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 군산본부장
군산항만의 가장 큰 골치거리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매몰되는 토사다. 심각한 토사매몰현상때문에 항만이용자들은 매년 준설을 해달라고 아우성이고 해양수산부는 준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매몰토사를 퍼내도, 퍼내도 또 매몰돼 군산항의 준설효과는 그때 뿐이다.
이같은 현상때문에 관련 중앙부처의 일부 하위직 공무원들사이에서는 ‘금강하구에 위치한 군산항은 탄생하지 않았어야 할 항만이 아니었나’하는 곱지 않은 시선조차 보내고 있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사실 그럴만도 하다.
매년 군산항에 엄청난 양의 토사가 몰려들어 매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용역을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군산항에 몰려드는 토사는 연간 3백80여만톤에 이르고 있다.
그중 개야수로방면에서 30%, 도류제입구에서 31%, 그리고 금강하구둑 즉 금강에서 39%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많은 토사량이 유입되고 있으나 정부의 준설예산으로 이 토사량을 걷어내기는 턱없이 부족, 매년 많은 양이 그대로 매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매년 군산항의 항로유지준설등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예산은 적게는 60억원에서 많게는 1백억원이다.
그러나 이같은 예산으로 퍼낼수 있는 토사량은 고작해야 1백만톤정도로 매년 2백80만톤이 항만 이쪽 저쪽에 쌓여가고 있다.
막대한 토사매몰량을 제대로 준설하지 못하다보니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때는 내항의 하상이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으며 항만곳곳에서는 매몰되는 토사때문에 ‘골치아프다’면서 신음을 토해내고 있다.
도서지역을 오가는 연안여객선들이 제때 입출항을 하지 못하는가 하면 군산과 장항을 오가는 도선선박의 운항도 힘들다.
군산항은 간조때 선박의 밑바닥이 뻘에 닿는 소위 Bottom touch현상을 우려, 외항선들은 인천항에서 일단 화물을 퍼내고 배의 무게를 가볍게 한후 군산항으로 다시 입항하고 있다.
도내는 물론 인근 충청권의 무역업계는 이 때문에 인천항에서 하역한 화물을 육로를 통해 다시 도내등지로 반입해야 하는등 보다 많은 물류비용을 감수해야 함으로써 군산항을 기피케 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즉 군산항의 심각한 토사매몰현상은 군산항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산항에서 매몰되는 토사는 쓸모가 없는 것인가.
이 토사는 토질상 성토매립용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군산지역의 1천만평에 달하는 지방및 국가산업단지는 군산항의 준설토로 매립됐고 새만금방조제의 성토매립용으로 준설토가 활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된 셈이다.
만약 이 준설토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1천만평의 산업단지를 매립해 조성하기 위해서는 군산지역의 산이 모두 파헤쳐졌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방대한 규모의 산업단지조성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군산항에 매몰되고 있는 토사를 골치거리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군산항에 매몰되는 토사를 성토매립용 자원으로 적극 활용한다면 군산항의 준설문제는 자연히 해결돼 군산항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은 제고되며 쓸모없이 방치된 엄청난 자원활용에 따른 예산절감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산항의 매몰토사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국가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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