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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규칼럼] 고등학생들의 의협심

중국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교육기관이 설립되었고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취사선택하여 왔다. 고구려의 태학(太學), 신라의 화랑교육과 국학(國學) 그리고 고려시대의 국자감(國子監), 조선의 성균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교육기관들은 당시의 지도자적 인물이나 왕족 그리고 대신들의 자제들만 교육시켰고 오늘의 초ㆍ중ㆍ고등 교육제도는 개화기 때부터 시작되어 1949년 교육법이 공포되면서 확정된 것으로 그동안 실시해오던 6년간의 중등교육을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각 3년씩 나누어 실시하게 되었다.

 

미주의 교육제도도 그리 오래지 않다. 미국은 1965년 존슨 대통령 때에 연방법으로 제정되었고, 프랑스는 68년에 독일도 75년에 연방정부에 의해 오늘의 교육법이 결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부당한 처우는 물론 통치권자의 부정부패나 또는 국가의 존립이 위기에 처했을 때면 분연이 일어나 단체로 행동하여 의견을 표출했는데 대학생격인 성균관 유생들은 15~18세로서 요즘 고등학생들의 연령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대자보와 상소를 통해 의견을 밝힌다. 이들은 자기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유생들 모두가 방에 들어가 시각장애인의 흉내를 내며 침묵시위를 벌리는 청맹권당(靑盲捲堂=눈을 감고 책을 덮은 것)의 데모를 했다. 그리고 호곡권당(號哭捲堂=곡소리를 내어 울면서 책을 덮은 것)으로 대궐앞을 향해 시위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기숙사를 버리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동맹휴학도 서슴치 않았다.

 

1928년 11월 3일은 일본 메이지 천황(明治天皇)의 생일이다. 광주역을 출발한 통학열차가 나주역에 도착했을 때에 기고만장한 일본학생 후쿠다 슈조 등이 광주여고 3학년인 박기옥 등의 우리나라 여학생들을 희롱한 것에 분격한 박기옥의 사촌 동생인 박준채 등이 후쿠다를 후려치자 양국 학생들간에 패싸움이 벌어진 것을 계기로 서울의 휘신고, 보성고, 배화여고 등과 개성, 부산,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물ㆍ불을 가리지 않고 일어선 고등학생들이 광주 학생운동에 동조하고 나서자 왜세의 기세가 한풀 꺽이였다.

 

1919년 일제의 휴교령으로 학교가 폐교되자 ‘독립선언서’를 휴대하고 귀향한 유관순 열사는 천안, 연기, 청주 등을 누비며 배일운동을 고취하고 3월31일에 매봉산의 봉화를 신호로 다음날인 4월1일에 아우내 장터에 수천명의 주민이 운집하여 유관순열사를 중심으로 만세운동을 전개하여 전국 방방곡곡으로 전파하여 광복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유열사 나이가 17세로 고등학생의 연령이었다. 60년 3ㆍ15부정선거에 항거하다가 목숨을 바친 김주열열사도 18세의 나이로 철도고등학교에 입학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에 불의를 막고자 나선 것을 계기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것이다.

 

2008년 대학입시 대상생인 고교1년생들이 5월7일에 교육부의 내신비율정책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벌이자 김진표 교육부장관이 긴장하여 호소문을 발표하였는가 하면 담당 교사들과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사태의 확산에 철저한 대비를 하였고, 14일에는 고교생들이 두발자유화를 외치며 시위하겠다고 하자 서울시 공정택교육감이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답변으로 학생들을 달래었다.

 

청소년기에는 불의를 보면 몸을 던져 막고, 장년기에는 좌우를 살피어 처신하고, 노년기에는 전후좌우를 감안하기에 위세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가장 무서운 존재가 청소년들의 의협심이기에 그들의 욕망이 무엇인가를 미리 찾아내어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도 기성세대의 할 일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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