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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보이는 것'을 넘어 '최선의 관심'을

▲ 김보영 완주군정신건강증진센터장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참전 군인들이 겪는 악몽, 사회 부적응, 심계항진, 감정의 둔마 등의 증상들은 병사들의 꾀병이거나 심신이 나약한 사람들에게 나타난다는 오해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고통 속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그 이후 참전 군인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증상은 심각한 외상 사건을 경험한 뒤에 어느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정신질환임이 밝혀졌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는 진단 하에 참전 군인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치료가 이루어 질 수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조현병(前정신분열병)에 대해서도 많은 오해와 편견이 존재한다. 환청, 환시, 사고장애를 보이는 조현병의 경우 환자의 기이한 행동과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인해서 ‘귀신 들림, 빙의현상, 미쳤다. 위험하다’라고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현대 의학의 발달로 조현병의 원인은 뇌 신경전달 물질과 관련된 생물학적 질환이며, 약물과 정신치료로 치료가 가능하고 증상이 호전된 후에는 약물치료를 유지하며 사회 복귀 및 일상생활이 가능함이 밝혀졌다.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정신질환에 대한 낯섦, 무지함, 폐쇄성,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서 철옹성같이 단단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과학의 발달과 사회 문화의 성숙을 통해 질환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개선 할 수 있었고, 정신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현대 사회의 질환 중 하나이며, 예방을 위한 교육과 개인의 정신건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제는 정신질환에 관심을 보이는 수준을 넘어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정신질환 인식 개선을 위한 최선의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왜 우리는 그들에게 최선의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가족들 중 한 명이 배만 아파도 그 집안 모든 사람이 마음을 졸이고 응급실에서 밤을 세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질병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가족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것은 직장, 지역, 사회, 국가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정신 질환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편견으로 질병의 치료시기를 늦춰 병을 악화시킨다면 결국 한 가족, 나아가 사회와 국가의 손실을 초래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최선의 관심은 무엇일까? 먼저는 정신질환에 대해서 알고 배워가는 것. 또 그들을 이해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을 피하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만나보려는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듣는 귀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정신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지만 사회에서 소외되었거나 외롭거나 약자에게서 발병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혼자서 마음 아파하는 가족과 이웃이 있을 때, 병이 발병하기 전에 그들의 마음을 듣고 나눌 수 있는 귀와 마음이 중요하다. 내 작은 노력이 정신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러한 마음을 갖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관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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