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고광(전 김제서중 교장)
이제 본격적인 선거전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가 잔치마당 같은 모습을 보니 지난날에 고무신짝 돌리고 농주에 취한 인심은 저만치 먼 향수를 느끼게 한다. 검정 양복의 넥타이 맨 젊잔한 신사의 모습보다 케주얼 차림의 센스있는 복장도 신선감이 돌고 시대적 촉감의 입맛으로 변하는 것들이 오히려 멋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선거의 주체가 입후보자가 아니라 유권자라는 사실이다.
헌법 제 1조 2항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분명, 입후보자가 권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인 우리가 선택을 하는 것이요, 유권자의 탁월한 선택으로 후보자는 권력을 위임 받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의정치 즉 민주주의 국가의 정체다.
그런데 우리지방의 대학생들에게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5월31일 선거 날짜를 알고 있는 학생이 50%도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교육일선에 있었던 자로서 마음이 저려왔다. 전공과목이 아니더라도 수업시간을 통해 한 5분 정도 할애해서 국가 중대사 정도는 수업시간에 가르쳐 주었다면 나라와 세계가 돌아가는 역사의 숨소리는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물론 괜한 걱정의 노파심이라 생각하며 자성의 계곡에 멈춰 보기도 한다.
이번부터는 유권자 나이가 한 살 어린 19세부터 투표권이 주어진다. 그래서 가슴 조아리며 관심어린 눈동자로 젊은 유권자를 지켜보고 싶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유권자의 자격을 가진 투표권자는 미래지향적 사고를 행동으로 실천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기권하고자 하는 타당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또 기권도 권리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런데 시중에 떠도는 말을 소개하면 여론 조사가 선거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권자에게 의욕과 관심을 상실시킨다는 것이다. 이미 결과가 나온 운동경기 게임에 흥미를 갖는 관중은 없다는 것이다. 000당의 누구는 몇% 정도의 차이로 판정난 상황이라면 관심이 없게 될 뿐 아니라 투표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수장과 지방의원을 우리의 손으로 선택하는 건 책무이고, 유권자는 나를 위하고 우리 사회, 국가를 위하는 초석이 되고 국민 된 도리를 이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부동표적 망서림이나 기권표는 내 주관과 인생의 반을 포기하는 것이요, 정의의 삶에 반하는 비도덕적 주권 상실의 반항으로 오인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첫 유권자가 된 젊은이들은 세상 뒷골목에서 저항하는 목소리보다 밝고 찬란한 햇빛 아래 목소리 크게 외칠 수 있는 멋진 젊은이가 되기를 바란다.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다”라는 시대는 지났다. 그리고 기권표는 생명력을 잃은 주민의 인권에 불과하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방죽을 흐리게 한다고, 우리가 선택했던 그들, 정치인은 돈으로 권력을 챙기려 하고 회사 경영자는 비자금으로 치부를 누리려 하고 수범이 되어야 할 자가 어린 학생 급식비나 챙기려드는 그런 존재는 이사회에서 탈을 벗겨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우리 가정과 우리 지역이 잘 살수 있도록 노심초사 해서 인간 냄새 나는 후보, 성실한 성품과 행동을 실천으로 옮기는 후보, 권력을 위임받았어도 겸손할 줄 아는 도덕적 인물, 그런 후보를 뽑자. 그래야 후회하지 않을테니까.
/박고광(전 김제서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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