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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자연생태박물관 운영 문제점】이구아나·보아뱀 등 전시…흥미유발 사업으로 변질

자연생태계 우수성 홍보·환경보전 당초 취지 빛바래 / 日 야생생물센터, 지역 서식 동·식물 전시와 대조적

▲ 전주자연생태박물관에 전시된 콜롬비아 레드테일 보아

전주자연생태박물관(이하 생태박물관)의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월 전주시의회 국주영은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생태박물관이 애초의 건립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생태박물관을 직접 둘러보았다.

 

전주시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완산구 교동 한벽루 바로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생태박물관은 전주천의 쉬리 등 전주시의 우수한 자연생태계와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08년 5월 22일 건립되었다.

 

생태박물관 1층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수달 모형과 전북일보 안봉주 기자가 2009년에 촬영한 전주천 수달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박제된 수달은 삼천에서 로드킬 당한 것으로 전주천의 아픈 사연을 담고 있지만 이러한 사연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달모형을 보고 '자연생태체험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오른쪽에는 여러 곤충이 전시되어 있다.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귀뚜라미 등이다.

 

 

▲ 아메리카 그린 이구아나

그런데 남아메리카에 산다는 '슈퍼밀웜'이라는 곤충이 생뚱맞다.

 

1층 자연생태체험관에는 자연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자연과 인간의 관계 등 일반환경지식과 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더불어 전주천에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와 식물, 수서 곤충 등도 볼 수 있다.

 

특히 전주천을 대표하는 물고기인 쉬리수족관과 쉬리의 생태를 담은 동영상 등이 상영되고 있다. 그리고 1층의 마지막 코너에 곤충과 파충류 등 해외에서 들여 온 갖가지의 살아있는 애완동물이 전시되어 있다. 2층 친환경에너지체험관에는 에너지의 변천사와 신에너지, 재생에너지에 대한 소개와 재생에너지를 체험 할 수 있는 각종 기기가 전시되어 있어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 전주자연생태박물관 전경.

생태박물관을 돌아보며 느끼게 되는 것은 다양한 동물과 소재를 배치,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시민들에게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름과 건립 취지에 걸맞게 전주의 자연생태계와 전주천의 생태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깊이 있게 알기에는 자료가 매우 부족해 보였다.

 

특히 생태박물관의 현주소를 알 수 있고,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해외에서 들여온 애완동물 전시코너이다. 주로 아프리카와 호주 등에 사는 '피그미고슴도치', 아메리카에 사는 '그린 이구아나', 남아메리카에 사는 보아뱀 '콜롬비아 레드테일 보아', 인도네시아에 사는 '아시안 포레스트 전갈', 아프리카에 사는 뱀 '볼파이손', 호주에 사는 도마뱀 '비어디 드래곤' 등은 이곳이 전주자연생태박물관이 맞는지 머리를 하얗게 만든다.

 

이러한 생태박물관의 운영과 문제점 지적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매년 입장객이 늘어나 지난해에는 14만4000명이 관람하는 등 운영상에 문제가 없고, 이용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컨텐츠를 무시할 수 없다. 또한 공간이 한계가 있어 내용물을 바꾸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입장을 이야기 한다.

 

반면 전주생태하천협의회의 심양재 팀장은 전주자연생태박물관에 대해 "애초 전주자연생태박물관은 '전주천 자연형하천조성 민관공동협의회'에서 제안했고, 전주천을 비롯한 전주의 자연생태를 알리고, 지속적인 조사연구와 성과물의 축적, 시민생태교육의 장소로 구상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공무원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성격이 변질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낸다.

 

▲ 일본 오키나와의 야생생물보호센터에 전시된 중학생들의 모니터링 자료.

자가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야생생물보호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시설인데, 무료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내용물은 모두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동식물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주요한 동식물에 대한 생태와 정보를 자세하게 전시하고 있었고, 모니터링한 자료들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또한 학생과 시민들이 직접 모니터링한 자료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따로 있는 점 등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박제된 동물과 표본, 사진영상은 있었지만 실제 살아있는 동물은 전시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물원에 가면 볼 수 있는 동물을 굳이 자연생태박물관에 또 전시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2008년 전주자연생태박물관이 문을 연 지 5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전주시 공무원을 중심으로 생태박물관이 운영되고 있고, 현재는 팀장을 비롯한 7명이 관리하고 있다. 많은 어린이와 시민이 찾은 성과도 있었지만 2012년 입장료 수입은 3500만원에 불과하다. 자주 바뀌는 담당공무원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생태박물관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진지한 고민과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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