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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생태교육장 '존폐 기로'

위탁업체, 개장 3개월 만에 운영포기 검토 / 부대시설 엉망…트리하우스 등 적자 허덕

▲ 위탁업체 관리담당자가 2개월 가까이 빈 상태로 남아있는 트리하우스를 가리키고 있다.

남원시의 ‘힐링 메카’의 꿈이 물거품 될 위기에 놓였다.

 

백두대간 끝자락인 남원시 운봉읍에서 지난 7월15일 야심차게 개장한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체험·휴양시설. 천혜의 자연조건을 이용해 삶에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명소로 만들 것이라는 남원시의 각오가 3개월째를 맞았다.

 

하지만 사업비 63억원이 투입된 이 생태교육장은 애초 취지와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3년동안 운영을 맡은 위탁업체는 개장 3개월만에 운영 포기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등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지난 15일 오후 남원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은 썰렁하고 을씨년스런 분위기마저 느껴졌다. 이날 생태교육장에는 이용객이 단 1명도 없었다. 평일이라 이용객이 없느냐는 물음에 위탁업체 관리담당자는 “평일 이용객은 거의 없고, 휴일 및 연휴기간에도 한산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생태교육장의 주 수입원은 8동의 트리하우스. 전국 최초로 지상 2m의 나무에 설치됐고 편백나무로 실내 인테리어를 꾸며 숙면을 취하는데 매우 좋다는 이 트리하우스의 절반 가량은 2개월 가까이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위탁업체가 공개한 수입과 지출 분석표(7월15일∼10월14일)에는 문제의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개장 후부터 3개월 동안 트리하우스 및 글램핑 운영, 명상실 대관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154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에반해 글램핑 제작, 집기류 구입, 운영경비, 인건비, 위탁료 등의 지출은 2억4150여만원으로 2억2600여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개월 동안 트리하우스 이용률은 7.3%, 글램핑은 0.7%, 명상실은 5.4%로 각각 조사됐다.

 

이처럼 교육장 이용객이 저조한 탓에, 업체는 개장 기간이 늘어날수록 큰 손실을 입어야 했다.

 

업체는 기본적인 시설물 미비와 안전문제를 이용객 외면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위탁업체 관계자는 “SNS와 직접 방문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으나 화장실, 샤워장, 취식시설이 취약해 이용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화장실과 샤워장의 미비로 이용협약이 결렬되기도 했고, 안전문제로 단체 이용객을 유치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생태교육장 일부 나무계단이 토사에 유실돼 낙상사고 우려가 높았고, 산책로 배수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골이 깊게 생겼다. 또한 트리하우스 계단과 진입로가 연결되지 않아 입구에 흙이 쌓였고, 일부 구간은 물기를 머금은 채 질퍽거렸다. 트리하우스 근처에 휴식공간도 마땅치않았다. 이와 함께 잘려진 나무가 곳곳에 방치돼 미관을 크게 훼손했고, 가로등 조차 없어 야간에 트리하우스에서 화장실 또는 샤워장으로 이동은 매우 위험해 보였다. 이 때문에 트리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내려는 이용객은 반드시 손전등을 지참해야 한다.

 

업체는 이 문제점을 위탁기관인 남원시에 보고하고 시설보수를 요청했으나, 막대한 예산 때문에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리산의 천혜환경과 특성을 살려 21만545㎡ 부지에 트리하우스, 솔뫼쉼터, 전망대, 산책로 등의 시설을 갖춘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이 불과 3개월만에‘힐링 명소가 아닌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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