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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만들자

▲ 고미희 전주시의회 의원
가끔 전주 상공에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가로질러가는 모습을 본다. 전투기가 지나간 하늘에는 연기로 인한 뿌연 꼬리가 길게 남는다. 전투기가 날아가며 내는 소리에 놀라 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오른다. 하지만 새들이 날아간 하늘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쉽게 자연과 사람이 지나간 흔적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자연(自然)이란 있는 그대로 그냥 두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들은 자연을 그대로 두지 못하고 사람의 편의를 위해 훼손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명분하에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사람보다 자연을 먼저 생각한다면 분명히 그 정도는 달라질 것이다.

 

요즘 뉴스에 하루도 안 빠지고 등장하는 게 학교폭력과 아이들 범죄 소식이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탈선하는 아이들이 왜 이렇게 늘어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이 아이들이 자연에 안길 수 있는 길을 막고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지 못한 어른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성이란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데 필요한 성품을 말한다. 아이들의 인성은 엄마무릎과 유치원에서 다 길러진다. 아이들의 인성이 결정되는 이 중요한 시기에 부모는 부모대로 유치원에서는 유치원대로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인성교육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눈이 내린 날 아침 일찍 일어난 할아버지가 마당을 쓸고 있다. 그것을 본 아버지가 나가서 “추운데 이리 주시고 들어가세요. 제가 쓸게요.”하고 빗자루를 빼앗아들고 마당을 쓴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아이가 ‘아!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하고 달려 나가 “아빠! 이리 주세요! 제가 쓸게요!”하고 빗자루를 빼앗아 들고 눈을 쓸게 된다.

 

이런 것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다. 인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감화를 시켜줄 때 스펀지에 물처럼 스며드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도시의 유치원이라는 시멘트 상자에 가둬둘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몰아내서 자연과 친구가 되게 해야 한다. 도시의 전선주처럼 인위적으로 곧게 서 있는 곧은 질서가 아니라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며 휘어지고 삐뚤게 서있는 나무를 보며 자연의 질서를 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도토리를 주우며 숫자를 가르치고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노래를 배울 수 있게 하고 개미를 밟지 않으려고 피하는 걸음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도시의 성냥 곽 같은 시멘트 건물 안에서 자연을 가르칠 게 아니라 숲으로 나가서 숲 자체를 유치원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풀밭에 뒹굴다가 옷에 풀물이 좀 들면 어떤가! 자연과 씨름하다 넘어져 무릎이 조금 벗겨지면 또 어떤가! 그러는 사이 아이들 가슴에는 맑고 온화한 인성의 싹이 새록새록 돋아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 친화력을 되찾아 자연과 친구가 되면 아이들의 미래에는 가을하늘 뭉게구름처럼 맑은 행복이 두둥실 피어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우리 전주도 아이들이 행복하여 어른들이 덩달아 행복해지는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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