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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당선작 ‘성냥팔이 소녀’

심사위원 - 이준관 아동문학가
“시적인 문장·동화적 환상이 잘 어울려”

이준관 아동문학가
이준관 아동문학가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7편이었다. 동화는 아이들의 생활과 마음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애환과 속마음을 담아내야 한다. 그리고 갈등과 시련을 극복하여 화해와 성취에 이르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런 동화의 본질에 충실하고 문장과 서사에서 동화의 틀을 갖춘 4편을 골라내어 집중 검토하였다.

‘분홍 축구화’는 오해로 사이가 벌어진 친구와의 갈등을 분홍 축구화를 통해 화해하는 이야기다. 적절한 비밀과 복선을 깔아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어갔으나 사소한 오해로 오랜 단짝 친구와 틈이 벌어졌다는 것이 설득력이 약했다.

‘꼬마 마법사’는 기발한 동화적 발상이 눈길을 끌었다. 잘 사는 나라 아이와 지구 반대편에 사는 가난한 아이의 대비를 통해 자기중심적이고 제멋대로인 요즘 아이들의 행태를 꼬집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아니어서 싱겁고 평범했다.

‘풍산이의 산’은 목줄에 매인 풍산개가 탈출하여 야생을 되찾는 과정을 힘 있는 문체로 쓴 작품이었다. 풍산개에 대한 세밀하고 치밀한 묘사와 역동적인 문장으로 거침없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저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간간이 눈에 띄는 상투적인 표현과 기존 동시에서 흔히 보았던 내용이라서 참신성이 떨어졌다.

당선작 ‘성냥팔이 소녀’는 시적이고 서정적인 아름다운 동화였다. 눈 오는 풍경을 배경으로 가난한 소녀가 직접 체험을 통해서 성냥팔이 소녀의 슬픔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시적인 문장으로 애틋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친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친구와 똑같이 해보는 거라면서 맨발로 눈길도 걸어보고 성냥불도 그어보는 소녀의 마음이 눈처럼 맑고 순수하다. 현실과 환상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었고 마지막의 결말도 훈훈하고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안겨주었다. 시적인 문장과 동화적 환상이 잘 어울리는 동화다운 아름다운 작품을 뽑게 되어 마음이 흐뭇하다. 정진하여 안데르센 같은 동화작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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