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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과학이야기] ⑩ 속담과 과학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

속담에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고 했다. 아주 추울 때 바늘만한 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도 아주 차고 매섭다는 뜻이다. 비록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하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속뜻이 포함되어 있다.

 

요즘엔 이중창이 있지만 예전에 겨울채비를 할 때에 두꺼운 테이프로 창문과 창틀 사이를 막았다. 이때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온다. 구멍 난 문풍지를 제대로 막을 형편도 안 돼 추운 겨울을 나기 힘들었던 서민의 고충이 숨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속담의 속뜻과는 별개로 실제 바늘구멍으로 부는 바람은 속담처럼 활짝 열린 창으로 부는 바람보다 훨씬 거세다. 왜 그럴까?

 

1738년 발표된 베르누이의 정리에 따르면 유체(흐르는 기체, 액체)는 좁은 통로를 지날 때 속력이 증가한다. 이것은 넓은 통로를 지나던 공기 분자가 좁은 통로로 들어서면서 부딪히는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속력이 증가하는 것이다. 창 밖에서 불던 겨울바람이 바늘구멍만한 틈을 통과하면서 베르누이 원리에 의해 속도가 빨라지게 되어 황소만큼 세고 매워지게 되면서 바깥바람보다 더욱 시리게 느껴진다.

 

물뿌리개에도 이 원리가 적용된다. 넓은 곳을 통과하던 공기분자들은 좁은 통로를 서로 먼저 통과하려고 아우성치게 된다. 이 때문에 그 속도가 빨라져 통로의 벽면에서는 압력이 줄어든다. 이 지점에 물통과 연결한 통로를 내주면 물은 압력이 낮은 곳으로 빨려 올라가게 된다. 물뿌리개 입구로 빨려 올라간 물은 통로를 통과하던 공기와 섞여 분무를 이루고 고루 뿌려진다.

 

1597년 명량해전. 12척의 병선과 120여명의 군사로 이백여 척의 일본함대를 격퇴시킨 해전이다. 명량은 간만(干滿) 때 바다가 소리를 내며 빠르게 급류하는 좁은 목이다. 넓은 곳에서 좁은 목을 지나면서 조류의 속력이 빨라져 병선의 통제가 힘들고 많은 암초에 의해 나아가기도 후퇴하기도 힘든 상황이 된다. 순류를 탄 일본이 우세해 보이지만 좁은 목에서는 많은 배들이 저희들끼리 밀집되어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에 많은 포탄을 맞게 되었고, 예상대로 밀물이 썰물로 바뀌면서 역류를 탄 일본 병선은 나아가 공격하기도 후퇴하기도 힘든 상황에 이르러 일본의 많은 병선은 격파되었고 일본수군은 달아났다. 우리 병선은 한척도 격파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은 통로가 좁아지면 속력이 빨라진다는 것을 알고 '명량해전' 때 그 것을 이용해 적을 물리친 것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도 불평하지 아니하고 가지고 있는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어 그에게 주어진 구국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낸 것은 과학적인 원리를 알고 실행하였기 때문이다.

 

/전병은(전주 중앙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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