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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용서(容恕)

자칭 ‘박중령’별명은 ‘반달곰’폭행에 잠안재우기는 기본이고 관절빼기에다 물고문 전기고문 칠성판고문까지 고문이라는 고문은 못하는 것이 없는 고문기술자 이근안(66·전 경기도경대공분실장). 그의 고문기술이 얼마나 교묘하고 악랄했으면 남영동(서울) 대공분실에 잡혀간 민주투사들이 ‘이근안’이라는 이름 석자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벌렁 했겠는가.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58)과 이씨의 악연은 지난 1985년 대공분실 취조실에서 시작됐다. 당시 민주화운동청년연합회(민청연) 의장이었던 김 장관은 집시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끌려가 이씨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된다. 속옷만 입힌 채 무릎을 꿇린 것은 다반사고 담요에 둘둘말아 물고문을 하는 등 20여일 동안 11차례나 혹독한 고문에 시달린 것이다.김 장관이 80년대 재야민주화운동의 표상이었으니 고문의 강도야 물어서 무엇하랴. 대공분실에서 풀려난 후 석달 반 동안 걸음을 제대로 못 걸었고, 대법원도 이같은 고문 사실을 인정해 ‘국가가 4천5백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1994년 10월)는 판결을 내렸을 정도니 이씨의 악독한 고문수법이야 보지 않았어도 미뤄 짐작이 간다.한데 세상 참 개떡같은 구석도 있다. 국가권력이 허가한 고문기술자 이근안은 민주투사를 조진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에서부터 청룡봉사상까지 상이라는 상은 모조리 휩쓸며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하늘이 무심치 않아 독재권력은 종말을 고하고 이씨는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11년 동안이나 도피생활을 하던 이씨는 결국 자수를 하여 7년형을 선고받고 지금 여주교도소에서 죄값을 치르고 있다.김 장관이 20년 전 자신을 모질게 고문했던 이씨를 면회하고 ‘용서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김 장관은 면회 전날 만감이 교차해서인지 거의 뜬눈으로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99년 이씨가 자수했을 당시만 해도 김 장관은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모욕적인 상황이어서 기억하고 싶지 않다”“용서라는 말을 하기가 힘들다. 군사독재의 하수인으로서 국민을 모독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은 적절치가 않다”고 말한 바 있다.악연의 끈을 끊어버린 김장관의 용서는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용서하라. 남도 용서하고 나도 용서하라. 그래야 업장이 소멸될 것이다.”백번을 들어도 지당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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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2.14 23:02

[오목대] 대화의 불문율

아마추어 무선사들은 전파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과 대화한다. 그런데 상대방에 대해서 우호적인 태도를 전제로 하는 이들에게도 해서는 안 될 대화내용이 있다. 금전적인 이익을 위한 대화와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인 대화는 금하도록 되어 있다.사람을 접하게 되면 나누게 되는 대화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전후해서 좀 더 각별해진다. 그동안 못 만났던 일가친지들과 밤이 새는 줄 모르고 그 동안의 이야기를 쏟아놓기 마련이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꼭 궂은 일이 더불어 오기 마련이다.경찰이 특별 방범활동을 벌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살인, 강도, 강간, 폭력, 절도 등 5대 범죄는 총 1만3천354건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범죄건수 1만7천563건에 비해 24% 줄어든 것이다. 교통사고는 연휴기간(7∼10일) 총 1천758건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교통사고 사망자(34명)와 부상자(2천113명)도 각각 35%, 61% 감소했다고 한다.이런 숫자들을 접하면서 적게 죽거나 다친다 해도 2천여 명이 넘는 것이 운명인데도 그리도 고향을 찾아 떠나고 싶을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우리 민족이 참 유별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그리고 설연휴 사건사고 중에서 화젯거리가 된 엽총살인사건이 재산관련 갈등이라는 보도를 접하면서 앞서 아마추어 무선사들의 금기사항이 연상되었다. 금전적인 갈등이 어찌 설날에만 유난할까마는 서로의 만남이 그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지만에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종교적인 문제 역시 이번 민족의 절기에 서로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정치적인 문제와 더불어 종교적인 문제는 신념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어서 다른 이들이 함부로 상관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성정(性情)은 살가움이 지나쳐서 다른 이들의 신념에까지 그 간섭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타인의 울타리를 넘는 이러한 행위들은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끝이 나기 마련이다.이런 속성상 설연휴 뿐아니라 평상시 대화에서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한 금해야 할 불문율(不文律)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아마추어 무선사들의 행동강령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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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2.12 23:02

