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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벌떼폐사증상

벌은 부지런함의 상징이다. 그리고 다들 아다시피 군집성(群集性)을 특징으로 한다. 이들은 정말 벌떼처럼 아니 벌떼를 이루며 이동하거나 꿀을 찾아 다닌다. 멀리 꿀을 찾아 다니다가도 해가 저물 무렵이면 자기 벌통을 어김없이 찾아 들어오는 영민함을 보인다. 그런 정확성은 벌통을 옮겨 놓으면 자기 벌통으로 인정하지 않아 혼란에 빠질 정도이니 대단하다.

 

이런 벌의 습성으로 간혹 일이 생기면 집단적으로 폐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런 집단폐사의 조짐에 새로운 양상이 추가되었다. 벌떼폐사증상 혹은 봉군붕괴질병(Colony Collapse Disorder, CCD) 등으로 불리는 증상이 작년 가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북의 절반 그리고 미국 서해안과 동해안 양봉가는 키우던 벌의 60∼70%가 사라졌고 이제는 유럽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칼, 이탈리아, 그리스 그리고 런던에까지 이런 사례가 보고되어서 그 심각성을 말해준다.

 

이런 벌떼폐사증상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는 점에서 단순히 양봉가의 잘못만으로 들리기는 어렵다. 이런 벌떼폐사증상이 심각한 것은 아직 아무도 벌떼가 집단 사망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현제까지는 유전자변형 작물, 지구 온난화, 살충제, 진드기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최근에는 전자파가 그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다시 이런 증상을 환기시켜 주기도 하였다.

 

생태계에서 벌은 종자식물에서 수술의 화분(花粉)을 옮겨다가 암술머리에 붙이는 일, 즉 수분(受粉)을 한다. 이런 일이 중단된다면 아인슈타인 박사의 말대로 인간의 수명과 생태계에 심각한 타결을 가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나비효과’가 벌떼폐사증상에서 현실로 나타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 것 아닌 벌떼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침소봉대(針小棒大)를 연상시키는 책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무기의 발달사를 기술한 책 「모든 것은 돌맹이와 몽둥이로부터 시작되었다」에 보면 구리, 쇠 등의 금속무기에 관한 내용이 있다. ‘이따금씩은 상대의 머리를 두드리는 구식 버르장머리’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기술한다. ‘상대의 머리를 내려치는데 몽둥이가 뚝 부러지면 둘 다 얼마나 놀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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