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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小貪大失

요즈음 화물연대의 파업이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대단했다. 그 결과 파업기간인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의 하루 평균 수출액은 1억2천4백만달러로, 하루 평균 6천9백만 달러씩 수출액이 줄어들면서 5일동안 3억4천5백만달러의 수출차질이 발생했다 한다.이런 문제에 대한 국회의 추궁에 어떤 장관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런 답변이 시원스럽다는 느낌은 주지만 이번처럼 일이 터진 다음에 봉합하는 식의 일처리는 반복된다는 점에서 답답한 생각을 금할 길이 없다.이런 과정에서 고개를 드는 의문 하나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따르는 책임자 문책이 과연 앞으로의 제도와 정책운용 방향에 도움을 주기나 하는가 하는 점이다. 내용이나 분야는 다르지만 매번 유사한 성격의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서는 책임자 문책이 업무개선과 별다른 관련이 없지 않나 싶다. 때로는 장관이 책임질 일을 주무부서 담당자가 뒤집어 쓰거나 반대로 주무부서 담당자가 책임져야 할 일을 장관이 물러나는 선에서 처리하는 비능률을 보곤 한다.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을 처음엔 매우 사소하고 작은 일로 여기고 지나친다는 점이다. 좀더 일찍 해당 부서 실무자가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버릴 수가 없다.이런 와중에 '이번 화물연대 파업사태는 물류·유통 분야가 전근대적인 구조속에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며 '언제 터져도 한번은 터질 수 밖에 없던 사안'이라는 노동부장관의 발언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한다.장관의 이런 인식은 이번 물류대란이 피할 수 없었던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국민경제에 가져다 줄 파괴력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지 않나 싶다. 또한 언론과 국민들에게 자극적으로 호소하지 않으면 제도개선이 어렵다는 인식을 보는 것 같아서 대단히 실망스럽다.이번 물류대란은 화물수송구조와 그 비용에 대한 문제를 정부가 소홀히 다룬 결과로 받은 자업자득이다.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에 지나치게 인색하거나 왜곡된 구조를 초기부터 바로 잡지 못한 댓가 치고는 너무 혹독한,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전형이 아닌가 싶어 너무 아쉽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17 23:02

[오목대] 뇌물

정치인들이 뇌물과 관련, 사법처리 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늘상 있어왔던 일이지만 참여정부도 예외는 아닌듯 하다. 도내출신 중에도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을 지낸 사람에 이어,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민주당 최고위원이 나라종금사건과 관련 구속됐다. 또 국회의원 한 사람도 석탄납품 청탁과 관련 사법처리 단계에 놓여 있다.이들 정치인의 구속을 여당내 갈등이나 신당창당과 관계짓기도 한다. 또 새정부 들어 개혁의 표적이 되었던 검찰이 성역없이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리고 최근에는 도내 유력 자치단체장이 월드컵 휘장사건과 관련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평소 청렴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의외라는 사람이 많은듯 하다. 본인이야 물론 펄쩍 뛰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일을 어찌 아랴. 어쨌든 뇌물은 동서고금 어디에도 있었다. 영국에서는 이미 1526년부터 기름칠(Grease)이라는 단어가 뇌물의 의미로 쓰였다. 근대 철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프랜시스 베이컨 같은 사람도 뇌물과 관련이 깊다. 정치가로도 명성을 날려 검찰총장과 대법관까지 올랐으나 크고 작은 뇌물사건에 휘말려 결국 모든 공직에서 추방되는 수모를 당했던 것이다. 그가 받은 뇌물은 당시 일용직 노무자 연간수입의 2천배에 달하는 규모였다고 한다. 16년간 총리를 지내며 독일통일의 초석을 다진 헬무트 콜도 뇌물스캔들로 씁쓸한 뒤끝을 남겼다.법치 보다는 인치(人治)가 더 기승을 부리는 중국에서도 헤이진(黑金·검은돈)이면 통하지 않는게 없을 정도다. 비교적 깨끗하다는 대만도 지난해 천수이 벤 총통이 검은돈으로 상징 되는 금권-폭력정치를 추방하겠다고 나서자 증시가 요동을 쳐 금융위기설까지 번지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때 로비수단으로 뇌물(bribes) 술(booze) 여자(broads) 등 3B가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다. 요즘에는 여기에 골프가 필수로 낀다. 떡값, 촌지 등의 점잖은 표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뇌물은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허리를 더욱 굽게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16 23:02

