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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김제 금구초 - '융합 인재' 양성 중점, 공교육 활성화 모델 '안착'

조선후기 장태수 선생이 세운 신명학교가 전신 / 금구중 통합 운영, 학력 신장 전주서 전학오기도

▲ 1970년대 운동회 모습. 사진제공=금구초

김제 금구초등학교(교장 장충식)는 전주지역 초등학교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 초등학교마저도 전주로 진학하길 원하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학력 신장으로 이어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금구초는 최신식 시설을 바탕으로 특성화된 창의교육 등을 활성화하면서 공교육 활성화 모델로 안착 중이다. 전주에서 금구초로 ‘역전학’을 선택할 만큼 금구초의 자부심은 한껏 높아졌다. 총동문회는 물론 지역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장학회가 생겨나 학생들에게 두루 혜택이 돌아가는 따뜻한 나눔의 모델을 잇는 것도 빛나는 전통이다.

 

△장태수 선생 금구초 기틀 마련

 

금구초의 역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 장태수 선생(1841~1910)이다. 장 선생은 조선시대 외교사절단으로 활동했을 만큼 촉망받는 인재였으나 1907년 고종황제의 순종 이후 김제 금구로 낙향했다. 인재 양성에 뜻을 품은 장 선생은 1907년 사재를 털어 신명학교를 설립했다. 그러나 1910년 한·일 합방이 되자 선생은 단식 20일 만에 요절했고, 선생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은 명륜당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이후 신명학교와 명륜당의 후학양성 의지는 1912년 금구공립보통학교의 개교로 이어졌다.

 

금구초는 농어촌 학생의 급감으로 쇠락의 길을 걷기도 했으나, 2005년 금구초와 금구중의 통합 운영으로 학력·인성 신장에 주안점을 두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장충식 교장은 “금구초가 전국의 과학경진대회에서 상을 휩쓸게 된 데에는 전북교육청의 발명교육 연구학교(2010~2012), 2012년 교육부의 창의경영학교 미래형과학교실 운영학교(2012~2015)에 힘입은 바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구초의 핵심 열쇳말은 융합인재교육(STEAM·Science Technolo gy Engineering Art Mathematics)이다. 각각의 현상을 유기적으로 연결된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하고, 여러 사건을 조합해 해석하는 사고능력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초교 1·2학년 교과과정에 통합교과를 신설한 것도 이 일환이다. 이애자 금구초 교감은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을 하나로 묶은 통합교과는 하나의 주제로 다방면의 교과목을 연계로 확장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학·완산장학회 등 나눔의 모델 활성화

“학교에 필요한 일 없습니까. 꼭 도와주고 싶어서요.”

 

지난 27일 전화를 받은 장충식 교장은 어쩔 줄 몰라했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다른 학교는 이런 장학금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른다는데요….”

 

초등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39회 졸업생 온영복씨는 고향에 있는 금구초에 곧잘 전화해 안부를 묻곤 한다. 학교 행사·시설비 명목으로 100~500만원을 선뜻 내놓는 온정에 장 교장은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평생 구멍가게를 운영해온 김학보씨는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들 뒷바라지 해주고 싶다”며 1억원을 쾌척했다. 가난한 집안형편에 중학교 진학이 좌절된 것은 평생 한(恨)으로 남았다. 1978년부터 이어온 김씨의 통 큰 기부는 2002년 금학장학회 설립으로 체계화됐다.

 

박기남 신포우리만두 설립자도 장학금 기탁을 유언으로 남겼다. 김제가 고향인 박기남 설립자의 딸인 박혜란 신포우리만두 대표는 2012년 완산장학회를 설립,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2년 금구초 총동문회가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해 거둬들인 성금 5000만원도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대물림되고 있다. 총동문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준 전주병원장(48회)은 “우리가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동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장성원 전 국회의원 등 동문 배출

미온적이던 총동문회 활동은 100주년 기념사업을 계기로 결집됐다.

 

현재 김제시의원으로 활동하는 온주현 100년추진위원장(50회)을 주축으로 100주년 기념비, 100주년 기념관 건립, 금구초 100년사 발간까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동문들의 활약에 기인한 바가 크다.

 

먼저 2005년 금구초·금구중 통합은 장성원 전 국회의원(39회)의 지원이 한 몫 했다. 학교 앞 도로가 뚫리면서 금구중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았던 데다 학생수가 줄게 되면서 금구초와의 통합을 추진했던 것. 장 의원은 당시 국회 예결위 위원장을 맡아 금구중 신축을 위한 예산 확보에 적극 협조했다.

 

또 김진기 부산성가병원장(39회)과 총동문회장인 김종준 전주병원장(48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호·영남 의료계 인맥으로 꼽힌다. 금호미쓰이화학 대표로 지내는 온용현씨(53회)와 김병관 태광건설 회장(61회)은 성공한 선·후배 CEO로 평가받는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최초로 보도해 유명세를 떨친 장두원 전 KBS전주방송총국장(40회)과 1986년부터 지난 25년간 국가 질량표준 확립·유지를 위한 연구에 주력해 대통령 표창(2011)을 받은 정진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성과확산부장(60회)도 금구초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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