[오목대] 소나무재선충

소나무처럼 우리 민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무는 없다. 우리의 선조들은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소나무와 함께 살았다. 솔가지를 꽂은 금줄로 새 생명의 탄생을 이웃에 알렸고, 죽을 때는 관재(棺材)로 소나무를 이용했다. 궁궐이나 서민들의 집을 짓는 목재도 소나무 였고, 솔잎이나 송진은 물론 말라죽은 솔가지는 땔감으로 썼다. 송화가루로는 과자를 만들어 먹었고, 송순으로는 술을 빚었다.선비들도 거처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함께 심어 그 절개와 충절및 기상을 사시사철 즐겼다. 소나무처럼 꿋꿋하고 대나무같이 곧은 졸개를 뜻하는 송죽지절(松竹之節)은 바로 선비정신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강인한 생명력까지 곁들여 소나무를 우리의 민족수(民族樹)라고 부르는 것이다.특별한 대접을 받는 소나무도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소나무가 천연기념물 제 103호인 충북 보은 속리산의 정이품송이다. 1464년 세조가 이곳을 행차할때 어가가 가지에 걸리자 나무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가마를 지나가게 했고 이에 감탄한 세조가 정이품 벼슬을 내렸다는 것이다.한때 산림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이 땅의 소나무숲은 솔잎혹파리를 비롯한 해충및 산불과 수종갱신등으로 현재는 39%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최근 몇년사이 소나무재선충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소나무숲이 이 땅에서 영영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재선충은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병해충보다 소나무에 치명적이다. 길이 1mm 남짓한 이 재선충은 소나무 조직속에서 급격하게 증식해 수액의 통로를 막고 독소를 분비하는데 일단 이 과정이 시작된 소나무는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때 전국을 휩쓸었던 솔잎혹파리에 의한 고사율이 3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소나무 에이즈’라는 말도 과장이 아닐 정도이다.지난 1988년 부산 동래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소나무재선충이 그뒤 10여년동안 그리 빠르게 번지지 않다가 2001년부터 급속히 확산되면서 지난해에 경북포항까지 북상해 산림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방제특별법을 제정하고 50만원의 신고보상금까지 지급할 정도로 확산을 막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자칫 우리의 푸른 국토를 완전 황폐화시킬 우려가 높은 소나무재선충 방제에 온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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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2.11 23:02

[오목대] 표현의 자유

자유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다가 건국헌법에 처음으로 자유라는 말이 쓰인 자유당 시절, 남의 코앞에다 주먹을 들이대고는 ‘안때렸으니까 내 자유’라고 농(弄)짓거리를 하던 적이 있다. 상대방이야 위협을 느껴 스트레스를 받든 말든 직접 때리지 않았으니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심보다. 느닷없이 자유라는 것을 맛보니까 모든 것을 내맘대로 하는 것이 자유인줄 알았지 남의 자유는 전혀 개의치 않은 무지의 소치에서 나온 농담이 아닌가 싶다.헌법에 보장된 자유는 언론출판의 자유(표현의 자유 포함)와 종교의 자유·양심의 자유·학문의 자유·집회결사의 자유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헌법이 자유를 보장한다고 해서 어느 한 쪽에만 무한정으로 특별히 보장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자유가 됐든 자유에는 누리는 만큼의 책임이 따르는 법이고, 만약 남의 자유와 충돌을 빚을 때는 법의 판단을 받을 수 밖에 없다.서울고법은 지난해 인터넷상에 주관적 목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실은 안티사이트를 폐쇄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가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받아야 하나 타인의 명예나 신용도 보호 받아야 할 중요한 권리”라며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 또한 지난해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 의무가 맞설때는 병역의 의무가 우선 한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를한 피고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서도 대다수 대법관은 “양심의 자유는 국가공동체 내에서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가능케하고, 다른 헌법적가치 및 국가의 법질서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일 하루를 담은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해 법원이 앞뒤 3개 다큐멘터리 장면을 삭제하라는 판결을 내려 ‘표현의 자유’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영화관계자들은 “상상과 허구가 본질인 영화에 대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예술창작에 대한 무지와 천박한 편견이 작용한탓”이라며 규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사회 일각에서는 “아무리 영화가 허구라지만 관객들은 가상의 세계와 현실을 넘나들며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며 “고인의 인격권이 침해될 수 있는 부분은 삭제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맞다더니 이래저래 사람사는 곳은 조용할 날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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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2.07 23:02

[오목대] 방송인의 전문성

‘남의 떡이 크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제 가진 것보다 남 가진 것이 좋아 보인다는 말이다. 하기는 수중에 넣은 것이야 그 가치를 따질 필요조차 없다. 언제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의 가치를 저울질해 볼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남의 물건이 당연히 좋아 보일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은 우리네 보편적인 성정(性情)아닌가 싶다.하지만 시간에 쫓겨 바삐 출발하려는 시내버스를 붙잡고, ‘이 차 어디 갑니까’하고 물어 보는 사람의 심사는 헤아리기 어렵다. 내 속내는 당신 알 바 아니고 당신 속내는 내가 좀 알아야 되겠다는 심사쯤 되지 않나 싶다. 이쯤 되면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아니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익숙해진 사람이다.이런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뚱뚱한 아나운서는 프로근성이 없다고 무질러 이야기하는 게 당연할 게다. 물론 기대대로만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아나운서로서의 자질을 모두 갖추고 그에 덧붙여서 몸매까지 아름답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살기 어렵다. 당연지사 조금씩은 아쉽고 부족한 면을 안고 살아간다. 이번에 화제가 된 아나운서의 몸매 역시 일부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쉬운 점일 수도 있지만 한국적 전통에서 보면 복스러운 맏며느리감이다. 사실 아나운서 한 사람을두고 그의 직업적 자질과 상관 없는 일로 논쟁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소모적이다.아나운서란 직업에서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을 그들의 목소리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프로다움이란 몸매가 아니라 정확한 한국 발음과 억양 그리고 품위 있는 표현 등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나운서를 대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에 역겨운 음색 등 아나운서로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특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건강치 못한 성대(聲帶)를 가진 방송인들이다. 성대결절 등으로 쉰 목소리를 내거나 발음 자체가 너무 빠르거나 콧소리가 너무 지나치게 섞이는 등 보편적이지 않은 음색과 발음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이들은 문제가 있다.시민들은 가냘픈 몸매보다 건강한 발음과 편안하고 포근한 음색에 관심을 두는 방송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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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2.05 23:02

