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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 호랑이가 나타났다?

엄철호 익산본부장

삼인성호(三人成虎)란 고사성어가 있다.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세 사람이면 호랑이를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계속해서 말하면 믿게 된다는 의미다.

 

위나라 혜왕은 태자를 볼모로 조나라에 보내면서 중신 방총을 따라가게 했다. 방총은 임금에게 물었다.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겠느냐고 묻자 혜왕은 안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 두 사람이 말하면 믿겠느냐고 했더니 역시 믿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세 사람이 와서 똑같은 말을 하면 믿을 것이라고 하자, 방총은 간곡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잣거리에는 분명히 호랑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입을 모아 말한다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됩니다."

 

자신이 조나라로 떠난 이후 비방하는 자가 한둘이 아닐 것이니 귀담아 듣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다. 방총이 떠나자 그를 헐뜯는 참소가 줄을 이었다. 처음에는 일축했으나 거듭되자 혜왕은 점차 귀가 솔깃해졌다. 결국 방총은 중상모략에 시달려 왕의 의심을 받게되면서 고향 땅을 끝내 밟지 못했다.

 

말과 글의 홍수속에 사는 요즘, 우리가 경구로 삼기에 매우 적절한 말인것 같다.

 

익산에 호랑이가 나타났다.세살먹은 어린애도 자다가 혀를 찰 한심한 헛소리지만 사실(?)이다. 요즘의 익산 저잣거리를 기웃거리다 보면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이 말을 새삼 믿게될 것이다.객관적인 논리나 근거도 없는 갖가지 음해성 마타도어가 익산에 또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모든게 '아니면 말고'나 '~카터라'로 끝나는 묻지마식이다.

 

물론 예전에도 근거가 없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악성루머가 나돌아 지역사회를 종종 혼란스럽게 한 적은 있었으나 최근들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매우 지독해졌고 악랄해졌다. 오죽했으면 고사성어를 빌어 익산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정신나간 헛말까지 하겠는가.

 

'마타도어'란 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 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한 흑색선전으로 정치권에서 널리 쓰이는 말이다. 마지막에 소의 정수리를 찔러 죽이는 투우사를 뜻하는 스페인어 '마따도르(Matador)'에서 유래된 이 말은 선거철만 되면 극성을 부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 익산에 선거철도 아닌데 갖가지 마타도어가 판을 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맞아 조기 과열경쟁에서 빚어진 탓으로 여겨진다.

 

이 대목에서 한번 되짚고 갈 문제가 있다. 일부 그릇된 정치인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그럴싸하게 거짓을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거짓을 진실로 만들고, 진실은 거짓으로 몰아갈수 있는 기술(?)을 가진 정치인의 거짓말을 반복해 자꾸 듣다보니 세 사람이 말하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처럼 정말 그런가하고 이를 믿어가게 한다는 얘기다.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말은 진정어린 말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선량한 시민의 등 뒷에 숨어 퍼트리는 거짓은 무고한 그 누군가의 인생과 미래를 앗아갈수 있음을 지적하기에 앞서 지역사회를 보다 피폐하고 망조가 들게 하기에 그만 자제됐으면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량 시민들을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아라. 더불어 시민들은 권력을 소유하고 싶은 정치인들이 어떤 동기에서 그 말을 하고 행동을 하고 있는가를 깊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과연 그들이 진짜 호랑이를 그리며 말하는 것인지, 거짓 호랑이를 만들어 말하고 있는지를 똑바로 판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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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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