[오목대] 험난한 문화분권

노무현정부의 분권노력이 생각보다 미진하다. 지난번 의정부 보궐선거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행정수도 이전은 지방분권의 가시적인 약속인데 벌써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셈이다. 중앙의 언론이나, 중앙의 지식인들 그리고 정부기관들도 분권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문화관광부의 예를 들어보자.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4월16일 문화행정혁신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산하에 민간자율추진팀, 지방분권추진팀, 행정수도문화기획팀 등을 실무추진팀으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지방분권추진팀은 지역문화예술위원회 설립 등 중앙정부의 각종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창동장관이 문화의 지방분권화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 2000년의 고질적인 중앙집중적 사고와 문화활동을 고치기에는 문화분권팀의 위상이 너무 초라하다. 분권위원회는 예술, 대중예술, 문화산업뿐만 아니라 방송, 언론, 교과서 등의 정신영역 전체를 분권시각에서 점검하고 혁신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문광부 안은 몇가지 정책이양과 지역문화활성화로 분권을 한정시키고 있다. 또한 문화행정혁신위원회의 위원 모두(문화관광부차관 등 직원, 문화관광정책개발원장, 민예총기획실장, 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가 서울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위원이 문화분권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들이 국립문화기관들의 지방분산에 적극적으로 헌신할 수 있을까? 그들이 문화관광부의 권한, 재정, 인력, 산하기관을 대폭 지방으로 넘겨주도록 할 수 있을까? 그러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문예진흥원도 마찬가지다. 문화관광부장관이 4월 30일 임명한 7명의 이사들이 모두 서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방송위원회도 마찬가지다. 9명 모두 서울사람들이다. 지방방송이 중앙방송의 식민지체제가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 방송체제는 지방분권, 지역혁신, 문화분권에 역행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중앙프로그램 릴레이 방송, 지역프로그램 빈약 등). 서울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걱정된다. 서울사람이라서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분권은 지방의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절박하게 느끼고 더 잘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15 23:02

[오목대] '에이즈 포비아'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는 현대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만큼 공포의 대상이면서도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에이즈의 예방과 퇴치에 큰 걸림돌이다. 병원에서 에이즈감염인이란 이유로 치료를 거부당하는 경우도 있고 배우자나 가족으로부터 버림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감염인들은 이러한 편견과 차별이 두려워 에이즈치료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적지 않다.그런데 정작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것은'에이즈포비아'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근거없는 두려움이나 감염경로에 대한 부정확한 지식때문에 그 질환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에이즈포비아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았음에도 에이즈 걱정을 하는것으로 임상적인 우울증, 불안장애, 심각한 죄책감, 공포증등의 증후를 보인다는 것이다.속직히 말해서 성인 남녀, 특히 남성의 경우 에이즈에 대한'박연한 불안감'같은것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것이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조사결과'국내 성인남성 78%가 외도를 경험한것'으로 나타날정도라면 에이즈가 문란한 성문화와 밀접한 관계가있다는 상식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에이즈는 혈액·정액·질분비액등이 주된 감염이므로 상처를 통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적인 공중이용시설등에서 감염되지는 않는다. 자신만 깨끗하다면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심지어 공포증세까지 보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노인층의 에이즈 감염률이 높아진다거나 우리사회의 문란한 성의식이 에이즈확산의 한 요인이 된다는 예방협회의 보고가 있긴 하다. 실제로 지난 3월말 현재 국내 에이즈 감염자수는 2천1백22명(국립보건원 집계)에 달한다고 한다. 금년들어 1백15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확산되었으며 21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한 번 걸리면'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에이즈는 공포의 대상인것만은 분명하다.보건당국의 허술한 혈액관리체계 때문에 수혈받은 10대 여성등 2명이 또 에이즈에 감염된것으로 밝혀졌다한다. 수혈에 의한 감염은 모두 12명으로 지난 1995년이후 8년만의 사고다. 백신개발이 한창이고 언젠가는 극복될 수 있다는 의학계의 다짐이긴하지만 에이즈는 현재로선 예방이 최선이다. 그 체계가 허술해 날벼락을 맞는 일이 생겼으니 당사자들로선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에이즈포비아가 되는 이유를 알만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14 23:02

[오목대] '콜렉터'

