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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대통령후보와 대통령의 말

2002년 11월 11일.

 

민주당 전북도지부 16대 대선 선대위발대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낙후된 전북발전 구상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호남 대통령(김대중 대통령)이 호남만 다 준다는 의혹과 질시 때문에 역차별을 받았지만 나는 그런 점에서 자유롭다. 내가 농민출신이고 지방출신이기 때문에 정책적 관심을 더 갖겠다"

 

2002년 11월 24일.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의 대통령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당일인 이날 노무현 후보는 급거 전주를 찾았다.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도민들에게 읍소했다.

 

"본선 경쟁력 문제를 놓고 도민들이 혼란스러워 하기 때문에 다시 찾았다. 지난 3월말 당내 후보경선때 전북에서 노풍(盧風)을 일으켜 주었듯이 다시한번 도와주면 배반하지 않고 꼭 빚을 갚고 보답하겠다"

 

노 후보는 이날 전북발전 청사진도 재삼 확약했다. 새만금사업을 꼽았다.

 

"농경지로 개발하면 현재 쌀이 과잉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환황해권의 중심지로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며 '새만금사업 신구상추진기획단' 구성을 발표했다. 이어 "새만금은 시베리아와 중국, 남북철도 연결사업과 중국시장 진출과 연계해 꿈의 땅이 될 수 있도록 '국가비전 21기획단'에서 구체적인 안을 내놓겠다"

 

2003년 2월11일.

 

대통령직인수위 주최로 전북대에서 열린 전북지역토론회에 참석한 노무현 당선자는 모두발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전라북도가 자기 전망을 가지고 갈수 있도록 이번 5년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다. 이는 표의 숫자와는 관계없이 도울 생각이다. 전체 표수로 따지면 내 고향인 경남과 부산, 울산이 더 많다"

 

2003년 10월 10일.

 

전국체전 개막식 참석차 전주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은 '첨단기계산업혁신전략' 보고회장에서 다시금 확언했다.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겠다. (새만금사업)정 못 믿으면 지금까지 투자된 총 사업비를 휠씬 넘는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

 

2004년 7월 9일.

 

군산에서 열린 지역혁신발전 5개년계획 토론회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도민에게 말했다.

 

"도민들의 섭섭한 마음을 여러 경로를 통해 잘 듣고 있다. 오늘 선물을 가져와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선물은 접어놓고 지역혁신체계 얘기를 해야할 것 같다. 지역혁신역량을 스스로 갖춰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만들기에 전북은 3차례나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때 광주에 이어 전북에서 노무현 후보를 1위로 선출함으로써 노풍(盧風)몰이의 진원지가 됐다. 또 도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국민통합21과의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대선에선 총유효 투표수 105만4800표 가운데 96만6054표(91.6%)라는 전폭적 지지로 청와대 입성의 견인차가 됐다.

 

때문에 200만 도민은 철석같이 믿었다.

 

정말 이번 만큼은 차별과 소외의 굴레를 벗고 노무현 후보의 말대로 '꿈의 땅'으로 비상하는 줄 알았다. 더구나 참여정부가 내건 최대 국정과제가 지역균형발전이었기 때문에 도민들의 기대감은 더 했다.

 

하지만 반환점을 돈 참여정부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했고 분노와 배신감으로 탱천하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국민의 정부때 부산(DJ 지지율 15%)에서 손가락을 잘라 영도밑다리에 버려야 한다고 했다면 우리는 손목을 잘라 새만금에 버려야 할 실정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1∼2명만 냈어도 이렇게 무대접과 홀대는 안받았을 것이다”

 

“배반하지 않고 꼭 빚을 갚겠다”는 확약을 200만 도민들은 아직도 부릅뜬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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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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