을 쌓아 부실대출을 방지함으로써 수익성 높은 대출 실행을 가능하게 했다.하지만 수도권으로의 진출이 단순히 점포수를 늘려가는 단편적인 방식에만 머무른다면 이는 성공할 수 없다. 현재 수도권에 진출한 지방은행들은 대부분 도매영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향후 전북은행은 수도권에서 소형점포 위주의 특화된 소매영업을 강화 할 것이다.또한 은행은 여신과 수신만을 담당하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금융상품을 파는 하나의 '스토어' 개념으로 공간의 의미를 바꿔가야 한다.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도 작고 지역경제기반도 약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따라서 문턱이 높은 금융기관이 아닌 마케팅을 하는 백화점이나 편의점 같은 친근한 스토어로의 전환이야말로 지역은행이 살아남을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다.전북은행도 지난 1년여 동안 공간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은행이 단순히 돈을 맡기고 빌리는 1차원적인 공간을 넘어서 편안한 휴식 및 문화공간으로의 기능 확대를 위해 본점 1층에 갤러리와 소공연장, 북카페 등을 마련했다. 이는 지역민들과 항상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표현함과 동시에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또 다른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양한 노력들이 좋은 결실을 맺는다면 지방은행과 지역경제는 발전적으로 상생해 나갈 수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중소상인 및 중산층 이하 서민들을 위한 소비자 금융을 지향하면서 지역밀착형 은행을 만들어 갈 때 지역민들에게 신뢰 받는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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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8 23:02

[경제칼럼] '무릎 꿇은 나무'와 '담쟁이'

미국 로키산맥의 해발 3000m 지대에는 나무가 자랄 수 있는 마지막 한계선이 있다고 한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너무나 매서운 바람 때문에 곧게 자라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있는 나무'의 모습으로 성장을 계속한다. 이 나무들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를 발휘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리하여 이 나무들은 그 어떤 것도 흉내 낼 수 없는 세계 최고의 명품 바이올린으로 다시 태어나 감동의 선율을 세계인에게 선물한다.전주천 옆 한 자그마한 미술관 벽에는 지난 여름 무더위와 폭풍우를 견뎌내고 푸르름으로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담쟁이 잎 하나가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어 3층 지붕위에까지 올랐다. "아! 인내와 협동이 희망이다."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 100대 기업이 생존할 확률은 20%에 크게 못 미친다고 한다. 외국의 기업들도 별반 다르지 않으며,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100년 동안 상위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기업은 오직 1개에 불과하단다. 많은 기업이 창업한 지 1년도 되기 전에 도산을 맞고, 더 많은 기업들은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사람의 평균 수명처럼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을 환산해보면 놀랍게도 30세에 불과하다. 한국기업은 10세가 되기 전에 그 수명을 다한다.그런데 여기 깜작 놀랄만한 기업이 있다. 1852년,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설립되어 지금부터 정확히 160년 동안 낮고 어려운 곳에서 '인내와 협동'으로 서민의 벗으로 함께해 온 금융협동조직인 '신협'이 바로 그 것이다. 당시 유럽 전역은 산업혁명에 의한 공업화 등 대격동기에 나타나는 초기 자본주의의 총체적 병폐에 따라 대량의 실업자가 양산되고 자본가에 의한 중노동 저임금, 사회범죄 증가, 고리 대금업자의 횡포 등으로 농민과 도시 근로자 및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활이 몹시도 궁핍해졌다. 바로 그때 이들 힘없는 몇 사람들이 모여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상호 협동의 위대한 힘과 가치만을 믿고 희망을 향해 일어섰던 것이다.스스로를 구제하고자 자발적으로 만든 세계 유일의 민간 협동조직인 신협은 그동안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유하며 1929년부터 시작된 세계대공황이나 세계대전, 미국 발 금융위기 등 엄청난 시련들을 견뎌내며 위기에서 더욱 빛나고 더 단단해진 '무릎을 꿇고 있는 나무'의 모습으로 자라왔다. 100개 국가에 1억 9천만 명의 조합원, 1,700조원이라는 엄청난 협동조합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한국전쟁 후 서민들의 절망과 한숨이 가득한 1960년, 27명이 모여 시작한 한국신협은 51년 만에 560만명의 조합원이 49조원의 자산을 모아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4위, 아시아 1위의 막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담쟁이 잎 하나의 기적'이 아닐 수 없다.엊그제 전북신협을 찾은 세계신협협의회 '마누엘 라비네스' 회장은 "전북신협의 발전은 감동 그 자체이며, 신협은 언제나 사람을 중심에 두고 협동과 상호신뢰로 오직 조합원의 편익과 꿈의 실현을 추구하는 비영리 조직으로서 160년의 역사가 보여주듯 앞으로도 은행의 역할을 뛰어넘는 세계 최장수 기업으로 서민의 든든한 희망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절망을 희망으로 덮으며 언젠가는 우리들만의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일 때까지 지금의 삶의 무게를 참고 견뎌내자. 그리고 가끔 사람 향기 가득한 그곳에 들러서 따뜻한 미소로 전해주는 커피 한 잔으로 또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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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1 23:02

[경제칼럼] 소상공인 판로, 소셜커머스 활용

우리 나라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268만개, 종사자 수는 522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대비 87.5%, 전체 종사자의 38.9%를 차지하여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이자 서민경제의 핵심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내수침체와 더불어 대기업의 시장 진입은 자영업자의 폐업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곧 사회적 비용의 발생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기존에 실시하고 있는 상권 분석, 간판, 상품 진열 등 경영컨설팅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 소상공인의 37%가 판로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듯이 소상공인을 위한 판로에 포커스를 맞추는 방안도 고려 되어야 한다.얼마 전 집에서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의 식사 쿠폰을 반값 이상의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하며 기뻐하는 아들을 보면서,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가 여러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긴 하지만 고가의 광고 수단 접근이 어려운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새로운 온라인 광고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활용도에 따라 소상공인의 판로 확보에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소셜커머스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이며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일 경우 파격적인 할인가로 상품을 제공하는 판매 방식으로 신속하게 상품정보 콘텐츠를 생산,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효과적인 광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듯이 타 미디어에 비해 광고노출 횟수가 높고 광고단가가 낮아 경제적인 비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또한 소상공인은 대부분 연령대가 높아 정보화 수준이 낮고 이에 따라 인터넷 광고 활용이 저조하다는 약점을 소셜커머스에서는 별도의 홈페이지 구축 없이 상품 등록, 결재 등 상품 판매에 따른 제반사항을 해당 업체가 담당하기 때문에 소상공인의 활용이 수월하고 소비자와의 상호 소통을 바탕으로 단골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러나 여전히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높은 수수료 등의 불합리한 수익 분배 구조는 소상공인의 소셜커머스 활용을 저해하고 불공정한 '갑을 관계'가 형성되어 쿠폰 판매 등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하여, 결국 이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은 오히려 소상공인의 이미지만 실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소상공인의 소셜커머스 활용을 위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이를 위해 소상공인 업종별로 시장 집중도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과 함께 펜션, 음식점 등 경쟁 심화 업종의 경우는 소셜커머스로 인한 소비자소상공인 보호 차원의 제도정비(Protective policy)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소상공인의 소셜커머스 활용 극대화와 사회적 관심 유도를 위해 '페어' 개최 등의 행사성 홍보도 필요하다 하겠다.우리 도의 경우에도 고유 전통문화의 이미지를 무기로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특화형'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더욱 활성화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제고, 소셜커머스가 소상공인의 판매 전략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장길호 (전라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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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04 23:02