우리 삶 속에서 때로 영화적이라고 일컬어질만큼 황당한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이 상식적이든 비상식적이든 가상(假想)의 현실이 진짜 현실로 다가올때 받는 정서적 충격의 파장은 매우 크다.엊그제 서울의 30대 엘리트 벤처회사 직원이 저지른 '여중생 납치감금 사건'도 그런 범주다.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이 젊은이는 A4용지 10매에 달하는 '사육계획서'를 작성한 후 열두살짜리 여중생을 납치하여 '내 이상형의 여자로 키워 결혼할 계획' 아래 범행을 저질렀다 한다. 납치 이틀후 그 여중생이 극적으로 탈출하여 덜미가 잡혔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영화 '콜렉터'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두렵다.영국 작가 존 파울즈가 1963년에 발표한 소설 '콜렉터'는 나비 채집가인 한 남자가 나비를 채집하듯 한 여대생을 자기집 지하실로 납치감금해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65년 영화로 제작돼 국내에 소개된바도 있다. 이 소설은 편집광적인 외톨이 곤출 채집가의 사랑과 소유라는 지극히 평범한 명제를 다루고 있지만 범행 과정을 인간심리의 내면을 통해 묘사하면서'사랑의 감정에는 파격성과 맹목성이 따른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이번에 범행을 저지른 젊은이가'콜랙터'를 모방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감금한 여중생의 손목에는 수갑을 채우고 비명을 지르지 못하도록 테이프를 얼굴에 붙힌 상황등은 영화속의 한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 결국'영화적 사건이 현실 세계에서 재연돼 충격을 안겨준 것이다.지난 90년에 만들어진 한 외국영화에서도 비슷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한 남자가 여자를 납치한다. 이 여자는 처음엔'당신을 결코 사랑하지 않을꺼야. 절대로'라고 절규한다. 그러나 결국 최후의 순간에는 그를 받아 들이고 만다. 남자와 여자의 운명적 만남이 공포와 모멸감을 거쳐 연민의 정으로 발전해 사랑으로 매듭지어지는 과정이 그야말로 영화적이다.경찰은 이 젊은이의 범행을 일종의 과대망상 증상으로 보고 정신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한다. 그러나 주위의 평가로는 지극히 정상적인 삶을 살아온 평범한 샐러리맨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런 그가 상식을 벗어난 엽기적 범죄를 저지르게 한 동인(動因)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우리사회의 인간소외, 사랑과 생명의 가치에 대한 몰이해, 문화환경의 변화등을 두루 생각케 하는 사건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13 23:02

[오목대] 신당 창당 논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여권의 신당 창당 논의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민주당 신·구주류의 권력투쟁 양상으로까지 비춰진 신당 창당 논의는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어버이날을 맞아 5백만명의 국민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4대 잡초정치인론'을 제기함으로써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다시말해 그동안 신당에 관한 한 말을 아끼던 노대통령이 창당 논의가 한창인 시점에서 잡초정치인의 유형을 제시한 것은, 적어도 이같은 유형의 정치인들은 털고가겠다는 메세지가 담긴 것으로 확대 해석할수도 있다. 다시 말을 바꾸면 노대통령이 지적한 4대 잡초정치인, 즉 사리사욕과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인물, 반 개혁적 인물, 그리고 지역주의와 정략적 안보를 이용한 인물이 아니면 모두 함께 갈수도 있다는 추측 또한 가능하다.그러나 현실정치에서 4대 잡초정치인의 범주에 들지 않는 정치인이 몇이나 될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솔직히 말해 질곡의 시대를 함께 살아온 그들이 '나는 깨끗하다'고 강변한다고 해서 그 말에 동의해줄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것인가 의구심이 든다는 말이다. 또한 새로운 것은 선이요, 옛것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도 쉽게 수긍하기 힘들 뿐 아니라, 한뿌리에서 나온 가지가 서로 네가 잘려야 한다고 우겨대는 모양도 결코 곱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리고 정당은 이념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정치적 결사체라고 하지만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 이 시대에 코드가 같은 사람들 끼리만 뭉친다면, 반대 의견은 무슨 방법으로 수렴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지금 민주당이 중대 기로에 서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개혁신당'이든 '개혁적 통합신당'이든 '통합신당'이든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정치현실은 녹녹치가 않기 때문이다. 3김시대와 함께 지역할거주의 정치를 마감해야 하고, 소모적인 좌우 이념논쟁도 끝내야 되겠는데, 유권자들은 숫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여기서 한가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민주당의 신당 창당이 한나라당과 함께 큰 틀 속에서 이뤄져야지 민주당만의 원맨쇼가 돼서는 작은 명분에 큰 실리를 내주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점이다. 아직 한국정치는 지역주의에서 결코 자유롭지가 않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12 23:02

