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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 전북 기업사] 김흥국회장의 글로벌 스텐다드

쌀 한 가마니의 경제학

여러분은 농업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열이면 아홉, 농업을 1차 산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한 오해이다. 농업은 단순히 농산물 원자재를 생산하는 과정이 아니라, 생산된 농산물이 제품화 과정을 거치고 식품 개발로 이어져 부가가치를 올려 유통되는 3차 산업이다. 이것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정착된 농업에 대한 정의이다.

쌀 한 가마니 가격이 얼마인지 아는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6만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쌀 한 가마니를 가지고 떡을 만들면 가격이 얼마가 될까? 혹은 얼마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을까?

어떤 떡을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쌀 한 가마니로 떡을 만들면 보통 8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16만 원짜리 쌀 한 가마니에 약간의 기술과 재료를 투입하여 6배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 쌀을 가지고 요즘 인기 있는 '아침햇살'류의 쌀음료를 만든다고 생각해 보자. 자그마치 4∼5백만 원어치를 만들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쌀 한 가마니를 가지고 의약품을 만들고 생명공학 제품을 만들어 보자.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무한대로 치솟는다. 이것이 바로 농업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식품 환경은 엄청난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뛰어넘고 있다. 문제는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이다. 경영 방식에 따라서 1차 산업인 쌀 한 가마니의 부가가치를 상상할 수 없는 단계까지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이런 경영들이 사실상 보편화되어 있다. 농업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재배와 사육을 의미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재배, 사육, 가공, 무역, 유통, 설비, 건설까지를 포함한다.

농업을 뜻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의 의미도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요즘 농업의 정의는 복합화, 산업화된 개념으로 바뀌었다. 즉 단순한 1차 산업에 머물지 않고 가공, 유통, 무역 및 농업시설의 건설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이 바로 세계화 농업, 선진화된 글로벌 농업인 것이다.

쌀 한 가마니의 예에서 보듯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부가가치 창출은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비자의 요구에 적극 부응한다는 의미가 있다. 식품산업 종사자들이 소비자 지향적으로 소비자 욕구에 맞게 따라가는 것이다. 어떤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생각에 제품을 맞추는 것이 선진 경영이다.

일방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어, 소비자가 원하는 식품을 개발하고 생산, 유통시켜야 한다.

글로벌 농업 경쟁력은 소비자의 생각을 미리 앞서가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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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섭 chungd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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