[경제칼럼] '최저가 보장제' 및 '단골대우'의 경제학적 비밀

필자가 가끔 들르는 동네 과일가게 아저씨 에드워드와 나누었던 이야기. 싱가포르의 한 마을에서 이웃한 두 과일가게간에 가격전쟁이 시작되었는데, 5일째 되던 날 어떤 이는 우리 돈 천 원의 가격에 사과 20개를 살 수 있었다 하고, 또 어떤 이는 열대과일을 박스째 살 수 있었단다. 소비자들에게는 횡재였겠으나 가게 주인들에게 그 결과는 참혹하였다. 5일간의 전쟁 끝에 두 과일가게 주인들은 각각 우리돈 삼천만 원 및 사천만 원 어치의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신문에 났다면서, 에드워드는 자신도 이웃 가게들과 가격전쟁을 벌이게 될 지 모른다고 불안해하고 있었다.위의 사실은 좀 예외적인 경우이겠지만, 가격전쟁이 모든 판매자 입장에서 딜레마인 이유는 명확하다. 경쟁자가 적정 가격을 매기고 있다면 혼자서 가격을 조금만 인하해도 큰 판매증가를 얻을 수 있고, 만약 경쟁자가 가격을 인하한다면 나 또한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는 동기 구조 때문이다.출혈적 가격전쟁을 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 상대방의 가격 인하에도 고객을 잃지 않도록 품질 제고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고전적 대안이 될 것이다.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위험을 내재하고 있긴 하나 상호간에 직간접적으로 가격담합을 시도할 수도 있고, 아예 경쟁사를 합병 인수하거나 상호투자를 통해 상대방의 손실을 나의 손실로 내재화함으로써 가격경쟁의 원천적 동기를 배제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경쟁자가 가격인하를 시도하였을 경우 더 낮은 가격으로 가차없이 대응하는 독한 명성을 쌓아둠으로써 아예 상대방이 시도의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겠다.잠재적 가격전쟁에 대해 걱정이 많은 에드워드에게 경제학자인 그의 고객은 게임이론 입장에서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전략을 제시하였는데 그 아이디어가 좀 역설적이다.첫째는, 소비자들에게 '최저가격 보장'를 약속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아무도 내 가격보다 쌀 수 없다는 신호이자 동시에 나보다 더 싼 가격이 있을 경우 차이를 보상할테니 걱정말고 구매하라는 판촉의 수단으로 통상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이 약속은 경쟁자로 하여금 그가 가격인하를 시도했을 경우 나에게서 그 가격 차이를 보상받을 수 있음을 잘 아는 소비자들이 굳이 싸다고 그에게 몰려가지는 않으리라는 무언의 압박이 되겠기에, 경쟁자의 가격인하 시도를 낮추는 전략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둘째는, 소비자들에게 소위 '단골대우'를 약속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만약 내가 향후에 같은 제품에 대해 가격을 인하하게 되면 지금 가격과의 차이를 보상하겠다는 소비자에 대한 약속으로써, 지금의 가격이 충분히 낮은 가격임을 소비자에게 호소하고자 하는 판촉의 수단이다. 그러나 이 전략의 또 다른 측면은, 내가 가격을 인하할 경우 이전 고객들에게도 차이를 보상해주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나에게 오히려 손해가 되겠기에 나 자신이 가격인하를 선도할 유혹을 스스로 줄인다는 것이다. 주요 경쟁자들이 이 전략을 공동 채택한다면 전체적으로 가격 인하의 동기는 낮아져 가격경쟁의 가능성은 더욱 작아질 것이다.두 가지 전략 모두 일견 보기에는 경쟁자들간의 가격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혜택이 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실은 소비자들을 인질 삼아 가격경쟁을 피하는 고도의 전략적 기술로도 쓰일 수 있다는 경제학적 발견이 흥미롭다. 이래저래 당하게 되는 소비자의 입장이 애처롭지만, 한편으로는 이 전략들이 광범위하게 채택되었을 경우 싼 가격을 찾아내어 보상을 받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노력이 배가하게 될 것이므로 판매자 입장에서 오히려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게 되었다는 연구결과들도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 반드시 씁쓸해 할 일만도 또한 아닐 듯 싶다./ 조승규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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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27 23:02