[오목대] 입춘(立春)

오늘은 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이다. 24절기의 첫번째로 예전에는 입춘을 한해의 첫날로 삼았다. 농사채비도 이날부터 서둘렀다. 부인네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해 농사에 대비했다.입춘을 앞두고 이번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2∼3일 계속되고 순창 복흥에 70㎝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는 등 도내 서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지만 어제부터 눈도 그치고 강추위도 오늘부터 풀린다는 기상대의 예보이고 보면 어김없는 절서(節序)의 약속이다.박문재시인이 그의 시 ‘입춘 지나서’에서 ‘나무가지 끝마다/푸른 혈액이 감돌고’라고 표현한 것처럼 이제부터 얼음장 밑으로 봄의 숨결이 흐르고, 겨우내 메말랐던 가지에도 서서히 물이 오르게 될 것이다. 벌써 남녘으로 부터의 동백과 매화 화신도 들려오고 있다. 봄은 종종걸음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농가월령가의 정월령에서도 ‘정월은 맹춘이니 입춘·우수 절기로다/산충간에 빙설은 남았으나/평교광야에 운물이 변하도다’라고 자연의 변화를 일러준다.입춘이면 집의 대문이나 기둥등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붙이는 우리네 풍속이다. 입춘축(立春祝) 또는 춘련이라 부르는 이 글귀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을 비롯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망복래(開門萬福來)’ 등 집안의 행복과 평안,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을 대구(對句)로 붙였다. 그러나 현대의 도시인들에게는 이미 사라져버린 세시풍속이 돼버렸다. 아파트 공간에 입춘축을 써붙일 마땅한 장소도 없을 뿐아니라 입춘축을 쓸만한 서예솜씨를 가진 사람도 드물다.입춘이 지났다고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봄으로 향해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민들은 절기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하루가 다르게 치솟기만 하는 물가고등 각박한 생활여건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가 보수와 진보, 온건과 강경, 개발과 보전 등으로 나뉘어져 빚어지고 있는 갈등과 대립은 모든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새봄에 가져보는 희망과 기대가 실망과 좌절로 바뀌지 않는 올 한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2.04 23:02

[오목대] 관광지개발

국민소득의 점진적인 증가, 5일제 근무, 그리고 여가선호가 나타나 관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웰빙에 대한 관심도 앞으로 관광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켜줄 것이다. 이러한 경향에 맞추어 관광지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도 대부분의 시군들이 다양한 관광개발에 나서고 있다.그 동안 한국에서 관광지개발이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조단위의 돈이 투입된 남해안관광개발, 유교문화권개발, 백제문화권개발 등은 커다란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1980년대 대규모 관광개발이 이루어졌지만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북지역에도 수많은 관광지를 개발하였지만 현재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곳이 훨씬 많다.그만큼 관광개발이 어렵다. 사람들의 취향이 유행에 따라 크게 변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경제가 불황일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문화소비나 관광지출을 줄인다. 사고가 난다거나 이미지가 떨어지면 사람들은 썰물처럼 사라지고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서비스가 나쁘거나 또는 더 좋은 관광지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다.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사기업들은 관광개발에 아주 조심스럽다. 따라서 대부분 관광개발이 관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관주도로 이루어진 관광개발은 성공확률이 더욱 낮다. 대부분 관광자원, 미래의 방향 설정, 관광객의 방문가능성, 관광시설의 효율성, 프로그램, 서비스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없이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관광개발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이러한 관광개발에 대한 점검을 담당하는 전문가들도 관에서 요구한대로 결과를 제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서 보고서를 제출하면 다음에는 용역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당성조사가 대부분 형식적으로 관의 요구를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전문가나 사업가들도 관광개발이 사업에 도움이 되거나 용역을 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대체로 관이 요구하는 내용대로 분위기를 만들고 동참하는 경우가 많다.관의 요구에 그대로 따르는 전문가들의 반성도 필요하다. 국민혈세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 관이 주도하는 관광개발은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관광개발이 꼭 이루어져야만 한다면 꼭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거쳐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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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2.03 23:02

[오목대] 선물과 뇌물

“금년 설에는 선물을 주고 받읍시다”지난해 말 이해찬 총리가 ‘미풍양속 수준의 선물을 주고 받자’는 제안을 한 후, 재계는 물론 정·관계까지 선물 주고 받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데 국민들이 이같은 갑작스런 선물 주고 받기 운동에 약간은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정부가 부정부패 근절 차원에서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을 강력하게 펼쳐 선물이라면, 특히 보잘 것 없는 선물이라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던 터였기 때문이다.물론 설 선물 주고 받기 운동을 펼치는 것은 뇌물을 주고 받자는 것이 아니라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고자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선물 품목을 어느 것으로 정할 것인가,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가 고민거리다. 경기를 살리자는 취지니까 농축산물이나 생필품만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치품도 가능한 것인지, 또 어느 선까지가 선물이고 어느 선까지가 뇌물인지 도무지 오락가락한다.보통사람들은 뇌물을 줄때 뇌물이 아니라 선물이라고 편하게 생각하고, 받는 사람 또한 수고비나 감사에 대한 성의표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선물과 뇌물은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선물은 일반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형성돼있는 사이에 오고 가며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뇌물은 판결권과 강제력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케 할 목적으로 건넨다는 것이 사회의 통념이다.이같이 이론적으로는 선물과 뇌물의 성격이 엄연히 구분됨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를 가려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정도 친밀해야 친밀한 관계이며 정말 대가를 바라는지 안바라는지도 겉으로 보아서는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선물을 건네면서 전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이렇게 애매한 선물과 뇌물의 관계를 놓고 선물과 뇌물 모두를 죄악시해 온 그동안의 우리 선물문화가 부끄럽다. 꼭 정부가 나서 이번에는 경제가 어려우니 선물을 하시요, 이제는 경제가 회복됐으니 선물을 해서는 안돼요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재미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지인에게서 추석 촌지로 1백만원을 받은 어떤 차관은 옷을 벗고, 수백억씩 주무른 정치인은 세상을 활보하고 다니는 나라니까 할 말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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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2.02 23:02

