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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를 '오키나와'에 비교하다니

▲ 은종삼 전주 안골노인복지관 자원봉사자
“오키나와 사람들은 류큐 왕국 시기를 피지배의 시기, 주변부의 시기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는 오키나와와 마찬가지로 지방이고 주변부였던 전주를 항상 조선과 후백제의 중심이었다고 인식하는 전주의 역사인식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전주와 호남은 백제의 주변부였다.” 등등

 

이상은 현재 전주시 한 노인 복지관에서 진행 중인 ‘온·다라’ 인문학 시민 인문강좌 강사로 나선 김창민 전주대학교 교수의 강연 요지다. 김 교수는 ‘비교문화론적 관점에서 본 전주역사’ 라는 주제 강연에서 전주를 일본이 찬탈하여 멸망한 류큐 왕국과 비교하고 전주가 한국역사의 주변부라고 폄훼했다. 더욱이 “한국역사의 주변부인 전주는 자신이 중심이고 지배계급과 동일시한다.”고 비아냥댔다.

 

참으로 전주를 제대로 알고서 하는 말인지 의아스럽다. 이는 전주시민에 대한 모독이요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오키나와는 12세기경 삼산(북산 중산 남산)시대였다가 1429년 중산이 통일하여 류큐(琉球)왕국이 되었다. 이후 450년간 중국과 일본에 조공하며 해상무역으로 독립국으로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1879년 일본이 찬탈하여 멸망하고 일본의 남쪽 섬 지방 현(縣)이 되었다. 우리나라가 일제 침략을 당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1945년 태평양 전쟁이 종식되고 미국이 관할하는 류큐 정부가 세워졌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되었다. 그러나 지금도 미군 군사기지가 남아 있어 여전히 비행기 굉음이 끊임없이 류큐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김교수가 주장하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류큐왕국 시기를 피지배의 시기, 주변부의 시기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일부 친일파들의 주장을 대변한 것이다. 그들이 내세우는 ‘일류동조론’은 ‘내선일체’와 다를 바 없다. 즉 ‘류큐’나 ‘조선’이나 다 일본의 주변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우리말과 글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하여 독립했듯이 류크인들은 지금도 반일감정을 가지고 있고 독립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도 꽤 많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역사의 중심은 뭐니 뭐니 해도 역사의 주인공이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秦)나라는 불과 15년 만에 한(漢)나라에 망했다.

 

이에 비하면 전주는 36년 간의 후백제의 도읍지였고 조선왕조의 발상지였으며 임진왜란을 막아냈고 태조 이성계의 유일한 초상화와 조선왕조실록을 살려낸 역사의 주인공이요 따라서 중심지다. 결코 한국역사의 주변이 아니다. 김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서울 말고 경주, 개성, 공주, 부여 어디고 주변 아닌 곳이 없다. 아니 서울도 중국 일본 미국의 주변이라 할까?

 

김 교수의 강연은 온·다라 시민 인문강좌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온·다라’는 전주의 옛 지명으로서 완전하고 모든 것을 갖추고 있으며 티 없이 순수하고 조화로운 고을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적잖은 국고의 지원을 받아 온·다라 역사를 연구한 것이 겨우 전주와 호남이 한국역사의 주변부요 주변인들이니 착각하지 말라는 결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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