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보, 제비 몰러 나간다~
"올해는 은희진 선생님이 작고하신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스승도 제자에게 소리를 빌려줄 수 없다며 소리는 자신이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선생님 생각이 더 간절하네요."
12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판소리 '흥보가' 완창발표회를 여는 문명숙씨(37·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부수석).
그는 "선생님 영전 앞에서 큰 소리꾼이 되어 소리를 전승해 나가는 제자가 되겠다고 다짐했었다"며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부르는 소리는 박녹주제. 고 은희진 명창의 제자로 동초제 '춘향가'를 배우고, 은명창의 아내이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이순단 명창에게 박녹주제 '흥보가'를 배웠다. 박녹주-박송희-이순단으로 이어지는 박녹주제는 동편제의 거장인 송만갑 김정문 명창의 소리와 김창환 명창의 '제비노정기'가 녹아든 소리. 문씨는 "대마디, 대장단으로 구성돼 통성으로 소리를 해야 제 맛"이라며 "어머니같은 선생님의 지도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부족함 없이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장군방 대목~두 손 합장 대목'은 조용안씨가, '도승이 흥보 집터 잡아주는 대목~놀보 제비 몰러 나가는 대목'은 박근영씨가 북채를 잡는다. 사회는 유장영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문씨의 남편 한국무용가 김지춘씨(도립국악원 무용단)는 이윤경씨(도립국악원 무용단)와 축하공연을 펼친다.
문씨는 전남 해남 출생으로, 2008년 동초제 '심청가'를 완창했으며 같은 해 '제11회 서편제 보성 소리 축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현재 군산가무악 휘 단장, 한국음악연구소 대표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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