[오목대] 거짓말

재미로 회자되는 거짓말들이 있다. 혼자 살겠다는 독신녀, 하나도 안아프다면서 주사놓는 간호사, 예뻐졌다는 여자들의 인사말, 마지막으로 한마디하겠다는 교장선생님, 너한테만 말한다는 비밀이야기,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 학교수업에 충실했다는 수석합격자, 당선되면 열심히 일하겠다는 국회의원, 단 한푼도 안받았다는 정치인 등등이 그것이다. 어디까지나 우스개 이야기지만 일정 부분 수긍이 간다.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상대방에게 이것을 믿게 하려고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하는 말이 거짓말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진실을 의도적으로 부인하는 것을 거짓말이라고 했다. 하긴 진실을 알고 있어야 거짓말도 가능한 법이다. 거짓말을 할 때 심리적인 갈등과 불안으로 인해 신체에 여러 가지 증후가 나타난다.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오르고, 식은땀이 흐르는 등의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웬만한 거짓말쟁이가 아니고서는 거짓말을 할 때 긴장하게 마련이고 긴장하면 이와 같은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것을 이용해서 거짓말탐기까지 나왔다. 이제는 아무리 표정과 행동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도 거짓말을 하려면 상당한 기술을 발휘해야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물론 거짓말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죽을 수 밖에 없는 환자에게 열심히 치료받으면 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는 선의의 거짓말, 남을 속여 자기의 유익을 도모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하는 사기성 거짓말, 남을 괴롭히고 망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는 악한 거짓말, 그리고 그저 장난삼아서 하는 농담도 하나의 거짓말이다. 남을 기쁘게 해줌으로써 자신의 이득을 노리는 아부성 거짓말도 있으며, 허세와 위장을 위해서 내뱉는 거짓말도 있다. 하지만 이유와 목적이 무엇이든 거짓말이 진실보다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무근의 거짓말이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서는 안된다. 괴문서와 괴소문도 그중 하나다. 문제는 진실의 확인이다. 사실무근이라는 주장이 또 다른 거짓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짓말이 정치적으로 조작, 이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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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5.02.01 23:02

[오목대] 도덕성

세상은 변하는 맛에 산다더니만 세상 참 변해도 많이 변했다. 과거 권위주의적 시절 같으면 힘깨나 쓰는 자리는 웬만한 배경갖고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으나, 요즘에는 날아다니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막강한 자리도 마다하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탈권력화현상은 참여정부 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근래만 해도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장관을 비롯 박봉흠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이병완 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 이미 교체 됐거나 후임을 인선 중에 있다.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가 “청와대가 꼭 쓰고 싶은 사람은 거절하는 경우가 많고, 이제 그만하겠다고 손들고 나오는 각료도 많아 정말 고민”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일신상의 이유, 특히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고사하거나 사의를 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강도 높은 업무와 엄격한 도덕성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시쳇말로 높은 자리 앉아봤자 목에 힘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잘못했다간 파렴치범으로 몰려 인생이 영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전윤철 감사원장이 지난 2002년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비리 의혹과 관련, 15억원대의 뇌물을 물리쳐 놓고도 고발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공무원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제234조 2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그러나 한화 부회장이 전 원장과 서울대 동기이고, 채권을 전달하려 한 계열사 사장도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인데 버럭 화를 내면서 내쳤다는 것은 전 원장의 도덕성을 단번에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게 하는 대목이다. 거꾸로 전 원장이 학교 친구를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했다면 우리 사회의 관행과 통념에 비춰볼 때 과연 몇 사람이나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을까 의문이 간다.도덕성이 높을수록 인간의 완성도도 높아진다. 그렇다고 인간에게서 신과 같은 지고지순의 도덕성을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다. 예수께서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던 군중을 향해 ‘죄없는 자가 치라’고 하자 모두 물러났다는 이야기는 인간역사가 계속되는 한 유효하다. 아무리 ‘법 만능시대’라고 하지만 아무데나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결국 자신도 걸려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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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31 23:02