[경제칼럼]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

지난날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고, 인간과 인간의 삶을 위하여 기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W.H.캐러더스에 의해 나일론이 발명된 이후 다양한 합섬섬유인 폴리에스테르계폴리우레탄계폴리올레핀계 등은 인간에게 활동성과 美라는 두 영역을 향유할 수 있게 해주었다. 라이트 형제가 선보인 비행기, 벨이 만든 전화기, 에디슨의 전구 등 20세기에 쏟아졌던 발명품들은 자연과 신의 영역이었던 '어둠'과 '하늘'에 인간이 개입할 수 있게 해주었고, 인터넷과 통신 네트워크의 개발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게 해주었다.하지만 기술 발전을 위해 일하는 과학자인 필자가 보기에 위와 같은 기술의 빠른 진보나 이로 인한 사회의 변화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한다면 아이러니일까?우선 기술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발달하였다고 여겨지지만, 에너지에 관련된 기술 개발은 아주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모든 기술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와 관련된 연구 및 순수학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2000년대를 사는 우리가 에너지를 얻는 기술은 창세기 인류가 에너지를 얻는 기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인다.현재 우리는 석탄과 석유천연가스 등의 화석에너지에 에너지공급의 80%를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석탄과 석유천연가스는 한정된 자원으로서 멈출 줄 모르는 고유가 기조가 방증하듯 고갈시기가 이미 가시권내로 들어왔다고 보인다. 또 연소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내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의 사용을 줄여야만 한다. 문제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가 연구중이지만 이를 대체할 만 한 시점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다.에너지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았는가? 최근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에서 보듯이 정전이라도 되어 버리면 일상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공장, 관공서의 운영 등 산업활동까지 모두 마비되어버린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에너지 기술 개발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두 번째,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욕망은 커져가고 있으며,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윤리를 저버리기도 한다. 윤리적 제약이 없는 환경에서 인간이 가치관을 잃고 기술을 이용하는 경우 수많은 생명과 자연이 희생되고 사회 자체가 파괴될 수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1990년 10월 1일에 시작된 Human Genome Project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밝히려는 연구다. 현재는 인간 유전자 전체의 염기 서열이 밝혀지기 직전이며, 이 연구의 성과는 유전병의 치료, 의약용 생체물질의 연구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만일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고 염색체를 인간이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지면, 즉, 인간이 인간 마음대로 인간의 재능과 능력을 결정하여 인간을 생산하는 시대가 열린다면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무한한 재능과 무한한 생명을 탐할 것이며, 무한한 재능과 생명을 얻은 자와 얻지 못한 자 사이에는 중세시대 지주와 농노제도와 같은 계급사회가 형성될 수도 있다.따라서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변화할수록 인간의 가치관을 올바르게 지도할 수 있는 인문학적 가치관 및 사상이 정립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인문학적 가치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과학자들과 인문학자들간의 교류를 통하여 의료윤리, 생명윤리, 사회 가치관 형성에 많은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인간이 과학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치관이 정립된다면 기술의 발전이 악용될 확률은 줄어들 것이다.'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현재 세상은 각 분야에서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너무도 많은 변화가 있다. 새로운 기술은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고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한 치 앞을 가늠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속에서도 무작정 앞을 향해 질주하는 기술발전을 경계하면서 '미래'를 생각해보고자 노력하고 이에 대비하는 노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원용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북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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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20 23:02

[경제칼럼] 치세(治世)의 근원은 가정경제다

가계빚의 급격한 증가는 외환위기와 카드대란 및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추진해왔던 정책들이 결과적으로는(가치판단은 유보하고) 경기부양책을 통해 가계부문의 유효수요(有效需要)를 꾸준히 확대해왔고, 외환위기 당시 기업대출에서 큰 어려움을 경험했던 시중은행들이 우리의 산업경제를 견인할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보다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가계대출 시장으로의 무차별적인 진입이 지속된 결과라 할 수 있다.물론 가계부문 스스로도 정부의 이러한 제도적인 변화에 편승하면서 지속적인 자산의 가격상승에 고무되어 가계빚을 키워온 측면도 크다 할 수 있다. 사실 경제전반(생산, 소득, 소비, 수출, 고용 등)이 일정 수준으로 지속성장을 계속한다면 가계빚 증가는 큰 우려가 아닐 것이다.그러나 지금의 우리네 사정이나 바다 건너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경제 주도국들의 사정을 살펴보면 그다지 녹록지 않다. 그래서 지금 우리들의 살림살이인 가정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얘기이고 정책당국이 분주한 이유다.금융당국은 최근에 대출총량의 억제를 중심으로 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제도시행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칫 시중은행과 서민금융기관 등 제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내몰린 서민대중과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들이 고금리 대부시장에 손을 벌려야하는 역기능의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보도에 의하면 벌써부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치세(국가를 경영하는 일)가 곧 경제다. 경제를 뜻하는 영어 'Economy'는 본디 '가정의 살림살이'를 의미한다. 이것이 학문으로 동양에 도입되면서 '경제학(經濟學)'이란 신조어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장자(莊子)의 동양고전에 '세상을 잘 경영하여 백성의 살림살이를 구제하라'는 '경세제민(經世濟民)'에서 빌려온 말이다. 이후 '정치경제'라는 의미로 확장된 지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경제가 곧 통치의 영역'이 되었다.따라서 가계빚으로 인해 백성들의 살림살이에 큰 문제가 생겼다면 그 경제정책 또한 백성들의 살림살이를 개선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바로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조세 및 재정, 적정한 수준의 임금과 유연한 노동환경, 대기업으로부터의 자영업시장 보호, 등록금과 사교육비를 포함한 물가관리, 부동산시장의 연착륙, 사회안전망 구축 등이 그것이다.또한 금융부문도 그동안 가계에 빚을 권해온 은행들이 고용을 창출해야 할 수많은 중소기업가들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그들의 본업인 기업금융을 유인하고, 저소득층이나 중소자영업자 등 가계금융은 바로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뛰며 애환을 함께해온 신협 등 서민금융기관들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전이 들려주는 '치세는 경제이며, 경제는 가정의 살림살이를 구하데 있다'는 경세제민의 지혜를 다시 새기며 한가위를 맞는다. 우리 모두에게는 한가위가 있어 그래도 언제나 희망이다./ 최영식(신협중앙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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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06 23:02

[경제칼럼] 진정한 '강소·장수기업' 육성 실현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길 원한다. 초저녁 전주천변을 뛰는 사람들, 무병장수 하려면 카페인 담배 술은 피하고, 소식하며 비타민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기업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병장수하길 바라고 있다.그렇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어디일까! 이웃나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콩고구미(金剛組)라는 종합건축회사로 기업의 나이가 무려 1433살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일본에는 가업승계를 통해 100년 이상된 장수기업이 5만개에 이르고 있으며, 독일 또한 세계시장의 6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 중소기업만 500여개에 달하고 있는 것은 이들 국가의 국민들이 가업을 이어받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정부 또한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필자가 3년전 우리나라 가업승계 관련법안 개정 건의를 위한 선진국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방문했던 독일의 상속세법을, 최근 청와대가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때 상속세를 대폭 경감하는 독일식 세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발표에 (독일식 상속세란 가업승계 후 5~7년간 종업원 연평균 임금을 80~100% 유지하면 상속세를 85~100% 감면해 주는 방식) 대해 필자는 물론, 중소기업계에서는 1세대 기업인들이 이룩한 기술과 경영노하우, 기업가 정신의 안정적 승계를 통해 100년 이상의 장수기업으로 거듭 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가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과 과중한 상속증여세가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계주 경기에서 바통 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레이스에서 실패하듯이, 가업승계가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경쟁력이 약화돼 결국 단명하고 말 것이다.우리도 일본과 같이 가업승계에 대한 기본 시각을 '중소기업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글로벌 명문 장수 스타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가업을 성공적으로 승계할 수 있는 국가적인 지원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다시 말해 가업승계는 제2의 창업이다. 현재 창업에 대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금 및 세제지원을 하는 것처럼 가업승계도 창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원활화를 위해서는 상속세 인하는 물론, 주식평가 방법 개선, 상속요건 완화 등의 요건들이 조속히 실행되기를 바란다.또한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막는 걸림돌은 과도한 상속세 부담만이 아니다.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해 창업 1세대와 2세대 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 얼마 전 12세대간 설문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업무외 소통'은 65%이지만 '함께 문화활동'은 24%로 실제 세대간에 마음을 전하는 대화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12세대 상호간 기업경영의 핵심을 신뢰교감할 수 있도록 하는 가교역할이 필요하며, 이러한 의미에서 기존의 '가업승계지원센터'등의 역할을 강화하고 컨설팅 및 교육의 장이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지금 21C 글로벌 경쟁시대의 최대 경영 화두의 하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이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가업승계가 항상 저변에 깔려 있다. 이런 면에서 가업승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가업승계 프렌들리'를 실천하는 길이며, 향후 우리 전북도의 강소장수기업 확대에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이는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전북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길호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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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30 23:02

