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
〈나〉의 글에서 다산선생이 이계심을 '너같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죄인인 그를 노끈으로 묶지도 않고 목에 칼을 씌우지도 않았다. 이렇게 한 이유를 쓰고, 다산이 그를 석방한 것에 대하여 (다)의 입장에서 (나)의 사례를 논하시오.
▲학생 글
이계심 사건에서 유일하게 다산은 양심에 따라 결정하고, 도덕적 가치판단을 우선시하는 소수의 정치가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원님이 통치할 당시 이계심은 부패하고 독재적인 통치에 직면하여 일종의 시민 불복종의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계심이 주동자로 죄인이 됨으로서 그가 한 혁명행위가 정당성을 지니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산이 새로 부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다산은 법률보다는 한 인간의 권리를 더 중요시 여겼기에 이계심에게 '너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를 옹호하는 편에 선 것이다. 다산이 이계심을 석방한 것 또한 같은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다산의 행동은 백성들의 이야기를 양심에 따라 들으면서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노력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산과는 달리 원님과 정승 김이소, 체제공은 그 당시 대부분의 정치인의 모습을 띠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욕망과 재화에만 관심있을 뿐 백성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이계심 사건과 같은 시민 불복종의 모습이 혁명으로써 표출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에도 통치자들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아전과 관노들을 동원한 폭력적 진압을 통해 백성들을 위협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할 것은 '원님이 처벌하려고 하자 천 여 명이 일시에 계심을 둘러싸고 대신하여 벌을 받겠다고 청하니 끝내 계심에게 벌을 내릴 수가 없었다'라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백성들이 모두 독재 권력에 저항하게 되면 아무리 힘 있는 최고 권력가라 할지라도 당해낼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잘못된 사회상황에 방관하는 태도보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게다가 우리는 이와 같은 독재 권력에 저항하거나 혁명을 일으킬 권리와 의무가 있다, 우리가 힘을 합쳐 일종의 시민 불복종인 혁명을 시도했을 때, 그것은 정당성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평화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 배은비(원광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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