[오목대] 얄팍한 상술

야산에 생취 한 마리를 풀어 놓았다. 그 생쥐를 얼마나 빨리 잡느냐 하는 시합이 벌어졌다. 첨단 장비와 대규모 요원을 동원한 정보기관에서 그 생쥐를 잡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그런데 장비도 빈약한 다른 정보기관에서는 나흘만에 그 생쥐를 잡아왔다. 비결은 다른 생쥐를 첩자로 훈련시켜서 잡으려는 생쥐의 위치를 쉽게 알아냈기 대문이었다. 그런데 세 번째 참가한 정보기관에서는 이틀도 되지 않아서 곰을 잡아왔다. 그리고 생쥐를 잡아 왔다고 주장했다. 놀라운 것은 잡혀온 곰이었다. 그 곰이 말하기를 ‘저는 쥐예요’라고 자백을 하는 것이 아닌가.돈과 장비가 갖추어져 있다면 소위 ‘정상적인’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이라크를 침공한 일방주의 미국이 포로를 다루는 잔학행위를 보면 꼭 이런 등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긴 하다. 생쥐를 잡는 두 번재 방법은 돈과 첨단 장비가 없더라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방법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생쥐와 생쥐끼리 서로를 감시하고 은밀히 고자질하게 만들어, 바람직하지 못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 물론 심각하기로는, 강압적인 고문으로 생쥐도 아닌 곰을 생쥐라고 만들어 놓은 경우가 될 것이다.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개인용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자사의 운영체제를 불법복제해 준 업자를 신고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한국에서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자끼리의 문제를 소비자를 끌어들여 해결해 보려는 얄팍한 상술이 돋보인다. 이런 방식은 대단히 쉽고 돈도 적게 들며 그 효율성은 매우 높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관심을 끌만하다. 하기는 이러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 믿기도 어렵다. 다만 이런 방식을 언제 써먹을 것인가 그 기회만을 저울질하고 있었다고 보아 틀리지 않을 것이다.불법복제품 사용자가 자신이 구입한 제품의 구입처를 제보하는 방식으로 불법복제를 막겠다는 발상은 위험천만하다. 우린 이미 교통법규 위반자를 신고하는 제도를 통해서 이러한 방식이 가져올 부작용을 충분히 경험했다. 따라서 판매자와 구입자의 틈새를 비집고 불신의 벽을 강화시키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판매전략은 대단히 비인도적인 상혼(商魂)에서 출발한 것이다.이번 기회에 마으크로소프트의 그늘에서 벗어나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로 그 대안을 삼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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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9 23:02

[오목대] 환경지수 122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오늘 발표될 예정인 2005년 환경지속성지수(ESI) 평가결과 우리나라가 세계 146개 국가중 122위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2002년 발표된 EPI지수에서 142개 국가중 136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할때 다소 순위는 올랐지만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환경정책이 아직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WEF가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학 연구소에 의뢰해 격년으로 조사 발표하는 ESI지수는 75개 요소를 근거로 산출한다. 75개 요소 가운데는 대기, 수질등 물리적 환경요인 외에 사회 정치적 환경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122위라는 순위가 한국의 현재 환경수준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우리의 환경여건 변화를 살펴보면 ESI지수 개념대로 우리의 환경분야가 ‘지속 가능성’에서 지속적으로 멀어져 온것을 알 수 있다. 현재는 물론 미래의 환경개선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1980년 이후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환경여건 변화는 도시의 급속한 팽창이다. 도시인구는 지난 84년 전체의 73%에서 2001년 88%로 증가했다. 2001년말 현재 4천2백만명이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이 가운데 46%가 서울·경기등 수도권지역에 몰려있다. 반면 농촌인구는 1984년 1천80만명에서 2001년에는 580만명으로 20년도 못돼 절반정도인 5백만명이 줄었다. 급격한 도시화에 따라 에너지소비량 중대, 폐기물 과다발생, 대기오염 악화등 수많은 환경문제가 야기됐다.국내 에너지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지속가능성 악화의 대표적 적신호다. 이에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증대와 개발허가 남발에서 비롯된 산림면적 축소등으로 한반도의 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세계평균 상승폭보다 더 크다는 것은 간과할 사안이 아니다.이같은 우리의 환경실태를 우리 정부가 아닌 국제기구에서 정확히 파악하고 우려해주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호나경부하(負荷)를 줄이려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환경을 후손에 물려주기 위해 정부는 물론 사회 구성원 각자의 노력과 반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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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8 23:02

[오목대] 광화문(光化門)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을 바꾼다고 한다. 그런데 그 현판 글씨가 전 박정희 대통령이 쓴 글씨라 논란이 되고 있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글씨가 아니었다면 정치적으로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을 것이다.광화문은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탔던 것을 대원군이 복원하면서 1865년 그 당시의 대서예가인 정학교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는 이 건물을 조선의 기운을 훼손하기 위해 동쪽으로 옮겨 버렸다. 이곳 현판은 6.25 때 광화문 문루와 함께 소실되었다.1968년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을 복원하면서 문루에 내건 현판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것이다. 이 현판을 조선 왕 중에서 가장 글씨를 잘 쓴 것으로 알려진 정조의 글씨로 새로운 현판을 만들어 오는 8월15일 교체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문화재청은 현재 현판은 왕실 정궁인 경복궁의 공간 성격과 맞지 않고, 19세기 중건 때 만든 원래 한자 현판과 달리 글씨 방향도 거꾸로 되어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전대통령 또는 그의 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한글현판이 글자체도 강퍅하고 원래 현판인 한자원형을 무시한 것이고 순서도 한자와 거꾸로 되었다며 교체를 환영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한나라당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정치적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닌지 또는 문화재청장이 현 노무현대통령에게 잘 보이려 의도도 있는지 모르겠다. 현 문화재청장이 노무현대통령을 만났고 그 때 정조의 이야기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합리적인 반대는 현재의 광화문이 경복궁 복원계획에 따라 헐리면 그 때 바꿔도 늦지 않는데 지금 바꿔서 정치적 논란만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정조가 광화문이라고 쓰지 않았는데 각각의 글자를 여기 저기에서 수집해 합친 것이 무리 아니냐는 주장이다.여러 의견들이 나름대로 타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화유산을 복원하려면 원래에 가깝게 복원해야한다는 기본 원칙이 있다. 따라서 박정희 전대통령이 제대로 복원했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도 경복궁 복원계획에 따라 광화문을 새로 지을 때 교체했더라면 훨씬 자연스럽게 일이 처리되었을 것이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것이 좋겠지만 일 처리과정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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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7 23:02