[경제칼럼] 경제학이 푸는 '공짜'의 비밀

필자의 누이는 내가 아는 가장 검약하고 알뜰한 사람 중 한 분이신데, 가끔 하나 사면 하나 공짜라고 해서 샀다며 평소 같으면 사지 않았을 꽃이나 화분을 사들고 오신다. 독자분들도 간혹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가 갈비를 시키면 냉면을 공짜로 준다는 유혹에 두 배의 저녁값을 지불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공짜라면 이렇게 쉽게 흥분하고 변별력을 잃는 것일까?듀크대학의 행태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고급 스위스산 초콜렛 A와 평범한 미국산 초콜렛 B에 각각 개당 15센트와 1센트의 싼 가격을 매겨두고 243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구매실험을 했는데, 학생들 중 대다수가 A를 선택한다. 초콜렛의 품질을 고려할 때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 그런데 초콜렛의 가격을 각각 1센트씩 인하한 후 실시한 다른 실험에서는 반대로 대다수가 B를 선택하고 있다. 바로 '공짜'의 마력이다. A, B 함께 같은 가격만큼 인하되었고 따라서 여전히 두 초콜렛의 가격차이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이성적 소비자라면 구매비율에 큰 차이가 없어야 맞다. 합리적 인간을 가정하는 표준경제학은 그래서 이 공짜의 마력을 설명하지 못한다. 반면 이론과 실제의 괴리에 대한 다양한 실험적연구를 통해 새로 등장한 신학문으로서의 행태경제학은, 비이성 또는 비합리성 또한 나름의 한 일관된 인간행동체계로 규정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행태경제학은 '공짜의 비밀'을 이렇게 설명한다.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 우리는 지불한 가격에 비해 물건의 가치가 정말 좋은 것인지 또는 손해보면서 사는 건 아닌지 위 아래로 양방향의 셈을 하게 되는데, 공짜일 경우 손해에 대한 심리적 우려에서 완전히 자유로와짐으로써 갑자기 구매욕구가 물밀듯이 생겨나게 된다는 것이다. '공짜'는 단순히 싼 가격 이상의 전혀 다른 차원의 가격세계로서, 일반가격체계에서와는 다른 새로운 정신적 셈의 경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이 공짜의 마력이 현실에 주는 유용성은 기대 이상이다. 공짜의 마력에 이성을 잃어 필요 이상의 지출을 하거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구매충동에 휘말리게 되는 건 비단 저 위 필자의 누이 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얘기다. 세계 최대의 전자유통업체 아마존은 일정액 이상을 주문할 경우 무료배송을 약속함으로써 획기적 판매증가를 기록하였다. 애초 책 한 두 권을 주문하려고 계획했던 소비자들이 무료배송의 유혹에 휘말려 대여섯 권의 책을 한꺼번에 주문하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유독 프랑스지점에서는 거의 공짜수준인 건당 250원으로 대폭 배송료를 인하하였지만 공짜는 아니었던 까닭에 다른 지점에서와 같은 획기적 판매증가가 목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한, 미국의 인터넷서비스업체 AOL은 시간 당 요금제를 폐기하고 대신 월 일정액에 무제한 인터넷사용으로 요금체계를 바꾸자 그 첫 달에 두 배 이상의 고객증가를 경험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공짜의 마력'은 마케팅이나 판촉의 수단 뿐 아니라 사회의 이익을 위해서도 용이하게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댄 애리얼리는 그의 저서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전기자동차를 널리 보급하고 싶으면 차량등록세나 검진세를 할인해주는 수준을 넘어 아예 면제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편, 필자는 지난 여름 초등학생 아들녀석에게 삽십분 책 읽을 때마다 삽십분 게임을 허용해주던 기존 룰을 바꿔 하루 두 시간 이상 책을 읽으면 그 날은 원하는 만큼 게임을 해도 좋다고 약속해주었다. 아들녀석은 기꺼이 하루 두 시간 책을 읽었고 다른 놀거리로 분주했던 녀석이 정작 게임에 보낸 시간은 하루 한 시간을 넘지 못했다. 아들은 아들대로 만족했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흐뭇해하며 지금 또 다른 공짜의 마술을 궁리하고 있는 중이다./ 조승규(상가포르 국립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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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23 23:02