[오목대] 公人의 말투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는 첫만남에서부터 상대방에 대한 느낌을 갖기 마련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첫인상은 이어지는 만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런 첫인상이 실제 상대방의 본모습과 일치하지 않을 때도 많다. 선입견이란 단어가 엄존하는 것처럼 우리는 소위 잘못된 정보로 사람들을 재단하기도 하는 것이다.이런 상대방에 대한 인상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우리가 상대방에 대한 평가 내지 저울질을 하는 잣대 중의 하나는 외모일 것이다. 그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는 그 사람의 수준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 얼마전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원 선서를 하는 자리에 평상복 차림으로 나와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영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옷차림과 소품 등이 시각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이라 한다면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돈만 들고 가면 옷과 거기에 어울리는 소품까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돈으로 신분을 위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첫인상을 결정하는 데는 시각적인 요인과 더불어 청각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이 청각적인 요인이 바로 말투라고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투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는다. 고향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말이라도 표현하는 요령에 따라서 학식까지도 가늠한다.요즘 노무현 정부에서 나오는 표현들 중에 유난히 외국어가 많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공직사회 개혁 로드맵, 공직인사시스템의 전(佺) 분야에 포괄하는 9대 인사개혁 아젠다”등이 그 한 사례다. '로드맵'대신 '이정표', '아젠다'대신 '과제'라고 해도 생각이 전달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으련만 굳이 일상적이지도 않은 외국어를 들이미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학식을 알아주지 않을까 봐서 그럴 리는 만무하다고 본다. 아마도 부지불시간에 사적인, 그리고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쓰던 표현이 걸러지지 않아서 불쑥 튀어나온 말로 이해해 본다.그렇더라도 공인(公人)이라면 자신이 쓰는 말이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한 번쯤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외래어 속에서 우리말을 지키기에도 벅찬 형국이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10 23:02

[오목대] 발효산업

우리의 선조들은 간장 맛이 좋아야 제대로 음식 맛을 낼 수 있다고 하여 간장을 최고의 조미료로 꼽았다. 이처럼 음식 맛을 내는데 빠질 수 없는 간장은 곰팡이를 이용하여 제조하는 발효식품이다.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장담그기가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삼국사기'에 7세기 왕실에서 왕비를 맞을때 납폐(納幣)품목에 간장과 된장이 들어있다는 기록이 있고, 또 대두류(大豆類)가 2천년전에 한국에 전래되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무렵부터 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고추장은 조선후기 고추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제조된 것으로 보인다.또 다른 발효식품으로는 술, 화학조미료, 항생제 등을 들수 있다. 당류(糖類)를 미생물을 이용하여 발효시켜 알코올 등을 대량생산하는 발효산업은 1910년대에 이루어졌다. 1920년대에는 항생제 발효산업이 발달되었으며, 1950년대 부터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산 조미료가 개발된데 이어 핵산조미료도 개발되었다. 1960∼1980년대에는 유기산공업이 발전하며 발효공업이 전성기를 맞았다. 1980년대 부터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도입되며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되었다.그동안 공업개발에서 뒤지면서 상대적으로 청정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전북지역은 역설적으로 발효산업에 최적의 여건을 갖추게 되었다. 순창 고추장, 임실 치즈, 곰소 젓갈 등 전통발효산업에서 부터 전국 최대 맥주 생산능력을 가진 하이트맥주와 국내 최대규모 주정공장인 두산주류BG, 세계 3대 발효전문 기업인 대상(주)군산공장, 의약품 생산공장인 LGCI 등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발효산업까지 1백26개 업체가 현재 가동중인 사실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전북도가 이같은 풍부한 발효산업 기반을 생명공학과 접목시켜 세계적인 발효산업의 거점으로 가꾸기 위한 사업을 펼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올부터 2010년까지 총 4백50억원을 투입하여 연구기반 구축과 세계화 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이를 위해 오는 10월24일부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20개국이 참가하는 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생물·생명산업은 정보산업과 더불어 21세기 가장 유망한 첨단기술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특성에 맞는 발효산업 육성을 계기로 전북에 생물·생명산업의 메카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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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5.09 23:02

[오목대] 메세나(예술후원)

