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발전 하자는데 진보-보수 따로있나…"긴밀 협조·철저 견제"
전국 6개 시·도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됨에 따라 정부(교과부)와의 관계가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에는 양면성이 있다. 우선적으로는 '갈등과 대립'의 측면이다. 시국선언에 참여했거나 민노당에 가입했던 전교조 교사에 대한 징계 등을 놓고 힘겨루기 양상을 벌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기에는 소모적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교육의 본질보다는 주변적이고 부수적인 문제에 너무 많은 에네르기를 쏟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견제와 균형' 관계를 기대할 수도 있다. 건강한 비판과 견제는 균형있는 교육정책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위험하다.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지방교육자치법)은 교육의 자주성 및 전문성에 더해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교육행정은 중앙에서 지방으로 일방통행식 지시행정으로 흘러왔고, 이러한 흐름은 거의 의심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한 교육정책이 지역의 실정에 맞는 것인지 따져보고 수정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주민 직선으로 탄생한 민선교육감은 과거의 관선교육감과는 다르다. 중앙정부의 업무를 위임받아 시키는대로 수행만 하는 관선교육감은 최종 결재권자이다. 그러나 주민을 대표하는 민선교육감은 단순한 결재권자가 아니다. 지역과 주민의 실상을 중앙정부에 알리고 정책에 반영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된다.
민선자치단체장 이전의 시대에는 자치단체의 상품화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무주군이나 순창군, 진안군 그 자체가 상품으로 전국 곳곳에 광고되고 팔리고 있다. 지역의 특색과 연고를 살린 산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했기에 가능해졌다. 단체장이 세일즈맨이라는 사실이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다.
그러나 교육은 시대가 바뀌어 모든 것이 변해도 여전히 중앙집권적 방식에 머물고 있다. 한 전문직 인사는 "교과부가 학교현장은 고사하고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의 이야기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교과부의 회의는 하나의 요식행위이며 일방적인 지시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현장과 특성을 무시하고 수도권과 학생수만을 기준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렇잖아도 교육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개천에서 용나는 시절은 이미 지났다'고 한탄한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꿈을 갖고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다는 하나의 믿음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화는 깨진지 이미 오래다.
어렷을적 소풍이나 운동회날에는 꼭 비가 내렸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학교를 지키는 수위아저씨가 승천하는 용을 때려잡아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심술을 부리는 것이라고 했다. 옛날에는 이처럼 시골의 조그마한 초등학교 연못에서도 용이 크고 있었다.
빽빽한 콘크리트 빌딩숲에서만 용이 나오는 세상은 비정상적이다. 자연속에서 뒹굴고 사람과 부대끼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배척받는 세상은 비극이다. 현재의 교육제도는 부모의 경제력이 학력으로 전이되고 신분의 대물림으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많은 사람들의 우려다. 지방의 학생, 농촌의 학생들은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이제 교육감들이 서로 힘을 합치고 정책적으로 연대해야 한다. 법적 기구인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밥 먹는 친목모임 정도에 그쳤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지역민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정부의 정책이 합리적으로 수립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교과부와의 정면 대립만이 능사는 아니다. 협조할 것은 적극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해야 한다. 여기에는 진보가 따로 있고,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지방은 지방의 어려움이 있고, 수도권은 수도권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모든 학생, 모든 학부모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모두가 행복한 교육에는 진보교육감들이 앞장서야 한다.
김승환 당선자에게 표를 던진 사람은 열 명중 세 명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도민이 김승환 당선자를 바라보고 있다. 전북을 교과부에 제대로 알리고 지역의 실정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김 당선자가 잘하는 것이 전북교육이 발전하는 것이고, 전북교육이 발전하는 것이 내 자녀나 조카, 손주가 잘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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