[경제칼럼] 소리축제와 경영전략

전북은 소리의 고장이다.더늠이 남아 있는 최초의 소리꾼인 권삼득을 비롯해 동편제 소리를 통해 판소리의 전통을 수립한 송흥록과 김세종이 모두 전북 출신들이다. 이뿐인가. 영원한 우리들의 춘향 안숙선 명창도 전북이 낳은 최고 소리꾼이며 완판본의 고장답게 판소리계 소설이 많은 곳도 바로 전주다. 국악 명인들의 산실인 전주대사습놀이가 있고, 내로라하는 명창들도 전주의 귀명창들 앞에서 소리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 정도로 판소리와 전주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이 같은 지역의 역사를 근간에 두고 탄생한 것이 바로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다.우리 전통 음악인 판소리를 바탕으로 세계의 다양한 음악들과 조우하는 공연예술축제로, 우리 소리의 계보를 이어 온 전주에서 벌이는 소리판은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따져 물을 수 없는 그만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축제의 가치는 경제적 논리와 떼어 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는 것도 사실이다.축제 이론가인 데릭손은 '축제란 개인 또는 공동체의 특별한 의미가 있게 하거나 결속력을 주는 사건 또는 시기를 기념해 의식을 행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여기서 좀 더 그 의미를 구체화 시키면 축제란 삶의 현실을 문화 예술과 결합시켜 제도화된 형식으로 만드는 것, 즉 사회적, 현재적 삶을 조건으로 노는 집단적 놀이인 것이다. 이처럼 현재의 삶을 담보로 하는 축제야 말로 경영 마인드가 가장 필요한 문화 콘텐츠다. 축제판을 들여다보면 그 곳에서도 기업 경영과 똑같은 원리들이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문화가 돈이 되는 세상이지만 그만큼의 상품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상의 효과를 내기 위한 치열한 경영 전략이 요구되는 것이다. 눈이 높아진 요즘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욱 강렬해졌다.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지 않으면 외면 받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다. 냉정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문화나 축제도 치열한 경영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소리축제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지닌 만큼 소리축제가 앞으로 더욱 성장,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능동적인 경영 전략이 필수다.지자체의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지역 축제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마케팅을 통한 문화의 상품화가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꾀하고자 한다면 지역의 각 기업들과 문화 전문가들이 한 공간에서 놀 줄 알아야 한다. 그 안에서 윈윈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생산적인 축제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라는 것이 공장에서 뚝딱 만들어내는 기계적인 생산품이 아닌 이상, 수많은 다양성을 인정하며 보다 긴 호흡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상품'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따라서 소리축제는 지난 10년의 역사를 디딤돌로 올해를 새로운 원년으로 삼아 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품개발과 자생적 축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협찬 수익금 확보에도 힘을 쏟았으며, 국악의 스펙트럼을 확대함으로써 대중들과의 소통에 주력했다.법고창신의 정신으로 만들어 낸 소리축제만의 최고의 문화 상품들을 이제 곧 만나볼 수 있다. 그 안에서 지역 문화가 지닌 힘과 경제적 가치를 분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김한 은행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와 미국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석사)을 졸업하고 대신증권 상무이사, 파마그룹 서울사무소 대표, 메리츠증권 부회장, KB금융지주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2010년 3월 제 10대 전북은행장으로 취임했으며, 올 봄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김 한 (전북은행장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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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16 23:02

[경제칼럼] 서민을 위한 햇살론! 시행 1년을 맞아

"저는 서울 강동구에서 순대국집을 운영해오다가 사업운영자금이 갑자기 필요해서 오랫동안 거래해온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였으나 신용등급과 소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되어 부득이 고금리 개인일수를 사용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신협에서 저리의 햇살론을 대출받아 40%대 고금리 개인일수를 탈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년 전인 2010년 7월 26일부터 시행된 신협 햇살론 1호 이용자의 에피소드다.외환위기 이후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저소득자신용불량자 등 금융소외자(Financial Elimination), 영세상공인 등 서민층이 증가하는 추세에 놓이게 되자 정부는 다각적인 서민금융 지원 시책을 추진해왔다. 그 대표적인 서민금융정책이 바로 미소금융과 햇살론이다. 2009년 12월부터 시행된 미소금융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재원조성 목표의 45%인 총 1조원의 대출 재원을 조성하여 약 2만9천명에게 2,700억원을 대출해 표면적으로는 성과를 거둔 모양새이지만 출범 당시 '20만명 이용, 10년간 2조원'이라는 당초의 목표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시행 1년을 맞은 햇살론의 성과를 살펴보자. 5년간 정부와 신협, 농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 공동으로 2조원의 보증재원을 조성, 서민층에게 11~14%대의 금리로 생계 및 사업자금 총 10조원을 지원할 계획으로 출범하였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총 18만3천명에게 1조7천억원의 대출을 실행하는 등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 7월 기준으로 총 7,791건에 65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서민금융기관별로 보면 전북신협이 가장 많은 2,877건에 247억원(38%점유), 새마을금고가 2,453건에 206억원(32%), 지역농협이 1,483건 118억원(18%) 등의 실적을 나타내는 등 서민들의 긴급한 생계 및 창업자금 조달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고 금리부담도 낮아지는 등 일정한 효과를 거두었다.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과제를 남긴 햇살론 1년이기도 하다. 대출 수혜자가 주로 신용 6~8등급에 몰려 있고 생계자금 대출건수(9만4천건)가 많아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꿈과 희망을 주는 자립을 돕는데는 일정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점. 초기에는 대출이 급증하였으나 심사기준이 강화되면서 그 실적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점. 보증사고율이 4.0%로 낮은 수준이나 증가추세에 있어 취급기관의 적극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이 과제로 대두되었다.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하여 정부는 지난달에 몇 가지 개선안을 내놓았다. 구두선이 아닌 실효성이 담보되기를 기대한다. 더 중요한 일은 정부가 햇살론을 일선에서 취급하고 있는 취급기관과 그 담당직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서민정책의 첨병이자 성공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가장 적극적으로 많은 햇살론을 취급한 익산 소재 우리신협의 얘기를 들어보자. "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어서 실무에 걱정이 돼요. 면책기준이 너무 까다로워서 근로자의 재직증명서를 유선으로 확인했다는 이유만으로 85% 보증적용이 안된대요. 보증금 대위변제 기간이 3~4개월이나 걸려요. 연체율이 계속 올라가게되면 현 서민금융기관에 대한 보증비율 85%로는 어렵고 최하 95%수준은 돼야죠. 특히 전북같은 농촌지역에서는 근로자 등 대출대상자가 매우 적은데도 수도권 지역과 똑같은 출연요율을 부담하고 있는 것은 정말 이해가 안돼요".시장친화적 정책과 동 시장의 존재를 근거로 삼는 신협 등 서민금융기관들이 스스로 기능할 수 있는 유인구조의 구축이 서민지원정책의 절대 성공요인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최영식 (신협중앙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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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09 23:02

