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철호기자
개미들은 혼자 굴을 팔 때보다 두세마리가 함께 팔 때 더욱 열심히 흙을 파낸다.
바퀴벌레도 혼자 뛸때 보다 함께 뛸 때 달리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한다.
이는 사람도 매한가지다. 놀 때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더욱 열심히 놀고, 도서관이나 독서실에 가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서로 경쟁을 할 때 일의 능률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일의 능률이 높아지는 만큼 경쟁에서 뒤지면 그 결과는 더욱 비참할 수 밖에 없다. 경쟁 상대는 혼자서 할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앞서 가니,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질것이 뻔한 사실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국내겳?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해 벌이는 경쟁도 마찬가지다.
대형사업장을 자신의 고장에 유치하여 지역민들의 소득 증대를 통한 삶의 향상을 위해 전국 자치단체들이 기업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같은 기업유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5.31 지방선거를 앞둔 각 입후보자들도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다퉈 공약으로 쏟아내고 있다.
크고 작은 외지기업 유치가 퍽이나 중요하고 절실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대한민국 전체가 자기 지역으로의 기업 유치에 혈안이 되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마당에 익산은 딴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것 같다. 타지역 자치단체마다 기업 유치를 위해 지역민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서서히 결실을 거둬가고 있는 마당에 익산의 일부 지역민들은 고질적인 딴죽걸기만을 거듭하면서 있는 기업체조차 힘들게 하고 있는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며칠 전 익산에서 수년째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 사업가를 만나 식사를 하던중 그로부터 익산에서의 사업 추진과 관련한 애기를 듣고 지역민의 한사람으로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워 몸둘 바를 몰랐다.
"도대체 익산에서의 사업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사업장인 익산으로 내려올려고 하닌까 주위 사람들이 편한 곳을 놓아 두고 왜 굳이 익산에서 사업을 선택 했는지 모르겠다며 반 비아냥을 하면서도 진심어린 걱정을 해주더군요. 제가 익산 사업을 고집하닌까 저를 잘알고 있던 친구들도 저의 고향이 혹시 전라도가 아닌냐고 묻기도 해 한바탕 웃었던 일도 있습니다. 정말 사실대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라면 익산에서의 사업 추진을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대화의 내용이 기업의 깊은 속앓이로 이어지면서 느끼는 미안함과 죄송함은 익산이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위기론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했는데 솔직히 말해 그에게 향후 익산에서의 사업확장 계획을 갖고 있는지 물어본다는 그 자체가 크나큰 실수인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수년에 걸쳐 이기주의적 집단민원에 시달려 오면서 엄청난 사업손실을 보고 있다는 그는 타지역에서는 이같은 집단민원에는 민겙活?적극 나서 사업체와 민원인 모두 수긍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는 데 비해 익산에서는 현장에서의 문제라며 한결같이 강건너 불구경만 하는 것 같아 어려움이 많다며 지역전반에 깔려 있는 무관심한 정서를 지적했다.
자치단체는 자치단체대로, 지역 언론은 언론대로 그리고 지역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이기주의적 집단민원에 적극 나서 호통을 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이 선행되면 기존의 업체들도 자발적으로 나서 익산을 사업하기 좋은 도시로 적극 홍보하고 다닐 것이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새로운 기업 유치라는 산토끼를 쫓는것 못지 않게, 있는 집토끼라도 잘 지키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게 하는 유익한 반성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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