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데스크窓] '도박의 도시' 만들려는가

엄철호 익산본부장

삼국사기의 백제기에 보면 백제의 개로 왕 때 고구려의 간첩 승 도림이 개로 왕과 바둑을 두어 국사를 돌보지 않게 한 후 백제를 망치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조선시대의 야사 집 대동야승에도 ‘바둑, 장기, 쌍륙 등은 잡기에 속한다. 이런 유희는 모두 소일하기 위한 것이나 어떤 자는 너무 즐겨 의지를 상실하는 자도 있고 혹은 도박을 하여 재산을 손해 보는 자도 있었다’ 고 도박을 경계하는 말이 남겨 있으니 역시 도박은 그 역사가 시작되었을때부터 사회의 커다란 두통거리였던것이 틀림 없다.

 

잘못 발을 들여 놓으면 나라를 망치고 재산과 건강을 모두 잃을 정도로 도박에 대한 폐해가 이처럼 옛부터 경고되고 있는 마당에 문화의 도시 익산에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가 들어설 움직임이 있다니 크게 우려되고 걱정스럽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사행산업은 불황을 모르고 급속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한 통계자료에따르면 2천년도 이후 경마, 경정, 경륜,카지노 등 사행 시장의 규모가 11조3천억원에 이르고 연간 이용객수가 2천3백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도박산업은 시민의 삶의 질과 무관한 사행산업을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으며, 우리나라 성인중 4%정도를 도박중독증 의심 환자로 만들고 있다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려하고 있다.

 

또 도박산업의 무절제한 확산은 땀흘려 일하는 시민들의 근로 의욕 감퇴와 한탕주의를 만연시키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도박산업을 한국 마사회가 익산에 장을 펼치려고 한다니 그들의 의도와 저의에 크게 분노하고 비난하지 않을수 없다.

 

자신들의 경영수익을 위해 주머니를 털 대상으로 익산시민을 일차 목표로 선택한것 같아 더욱 불쾌하고 괘심할뿐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방경마팬의 경마 접근성 확대로 경마의 대중화를 촉진하고 지역 사회에 기여, 경쟁산업(경륜, 경정, 카지노) 확산에 대응한 경쟁 우위 확보 등의 명분을 내걸고 지방으로의 마권장외발매소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익산의 화상경마장 설치는 인근 전주와 군산 지역에 진출하려던 의도가 해당지역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번번히 무산되면서 내린 또다른 차선책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극비리에 추진되어 왔던게 사실이다.

 

결국 한국마사회는 전북지역 교두보 확보라는 원대한 계획을 실현코자 익산을 선택했다.

 

화상 경마장은 건전한 레저스포츠가 아닌 도박장 성격이 짙다.

 

화상경마장이 설치될 경우 시민생활에 미칠 악영향이 크다.

 

도박중독자 양산, 지역자금 역외유출, 사행심 조장, 생산적인 근로 의욕 감퇴, 주차난, 우범지대화, 교육환경 저해, 가정경제 파탄등 그 폐해가 이루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그런 화상 경마장 개장은 우선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고 있으나 결국 그 피해와 폐해는 익산시민이 고스란히 떠안을수 밖에 없다.

 

익산시는 이같은 폐해를 냉철하게 인식, 화상경마장 설치를 근본적으로 백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된다.

 

화상경마장 건립에 동의하는 일부 인사들과 화상경마장 건물 임대를 추진하는 업자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역민의 이익과는 무관한데도, 특정 건물주의 맹목적인 이윤 추구를 위해 익산시민들을 도박중독증 환자로, 그리고 익산시를 도박의 도시로 전락시킬수는 없다.

 

지역 사회에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명분을 앞세워 익산시와 시의회,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다함께 나서 화상경마장 개설만은 분명 막아야 한다.

 

엄철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전북도, 산업 맞춤 인재 키워 고용위기 넘는다

정치일반분산된 전북 환경정책…통합 기후·에너지 지원조직 필요성 제기

전주전주시, 생활밀착형 인프라 강화한다

기획[2025년 하반기 전주시의회 의정 결산]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 준비하는 의회 구현”

경제일반[주간 증시 전망]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에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