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선도대학 탈락 등 계기로 교수회와 갈등…임기 3년 남기고 초강수 선택…'고육지책' 해석도
전주대학교가 총장과 교수회간의 갈등으로 최근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24일 전주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건 총장은 이달 초 학교법인에 더 이상 총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며 사의를 밝혔다.
지난해 9월 취임, 임기가 3년이나 남아 있는 총장의 사의 표명은 대학가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 총장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취임 초부터 지속된 교수회와의 다툼이 수습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고 총장은 지난달 초 교수들이 평소 의사소통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내부 통신망인 '토론방'을 폐쇄했다.
이에 교수회는 총장의 신임여부를 묻는 투표를 했고, 교수의 과반수가 총장에 대한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
이런 결과에 고 총장은 더 이상 총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총장과 교수회간의 잠재돼 있던 갈등이 토론방 폐쇄로 격화된 것.
양측은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의 산학협력선도대학(LINK) 육성사업에 선정이 유력시됐던 전주대가 탈락하면서 처음 맞붙었다. LINK 사업은 교과부로부터 향후 5년 동안 150억원을 지원받아 지역 업체와 결합한 사업 개발, 졸업생 해당 업체 취업 등을 통한 대학 육성 정책의 하나이다.
특히 이 사업은 상대적으로 수도권 대학에 비해 취업률이 떨어지는 지방대에는 단비와 같은 존재.
교수회는 고 총장이 지난해 말 기존의 산학협력단장을 다른 교수로 교체한 영향으로 LINK 사업에 선정돼지 못했다며 총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학교위상 추락 대응책과 학내 소통구조 개선 등을 대학본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고 총장이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대응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 교수회의 주장이다.
A교수는 "LINK 사업 선정을 앞두고 그 전 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그 누구도 사업에서 탈락할 줄 몰랐다"며 "이 때문에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 교수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B교수는 "수차례에 걸쳐 총장과의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이 미덥지 못했다"며 "대학 경쟁력 확보와 소통을 위한 총장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총장의 사의 표명은 교수회와의 '파워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주대 고위관계자는 "교수들이 사사건건 총장의 행보에 제동을 걸면서, 대학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되는 것에 대한 돌파구로 '사의 표명'이라는 강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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