[경제칼럼]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육성·강화해야

'지식기반 서비스산업(Knowledge-based Service Industry)은 지식을 창출가공활용유통시키거나 지식이 체화(體化)된 중간재를 생산 활동에 집약적으로 활용하여 고부가가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정의하여 지식서비스산업은 R&D, 정보통신기술, 고급인력의 투입활용도가 높은 산업이다' 라고 OECD에서는 풀이하고 있다.얼마 전 정부관계자의 "선진국 진입의 '깔딱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라는 표현에서처럼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언론과 미디어에 새롭게 부각되고, 이제는 경제성장의 축이 기존의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특히, 전라북도의 중점 추진사안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에 있어 제조업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맞춤형 정책과 기업유치를 통한 부분적인 성공으로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서비스분야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도구가 명확하지 않고 중점적인 지원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어, 이 분야에서의 일자리는 감소하는 추세로, 서비스산업, 특히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발전방안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우리 도에서 서비스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지원을 위해 전문가, 유관기관, 시군 등이 참여한 전라북도 서비스산업 육성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있는 분야 선정, 기본방향 수립, 중장기적인 비전제시와 적극적인 사업추진 의지는 시의적절한 대처라 하겠다.서비스산업의 분야를 크게 지식기반 서비스, 문화관광 서비스, 생계형 서비스로 구분할 때 세 분야가 동시에 발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양이지만,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적 접근방향은 고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지식기반 서비스의 세부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즉 IT, 디자인 등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제조업을 포함한 다른 산업의 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을 발굴육성하여야 한다.또한, 지식기반 서비스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의 인프라를 조성해야 하는데 이질적인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을 연계할 수 있는 포괄적인 네트워크 구축으로 이종 업종간의 소통과 시너지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전담기관 설치 등이 고려 되어야 하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지난 3월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P)이 확정되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새만금에는, 세계 제 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시장을 포커스로 문화관광산업을 연계, 발전시킬 수 있는 서비스산업이 구상 되어져야 할 것이다.우리 도는 일자리 창출과 미래를 위한 전략 서비스산업의 육성과 동시에 생계형 서비스업 점포 지원 등 민생안정을 위한 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미약한 지식 서비스산업의 기반과 산업구조의 취약성, 지역에서 배출한 양질의 인력 유출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그러나, 매년 증가하고 있는 성공적인 양질의 기업유치는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에 대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청정 환경, 풍부한 전통문화 콘텐츠, 그리고 강력한 전라북도의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육성 의지와 더불어서 도민의 결집된 힘이 발휘된다면 우리 전북경제는 한 단계 앞서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장길호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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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02 23:02

[경제칼럼] 경제학이 푸는 가격차별의 비밀

유학생 시절 필자는 어느 여름 막바지 시어즈(Sears) 전자제품 매장의 세일이 시작하기를 기다려 쇼핑에 나섰다가 기이한 광경을 목격한다. 매장 뒤켠의 창고에 인부 몇이서 둘러앉아 새 것인 듯 보이는 냉장고나 TV의 포장을 뜯더니 작은 망치로 여기저기에 일부러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 흠집 난 물건들은 대충 비닐포장이 되어 지게차로 곧장 매장으로 옮겨지더니 정가보다 10% 낮은 가격으로 전시되는데, 판매원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원래는 새 물건들이지만 운반과정에서 흠이 생겨 할 수 없이 할인판매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옆에는 흠집 없는 똑같은 상품들이 근사하게 포장되어 정가로 판매되고 있다.매장창고에서의 이 기이한 망치질의 이면에는 어떤 진실이 숨어있는 걸까? 경제학은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가지고 있다. 가격이 너무 낮으면 이윤이 줄어들고 너무 높으면 고객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새 물건에 흠집을 내는 망치질은 고객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윤 또한 손해보지 않고자 하는 소위 '가격차별 전략'의 한 기술이다.사람들은 가능하면 싼값에 재화를 구입하고자 하지만 특정 재화에 대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최대가격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물건만 마음에 든다면 어떤 가격이든 지불할 의사가 있는 '된장녀'가 있는 반면, 일년 내내 창고세일을 기다리는 유학생도 있다. 문제는 판매자 입장에서 누가 된장녀이고 누가 유학생인지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데 있겠는데, 위의 매장에서는 일부의 물건을 약간의 흠이 있는 것처럼 가장해둠으로써 이게 싫은 '된장녀' 고객은 높은 가격에 정상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한 채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만 낮은 가격을 받고자 하는 마케팅 기술인 것이다.소비자들의 타입이 쉽게 파악되는 경우 가격차별은 훨씬 직접적이다. 지난 달 같은 미장원의 같은 미용사에게 같은 종류의 머리커트를 했으면서도 나보다 아내가 50% 가깝게 높은 가격을 지불한 것은,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머리스타일에 더 민감하여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미장원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 흔히들 미장원에서 변명하는 것처럼 비용차이 때문이 아니다. 여자와 남자를 구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외견상 쉽게 소비자들의 타입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에 가격차별의 현란함은 더욱 그 빛을 발한다.또 하나의 예. 회사비용으로 여행하는 출장자들은 항공요금에 덜 민감한 반면 한 학기 내내 아르바이트하였다가 주말 배낭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은 싼 항공권이 긴요할 것이다. 그러나 항공사는 누가 출장자이고 누가 배낭족인지 직접 판별해낼 수 없다. 이 때 가격차별의 기술은 출장자와 배낭족을 구별짓는 제 3의 특성들을 파악해낸 후 이를 기준하여 다른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여행목적지에서 반드시 주말을 보내고 돌아와야 한다는 이상한 제약은 가만 보면 출장 후 가족들과 주말을 보내고 싶은 비즈니스맨들이 회피하고 싶은 제약이겠기에 출장자들은 높은 가격이지만 이런 제약이 없는 비싼 항공권을 기꺼이 구입할 것인 반면, 배낭족들은 값만 싸다면 이런 제약들을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항공사가 사전적으로 여행자들의 타입을 몰랐다 하더라도 엄선된 제약이 딸린 상품들을 디자인한 후 여행객들로 하여금 선택하게 하면 사후적으로 출장자들과 배낭족들은 구별되는 것이다. 가격차별의 기저는 소비자의 지불의사이며 다양한 지불의사를 가진 소비자들을 성공적으로 분리해내는 기술이 곧 가격차별의 핵심이다.여담 하나. 어제 필자는 지난 휴가 때 여행날짜를 바꿀 수 있는 비싼 항공권을 구입했다가 아내에게 구박을 받았다. 한편 다음 달에도 필자보다 50% 비싼 가격에 머리손질을 할 아내에게 필자는 다음 번엔 남장을 하고 미장원에 가보지 않겠느냐고 권고해볼 참이다.*조승규 교수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네덜란드 자유대학교 및 싱가포르 경영대학교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필자는 경제칼럼란을 통해 '일상에 숨겨진 경제학의 비밀'에 대한 글을 연재할 계획이다./ 조승규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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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26 23:02