갈수록 직접 광고의 효과가 줄어든다고 한다. 광고가 넘쳐나기 때문에 광고를 보면 그저 무심히 지나쳐 버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소비자의 주목을 끌기 위해 광고 대신 이벤트 등을 통한 기사거리 만들기가 유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직접 광고보다 기사를 통한 홍보를 더 잘 기억한다고 한다. 광고는 과대포장을 할 거라고 생각하여 불신하지만 기사는 제3자인 기자가 가치가 있어 선택하여 취재한 것으로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회사는 또한 간접적 광고효과를 누리기 위해 메세나(예술후원)를 많이 활용한다. 특정 공연이나 예술행사를 지원함으로써 이를 관람하는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여를 위해 예술후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케팅의 수단으로 예술후원을 하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지역의 기업들도 지역시장을 면밀히 파악하여 메세나를 마케팅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많다.메세나는 로마시대의 문예보호운동에 전력했던 가이우스 마에케나스의 이름을 프랑스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현재는 스포츠나 공익사업 지원도 메세나로 불린다. 소비자가 까다로워져 갈수록 소비자의 취향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회사나 상품의 이미지를 각인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박세리나 박지은이 회사 이름을 모자나 옷에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메세나의 일종이다. 이러한 스포츠 메세나는 마케팅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이제 예술지원도 마케팅의 관점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다라서 회사들이 말은 않지만 예술후원이 이미지 상승을 통해 어떻게든 회사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연이나 전시에 직간접적으로 후원회사가 노출되도록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이러한 경향으로 후원회사에 홍보효과가 돌아가도록 후원을 받은 단체가 열심히 노력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전북지역 예술단체나 기획자도 후원금을 준 회사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고민해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동시에 회사들도 단순히 최고경영자의 취향이나 인맥을 따라 지원하던 경향을 벗어나 회사의 이미지와 마케팅 포지션을 고려하여 도움이 되는 장르를 고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 도움이 되는 방식이야말로 장기간의 메세나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5.08 23:02

[오목대] 이석씨와 전주

조선로 26대 고종(高宗)임금과 귀인 장씨 사이에 셋째 아들로 태어난 분이 의왕(儀旺) 이강(이綱: 1877∼1955)공이다. 조선로 마지막 임금인 순종(純宗)의 이복동생이고 영친왕(英親王) 이은(이垠)공의 이복 형이 된다. 조선왕조실록은 의왕이 17세가 되던 1893년 9월 김사준의 딸을 맞아 가례를 올렸으며 슬하에 우와 건 두 아들을 두었다고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실록과 달리 의왕은 의친왕으로 더 알려져 있으며 정비(正妃)를 포함해서 모두 7명의 부인과 혼례를 올려 슬하에 13남9녀를 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00년에 미국에 유학한후 귀국(1965년) 후에는 적십자 총재를 맡기도 했으나 1910년 한일합방후 나라를 빼앗긴 울분을 방탕한 생활도 풀어 항간에 파락호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여럿의 아내, 스물두명이나 되는 자녀는 이처럼 절제되지 않은 왕성유습의 결과로 보인다.그러나 그실 의친왕은 창일독립투사들을 비밀리에 돕는 등 일제에 합리한 퇴락한 왕실의 마지막 지사(志士)라 할만했다.그 의친왕의 열한번째 아들이 1970년대 '비둘기집'이란 노래를 불러 인기를 모았던 가수 이석씨(본명 이해석·62)다. 왕실의 몰락으로 고종의 손자녀가 되는 형제자매들은 뿔뿔이 헤어져 지금은 소식조차 서로 끊고 지내고 있다했다. 그 자신도 불행한 결혼 생활로 가정마저 이루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그의 사연은 얼마전 KBS 인간극장에 자세히 소개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바 있는데 그가 최근 전주를 자주 찾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왕조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전주에서, 더구나 이태조의 어진(御眞)을 보존하고 있고 경기전에서 열린 한지패션에 그가 초대된 것은 제법 의미있는 일이다.그가 왕손으로서 전주를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 60년대 말 고종의 딸로 알려진 황녀 이문용 할머니가 경기전내의 조경전에서 기거한도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당시에도 황녀 스토리가 작가 유주현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바 있다.마침 전주시의회 주재민의원의 제안으로 마지막 왕손 이 석씨의 '전주 정착지 마련'여론이 일고 있다. 그가 조선왕조 개국의 발상지라 할 경기전 지킴이가 되어 왕실문화와 전통의 맥을 있게 하는 것도 아주 근사한 문화상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바로 그 앞길이 태조로(太俎路)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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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5.07 23:02

