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동기 제2사회부 부장·정읍
교통대책문제로 개점이 지연되고 있는 롯데백화점이 전주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던 것은 대략 10년전이다.
토지공사가 서신동일대 17만3천여평에 택지개발사업을 추진, 상업용지를 매각하던 초기였다.
1995년 백제교 부근 노른자위 상업용지 2천9백여평이 <주> 쌍방울에 팔렸는데 쌍방울이 이 땅에 건물을 지으면 롯데백화점이 임차형식으로 입주할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주>
이후 쌍방울이 부도가 나면서 매입한 상업용지를 해약, 롯데백화점 진출이 한때 불투명해지는듯 했다.
그러나 1999년 롯데측이 쌍방울이 해약한 땅을 매입하면서 롯데백화점의 전주지역 진출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교통영향평가(이하 교평)심의 등의 절차를 통해 롯데백화점의 전북지역 첫 진출이 가시화되자 도민들의 반응은 환영과 우려로 엇갈렸다.
국내 유통업계의 대부격인 롯데백화점 진출은 지역 유통업계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계기는 물론 고급화된 쇼핑문화를 가능케 하고 고용창출의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게 환영측의 반응이었다.
또 서울·광주 등 타지역 백화점으로 향하던 상당수 고객들의 발길을 역내로 끌어들여 자금역외유출을 방지할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는게 반기는 측의 주장이었다.
반면 반대측은 향토 백화점을 비롯 재래시장 등 지역 상권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현지법인화를 하지 않을 것이 뻔해 자금역외유출이 심화되는등 폐해가 심각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엇갈린 반응속에서도 롯데백화점 전주점 신축건물은 올들어 위용을 드러냈고 내부적으로 봄철특수를 겨냥, 4월 23일이 디-데이(D-Day)로 잡혀져 개점준비가 추진돼왔다.
하지만 전주시로부터 가사용 승인을 받지 못해 차질을 빚고 말았다.
백화점 인근 백제교아래 하천에 설치키로 한 양방향 언더패스가 행자부로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아 교평 재협약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백제교와 가련교 사이에 길이 110m, 폭 25m 규모의 교량건설및 연결도로 개설비용 부담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12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는 교량및 연결도로 개설비용과 그에 따른 주변 지장물 보상비를 롯데측에 전액 부담하라고 압박했으나 롯데측은 교량가설 이외의 연결도로 부지및 지장물 보상비 30억원은 부담할수 없고 이 문제로 백화점 임시사용이나 입점이 지연될때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이에 전주시는 임시가교설치 등의 보완대책마련과 교평 재협안의 전북도 교평위원회 통과가 이뤄지면 가사용승인을 허가한다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번엔 전주시의회가 수익자부담원칙을 들어 롯데측이 전액 부담하지 않을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와중에 전주시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민간기업에 교통대책 마련 비용 전액을 부담시키는 무리다”는 일부 지적과 기업유치를 외치면서 정작 들어오는 기업의 발목을 계속 잡는 것으로 비쳐져 기업유치에 악영향이 초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등에서 비롯된 것 같다.
전주시와 롯데측의 줄다리기가 서로를 향해 자신의 승용차를 전속력으로 몰아 어느쪽의 담력이 센지 겨루는 시합인 '치킨 게임'아닌 도민과 기업이 득이 되는 윈-윈 게임으로 해결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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