[경제칼럼] 첨단 소재 산업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수출에서 반도체, 컴퓨터, 이동통신 단말기 등 전자정보통신 및 정밀기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분야의 수출 규모가 커질수록 관련 소재의 수입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첨단 소재 수요를 국내 기업이 충족시키지 못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 동안 정부 및 산업계는 첨단 소재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지금까지도 이러한 문제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첨단 소재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산업 구조적 문제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첨단 소재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산업 구조적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첫째, 첨단소재는 단일 품목들의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장치산업의 특성이 강해 상대적으로 많은 설비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 결과 국내 기업들은 제한된 국내 시장 수요만으로는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원가 측면에서 볼 때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 기업 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지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둘째, 첨단 소재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유지하지 않고는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없다. 이러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뒤따라야 하지만 첨단 소재의 경우 사업화 초기에는 그 수요가 미미하여 기업들로 하여금 신규 사업에서의 경제성 확보를 어렵게 하고, 사업 참여를 포기하게 만든다.셋째, 국내 완제품 생산기업들은 기술력이 취약한 국산 소재보다는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외국 기업의 소재를 선호하고 있다. 정보통신 등을 비롯한 첨단 산업 제품의 품질은 관련 소재의 품질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국 기업 소재 선호 경향은 국내 시장을 더욱 좁게 만들어 국내 기업들이 어렵게 산업에 참여하더라도 판로를 확보하는 데 상당한 애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그렇다면 첨단 소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전략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국내 기업들이 첨단 소재 산업을 매력적으로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업을 통해서 기업들이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면 기업들의 첨단소재 사업화에 대한 태도는 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은 투자 수익률이 높은 사업에 대해서는 비록 사업화에 따른 난관이 있다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극복하고 시장에 뛰어드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경쟁력 있는 첨단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응용기술 또한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전략의 실행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먼저 신속하고 미래지향적인 연구방향을 확정해야 한다. 연구 분야별로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을 아우르는 종합적 성격의 전략팀 및 국내외의 각 분야별 전문가 집단을 구성한 후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한 정보 수집과 연구방향의 결정, 그리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 및 생산에 대한 신속한 분석을 기초로 최고 수준의 연구 결과를 창출해 낼 필요성이 있다.또한 시장의 수요 분석에 근거한 연구과제의 전략적 추진이 필요하다. 연구과제의 선정은 관련 산업과 세계 시장의 수요를 기초로 하여 결정하고, 적기에 신제품을 시장에 출하시킬 수 있도록 연구과제의 시작과 종료, 사업화 시기는 시장 수요의 변화에 대한 예측을 토대로 해야 할 것이다.첨단 소재의 개발은 한국 완제품 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 뿐만 아니라 한국 주력 수출 상품의 이윤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정원용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몸담은 이후 금속공정연구센터장과 한중 신소재 공동연구센터장나노정보소재합성기술개발사업단장 등을 맡았으며, 한국자기학회 부회장조달청 원자재시장 분석위원회 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정원용 (KIST 전북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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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19 23:02

[경제칼럼] 심화되는 양극화, 협동조합금융에서 해법찾자

1995년에 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셔널한 문제작이었던 〈승자독식(The winner - take all society)> 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새로운 용어는 신자유주의의 확산이 2대 8의 사회를 뛰어넘어 소수의 개인이나 소수의 기업이 사회의 거의 전부의 부(富)를 차지하는 과정을 다양한 사례와 명쾌한 분석을 통해 보여 주었다. 그 때부터 대한민국 사회는 '상생(相生)'을 화두로 제기해왔다.그러나 현장에서는 한결같이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이다. 〈승자독식> 이 출간된 지 16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들 모습을 둘러보자. 1997년 외환위기와 2007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제주체인 정부, 기업, 가계부문은 많은 시련이 있었다. 경기가 후퇴하고 불안정해지면서 기업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고 많은 실업자가 양산되었다.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세 경제 주체가 겪었던 경험은 모두에게 어려운 경험이었겠지만 특히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쪽은 언제나 가계였다. 한편 외환위기와 서브 프라임 위기를 거치면서 소득양극화에 의한 중산층 비중 축소는 하위소득계층 비중 증가로 연결되었다.중소기업은 또 어떠한가. 최근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중소업체를 경영하는 CEO의 94.3%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수준을 매우 심각한 단계로 인식하고, 91.3%는 기업간 양극화 문제가 사회적 양극화로 고착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으며, 88.7%는 양극화가 장기화 될 경우 지속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과연 심화되는 대한민국의 양극화에 대한 해법은 없는 것인가? 필자의 답은 "희망은 있다"이다. 다만, 기존의 틀에서 깨어나와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식을 찾아 나선다는 전제에서다. 200년 전의 중상주의 전통에 뿌리를 둔 자본주의만으로는 사회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으며, 이제는 반드시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윤리적 가치'가 가미된 자본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경제주체들의 철저한 상생인식이 뿌리내려야 한다.인류가 발명해낸 수많은 발명품 중 최고의 발명품으로 '협동조합(協同組合)'이 손꼽힌다. '협동조합'은 사업의 이용자들이 공동으로 출자하고 주인이 되는 기업으로서 이용자(조합원)들에게 최대한의 경제적 편익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협동의 가치'로 '상생'을 추구한다. 세계에는 수 많은 부류의 협동조합이 존재하며, 그 중 금융협동조합이 바로 97개 국가에서 운영 중인 신용협동조합(신협)이다. 우리 한국에는 신협과 함께 농수협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가 여기에 속한다.세계 경제 무대의 중심인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던 2009년도 말에 UN은 21세기를 위한 협동조합의 '치유와 상생의 가치'를 인정하고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협동조합이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일깨워 주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설립과 성장을 돕고 이를 위해 각 정부의 법제 구축을 유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여러 협동조합 기업들이 이미 자본주의 주식회사와 경쟁하는 대안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물론 협동조합이 만능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협동조합이 양극화의 간격을 줄여 나가면서 상생의 사회를 견인할 강력한 대안임은 분명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승자독식 체질을 상생 체질로 바꾸기 위한 증명된 대안이다. 양극화의 극단으로 몰리고 있는 서민가계를 위한 협동조합 그리고 따뜻한 협동조합금융기관의 역할 제고에 관하여 정부와 민간차원의 담론을 기대한다.*최영식 신협중앙회 전북지부장은 순창 출신으로 전주대 경영학과와 충남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89년 신협중앙회에 입사, 충북지부장과 경영지원부장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최영식 (신협중앙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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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12 23:02

