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연재 칼럼 엮어 / 총 1342편의 글 수록
<굴뚝속의 호롱불> 10권을 발간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야할 것 같다. 굴뚝속의>
전북일보사의 고(故) 서정상 전사장님께서 전라북도 중등사립학교 법인 이사장 협의회장을 맡고 계시는 것을 계기로 뵐 수 있는 기회가 많았었다. 어느 때인가 우연히 미스전북 선발대회의 이야기 도중에 “미녀는 삼대, 삼소, 삼백, 삼흑(三大, 三小, 三白, 三黑) 등 12개 요건이 갖춰야 한다”라고 하였던 바 서 사장님께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코너를 만들어줄 터이니 지정 칼럼을 쓰겠느냐”고 말씀하실 때에 많이 당황하여 빨리 답변을 드리지 못했었다.
그 후로 많이 생각하고 고민을 했는데 마침 이사장 회의가 개최되었다. 서 사장님께 온고지신에 대한 투고를 하겠다고 말씀 드리고 1주에 2~3회씩 연재를 하게 되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국문학이나 시와 같은 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필자로서는 동서 고전이나 당시의 이슈가 된 화제를 빗대어 조명해야 기에 더욱 어려웠다.
언젠가는 ‘양귀비의 화장품’이라는 제하로 글을 썼는데 화장품회사에서 “오늘의 화장품이 양귀비가 만들어 쓴 화장품만도 못한 것이냐”며 항의 전화가 오기도 했었다. 매사는 상대가 있기에 그것을 고려하여 쓰기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힘들게 썼던 글을 신문에 한번 게재하고 버리기에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까워서 다시 모아 두었다가 지난 1999년 9월에 <굴뚝속의 호롱불> 이라는 책명으로 2권을 발간하여 서울세종홀과 전주 상공회의소에서 출판기념회도 했다. 책을 발간할 때에는 전북일보 서창훈 회장님께서 축사도 해주셨다. 굴뚝속의>
그 다음에는 전북일보의 요청으로 온고지신이 아닌 고금반경(古今反鏡)이라는 제호로 계속 연재하여 2004년에는 5권을 추가하여 모두 7권을 발간하여, 역시 서울과 전주에서 출판회를 했고 지난 2013년에 마지막으로 3권을 추가하여 10권으로 끝을 맺게 되었다.
‘굴뚝속의 호롱불’은 연결된 장편 소설이 아니라 원고지 6~7매로 된 단편의 글로서 시사의 화제를 주제로 하여 동서고금의 사례들을 붙여 비교했다. 이를테면 장묘문화(葬墓文化)에서는 우리나라의 토장, 화장, 수목장의 유래와 통계, 법령 등을 기록하고 중국 티벳의 수장, 북한의 평장이 있는가하면 머지 않는 날에 우주나 달에도 묘지가 생길 것이라는 것과 세계 각국의 장묘풍습과 유래에 대하여 첨가하였다. 몽골의 일부에서는 시신을 절구지에 놓고 빨리 달리면 시신이 산산조각으로 길바닥에 떨어져서 조수가 앞을 다투어 주워 먹고 있으며, 중국의 일부에서는 시신을 자루에 담아 나뭇가지에 걸어 놓으면 부식되어 흘러내리는 곳도 있으며,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의 경우는 묘전에 불을 키어 놓았는데 이 불이 오늘날까지 한번도 꺼지지 않고 켜 있다.
한 개를 더 소개하자면 우리 사회에서 청문회가 크게 시중의 화제가 되고 있을 때에 썼던 것으로 조선조에서는 국가의 전복을 모의한 자와 부모에게 불효한자 등 큰 죄인을 오늘의 청문회장이라 할 수 있는 신문청(訊問廳)으로 불러다가 죄인의 진술을 듣고 죄목을 지은 것과 유럽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전에 오스트리아에서 행정절차법이 제도화된 일이 있었고 전후에는 독일에서도 제도화 됐다. 미국의 청문회는 직능분리 심사관 등의 규정을 두고 있는데 직능분리조에서는 원칙적으로 청문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법률전문가여야 하고, 신문관의 신분과 직무상의 독립성이 보장됨은 물론 수사와 구속권까지 있기 때문에 특별 검사제와 비슷화게 운영되고 있다.
위에서 장묘문화와 청문회 등 2개의 예를 대강 들어서 설명했는데 그와 같은 방식으로 1342개의 글로 <굴뚝속의 호롱불> 10권이 편제돼었다. 굴뚝속의>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필자의 입장에서는 심혈을 경주한 책이다. 칼럼 중에서 건강에 관계된 상식과 음식 등은 별도로 가려서 <건강요람> 이라는 책명으로 1권을 발간했다. 건강요람>
특별히 원고를 바로 책으로 편제한 것이 아니라 신문지상에 게재하였기에 그 과정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원고를 써 놓고 행여 오자는 없는지, 그리고 이 글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은 없는지를 여러 번 살펴보게 되었다. 필자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지만 문자매체를 멀리하고 영상매체만 가까이 하고 있기에 독자는 생각과 같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개중에는 탐독한 독자가 있음에 만족하며, 좀더 연구하고 잘 쓰지못한 점에 자책하고 있다. 어느 독자는 “고등학생의 논술시간에 <굴뚝속의 호롱불> 을 읽혔던 바 동서고금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하신 분도 있었다. 굴뚝속의>
집을 지어 놓고 보면 아쉬움이 있듯이 글도 써 놓고 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은 어느 필자나 동감일 것이다.
△저자인 양복규 씨는 한약업사로 시작해 지난 1980년 동암고, 1988년 전북장애인복지관, 1993년 동암재활초·중·고를 설립했다.
지난 2009년 전북도민의장, 2010년 국민훈장 목련장, 2013년 전북사회복지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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