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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 ①복수초 - 영원한 행복

'복 많이 받고 오래 살라'…봄 알리는 복수초

겨울이 그렇게 싸늘하고 삭막한 것만은 아니다. 따뜻함을 그리워하며 기다릴 수가 있으니 말이다. 어느 날 언 강 사이로 물 흐르는 소리가 빨라지고, 건너편에 얼었던 논두렁이 아침 햇살에 모락모락 김을 올린다. 한 낮이 되자 아지랑이가 고물거리고 그 사이로 뭔가가 다가와 눈앞이 환하다. 복수초다. 성급하게 꽃망울을 터뜨렸다가는 시샘 어린 눈에 둘러싸여 움츠리고 있다가 따사로운 햇빛이 함께 해주면, 마치 노란 풍선이 부풀어 오르듯 그 화려한 꽃잎들을 한껏 펼쳐 보인다.

 

'福壽草'. '복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이 담겨 있고, '영원한 행복'이란 꽃말이 있다. 일본에서는 이 축복의 꽃을 정월 초순에 어른들에게 새해 인사차 화분에 담아 선물을 하기도 한단다. 올해는 강바람에 꽃잎 휘날리며 옹기종기 모여사는 이 여린 생명의 공동체에 포크레인 발자국이 지나갈까 걱정이다. 장자를 빌어 말한다. '無以人滅天 無以故滅命'. 인위적으로 자연을 죽이지 말고 기술로 천성을 죽이지 말라. (한지에 수묵채색 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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