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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 ⑮풀협죽도

따뜻한 마음 나눠준 할머니, 그래서 더 곱다

귀남댁에서 밤늦게까지 아이들 노는 소리가 난다. 도회지에 사는 아이들인데 방학을 해서 할머니 댁을 찾은 것이다. 마당이 넓은 데다 낮은 담 너머로 펼쳐진 자연과 함께하면서 편안하고 자유로울 듯하다. 그런데 아이들은 엄마에게 계속해서 묻는다. 놀아도 되나 만져도되나 하며 일일이 자기 행동에 대해서 허락을 요구하는 듯하고 엄마도 그냥두지 않고 간섭을 해댄다.

 

고요하기만 했던 마을이 모처럼 사람 사는 것 같다. 아이들은 이른 새벽부터 하나 둘씩 일어나 구시렁거린다. 앞산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새벽안개가 어디론가 사라졌다가는 다시 모여 쉬었다 가곤 한다. 마당 끝에 핀 풀협죽도 사이로 경운기가 골목 모퉁이를 나서는 것이 보인다. 유암댁 양반, 어제는 어둑어둑 해서야 지친 모습으로 들어오더니 조반이나 들고 일하러 나가는지 새벽부터 경운기 소리가 우렁차다.

 

별이 할머니가 어느 봄날, 뭔가 한 포기 들고 와서 "화가가 사는 집에 꽃이 있어야지."하면서 심어 놓았는데, 1m나 될 듯 한 키에 분홍, 자주, 흰색 등의 꽃이 피고 원줄기 끝에 여러 송이가 모여 둥근 원추화를 만든다. 여러해살이이면서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풀협죽도가 내 곁으로 찾아온 것이다. 잎은 대나무 같고 복숭아꽃과 비슷하다는 '협죽도'를 닮은 꽃이 피는 풀이라 해서 '풀협죽도'라고 부른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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