[오목대] 어린이날의 斷想

선언(宣言)은 선언으로 그치는 것인가. '이 세상 모든 어린이는 평등하며,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국제연합의 아동권리선언과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이 무색한 여든번째 어린이날 아침이다. 1959년 11월 국제연합 제14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아동의 권리선언'에는 어린이가 건전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가정이나 사회의 특별한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고, 자유로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학살되거나 착취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이보다 앞서 1957년 5월에 발표된 우리나라 '어린이 헌장'에는 세상 모든 어린이가 차별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겨레의 앞날을 이어나갈 새 사람으로 존중돼야 하며, 바르고 씩씩하게 자라게 해야한다고 선언하고 있다.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외제 유아복이 동이 나고 호텔 이벤트가 성황이고, 외식업체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꿈같은 가족여행이 줄을 잇는 뒷켠에서 굶주리고 헐벗고 매맞는 아이들은 소리없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부모 잘만난 아이들은 왕자나 공주처럼 크는 세상이지만 의지할곳 없는 소년소녀가장들은 하루하루 사는것 조차 힘이 든다. 국제연합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의 명분없는 전쟁은 많은 어린이들을 전쟁고아로, 장애아로 너무도 비참하게 만들어 버렸다. 아무 영문도 모른채 양팔과 두다리를 잃고 병상에 누워있는 어느 이라크 소년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서, 인간에 대한 증오심이 끓어올랐다면 지나친 표현일까?'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더니 한 정신지체장애인의 지극한 어린이 사랑이 각박한 세태에 지친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충남 서산의 고북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8년째 교통지도를 하고 있는 신석현씨(辛錫炫·38), 그는 지난 96년 3월 어린이 2명이 건널목 부근에서 차에 치여 숨진 현장을 보고, 그날부터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루도 빠짐없이 교통지도를 해오고 있다. 남는 시간에는 학교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현관과 복도를 정리한다. 학교로 부터 받는 혜택은 점심이 전부다. 그는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 어린이신문인 '여럿이 함께'가 제정한 제1회 '고마운 어른께 드리는 밝은 햇살상'을 받았다. 어린이날 어린이들로 부터 어른이 받은 상이라 더욱 값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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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5.05 23:02

[오목대] 입냄새 유감

성경에 보면 이런 예화가 있다. 두 사람이 죽어서 하나님 앞에 갔는데 한 사람은 천국으로, 다른 한 사람은 지옥으로 가라는 판정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이 두사람 모두 자신이 왜 그런 판정을 받게 되었는지 납득하지 못하는 것였다. 판정에 대한 하나님의 설명은 간단했다. 네 이웃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대해 주었느냐가 그 판정 기준이라는 것이다.비록 성경에서 말하는 선행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간단한 목례나 미소는 출근길을 푸근하게 한다. 현관문을 밀고 들어간 다음에는 뒷 사람이 그 문을 잡을 때까지 잠깐 기다려 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아직 일상화되지 않아서 어색할지도 모르겠지만 시일이 흐를수록 이런 일들은 일상으로 자리잡게 되지 않나 싶다. 그래도 인사하는 것이나 문을 잠깐 잡아 두는 것 등은 그리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항목은 아닌 듯 싶다.하지만 느즈막한 시각에 버스나 엘리베이터 등의 좁은 공간에서 맡게 되는 역겨운 입냄새는 참기 힘들다. 입냄새를 좀 딱딱하게 표현하면 구강 내 혐기성 미생물이 단백질, 펩타이드, 아미노산 등 치아 사이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할 때 발생하는, 휘발성 황 화합물을 포함한 가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입냄새는 60% 정도가 설태(舌苔)때문에 생긴다고도 한다. 입냄새를 유발하는 다른 요인으로는 아침 기상후, 공복시 등과 잇몸의 염증이나 충지, 보철물의 부실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입안에 미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 영양분과 산소 등이 입안에 쌓인 음식물과 만나서 입냄새가 나는 것이다.이런 입냄새를 없애는 방법으로는 입안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양치질만으로는 부족하다. 치아의 틈새는 치솔이 닿지 않는 부위인데 음식물이 끼기에 적합한 곳이다. 이런 부위는 치간치솔과 치실 등의 사용을 병행해야 틈새를 청결하게 할 수 있다.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녁 회식자리에서 먹게 되는 마늘, 양파 등 냄새가 강한 음식들은 주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참기 힘든 냄새를 맡아야 하는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지혜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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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5.03 23:02