[오목대] '유비쿼터스'혁명

“얘야, 저 쪽 하늘에서 별이 움직이는데 저 별이 무슨 별이냐” “할아버지, 저것은 별이 아니라 인공위성이라는 거예요. 인간이 지구를 관측하기 위해 쏘아올린 인공위성이 지금 지구를 돌고 있는 겁니다” “에끼 이놈, 할아버지를 놀리긴…” 1960년대 초쯤, 어느 한적한 농촌 마당에 멍석을 깔고 저녁식사를 하던 할아버지와 손자가 움직이는 별을 보고 나누던 대화 한토막이다.좀 더 정확하게 짚어보면 첫 인공위성은 소련이 1957년 10월4일에, 두번째는 미국이 1958년 1월31일에 발사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신문이나 TV같은 대중매체를 구경하기도 힘든 시절이어서,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기 시작한지 몇 년이 흘렀어도 시골에서는 깜깜 무소식이었다. 이후 불과 40여년의 세월이 지난 요즘, 과학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여 인간은 문명의 이기 속에 푹빠져 살고 있다.인간은 마침내 산업화, 정보화, 지식화사회를 뛰어 넘어 유비쿼터스(ubiquitous) 혁명을 꿈꾸고 있다. 화장실문에 심어진 센서나 카메라를 통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이상이 있으면 센서나 홈로봇이 직접 119를 부르거나 주치의에 연락하여 원격진료를 받고 구급약을 공급받는다. 또한 돼지고기에 컴퓨터 칩을 심어 이 칩이 스스로 전자레인지의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 최적의 상태로 요리를 한다.꿈같은 이야기라고 콧방귀를 뀔지 모르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앞에 펼쳐질 실제상황이다. 이미 골프공에 추적 칩을 단 레이더 골프공이 개발됐고, 쇼핑수레가 통과만 하면 계산 OK, 주인이 오면 문열어주는 차, 비가 오면 자동으로 창문이 개폐되는 집까지 등장했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언제 어디서나’’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의 유비쿼터스 기술은 이제 더이상 꿈의 기술이 아닌 것이다.하지만 사람이 살기 편해진다고 마냥 좋아만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문명의 이기는 인간이 그에 대해 완벽한 통제력을 가질 수 없을 뿐아니라, 야누스와 같은 두 얼굴을 갖고 있어 언제든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문명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빼앗아 가 인간을 획일화하고 수단화하기 때문에 ‘인간성 상실’을 몰고 온다. 그렇다고 모두 다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으로 딱하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대화하던 그 시절 쯤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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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6 23:02

[오목대] 외유(外遊)

설연휴가 다가온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가 연휴기간이다. 그런데 주 5일제 근무를 생각하고 월요일과 금요일 2일간을 휴가로 쓰면 9일간의 휴일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런 정도의 연휴라면 세계 어디라도 다녀올 수 있다.아닌게 아니라 소득이 많아지고 생활형편이 좋아져서인지 해외여행이 봇물을 이루어 설날 연휴의 여행상품들이 모두 팔렸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해외여행과 유학, 의료서비스 등으로 해외로 흘러나간 돈이 무려 17조원에 달했는데 만약에 이 돈이 국내에서 회전되었다면 18만여명 실업자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여행 폭주를 비판할 것만은 아니지만 입맛이 씁쓸한 이야기다.가진자가 해외여행을 가겠다는데 뭐라고 말하랴마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 사정이 말이 아니라는데 껄끄러움이 있다. 부총리가 설날 연휴기간에 해외여행을 자제토록 했지만 결국 헛소리만 늘어놓은 우스운 꼴이 되었다.해외여행은 커녕 설을 지내기도 힘든 서민들에게 자칫, 가진 자에 대한 질시와 반부자 정서가 만연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가진자와 부자들을 질투하기 보다는 부러워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맞을거다. 또한 부자들 또한 부자다워야하고 사회분위기에 걸맞아야 한다.최근 미국 대통형 취임식에 무더기로 참가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미국 대통령 얼굴도 안보이는 먼발치에 서서 덜덜 떨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난 연말에 국회의원들이 무더기로 외유를 떠나더니 연초부터 너도나도 외국으로 다시 나가고 있다. 게다가 부인이나 자식들을 대동하고 국민의 혈세를 축내며 관광위주의 외유일정을 가졌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의원들의 잘못된 외유가 눈총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저래가지고 무슨 새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보다 못한 한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잘못된 외유관행을 없애기 위해 의원외교규정 개정안을 다시 낼 계획이다. 지난해 제출한 개정안에 대해서 국회가 묵묵무답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바로잡지 못하는 한심한 집단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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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5 23:02

