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아닌 신혼 동반자"…심심할 땐 장난도 걸어오고 우울하다 싶으면 애교 만점
하루를 마무리 할 때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오늘도 고생만 했군''왜 나만 힘든 걸까''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겠지…'
혹시 이렇게 무기력한 생각으로 소중한 하루를 허비하고 있진 않으세요?
같은 듯 너무 다른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우린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나보다 더 아프고 고통스러워도 항상 웃으며 힘을 내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힘든 어제를 이겨내고 나만의 방법으로 오늘을 즐기며 희망으로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즐거운 인생'에는 그렇게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네 이야기를 담습니다.
지칠 때 일어나 뛸 수 있는 힘이 되는 사연, '심 봉사'도 눈 뜰 만큼 신기한 이웃들의 별난 재주와 취미 생활까지 '별의 별' 이야기가 2주에 한 번씩 소개됩니다.
내일은 '희희낙락' 할 수 있다는 '빵빵'한 희망, 여기서 찾아보세요!
"서로 강아지를 정말 많이 좋아한다는 공통점때문에 금세 가까워졌죠."
지난달 20일 무사히(?) 결혼식을 마친 박완 이혜선(26·전주시 삼천동) 부부.
지난해 친구들의 소개로 만나 1년 남짓 연애한 끝에 결혼했다. 그런데 알콩달콩 이들을 부부로 이끌어 준 일등공신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강아지'.
"처음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둘 다 강아지를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공통점을 발견한 거죠. 그 이후로 몇 번 만나면서 조금 어색하다 싶을 때는 분위기 전환 겸 한참 동안 강아지 이야기만 한 적도 있어요."
이 부부는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도 강아지를 키운다는 공통점만 있다면 얼마든지 금세 친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들도 그랬다. 이씨는 그만큼 자신들에게 '강아지'는 고맙고 특별한 존재(?)라고 했다. 박씨도 "어려서부터 늘 강아지와 함께 생활했기 때문인지 둘 다 할 말이 참 많았던 것 같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번에 이사한 신혼집에도 가장 먼저 들여온 '혼수'는 이씨가 키우던 말티즈 두 마리, '똘이'와 '나나'.
"늘 같이 지낸 제 가족이니까 당연히 제가 사는 집에서 함께 살아야죠. 항상 반겨주던 얘들 없이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려면 허전하고 쓸쓸할 것 같아요."
오랜 시간 강아지와 살아서일까? 다른 듯 닮은 이들에게서 왠지 순한 강아지의 얼굴이 보이는 듯도 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듯 이들에게도 단순히 '똘이'와 '나나'는 이미 애완견을 넘어 가족 구성원이었다. 우울하다 싶으면 귀신 같이 알고 쪼르르 달려와 애교도 부리고, 심심하다 싶을 때는 괜히 장난도 걸어 왔다. 그러다 보면 금세 모든 걸 잊게 된다고.
이씨에게 학창시절 별명은 '개박사'. 여학생에겐 다소 '격한' 별명이었지만 어쩌면 당연했다.
"친구들 중에도 강아지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많았지만 제가 좀 유별나게 좋아했거든요. 강아지가 입을 옷이나 액세서리도 직접 만들다보니 유난스러워 보이기도 했겠죠. 하하. 그래서 제 주변 사람들은 궁금한 게 있으면 으레 제게 묻곤 할 정도였어요."
강아지 사랑은 남편 박씨도 만만치않다. 유난히 강아지를 좋아한 박씨의 부모님 덕에 태어날 때부터 크고 작은 애견들이 우글우글한(?) 집에서 자랐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과 6마리의 강아지들과 한 집에서 살았다. 하지만 아내처럼 유난스럽게 키운 건 아니었다며 웃었다.
"자라면서 항상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당연히 가족이었죠. 하루도 강아지가 없이 살았던 적이 없으니까요. 애완동물이어서 특별하다기 보다 제 동생들로 함께 지낸 거라고 생각해요."
박씨는 얼마 전 작고 예쁜 요크셔테리어 한 마리를 뇌진탕으로 잃었다. 아무리 겪어도 죽음이나 질병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제 막 인생 제2막을 시작한 신혼부부에게 '똘이'와 '나나'가 즐거운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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