[오목대] 청거북 放生

불교의 방생의식은 살생을 하지 않는 소주적인 계율의 준수가 아니라 죽어가는 물고기나 짐승 등을 물이나 산에 놓아주는 적극적인 선행이다. 비록 미물이라 할지라도 그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비의 실천행위인 것이다.방생은 신라·고려시대 인왕경(仁王經)과 함께 2대 호국경전의 하나로 존숭됐던 금광명최승황경(金光明最勝王經)에 나오는 '유수장자(流水長者)가 물고기 만마리를 구제하여 천자가 덕을 갚았다'는 대목에서 비롯된 불교의식이다. 방생법회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성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생제(放生齊)는 보통 정월 대보름과 초파일, 또는 음력 3월3일 및 8월15일에 주로 행해지고 있다.그러나 최근들어 우리 불교신자들의 방생이 그 본래의 의미를 잃고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방생한 물고기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떼죽음을 당하는가 하면 붕어·잉어 등 재래종 민물고기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외국산 어종의 무분별한 방류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특히 큰입 베스·블루길·청거북(붉은귀거북) 등 육식성 외래어종은 강한 식욕으로 토종 민물고기의 천적이 되어 닥치는대로 잡아먹는 바람에 일부 토착 어종의 멸종이 우려될 정도이다.그중에서도 청거북은 천적이 없어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다. 청거북은 70년대부터 애완용으로 들여오기 시작한뒤 국내에 6백여만 마리 이상 수입됐다고 한다. 특히 용왕의 사자요 장수하는 영물인 거북이의 방생효능을 믿는 불교신자가 많아 청거북 방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미꾸라지 등 소형 물고기는 물론 황소개구리·뱀까지 잡아먹는 잡식성에 수명까지 20년이 넘는 청거북은 이같은 잘못된 방생까지 겹치면서 갈수록 개체수가 늘고 있다. 도내에도 전주 덕진공원, 임실 옥정호 등 곳곳의 하천·연못을 점령하고 있다.전북도가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도내 사찰 등에 청거북 방생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좋은 일 한다는 취지가 토착 민물고기를 멸종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엉뚱한 결과를 막기 위해서도 무분별한 방생은 자제되어야 마땅하다.방생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방생법회는 단지 '물고기를 살리는'행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을 살리는'생활화된 환경 실천운동으로 변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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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5.02 23:02

[오목대] 국회의원의 복장

고양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개혁당의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원 선서를 위해 29일 국회에 등장했을 때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그 소동이 29일 저녁 뉴스를 통해 전국에 퍼졌다. 그날 유의원은 흰색 면바지와 초록색 티셔츠, 감색 상의 차림으로 선서를 하기 위해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서자 한나라당 신영국 의원 등은 "당장 밖으로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면서 퇴장하자 박관용 국회의장은 유의원의 국회의원 선서를 30일로 미뤘다. 유의원은 "내가 가진 생각과 행동방식, 나의 견해와 문화양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분들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존중할 것이므로 여러분도 나의 것을 이해해주고 존중해달라"는 내용의 원고를 읽을 예정이어 미리 작심하고 그러한 복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집단에 메시지로 보내려고 그러한 복장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 기존 국회의원들에게 기존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토론하고 따지겠다는 의미를 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의원이 자신의 전국적인 지지자에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거부한 국회의원들도 기존의 합리적인 권위는 최소한 인정해야 할 것 아니냐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장은 그러한 합리적인 권위의 표현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그리고 기존의 권위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도록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복장을 둘러싼 갈등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났었다. 대학교에서도 젊은 교수가 정장을 하지 않으면 학교나 학생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나무라는 원로 교수들이 있었다. 심지어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고 혼내는 경우도 있었다. 여자 직원이 화장을 하지 않고 출근하는 경우 예의가 아니라며 혼내는 직장 상사들이 있었다. 이창동 문화부장관이 노타이 차림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임명장을 받을 때도 이러한 술렁거림이 있었다. 정장을 하거나 화장을 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전보다는 크게 약화되었다. 형식적인 예절보다는 서로 편하게 능률적으로 일하면 된다는 생각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위를 보다 많이 가지고 있고 이를 확인하려는 곳에서는 복장에 대한 규제가 아직도 많은 편이다. 국회의원들도 아마 자신들의 권위를 계속 확인하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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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5.01 23:02

