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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막말' 행정 도민이 불안하다

권순택 사회부장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도지사 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력 주자인 강현욱 지사측과 김완주 전주시장 진영의 신경전이 마침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각종 정책과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여론잡기에 나섰던 양 진영이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이형규 행정부지사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 도중 최근 자기부상열차 도입을 제안한 김완주 시장에 대해 "쓴소리 한마디 해야겠다"며 작심한듯 “김 시장의 행정경력 30년에 대해 정말 실망했다. 행정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 같다”고 깎아내렸다.

 

이 부지사는 이어 "새만금 사업의 경우 개인이 독불장군식으로 추진하면 될 일도 안된다"면서 "새해초부터 기자회견을 열어 대대적으로 공표하는 것이 과연 개인자격으로 할 일이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고 공박했다.

 

이에 김완주 시장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김 시장진영은 이날 시 기획조정국장을 내세워 "63만 전주시민이 선출한 전주시장이 행정부지사에게 훈수나 받는 사람 쯤으로 생각하느냐"며 "행정부지사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인지 심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맞불을 놓았다. 또 "지금이 도지사가 전주시장을 임명하고 상명하복식으로 이끌어가던 관선시절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그동안 양 진영에 쌓여온 앙금이 여과없이 그대로 드러난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둘다 행정고시를 패스한 엘리트로서 행정경륜만 30년이 넘는 소위 ‘행정의 달인’들이다. 그럼에도 양측이 독설의 칼날을 세우고 폄훼와 인신공격까지 서슴치 않는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서로 오해와 곡해가 있다면 전화 한 통화면 풀수도 있을 법한데 언론을 통한 진흙탕식 난타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도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된다.

 

왜 막말로 치닫고 있는가. 무엇을 위한 고도의 노림수가 있는가.

 

양측 모두 행정분야에 있어선 도내 최고위층이다. 경륜과 자리를 놓고 볼때 이전투구식 막말에 나설 인품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왜 막가파식 언쟁으로 서로 생채기와 흠집내기를 불사하는 것일까.

 

단순히 감정이 앞섰기 때문일까. 양측 발언내용에 대한 이면을 훑어보면 어느정도 속내를 짐작할 수 있다.

 

이 부지사는 “새만금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가 승소와 때를 같이한 시점에서 인기관리에 신경쓰는 듯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김 시장이 새만금과 관련해 앞으로도 3∼4건을 더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고 폭로했다. 이는 최근 전주시의 이벤트성 언론플레이에 대한 불만과 함께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시장측 역시 "왜 (자기부상열차)사업타당성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본질에서 벗어난 발언을 하는지, 혹여 다른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러울 따름이다"고 밝혀 이 부지사 발언이 모종의 정치적 배경을 내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앞으로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면 양진영의 기선잡기와 세대결이 갈수록 첨예하고 치열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하지만 막말과 감정적 대응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양측 모두 이번 사태와 관련, 서로 사전 협의와 협치를 전제했듯이 진정으로 지역발전을 위한다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말로만 협력과 합심을 외치고 속으론 다른 뜻을 품고 있다면 민도가 성숙해진 도민들이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다.

 

도민들은 큰 인물, 큰 그릇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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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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