[경제칼럼] 경제가 우선이다

세계적으로 시장경제 체제가 점점 더 강화되어 가면서 정치의 기능과 파워는 예전보다 점점 더 축소되어 가는 반면 경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즉, 정치 관련자, 행정공무원 등이 경제 쪽에 전문성을 갖지 못하면 제 역할을 하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의 선거에 따른 공약을 보면 '경제활성화'라는 대주제가 반드시 필두로 포함되고, '잘살게 하겠다'라는 의지를 강하게 어필하곤 한다.이처럼 경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국민 개인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사건들과 공공 문제에 관한 정확하고 시기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 또한 그 책임과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저녁 퇴근 후 뉴스 시청은 하루 동안 있었던 업무 정리와 함께 갈무리를 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대부분 뉴스의 헤드라인을 보면 각종 사건사고, 불법, 검찰조사 등 부정적 측면의 내용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경제 관련 뉴스는 프로그램 구성에서 그 비중이 다소 가볍게 다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또한 심야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도 고소고발, 학대 등의 내용보다 우리의 미풍양속과 가벼운 웃음, 지식교양 등을 전할 수 있는 내용의 방송편성으로 국민이 편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본다.지역 일간지의 경우에도 경제 관련 보도 내용이 후면에 배치되어 있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물론, 지면 할애에 따른 여러 가지 고민이 있겠지만, 최근 지역의 대표적인 J일간지의 경우 경제면을 당초 7~8면에서 4~5면으로 전진배치 한 것은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조정이라 생각하며 개인적인 욕심으론 모든 언론사가 경제면을 더욱 비중이 있고, 부정적인 내용보다는 발전적이고 중소기업을 격려하는 내용으로 지면이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대(古代) 중국의 요(堯)임금과 순(舜)임금이 다스렸던 시대는 태평성대(太平聖代)라 부를 만큼 매우 살기 좋았던 때라고 전한다. 가정이든 기업이든 경제가 활성화 되어 재정이 튼튼해야 고복격양(鼓腹擊壤)의 시절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이러한 의미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중소기업의 역할은 지대할 수밖에 없지만 여러 가지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지난 1년 동안 정상가동률(중소기업중앙회 경기전망 조사)이 70%대에 머무르고 있어 여전히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면이다. 얼마 전 경제계 유명 인사의 특강 내용을 빌리자면 현재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를 위하여 동반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대기업은 100조원이 넘는 돈을 축적하고 있으면서도 국내 투자는 미미 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에 있어서도 인색 할 정도로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아쉽고 이같은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올바른 처방전이 정책적으로 조속히 강구되기를 기대해 본다.우리 전북의 경우도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미래 설계를 위해 추진하는 각종 프로젝트 중 이미 정부 정책에서 제외되어 가능성이 희박한 건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미련을 두지 말고 새로운 신규사업 개발에 매진 할 필요가 있으며, 새만금신재생식품클러스터 등 추진 중인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지속적인 기업유치 활성화와 함께 기존 기업의 재도약을 위한 지원 노력도 필요한 바 최근 도에서 추진 중인 기존 기업 증설투자 지원 방침을 환영하는 바이다./ 장길호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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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05 23:02

[경제칼럼] 억지 효율

최근 정부가 건설공사에 대한 최저가 입찰제를 확대 시행하려 하자 건설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적인 서명운동에 이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최저가 입찰제란 가장 싼값을 제시한 업체에 공사를 주는 제도다. 정부 입장에서는 공사비를 아낄 수 있고 시장경제 원리에도 맞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왜 건설업계는 기를 쓰고 반대를 하는 것일까?공사 입찰제도는 크게 봐서 제한적 최저가 낙찰방식과 최저가 낙찰방식으로 나뉜다. 제한적 최저가 낙찰방식은 무조건 최저가가 아니라 일정비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업체 중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에 공사를 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최소 공사비가 확보되어 저가 시공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최저가 낙찰제는 건설업체간 무한경쟁으로 최소 공사비조차 확보하기 힘든 위험한 제도로 낙찰업체의 부도(도산)나 저가 하도급, 부실시공 위험 등의 부작용이 많은 제도다.때문에 현재는 300억원 이상의 대형 공사에만 최저가 입찰제를, 그 이하의 공사는 제한적 최저가 입찰제를 적용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정부가 이 기준을 100억원으로 하향함으로써 최저가 낙찰제의 확대 시행을 고집하는 이유는 사기업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개념이 없는 집단이 정권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제도가 확대 시행될 경우 건설산업은 고사위기에 처하게 된다. 언뜻 생각하면 경쟁력 없는 건설업체는 퇴출되고 그렇지 않은 업체는 살아남아 건설산업이 자연스레 구조조정을 하게 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부도 직전의 불량업체가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투찰한 뒤 현금만 챙겨 부도를 내거나 대형 업체가 저가 투찰하여 하도급업체에 희생을 강요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그 결과는 하도급업체의 부실화와 우량 원도급업체의 수주기회 박탈로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약간의 비용절감을 위해 국가 기간산업의 하나인 건설업의 존립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현 정부 들어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값 싸고 질 좋은 소고기를 먹게 해주겠다며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고 관리비용을 아끼겠다며 주공과 토공을 통합하더니 부채가 많다고 진행 중인 사업도 중단하고 급기야 공사비 후리기에까지 나섰다. 어찌 보면 참으로 효율적인 정부다.하지만 필자가 교과서에서 배운 정부의 경제적 역할은 민간의 자율적 시장조정 기능이 실패하지 않도록 돕고 민간이 공급하기 어려운 공공재를 공급하며 경기변동이 지나치게 심하지 않도록 조절하되 시장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교과서 어디에도 대책 없이 특정 국가의 특정 품목 수입을 느닷없이 재개하여 온 국민이 촛불을 들게 하고 효과도 불분명한 통합에 이어 지방이전 문제로 한 지역 주민들이 한없는 상실감을 느끼게 하며 건설경기가 침체일로인 시점에 공공사업을 축소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는 내용은 없었다.정부가 진정으로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하려 한다면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지원 제도부터 손질하라. 일하는 사람이나 일하지 않는 사람이나 소득이 똑같은 것이 시장경제 원리에 맞는 것인가? 지출을 줄이고자 한다면 4대강사업부터 중단하라. 엉뚱하게도 공사비 줄여서 예산 절감했다고 생색내지 말라.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품셈 현실화, 실적공사비 확대 적용에 이은 최저가 낙찰제 확대 시행은 건설산업 종사자의 엄청난 희생을 전제로 한다.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요, 배보다 배꼽이 큰 모양새다./ 한기봉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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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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