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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시민을 향해총 쏘는 경찰 - 권순택

권순택(문화사회부장)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군산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간부 경찰관이 벌 건 대낮에, 그것도 경찰서에서 불과 100m 거리에 있는 미용실 여주인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관이 되레 국민의 생명에 위해를 가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범죄 방지와 범인 검거에 사용해야할 총기로 무고한 시민을 향해 발사했다는 사실은 경찰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린 처사다.

 

경찰관의 시민 총격사건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3월에도 김제에서 술 취한 경찰관이 앙심을 품고 비디오가게 부부에게 권총을 난사, 남편이 숨지고 부인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2002년 11월에는 전주 삼천동에서 강도를 뒤쫓던 경찰관이 애먼 시민을 강도로 오인, 총격을 가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에 앞서 1999년 4월에도 진안경찰서의 파출소 순경이 도박 빚에 시달리던 친형의 채권자를 찾아가 권총으로 살해했었다.

 

경찰은 이 때 마다 경찰관에 대한 총기 관리 및 직무 교육을 강화하겠다면서 대책 마련에 부산을 떨어왔다. 하지만 도내에서 10년새 5건이나 총기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경찰의 총기사고 재발방지 대책은 번번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말았다. 직무 윤리 및 기강확립이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엔 경찰이 시민들에게 뭐라 해명하고 대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공권력의 힘은 국민의 믿음으로부터 나온다. 경찰에 대해 국민이 신뢰하고 그 역할을 인정할 때 경찰의 위상은 곧추 세워진다. 그런 믿음과 신뢰가 무너지면 경찰의 위상 뿐만 아니라 법질서의 근간까지 무너지기 마련이다.

 

시민을 보호하라며 지급한 총기를 무고한 시민에 겨눴다는 점은 경찰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부하 직원들을 지휘 감독하는 간부 경찰관이 자신의 감정 표출에 총기까지 동원했다는 것은 경찰의 직무윤리가 무엇인지 다시금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전북경찰의 총기사고 대부분이 사사로운 감정과 치정에 얽매여 파생됐다는 점에서 경찰의 소양과 윤리교육, 직무기강 확립이 어느 정도인지 의구심이 든다. 일부 문제 경찰관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시민들의 충격과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전북경찰청 홈페이지와 경찰관서마다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 바로 선 법질서, 안전한 사회'란 슬로건이 첫 눈에 들어온다.

 

과연 국민의 경찰, 안전한 사회라는 전북경찰의 표어에 시민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 경찰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할 대목이다. 요란한 구호로만 그쳐선 국민의 경찰, 안전한 사회의 실현은 요원한 일이다.

 

경찰 모두 뼈를 깎는 자성과 함께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기 위한 엄정하고도 책임있는 내부 기강과 규율 확립이 절실한 때이다.

 

/권순택(문화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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