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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다락토요문화학교 여름캠프] 청소년과 예술가들의 만남…꿈 많은 가슴에 창의력 점화

영화, 두팀으로 나눠 창작 활동…각자 맡은 역할 충실하며 새로운 상상·도전에 첫발 / 음악, 뮤지션과 함께 공연하며 새벽까지 녹음작업 진행 / 피곤 떨치고 강의에 열중

청소년 시기에 아이들은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온전한 자기 색을 드러내는 시기를 보내기보다, 자기만의 색깔을 알아가기 위해 한걸음씩 걸어가 보는 경험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입시제도 안에서 청소년들은 그저 네모난 교실과 책상, 그리고 책에 갇혀 네모난 삶을 살아가기에 바쁘다. 입시공부 외의 것들은 무용한 것처럼 보여지는 세상이다. 아이들에게는 네모의 삶을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삶에서 무용한 것이 삶의 목적임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팅 선생님이 한 이야기처럼 시와 미, 사랑 낭만이 삶의 목적이라 느낄 수 있도록 유연하게 숨 쉬고 사고할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이다.

 

△ 2박3일, 무주에서 펼쳐진 낭만의 캠프

 

여름의 계절이 깊어진 무주 덕유산 자락(무주자연환경연수원)에 저마다의 꿈을 안고 아이들이 모였다. 전주, 익산, 무주, 남원, 장수 등 전라북도 방방곡곡에서 모인 100여명의 아이들은 뜨거운 햇볕의 기운을 먹음은, 초록빛 여름 숲 같았다. 무르익어 어떤 색이 될지 모를 다양한 가능성을 품은 아이들이다. 예술가들은 이 아이들에게 creative mind up이라는 주제로 함께 만나 영화와 음악 장르로 즐거운 창작 작업을 해보자고 손을 내밀었다.

 

이번 creative mind up 캠프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에서 주최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통해 음악을 매개로 청소년들을 오래 만나온 라이브음악문화발전협회 정상현씨가 기획을 맡았으며, 현재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아이들과 영상작업을 하고 있는 여울림이 함께 운영을 맡아 진행했다.

▲ 캠프 영화팀 참가자들 활동 모습.

△ 레디~ 액션! 영화 만들기

 

영화팀은 두 팀으로 나누어 창작활동을 진행했다. 장난 끼 가득한 얼굴로 웃고 떠들던 아이들이 감독의 레디~ 액션! 신호에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자기 역할을 찾아간다. 캠프 내내 비가 세차게도 내렸다. 야외촬영이 어려워지니 본래 찍기로 했던 내용에서 많은 부분을 수정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카메라 잡는 폼도 엉성하고 조명 위치도 못 잡더니, 시간이 지나자 점점 익숙해져 가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새벽까지 진행되는 밤샘 촬영에 지칠 법도 한데, 지친가운데 힘을 내서 아이들은 촬영에 임한다. 한 씬을 찍기 위한 한 시간의 준비. 영화라는 장르에 다양한 역할들이 있음을 아이들이 알아간다. 연출, 조연출, 조명, 연기자, 마이크 등등. 어느 역할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서로의 호흡이 맞아야 하고, 그 호흡으로 작품하나가 완성됨을 아이들은 알아간다. 고가의 장비들이다 보니, 처음 장비를 접해보는 아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처음을 맞이하는 생경함 속에 아이들은 지금 이순간 자기 나름의 새로운 상상과 도전을 시작할 것이다.

▲ 캠프 기간 연습한 음악팀 참가자들의 결과발표 형식의 무대 공연 모습.

△ 다양하게 즐겼던 음악팀

 

음악팀은 고등학생들이 많았다. 평소 자신이 하고 있고, 관심이 있던 영역이어서 집중도가 높았다.

 

음악팀의 워크숍은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평소 만나지 못하는 뮤지션들과 만나 함께 공연 하며 새로운 경험을 이어간다.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이라는 영화를 강사님의 해설과 함께 들으며 음악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새벽까지 녹음이 진행하여 잠을 못 잤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오전 ‘말로’의 강의에 모두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는다.

 

평소에 궁금한 점을 풀어내느라 아이들의 시간은 하염없다. 빡빡하다 느낄 수 있는 과정 속에서도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에서는 여유가 느껴진다. 아이들 뿐 아니라 함께하는 강사들에게서도 여유로움이 함께 느껴졌다.

▲ 캠프 참가자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 서로가 만나는 교차지점. 캠프

 

특히, 음악팀은 참가자도 강사도 아닌 청년들이 캠프에서 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년 전 공연장을 운영했던 정상현씨는 공연할 곳이 없어 공연을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는 도중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통해 아이들과 앨범작업을 하던 것이 2017년 5년차까지 이어져 오게 되었다.

 

그렇게 만나 인연이 된 청소년들이 이제는 같이 무대에 오르는 동료 뮤지션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청소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지금 우리 나이 또래에 뮤지션들이 아이들(청소년)에게서 얻을 수 있는 열정의 원동력들이 있잖아요. 아이들은 지역의 뮤지션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무대에 함께 서보는 계기들이 필요하고요. 지역에서 선배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속 창작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게 시간이 지나니 점점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캠프는 그런 의미에서 선배와 후배가 만나고 연결되고 섞이는 매개가 된다고 생각해요”

 

시간은 그저 흘러만 가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쌓고, 사람을 남긴다. 이렇게 쌓아온 시간이라는 역사가 지금의 creative mind up 캠프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음악팀에게서 느꼈던 편안함은 어쩌면 음악이 주는 편안함과 동시에 오랜 세월 함께한 그 시간의 단단함 때문이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Creative! mind up!

 

두 편의 영화와 한곡의 노래가 나왔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활동은 매력적이기도, 그리고 힘들기도 한 과정이다. 영화 장면 속에 본인의 모습이 나올 때마다 아이들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으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의 역할로 무대를 꽉 채웠던 음악팀 아이들의 노래는 캠프가 끝난 다음에도 계속 흥얼거리게 된다.

2박3일은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이 때로는 긴 여운으로 남아 살아가는 시간에 큰 힘이 되기도 한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에게 이번 캠프가 그런 순간을 만들어 내는 힘이 되었을 것이라 믿으며, 살아가는 삶에서 자기의 색깔을 서서히 피워내길 바라본다.

 

문성희 문화파출소 덕진 문화보안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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