[오목대] 깃발의 상징성

미국 엘에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성조기이다. 물론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가 어느 나라인들 없을까 보냐마는 그래도 이건 좀 심하다 싶다. 국기를 게양해야 하는 기관인 관공서는 물론이고 일반 상점들에서도 성조기는 자주 볼수 있는 깃발이다. 신품 자동차를 수백 대 질열해 놓고 파는 자동차 판매상에서부터 조그만 음식점이나 가구점 등에도 성조기는 걸려 있다.이런 미국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깃발의 상징성을 떠올리게 된다. 깃발은 음악과 더불어서 선동성이 아주 강하다. 음악은 청각적인 자극을 통해서 군중의 마음을 움직인다. 소리의 특성상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지 못하는 수단이 음악이라면 깃발은 이러한 제약을 뛰어 넘는다. 먼 거리에서도 깃발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이런 깃발의 특성은 군중의 일체감을 끌어내는 아주 강력한 도구로 작용한다. 청마 유치환은 그의 시대에서 깃발을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 표현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깃발의 또 다른 특성은 단순성에 있다. 특정 색깔과 단순한 상징물만으로도 그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을 설득시키는 데는 논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다수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논리적 설득보다 강렬한 상징성이 훨씬 설득력을 강하게 갖는다.이런 의미에서 미국사회에서 즐겨 게양하는 국기의 의미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미국은 단일민족이 아니다. 문화적 배경이 각기 다른 민족들이 뭉쳐서 하나의 연합체를 형성한 나라에 속한다. 소비에트 연방으로 불리던 소련이 바로 그런 경우에 속한다. 이 소련은 결국 이 연합체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고 러시아와 다른 여러 민족국가로 갈라져 나갔다. 그 러시아에서 국기를 그토록 열심히 내 건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미국과 소련의 차이 중 하나는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이라고 할 만도 하다.어울리지 않게 큰 성조기를 내건 가구점을 바로 보면서 문득 영화 “깊고 푸른 밤”이 생각났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백호빈(안성기 분)은 제인(장미희 분)과 위장결혼을 하지만 이민국 직원에게 들통이 난다, 미리 연습해 둔 미국 국가를 열창하면서 이 위기를 모면해 나가는 장면은 성조기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연상하게 한다.강한 부정은 긍정을 의미한다고 했던가. 미국인들이 국기에 집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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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4 23:02

[오목대] 단체장 정당 공천제

기초자치단체장은 정치인인가 행정가인가, 이에 대한 답을 딱 부러지게 하기는 곤란하다. 선거를 통해 당선될 때까지의 과정을 보면 정치인인데 당선후 수행해야 할 의무는 행정가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초자치단체장은 주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지방행정에 대해 정치적인 명운을 걸고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반은 정치인이요 반은 행정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문제가 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정당정치의 역사가 깊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단체장을 선출할 때 지방의원중에서 호선을 하거나 간접선거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직접선거를 실시하는 우리와 선거방식이 크게 다르다. 단순비교를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이웃 일본에서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무소속후보의 단체장 당선률(2000년)이 무려 95%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정당공천이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지방자치제가 오래 전에 정착된 미국은 통일된 지방선거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주마다 주법에 따라 지방선거를 실시하고 있다. 78.8%는 정당공천을 배제하고 있고 21.2%는 정당참여를 허용하고 있다.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문제가 또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정당공천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만약 공천을 배제하는 선심행정이 남발되고 정당이 할일이 없게 된다고 강변한다. 이에 반해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지역살림을 할 일꾼을 뽑는데 인물과 무관하게 정당에 의해 좌지우지되면 지방행정이 정치적도구로 전락하게 된다며 성토하고 있다.각자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정당공천찬성측의 논리는 궁색해 보인다. 지금 우리나라 정당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민주정당이 아니라 지역으로 나뉜 지역정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그렇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정치풍토에서 정당공천을 계속 고집한다면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는 언제 꽃을 피우게 될지 막막하다.마침 임채정 열린우리당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기초단체장 공천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정당공천배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을 해 모처럼 정치권이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이번에는 꼭 다수국민의 뜻으로 받들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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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2 23:02

[오목대] '세계 물리(物理)의 해'

과학사(科學史)에서는 놀랄만한 연구업적이 발표되는 등 두드러진 해를 ‘기적의 해’로 부른다. 1905년이 바로 이런 해였다. ‘역대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05년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에 물리학사에 길이 남을 세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던 것이다.첫번째 논문은 빛이 파동인 동시에 여러 종류의 에너지를 가진 알맹이(광양자)로 이뤄졌다는 ‘광양자설’이다. 두번째는 물질분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브라운운동 이론’이다. 세번째가 E= 으로 집약되는 ‘특수 상대성이론’이다. 시간, 공간, 중력에 대한 기존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이론이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아무리 작은 질량(m)도 빛의 속도(C)의 제곱에 곱해지기 때문에 엄청난 에너지(E)로 전환될 수 있다. 원자력 에너지도 이 이론으로 설명이 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은 물질과 과학의 차원을 떠나 인류문화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올해가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이 발표된지 꼭 1백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지난 1955년 아인슈타인이 76세의 나이로 사망한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UN은 ‘국제순응용물리연맹(IUPAP)의 요청으로 올해를 ‘세계 물리(物理)의 해’로 정했다. 각국은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늘 서울에서 ‘물리의 해’로 선포식을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빛의 축제(4월 19일) 물리영재 선발(3월), 아인슈타인 전시회(7월 1일부터), 각종 학술회의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다.새삼 물리학이라는 순수과학의 대표적 분야가 일반대중의 관심을 끌게 됐다. 하지만 이같은 행사들이 자칫 반짝 이벤트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 없지 않다. 현재 우리의 심각한 이공계 기피현상을 보면 이러한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저변에는 과학기술 접근은 어렵기만 할 뿐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장래에 대한 보장을 담보받을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널리 깔려 있다.우수인력이 과학을 멀리하면 국가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기술인력의 개발성과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을 이룩하는 사이클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리의 해’를 맞아 이공계 활성화를 위한 국가적인 특단의 대책과 사회적으로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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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1.21 23:02

