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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한국판 '카디널스' 기대

▲ 김 광 휘

 

전북도 새만금환경녹지국장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에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두 가지가 유명하다. 하나는 이 도시가 서부개척시대 서부를 향한 출발지였다는 상징으로서 미시시피 강변에 서있는 황금빛 대형아치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로야구단인 카디널스이다. 세인트루이스 인구는 32만으로 2010년 기준 미국 내 도시 중 56위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야구팀을 가진 30개의 도시 중 인구로는 26위, TV유료시청가구수로는 21위임에도 역대승률 .518로 4위, 최근 3년간 평균관중수는 39,737명으로 당당 5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이 1950년대 이후 서부와 플로리다로 팀을 이전·확대시키기 전에는 가장 서쪽과 남쪽에 있던 팀이었다. 이런 변방의 팀이 내셔널리그 우승결정전에 40번 출전해 18번 우승하고, 월드시리즈에서는 11번이나 우승해 내셔널리그에서는 최다이고 메이저리그를 통 털어도 뉴욕 양키즈 다음이다. 1882년에 창단된 카디널스는 더 맨이라는 별칭을 가진 스탄 뮤지얼, 불같은 강속구를 지녔던 밥 깁슨, 천재적 2루수 로저스 혼스비, 현역 최고의 강타자 알버트 푸홀스 등 기라성 같은 명선수를 배출한 명문 중의 명문구단이다.

 

이처럼 카디널스가 마켓사이즈가 작으면서도 내셔널리그 최고의 팀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가 된 것은 1920년대에 이미 구단내 마이너리그 시스템을 도입했고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필요한 선수를 과도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충당하는 등 구단운영을 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공한 이유는 구단과 지역주민의 일체감이다. 매경기 만원사례를 이루는 부쉬스타디움은 빨간색 물결이 넘실댄다. 팬들의 충성도를 의미하는 관중동원수를 미국 제3위의 대도시로 인구가 700만명이 넘는 시카고를 연고로 하는 화이트삭스와 비교해보면 최근 3년간 카디널스는 연평균 경기당 3만9,737명이 입장한데 비해 화이트삭스는 25,355명이 입장하여 1게임에 1만4,382명이나 차이가 있다. 야구단이 위치한 도시의 인구크기가 야구단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야구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착과 열정이 성공하는 프로야구단을 만든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10구단의 구단주와 연고도시가 곧 결정된다. 전라북도는 재계 서열 30위인 부영과 손잡고 10구단 창단을 도모하고 있다. 전라북도와 세인트루이스는 마켓사이즈가 작지만 야구열기가 강하다는 면에서 거의 유사하다. 한국프로야구의 초창기 흥행을 이끌었던 해태타이거스의 주역들인 김봉연, 김준환, 김성한, 김일권, 조계현 등은 이 고장 군산상고 출신의 역전의 명수 후예들이다. 군산경기장의 평균관중수는 광주보다도 경기당 8%나 더 많았고 좌석점율도 86%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전국에 분산된 야구팀이 한국프로야구의 또 다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집중과 몰입은 편중이 되어 프로야구 발전의 독이 될 것이다.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원정이동거리도 수도권에 10구단이 있는 것보다 전북에 있는 것이 비수도권팀의 이동거리를 24%p. 감소시킨다는 과학적 연구결과도 있다. 프로야구는 지역의 야구에 대한 애정과 전통이 있을 때 가능하다. 미국 카디널스의 성공사례를 한국에 접목해 또 다른 한국판 카디널스를 만드는 것은 야구에 대한 열정과 전통이 살아있는 전북에서만이 실현될 수 있다. 이것이 10구단 창단과 관련된 야구적 결론이고 당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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