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측면에서 김완주 전 도지사의 전주시장 시절 비서로 일하다 비서실장과 전라북도 정무부지사에까지 발탁된 여세를 몰아 1년 전 민선 6기 전주시장에 도전해 담박에 당선된 김승수 시장의 사례는 단연 돋보인다.
항상 마음 속에 큰 꿈을 꾸고 살았기에 시장 수행비서 일을 하던 젊은이가 40대에 전주시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비서 업무를 수행 하면서부터 끊임없이 업무를 파악하고, 지근거리에서 선배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의 성공과 실패, 허물을 벤치마킹하며 스스로를 다듬었을 것이다. 그가 지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빈틈없는 준비일 것이다.
김승수 시장은 최근 길을 버리고 산을 선택했다. 그동안 논란이 컸던 종합경기장 개발 방식을 전임 김완주 송하진 시장이 선택했던 ‘기부 대 양여’ 민간투자개발이 아닌 전주시 재정투자 방식으로 뒤집는 모험 항로를 선택했다. 이미 살은 시위를 떠났다.
사실 김 시장의 결정은 10년 전 김완주 전주시장이 강현욱 도지사에게 기부 대 양여방식을 제시하며 종합경기장 개발권을 얻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시장으로서 아름답고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어 낼 의무와 책임이 있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시장의 몫이다. 어렵고 험난해도 산을 깎고, 터널을 뚫어 살기좋은 전주시를 만들어내면 된다.
하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고 해서 여반장 하듯 하는 것은 가히 권고할 게 아니다. 김완주 시장이 선택한 기부대 양여방식은 불과 1년 전까지 거의 10년 가까이 유효했고, 김완주 곁에 분신처럼 항상 붙어 있었던 김승수 시장은 그 결정과 추진, 관리 과정에서 책임 위치에 있었지 않은가. 우리는 때때로 주변 요인 때문에 선택을 강요받지만, 현재 상황 뿐 아니라 걸어온 자신의 발자국을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