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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행·불행

▲ 양복규 명예교육학박사
백 살을 달 수로 계산하면 1200달이며, 날짜로는 3만6500날이다. 달과 날짜로 환산하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지만 “백살이라” 하면 장수한 노인 같은 느낌이다.

 

명심보감에 난보백년신(難保百年身:백년동안 몸을 보존하기 어렵다)이라는 것으로 보면 사람은 백 년 동안을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렇지 않다. 백 살 이상의 장수한 노인들이 5년 사이에 배가 늘어나 1만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80세에서 89세까지의 노인은 109만 명, 90에서 99세까지의 노인도 15만 명이라고 한다.

 

참고로 미국과 일본의 노인 비율을 보면 한국의 인구가 미국의 1/7정도 된다고 볼 때 한국의 백 살 이상 장수 노인의 숫자는 미국의 1/4정도이니 비율적으로 고령자가 미국에 비해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인구는 미국에 비해 1/3정도인데 고령자 숫자는 미국보다 오히려 더 많으니 미국에 비해 백 살 이상의 노인 비율이 3배나 더 많은 것이다. 현재 백 살 넘은 노인들의 경우 대부분 1910년(한 ·일합방)의 전후 세대로서 의식주를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던 시절에 출생한 분들인데 어떻게 이렇게 장수를 하신걸까? 어렸을 때에 초근목피에 잡곡으로 연명하면서 인스턴트식품은 전연 먹지 못하였던 것이 장수에는 좋은 비방이 아니었던가도 생각된다.

 

‘춘추좌전(春秋左傳)’에서는 백 살 이상 노인을 ‘상수(上壽)’라 하여 나라에서 직접 보살피고 보양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백 살 이상 노인들은 연금은 이름도 모르고. 모아놓은 재산도 없는 상태로 그 자녀도 70~80세의 노인이기에 어려운 생활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질병, 고독, 물질 등의 압박감으로 정서적으로도 불안과 초조감이 교차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미주의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자립 생활로 굳어졌기에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부모에게 드릴정도로 독립했다지만 한국은 자녀들의 결혼도 부모가 모두 책임지고 행사하기에 없는 집이라도 팔아서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골몰하는 것이 상례화 되었기에 대사를 치른 뒤에 살림살이가 출렁일 정도가 된즉 무슨 노후대책이 있겠는가? 무작정 자녀들의 교육과 뒷바라지에 허둥대다가 노년기를 맞게된 것이다. 자녀가 늙은 부모를 봉양하여 모시고, 자녀 또한 부모를 모셔야한다는 의무감을 갖는것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다.

 

사람의 욕구는 한정이 없지만 그 가운데서도 생욕과 금욕이 제일 클 것이다. 이렇게 볼 때에 장수는 최대한의 행복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장수가 주변의 여건이 갖추어졌을 때에 행복일 뿐 생불여사(生不如死:사는 것이 죽은 것만도 못한 것)의 꼴이 될 수도 있다. 늙으면 질병도 많지만 중풍이나 치매는 더욱 악질로서 일단 걸리면 본인은 물론 주변에까지 악영향이 지대하지만 임의대로 피할 수 없는 것이어서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장수 노인들은 기하급수로 느는 반면에 저 출산 등 주변여건은 좋아질 기미는 없기에 직위를 가리지 말고 재삼 취업이나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최대한 본인이 챙겨야 위에서 열거한 문제들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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