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대학 동문 모여 결성 / 9일 전주한옥마을서 공연
자고로‘문화융성’시대다. 정부의 시책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미 21세기는 문화상품의, 문화상품에 의한, 문화상품을 위한 시대다. 미국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교수가 일찍이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주창했듯이 한국 드라마와 가요의 대표주자인 한류스타를 따라잡기 위해 세계에 한국어 배우기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의 문화계도 마찬가지다. 인적 자원의 육성이야 말로 지속성과 진보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이에 본보는 올해 지역 문화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을 조명한다. 전북 문화예술의 희망과 미래를 이들에게서 찾아본다.
재즈밴드 ‘고니아’를 만나기 위해 지난 6일 전주 서부시장의 한 교회를 찾았다. 지하로 내려 가는 계단 입구에 이르자 감미로운 재즈 왈츠 곡이 흘러나왔다. 베이스 기타를 튕기는 태핑(tapping)과 기타의 서정적인 선율이 조화를 이룬 가운데 드럼이 리듬감을 살려주었다. 지난달 신곡으로 내놓았던 ‘여행(The Journey)’ 이라는 곡이었다.
고니아는 왈츠, 보사노바, 팝을 넘나들며 현(絃) 위주의 밴드다. 기타 김형택(36), 베이스 김민성(34), 드럼 김선기(29)로 이뤄졌다. 9일 오후 8시 전주한옥마을 공간 봄에서 있을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었다. 그들은 지난달 10일 2집을 내고 활동의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디지털 미니 음반 ‘The Journey Of Gonia(더 저니 오브 고니아, 고니아의 여행)’는 김형택 씨의 자작곡 4곡으로 구성했다. 지난 2009년 1월 1집 ‘Quiet Time(콰이어트 타임, 조용한 시간)’ 이후 4년여가 지나 선보였다.
김형택 씨는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찾다 기타와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밴드를 만들었다”며 “건반이 없어 음 사이가 많이 비는 만큼 우리가 지닌 연주력을 맘껏 발휘, 듣는 이는 다양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성 씨는 “포근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밴드”라고 보탰다.
재즈밴드이다보니 기본 멜로디 외 독주 부분은 연주가 즉흥적이다. 때문에 연주가 매번 다르다. 앨범 녹음도 파트별이 아니라 동시녹음이었다.
“저희는 앨범과 똑같이 못 쳐요. 재즈가 원래 그래요. 솔로(독주) 부분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 날마다 새로운 음악이 나옵니다.”
각자 생업 때문에 보통 1주일에 1번 모여 연습한다. 김형택 씨와 김민성 씨는 전주 출신이지만 김민성 씨는 논산에 거주한다. 김선기 씨는 고향인 수원에 살면서 연습은 셋이 뭉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고니아는 지난 2008년 백제예대 실용음악과 동문이 모여 결성했다. 김형택 씨와 김민성 씨가 원년 멤버다. 1집은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계열 음악을 했다. 팀이름도 히브리어로 ‘모퉁이돌’, 즉 주춧돌이라는 뜻이란다.
이후 이들은 드러머의 부재와 대학 편입, 대학원 진학, 생활 전선 사수 등으로 휴지기와 활동기를 반복했다.
“드러머를 찾는 게 배우자 찾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성격적으로 맞아야 하거든요.”
드디어 지난해 3월 5번째 드러머를 영입하면서 앨범도 내고 공연도 하고 있다.
김형택 씨는 “이번에 앨범을 못 내면 각자 갈 길 가자는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드럼을 구해서 후다닥 연습해서 미니 앨범으로 2집을 발표했다”면서 “앨범도 사비로 제작하는데 돈을 벌기보다는 우리 음악을 남기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올 상반기 공연에 중점을 두고 하반기에는 신곡을 추가해 CD로 앨범 발매를 목표로 한다”며 “동생들과 함께 꾸준히 공연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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