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지금 상황이 분노로 끝나서는 안 된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우리 자신부터 반성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는 국가의 리더를 어떻게 선택하였는가? 왜곡된 정보를 갖고 지역감정이나 사적인 이익, 사사로운 감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투표에 참여하지는 않았는가? 국정원의 대선개입,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 한·일 위안부 합의, 테러 방지법 시행 등 일방적인 국정추진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을 때 우리는 민주시민으로서 책임있게 행동하였는가?
둘째, 현 사태를 언론이 바로 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장막이 걷히고 가면이 벗겨지면서 박근혜 정부의 진짜 모습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이번 일은 한 방송사의 제대로 된 역할이 있었기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진실은 언제든지 호도될 수 있으며, 우리가 얼마나 포장되고 은폐된 사회 안에서 살았는지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불행하게도 우리 언론은 국가권력을 감시하는데 실패하였다. 우리는 언론이 자기 역할을 방기한 채 권력과 결탁하여 부패한 정권의 앞잡이가 되었을 때 국가와 사회가 어떻게 되는지를 똑똑히 알아야 한다.
셋째, 분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그런 일이 발생하였는지에 대해 그 원인과 실상에 대해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그 주변에서 공직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망각한 채 권력의 시녀가 되어 사리사욕을 채우며 정의를 내팽개친 자들에 대한 역사적 심판과 함께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일벌백계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의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분노와 함께 여기저기서 시국선언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지만 이제 시국 선언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인도의 간디는 ‘나라가 망할 징조: 7가지 사회악’이라는 유언을 통해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역사적 교훈으로 남겨주었다. 그리스 사상가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받게 되는 형벌은 “자신보다 못한 저질스런 사람들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경고하였다. 행동하는 양심을 바탕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적인 힘이 지속될 수 있을 때 국가와 사회가 바로 서고 민주주의가 유지 발전될 수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헝클어진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사익과 부패로 내팽개쳐진 사회 정의를 확립하기 위해 분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한다. 민주주의는 공짜가 아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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