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 한달도안돼 대의원 11명 불신임안 제출…전무이사 등 임원 물갈이 폭 두고 힘대결 양상…전북체육회 중재에도 최악의 상황 배제 못해
프로야구 10구단의 전북 유치가 무산되면서 도민들의 실망감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야구협회가 심각한 내홍에 빠져들었다.
기존 임원과 새 집행부간 갈등이 격화, 급기야 지난달 선출된 신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전북체육회에 접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전북체육회 산하 53개 경기단체중 지금까지 새 회장이 선출된 직후 대의원들에 의해 불신임안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사상 초유의 일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새 회장 선출
전북야구협회는 지난 8년간 채수하 회장이 끌어왔다.
군산에서 사업을 하는 채 회장은 매년 2000만원씩 전북야구협회에 공식적으로 사비를 출연했고, 전국체전이나 소년체전때마다 선수와 지도자를 격려했다.
8년동안 개인적으로 최소 1억8000만원 이상을 출연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사업에 바빴던 그는 오래전부터 회장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통보, 전북야구협회는 우여곡절끝에 전주시야구협회장인 강웅석씨를 새 회장에 선출했다.
강 회장은 정통 야구 선수는 아니지만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 선수를 관리한 경험이 풍부했고, 전북야구 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해 이번에 야구협회장에 선출된 것.
전북야구협회는 지난달 18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강웅석 전주시협회장을 만장일치로 전북야구협회장에 선출했다.
야구부를 운영하는 도내 13개 학교 교장이나 부장, 또는 감독이 대의원을 맡고 있는데, 이들이 새 회장에 대한 선출권을 갖는다.
△내홍의 전말
도내 대의원 13명중 11명이 '회장 불신임안'을 전북체육회에 제출한 것은 한마디로 전 집행부와 새 집행부간 갈등이라는 시각이 많다.
새 집행부 측에서는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기존 집행부에 몸담았던 사람중 상당수를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때문이다.
그동안 전북야구협회 실무를 총괄했던 이석호 전무이사조차 전무를 그만두고 평이사로 내려가야할 상황이다.
강웅석 신임회장은 "대의원총회에서 새 회장에 전권을 준 만큼 새롭게 집행부를 구성하는데 기존 집행부가 일체 관여해서는 안된다는게 새 집행부 관계자들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석호 전 전무이사를 중심으로 한 전 집행부의 시각은 다르다.
"새 회장이 매년 2000만원을 출연하고, 전주시회장을 겸하지 않으며, 기존 임원들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약속했음에도 이를 파기했기에 분란이 일어났다"고 반박했다.
전북야구협회장에 당선되고도 강웅석 회장이 전주시야구협회장에 출마해 당선된 것 하나만 갖고도 전북야구협회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존 집행부가 새 회장을 영입하다시피해서 새 집행부를 구성했는데, 종전 사람은 모두 쳐내고, 전혀 제3의 인물로만 집행부를 구성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어떤 약속도 한적이 없다"면서 "다만, 도의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전주시야구협회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더 고민하고, 기존 임원들도 몇명은 그대로 데리고 갈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향후 추이는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회장 선출권을 가진 대의원 13명중 11명이 불신임안을 제출했다는 점이다.
극단적인 경우 재적대의원의 2/3 이상이 불신임안을 의결하면 회장 자격을 상실할 수도 있다.
전북체육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새 회장은 1년 이내에 불신임할 수 없으나, 전체 임원을 불신임할 경우는 가능하다"며 "현재로서는 새 집행부 임원은 회장과 감사 등 2명뿐"이라고 말했다.
강웅석 회장은 이에대해 "일부 학교의 경우 대의원은 엄연히 교장임에도, 부장이나 감독이 임의대로 불신임 서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불신임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상 초유의 불신임사태가 발생하자 전북체육회는 우선 중재에 나섰다. 양측이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갈등을 해소하고 새 집행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타협과 중재에 나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양측의 감정이 워낙 격화돼 있어 이러한 중재 노력이 제대로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만일 그러한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전북야구협회는 대의원총회에 회장 불신임안이 상정되는 사상 초유의 일을 겪게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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