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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타작

▲ 고미희 전주시의회 의원
낙뢰가 서해대교 주탑 케이블을 때려 불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통행을 막고 끊어진 케이블을 교체하는데 약 15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하필이면 교통량이 많은 연말에 일어난 사고라 시민들에게 극심한 교통불편을 주었다. 바다를 건너는 긴 다리라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탓이다.

 

서해대교 주탑은 고개가 아플 정도로 올려다봐야 할 만큼 높은 허공에 설치되어 있다. 허공은 본디 하늘의 영역이다. 자기의 영역을 인간이 침공하니까 하늘이 가차없이 매타작을 가한 것이다. 제일 높은 곳에다 매타작을 한 것은 이 정도 높이까지는 봐줄테니까 더 이상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하늘이 인간에게 눈에 거슬리는 것을 딱 꼬집어서 할 수 있는 매타작은 낙뢰 밖에 없다. 가끔씩 우리는 낙뢰를 통하여 인간이 허공으로 점점 영역을 넓혀오는 것에 대한 하늘의 분노를 경험하곤 한다. 하지만 우매한 인간들은 그것을 하늘이 보내는 경고장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매타작과 매질은 엄연히 다르다. 매질은 분풀이 할 대상에게 가하는 행위로 때리는 자의 감정이 실리게 마련이다. 매질이 계속되면 제 풀에 감정이 격해져 인정사정이 없고 점점 더 무자비(자비가 없음)해진다.

 

반면 매타작의 경우에는 은연중 손 끝에 자비가 드러난다. 매타작이란 우매한 사람을 ‘콩타작’ ‘깨타작’처럼 때려서 소득을 얻는 체벌을 말한다. 한 마디로 말해 깨우쳐주기 위한 사랑의 매가 바로 매타작인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매질이 아니라 매타작이라면 얻어맞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 자기 스스로 깨우칠 수 없다면 ‘졸탁동시’의 도움을 주는 매타작을 통해서라도 지혜를 얻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이라면 자기의 위치를 찾는 과정, 그 몸부림치도록 괴로운 과정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태를 보면 자기의 공명심을 높이기 위해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특히 서해대교 주탑처럼 높이 오른 사람일수록 국민들의 매타작이 더 절실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돈 벌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더 어려운 시절에 남의 주머니에 든 돈을 꺼내 내 주머니에 집어넣는 것보다 내 생각을 남의 머리에 집어넣는 게 오히려 더 어렵다는 걸 알아야한다. 그런데 자기 생각을 마치 돼지저금통에 동전 집어넣듯이 남의 머리에 자꾸 집어넣으려고만 하니 말이 안 통하는 것이다.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려고 해도 그 마음을 얻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먼저 나를 내려놓고 내가 강아지가 되어 강아지의 생각을 알아차려야 한다. 내 마음을 강아지에게 먼저 내주고 강아지가 마음을 내줄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강아지가 나의 언행에 가식이 없고 진정성이 묻어난다고 판단을 해야 비로소 마음을 내주기 때문이다.

 

강아지의 마음 얻기도 이렇게 힘든데 하물며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그런데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 생각을 남의 머리에 무조건 집어넣으려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매타작이 약이다. 가식의 껍데기가 벗겨지고 알맹이가 드러날 때까지 국민들이 매타작을 멈추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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