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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정책과 비전이 있는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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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북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방선거 양상을 보면 확실한 비전이 거의 없다. 지역발전정책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보이지 않고 애매모호한 정치적 구호만 난무하는 양상이다. “내가 당선되고 나면 아무튼 열심히 해서 발전시키겠다”는 정도다. 가뜩이나 지역이 어려운 상황에서 확실한 비전과 정책이 없이 그저 우선 당선되고 보겠다는 풍토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구체적 실행계획을 토대로 뛰어도 될까 말까 한데 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지방의원 할 것 없이 확실하게 와 닿는 뭔가를 제시하지 못한다.미국의 대문호 마크 트웨인의 말을 들어보자.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그 흐름은 반복된다” 아편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굴욕을 당한 끝에 양무운동을 펼친다. 중체서용(中體西用)이라는 구호를 내세웠는데 쉽게말해 중국 고유의 전통적인 가치들을 유지한 채 서양의 기술만 받아들이자는 의미이다. 기존의 동양 가치관에 입각한 정치체제를 버리고 서구식으로 급진적 변화를 추구한 일본의 메이지 유신 때 내세운 탈아입구(脫亞入歐)와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다. 훗날 역사가 보여주듯 청나라는 망국의 길로 들어섰고, 일제는 전범국가로 내몰렸으나 어쨌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조선은 청나라의 중체서용과 엇비슷한 동도서기(東道西器)를 표방했다. 동양의 지배질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서양의 발달한 기술만을 받아들이겠다는 접근법은 보기좋게 실패로 끝난다. 조선은 낯선 세계와의 교류에 가장 강렬하게 저항했으나 그 결과는 참혹했다. 나무로 만든 돛단배만 보고살던 그 당시 서양의 철갑 증기선은 충격 그 자체였다. 양이(洋夷)의 존재를 애써 외면한다고 해도 그게 없는게 아니다. 우리가 직접 보지 않았다고 해서, 아니면 모른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없는게 아니다. 며칠전 당정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의 조속한 입법화에 의견을 함께했다. 이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크립토의 확산은 기존 금융권의 붕괴가 시간의 문제임을 잘 보여준다. 우리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든, 만들지 않든 세계적인 조류는 이미 탈중앙화를 전제로 한 가상화폐, 그중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청나라가 아편전쟁에서 패배하고, 조선이 굴욕을 당하고 에도 막부가 싸우지도 못한채 개항을 서두른 이유는 서구가 옳고 한국, 중국, 일본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다. 동도서기나 위정척사의 근본 정신은 나쁘거나 틀린게 아니지만 냉혹한 현실세계에서는 돛단배 가지고 제아무리 말장난을 해봐야 첨단 기술로 무장한 철갑 증기선을 이기지 못한다. 지금 이 지역에서 필요한 것도 바로 명확한 비전을 기반으로 한 세련된 기술이다. 정치적 구호나 이념적 편견은 전북을 더욱 나락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다. 구체적 해법을 가지고 가장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이가 민심을 얻을 수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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