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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

금리 2.65% 매력, 매달 원리금 분할상환은 부담 / 가계부채 개선 실효성 의문 "신중하게 결정해야"

#1. 집을 얻기 위해 은행에서 2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직장인 이모씨(34)는 안심전환대출로의 변경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이자부담이 준다는 데서 매력이 높지만 당장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기 위해서는 월 소득 전액을 쏟아 넣어야 할 처지다. 2.65% 고정금리 10년 상환 안심대출로 갈아탈 경우 매월 원금(166만6666원)과 이자(44만1666원) 합산 210만8332원을 내야 해 사실상 빚을 내 가계를 꾸려야 할 실정이다.

 

#2. 아파트 전세금 마련을 위해 3.36%의 금리로 1억 원을 빌린 직장인 김모씨(41)는 매월 이자비용으로 28만원을 냈다. 안심전환대출로 변경했을 때 이자비용은 22만833원으로 매월 5만9167원의 이자 부담이 준다. 그러나 문제는 급여가 180만원에 그치는 김씨가 고정금리 10년 상환 안심대출로 갈아탔을 경우 원금(83만3333원)과 이자(22만833원) 합산 105만4166원이 들어간다. 각종 공과금에 보험료, 부식비, 통신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정작 적금은 고사하고 가정을 꾸리기 조차 힘들다.

 

안심전환대출이 24일부터 전북은행을 비롯한 전국 16개 시중은행 전 지점에서 출시되는 가운데 기존 대출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23일 우리은행 전주지점 및 하나은행, 산업은행, 농협중앙회 등 시중은행 대출담당들에 따르면 일일 수십여 통의 안심전환대출 문의 전화로 업무를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선 은행 일부 대출담당들은 이번 안심전환대출에 대해 “정부가 거시적 차원에서 가계부채 문제에 접근했으며, 정작 가계부채 뇌관인 서민 및 저소득층의 미시적 문제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전액을 매월 분할상환 하다 보니 체감적인 가계 부담이 심해진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매월 상환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야 하기 때문에 총 이자 비용은 줄지만, 실질적인 가계 소비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안심대출 전환 조건은 1년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적이 있어야 하고 또한 6개월 내 30일 이상 연속 연체기록이 없어야 전환이 가능, 결국 가계경제에 쪼들리는 서민의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한다는 목적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대출 담당자는 “정부가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해 야심차게 안심전환 대출을 시행했지만 사실상 기대만 큰 풍선효과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감도 높다”며 “이는 실질적 소비층인 서민이나 저소득층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숫자적 개념만을 내세워 이자를 감면해 주는 정책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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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모 kangm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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