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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신문명시대, 전북이 주도하자

전북형 내발적 발전 토대 / 창의적인 변혁 적극 시도 / 생동하는 전라북도 건설

▲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세계는 지금, 문명의 전환을 마주하고 있다. 근현대 인류사를 지배해 온 성장과 경쟁이라는 패러다임은 서서히 역사의 뒤편으로 저물고 지속과 공존이 새 시대의 동인(動因)으로 등장하고 있다.

 

20세기를 이끌어 온 산업화와 자본주의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삶을 안겨주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작용을 만들어냈다. 대량생산과 기술혁신이라는 명(明)은 빈부격차와 공동체 붕괴,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암(暗)을 낳았다. 화석연료에만 의존해 온 발전양식은 자원고갈, 기후변화를 야기했다. 지구촌을 구현한 세계화는 문명권 간의 대립과 충돌을 초래했다. 현재의 성장방식엔 제동이 걸렸다. 헤겔의 정반합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문명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신문명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신문명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지역발전 역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갈림길 앞에서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명료하다. 변화의 흐름에 종속하며 양적 산업화 시대를 되풀이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될 것인가.

 

전라북도는 이미 변화의 중심이 되길 선언했다. 길을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라는 말처럼 새로운 경쟁력을 주도적으로 찾아야 한다. 지구적 차원의 위기를 극복하고 문명의 흐름을 앞서가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전북이 선택한 전략이 바로 내발적(內發的) 발전전략이다. 내발적 발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변혁이다. 내발적 발전은 개발 중심의 정책과 기업 유치에만 의존해 온 기존의 발전 전략을 지양한다.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문화, 사람을 결합해 외부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자립기반을 만드는 일에 중점을 둔다. 내부의 역량을 극대화해 오히려 기업유치와 정부투자를 유도하는 역발상, 즉 외생적 발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또, 발생한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해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행복을 보장하는 지속가능성을 모색한다.

 

내발적 발전전략의 틀로 보면 이제 전북의 약점은 강점으로 바뀐다. 산업화 시대 변방적 요소였던 깨끗한 생태자연과 삶의 원형이 보존된 농경문화, 역사와 전통문화, 지역민의 창의적 역량이 발전의 주요 동인이 되는 것이다.

 

전북이 추진 중인 삼락농정·농생명, 토탈관광과 탄소중심 융복합산업은 우리가 오랫동안 지켜 온 자원과 역량을 집약한 전북형 내발적 발전의 상징체이다.

 

내발적 발전이 뿌리를 내리면서 전북 곳곳에서 생동하는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전북은 U-20 월드컵대회와 20년 만에 대규모 체육행사인 2017세계태권도대회를 유치했다. 익산백제역사문화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미래의 땅 새만금은 2023세계잼버리 국내후보지로 확정됐으며, 특별법 개정으로 새만금 개발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북관광자유이용권이 시범 출시돼 토탈관광의 토대를 마련했다. 도 단위로는 최초로 농생명과 탄소중심의 연구개발특구도 지정받았다.

 

지역발전의 창의적 혁신 성공사례로 전주한옥마을이 언급되고 있고, 정부는 농생명과 탄소소재 기관과 기업들을 전북에 집적해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변방이었던 전북이 중앙정부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탄소산업처럼 국가사업을 리드하는 역전의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기뻐하기는 이르다. 진정한 전북발전은 오지 않았다. 성장의 실체를 만드는 일이 쉽지도 않다. 창의적 변혁은 처음 시도할 때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산업화 시대의 흐름에 익숙해진 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겐 충분한 역량이 있다. 빠르게 달려가느라 외면했던 가치들을 우리는 소중히 지켜왔다. 이제 그 가치들이 새 시대를 여는 동인이 되고 있다. 아직 부족하고, 멀었다고 움츠러들지 말자. 환경이 열악하고 어렵다고 포기하지도 말자.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 전쟁의 포화에서 영국을 지킨 윈스턴 처칠은 “연은 바람을 타지 않고 바람에 맞설 때 가장 높이 오른다”고 말했다. ‘한국 속의 한국, 생동하는 전라북도’를 만들기 위한 몰입과 확산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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