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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이란 작가 쉬린 네샤트 국내 첫 개인전

이란 출신으로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쉬린 네샤트(53)는 주로 이슬람 사회에서 종교와 남성이 지배하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표현한 작가다.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이란의 현실을 차도르를 쓴 채 텅 빈 객석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여성과 남성 관객들로 가득한 객석을 등지고 노래하는 남성의 모습을 대비해 표현한 2채널 흑백 영상작업 '소란'(Turbulent)으로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대상 격인 황금사자상을 받았으며 이듬해에는 광주비엔날레에서도 또 다른 작품으로 대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1953년 이란 쿠데타를 배경으로 여성 4명의 삶을 그린 영화 '남자 없는 여자들(Women Without Men)'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받는 등 영화계에서도 주목받는 작가가 삼청동 몽인아트센터에서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이슬람과 중동 문화권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던 작가지만 이번 전시에 출품된 2채널 비디오 작업 1점과 사진 14점의 무대는 동남아 국가인 라오스다.

 

영상에 등장하는 이들은 60~80대 라오스 남녀 노인이다. 마주 보고 배치된 두 개 스크린에서 남녀 노인은 구애가(求愛歌)를 번갈아 주고받는다.

 

전통적으로 라오스인들이 결혼식이나 축제 등에서 구애 의식의 일부로 부른 노래는 성(性)적인 내용이 때론 노골적이기까지 하지만 노인들은 손짓과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신나게 노래를 주고받는다.

 

작가가 라오스에 주목한 것은 조국인 이란과 라오스가 비슷한 시기에 겪은 역사적 변화의 유사성 때문이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페르시아 문화와 풍습 대신 이슬람 문화가 파고든 이란처럼 라오스도 1975년 공산화 이후 전통적인 문화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음을 발견한 작가는 라오스에서 사라져가는 문화의 한 장면을 통해 거대한 힘으로 쇠락하는 전통을 이야기한다.

 

마주 보게 배치된 두 화면 때문에 관객은 두 화면을 동시에 바라볼 수 없다. 처음엔 다소 불편하고 어색하지만 선창하고 또 화답하는 남성과 여성들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게 됨으로써 오히려 작품에 좀 더 집중하게 되는 효과를 낳는다.

 

전시는 내달 1일 시작해 7월25일까지 계속된다. ☎02-736-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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