[오목대] 브랜드 시대

삼성전자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전세계가 놀라고 있다. 영국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4일자에서 "삼성은 첨단기술과 현명한 브랜드 마케팅이 결합하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보도했다.싸구려 가전제품 업체였던 삼성이 불과 10여 년 만에 디지털 융합시대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1년 동안에 무려 100억달러라는 이익을 거두어 세계 최고의 대기업으로 성장하였음을 보여주었다. 일본의 10대 전자 대기업들의 이익을 모두 합쳐도 그 반절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성공은 놀랍다. 삼성의 쿨하고 미래지향적인 브랜드 전략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끊임없는 반도체개발과 기술융합 그리고 과감한 추진전략이 밑받침되어 가능한 일이었지만 브랜드전략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브랜드는 기업이 지닌 상표명, 분위기, 디자인 등을 총괄한 것이다. 브랜드는 상표, 기호, 디자인, 레터링 등의 브랜드 마크로 구체화되며 조직의 구성과 행동과 전략, 마케팅의 전략, 그리고 미래의 비젼과 전략에 스며들어 작동하게 된다. 즉, 브랜드란 단순히 브랜드 마크로 표현된 것뿐만 아니라 그 기업의 소프트한 모든 것들 나아가 하드한 모든 것들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가 보통 브랜드라고 하는 것은 브랜드명으로 상표이다. 상표는 넓은 브랜드가 집약적으로 표현된 이름이다. 제품에 브랜드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그것을 경쟁 상대의 제품과 명확히 구별하여 소비자가 쉽게 기억하고 소비자가 상표를 매개로 브랜드에 계속 집착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좋은 브랜드는 소비자의 호의적인 감정을 그 상표와 쉽게 연계하여주며, 이를 통해 반복적으로 구매하고 호감을 지속적으로 갖게 해준다.사전에 확인할 수 없는 제품이나 장소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브랜드이름만 보고 구매하거나 방문하여야하기 때문이다. 지역도 시대를 선도하는 브랜드전략을 세워 집행해야할 시기가 왔다. 삼성이 디지털 융합시대에 알맞게 여러 디지털 영역에서 깔끔한 디자인과 혁신적 제품을 효율적인 브랜드 전략으로 포장하여 성공을 거둔 것처럼 지역도 지역의 이미지와 제품과 산업을 고려한 효율적인 브랜드 전략을 통해 활성화시킬 수 있어야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1.20 23:02

[오목대] 수입 농산물

중국산 꽃게와 복어에서 납과 쇠조각이 발견돼 국민들이 아연실색을 한 적이 있다. 나라의 체면이 걸려있는 국제 무역거래를 하면서 고기 중량 좀 늘려보자고 납이나 쇠를 고기뱃속에 집어넣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속이는 방법이 무식해서 그렇지 인체에 치명적인 약품을 쳐서 감쪽같이 속이는 것보다는 낫다. 상품의 때깔을 내거나 장기간 보관을 위해 농약이나 방부제를 과다사용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덜 지능적이라는 말이다.우리 식탁이 질 낮은 수입농산물의 ‘무차별 공세’에 노출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구나 수입 농산물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상술이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돼가고 있어 소비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평소 수입농산물에 명절 때만은 차례상에 우리농산물을 올려놓으려고 잔뜩 신경을 쓴다. 그래서 명절이 가까워지면 신문지상에 어김없이 ‘우리농산물 고르는 법’이 기획취재로 실린다.“마른 고추는 꼭지가 붙어있고 몸통이 둥글어야 국산이고 꼭지가 없고 몸통이 납작하면 외국산이다. 마늘은 수염뿌리가 붙어있고 면이 각져있으면서 뾰족해야 국산이고 수염뿌리가 없고 면이 둥글둥글하면 외국산이다. 호두는 흔들어 소리가 나지 않아야 국산이고 잣은 씨눈이 붙어있지 않고 윤기가 있어야 국산이다. 또 조기는 머리에 다이아몬드 표시가 있고 배부분에 선명한 줄이 있어야 국산이고 쇠고기는 기름기가 촘촘히 배어있고 너무 붉은색을 띠지 않아야 한우다.”우리농산물 식별 요령을 읽고 또 읽어서 이 정도면 웬만큼 알겠다 싶어서 시장에 나가보면 도로 마찬가지다. 집에서 숙지한 식별 요령이 오락가락 하는데다 아무리 살펴봐도 국산이나 외국산이 엇비슷하다. 심지어 전문가가 이게 국산이고 저게 외국산이요라고 해도 헷갈리기는 매한가지다. 그나마 원산지 표시마저 없다면 영락없이 둘리고 말 것이다.그러나 어쩔 것인가. 외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꼴 보기싫으니 외국농산물 수입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미 봇물은 터져 전국이 온통 수입농산물로 뒤덮여있는 것을. 한데 억울한 것은 외국농산물 수입덕분에 수출해서 돈많이 번 사람들은 어떻게든 우리농산물을 사먹고 외국농산물 때문에 다 죽게된 농민들은 외국농산물을 먹게 된다는 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1.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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