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군산 본부장)
최근 타지역에 사는 한 지인을 만났다.
만남의 시간을 가지는 동안 이 지인은 자신이 아는 이웃의 성공을 이야기했다.
'그 이웃은 다소 불우했던 시절을 극복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돈을 많이 벌었고 모기업의 임원으로 특채돼 잘 나간다'고 지인은 털어 놓았다.
나는 '이웃이 잘되면 배가 아프다는데 어떤 생각이 들더냐' 하고 물었다.
이 지인은 주저함없이 대답했다.
"솔직히 배는 약간 아프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이웃이 잘 돼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나도 덕도 보지, 그래서 자신은 그 이웃의 허물과 과거 잘못등을 결코 이야기 하지 않고 박수를 보내며 더욱 잘 되도록 도와주고 있다"
지인의 이같은 대답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내가 아는 이웃이 잘 되면, 그리고 나보다 나으면 험담은 물론 질투·중상·모략을 하기 일쑤다.
인간에게는 알 수 없는 묘한 심리가 있다.
잘 모르는 사람이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성공했다고 하면 배가 아프지 않는데, 내가 유독 아는 사람이 그렇다고 하면 축하하고 좋아해야 할 일인데도 배가 아픈 것이 그것이다.
특히 조직내에서 승진경쟁이라고 벌어지게 되면 자신보다 나은 상대를 칭찬하기는 커녕 깎아 내리고 헐뜯고 함으로써 경쟁 대상자의 마음에 아픈 상처를 남겨 그동안 좋은 관계도 잃어 버리고 결국은 자신도 낙오되는 나쁜 결과를 가져 오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이 모든 것은 시기심에서 비롯된다.
괜한 시기심은 자신에게 얻어질 이익도 없고 단지 지역의 화합을 깨뜨리며 나아가 지역인재의 육성을 저해하는등 결국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부분 시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 부처 장·차관에 대한 인사가 이뤄지면서 전북지역은 도내 출신 장관이 하나도 없고 차관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며 '허탈감'과 '소외감'에 빠져 있다.
'전북의 인물도 많은데 전북을 홀대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도내에서는 정치적·지역적인 요인에서 주로 그 원인을 찾고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한발짝 뒤로 물러나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는 인재육성에 얼마나 노력해 왔는 지.
우리의 이웃이 잘됐을 때 과연 박수를 보냈는가, 그리고 그 이웃이 잘되도록 더욱 뒷받침해 주었는가, 아니면 진정과 투서·모함을 통해 지역의 인재를 스스로 키우지 못했는지 반성해 봐야 할 일이다.
"남을 모함하고 비방하는 자는 바람을 안고 상대방에게 오물을 던지는 자와 같아 오물은 제 자신에게 돌아온다"란 경구(警句)가 있다.
시기심을 떨쳐 버리고 우리 이웃의 잘됨과 행복을 더불어 기뻐하는 마음을 키워야 한다.
"네가 잘돼야 내가 좋다"는 의식을 가지고 이웃이 잘 될 경우 칭찬을 아끼지 말고 더 잘되도록 옆에서 후원하는 풍토의 조성에 나서자.
그래야 지역 인재도 육성되고 진정으로 전북지역을 발전시키는 정신적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을까.
/ 안봉호(군산 본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