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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무관심이 학교폭력 키웠다

엄철호 익산본부장

최근 사회 문제로 부각된 학교 폭력이 익산도 예외가 아닌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역에서 학교 폭력을 휘둘러 온 ‘일진회’의 진상이 공개됐을때만 해도 우리 익산지역에서만은 하는 한가닥의 희망과 기대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엊그제 익산 경찰에의해 적발되어 공개된 지역 중.고생들의 불량 서클 실상을 보면 매우 충격적이다.

 

꿈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한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집단 성폭행, 집단 패싸움, 금품 갈취, 음주후 집단 혼숙 등을 아무런 꺼림낌 없이 일삼았다고 하니 뭐라고 할말이 없을 정도다.

 

익산경찰은 지난 16일 중학교 25개교, 고등학교 20개교등 총 45개교에서 일진회 등 21개 학교 불량서클 186명을 붙잡아 이중 여학생을 상습적으로 집단 성폭행한 김모군(14.중3)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178명에 대해서는 선도 차원에서 모두 훈방했다.

 

경찰에따르면 이들 학교 폭력 조직은 대부분 조폭 관련 영화가 인기를 끌었던 지난 2003년부터 결성되어 최근까지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고 왜곡된 의리와 영웅심에 빠져 자신들 나름대로 무시당하면 함께 싸운다는 내부 규율까지 만들어 체계적으로 조직을 관리해 온것으로 드러났다.

 

선배가 졸업하면 신입생을 뽑아 대물림하고 시내 중심가와 주택가를 돌며 금품을 빼았거나 폭력을 휘둘러왔다는 것이다.

 

더우기 자신들이 불량서클 구성원임을 알고 있는 동급생 친구들이 피해를 입어도 반항하지 못할것을 알고 생일이나 기념일을 빙자하여 소위 껌값을 걷으러 다니면서 일부 학생들에게는 정기적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상납을 받았다니 성인 폭력 조직 뺨치는 행태라고 아니 할수 없다.

 

더우기 익산지역에서 이처럼 수년에 걸쳐 무섭고 난폭한 학교 폭력이 활개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인지하여 수사에 착수, 적발되기까지 학교나 학부형으로부터 어떤 한건의 피해 신고도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했다는 사실은 학교 폭력에 대한 우리 성인들의 관심이 그저 말잔치에 불과한채 얼마나 허술했는지 스스로 반성케하고 있다.

 

보복이 무서워 피해를 신고하지도 못한채 한없는 속앓이만을 해야 했던 많은 선량 학생들이 그동안 겪어왔을 정신적 고통과 두려움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면서 성인의한사람으로써 크게 반성해 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같이 가야 할 학교가기가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웠을까.

 

어린 학생들이 미래의 희망을 키워가고 학문에 정진해야할 배움의 도량이 왜 이토록 황량해졌는지 무척이나 딱하다.

 

이 지경에 이르도록 익산 교육 당국은 어디에 있었는가.

 

물론 위험 수위를 넘어선 익산의 학교 폭력 문제를 교육당국이나 학교 탓만으로 떠넘기고 싶지는 않다.

 

학부모와 지역사회 등 어느 주체도 학교 폭력의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문제의 실상을 제대로 진단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주체는 그래도 교육당국과 학교가 될수밖에 없다.

 

교육 당국이나 학교가 문제에 정면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애써 실상을 외면하고 사태를 미봉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우리 학교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보고했던 상당수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더욱 심각했던 사실을 직시,다시한번 철저히 살펴봐주길 바란다.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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