[오목대] 富者와 세금

연전에 국내 모 증권회사가 '부자의 기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일이 있다. 그 결과 우라나라 사람들은 현금과 유가증권, 부동산등을 포함해서 대략 10억∼50억원쯤 가진 사람을 부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일반 서민들에게 10억원이 넘는 돈은 혹시 복권에라도 당첨돼야 만져 볼수 있는 거금이지만 그런 부자들이 국내에 5만명쯤 있는 것으로 국세청을 파악하고 있다. 이른바 사회에서 돈이 많다는것은 행운이다. 부지런히 일해서 깨끗이 부(富)를 축적했다면 그 성취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우리속담에 '부모가 반 팔자'라고 했듯이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궁색을 모르고 사는 사람은 인생의 심지뽑기에서 성공한 측에 듣기도 한다.문제는 그런 부자들중에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반칙적인 방법으로 돈을 모으는 부도덕한 행태가 적지 않다는데 있다. 물론 탈세와 절세는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미국과 같이 가장 확실한 것은 '세금과 죽음'뿐이라는 사회에서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세금 떼어먹기 궁리를 하는 부류가 없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법을 꼼꼼이 챙겨 절세는 할 망정 탈세까지 해 가며 재산을 미리 자식등에게 빼돌리는 부자는 없다. 온갖 변설(辯舌)을 늘어 놓으며 탈세를 절세로 호소하는 우리나라 졸부들과 같은 몰염치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이다.그동안 의사·변호사·회계사 같은 전문직종이나 고소득 자영업자 가는데 탈세혐의가 있는 사람들이 세무조사를 받은 일은 한두번이 아니다. 상속세나 증여세를 물지 않은 음성탈루 소득자들도 단골 대상이었다. 그런데도 그런 부조리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국세청이 '돈을 많이 벌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고소득 전문직종과 자영업자에 대해 소득액수와 탈세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전담반을 전국의 지방국세청에 설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적발될 경우 세금 추징은 물론 조세법으로 검찰에 고발까지 하기로 했더니 이번에는 아주 작심하고 나선듯 싶다.부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은 노블리스 에블리제다. 돈이 주는 자유가 행복이다면 이 세상에서 '돈 많은 백수'가 가장 행복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부자의 정도(正道)는 아니지 않은가.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미국의 부자들이 빈부격차가 좁혀져야 계속 부자로 살수있다고 주장하는 그 지혜(?)를 우리 부자들도 배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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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30 23:02

[오목대] 의견제와 보신탕

개가 인간에 의해 가축화 한것은 대략 1만4천년 쯤으로 본다. 불을 최초로 사용했던 호모 에렉투스가 이미 늑대를 길들여 개로 순화(馴化) 시킨 것이다. 뒤를 이어 염소 양 소 돼지순으로 가축화 했고 말과 닭은 그 훨씬 뒤인 5천여년전에야 비로소 가축화 한것으로 전해 지낟. 인간과 가장 오래 , 가장 가깝게 친숙해진 동물은 두 말할것도 없이 개다.오늘날 애완용을 포함해서 가축화한 동물은 1백여종에 이르지만 영리하고 큼직함으로 개를 따를 동물은 없다. 그만큼 동서고금을 통해 맹견(猛犬)·충견(忠犬)의 얘기는 수 없이 많다. 가난한 소년 네로와 큼직한 개 파트라슈의 얘기를 담은 '플란더스의 개'는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지증완이 개 덕분에 왕비를 구했다는 고사(故事)가 전해지고 있고 조선시대 한 선비를 구한 삽살개를 기년 경북 선산군 도개면에 의구비(儀拘碑)가 세워지는등 여러지방에서 많은 설화가 전해진다.그러나 개의 설화에 관헌한 뭐니뭐니 해도 '오수 의견'은 담엔 압권이다. 술에 취해 쓰러진 주인이 들불로 목숨이 경각에 처하자 온 몸에 물을 적셔 구해 놓다는게 설화의 줄거리다. 지금 그 의견비(儀犬碑)가 오수면 원동산에 세워져 있고 지난 80년대부터 그런 내용이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수록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 설화로만 전해져 오던 오수 의 견 이야기기가 사실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라금석엔구회(회장 김진돈)가 비문(碑文)의 탁본을 뜬 갤과 비면(碑面)에서 개의 형상이 드러났고 연대도 1천여년전 쯤으로 추정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김개인이라는 사람을 이 개가 구해놨다는 구전설화는 이로써 역사적인 사설로 입증될 날이 꺼지않은 것으로 보인다.마침 오수면 의견공원에서는 지난 26·27일 이틀간 제19회 의견문화제가 열려 성황을 이뤘다. 수렵견 품평회·명견선발대회등이 볼거리를 제공했고 애견 장기자랑은 관중들의 배꼽을 잡게 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의 호응에 고무됐음인지 주최측은 이 의견제를 세계적 축제로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해따. 그러나 그것은 과욕이다. 그러자 우선 우리의 보신탕문화부터 바로 잡아야 할텐데 그게 그리 쉬워 보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수 보신탕'의 성가가 '충견(忠犬)의 살 보시(布施)'라는 또다른 역설을 바로잡을 일부터가 급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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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9 23:02

[오목대] 음주운전 단속

세계 각국의 음주운전 처벌 기준과 벌칙은 그 나라의 문화·관습이나 국민정서에 따라 다르다. 음주처벌 기준인 혈중알콜농도는 많은 국가들이 우리나라처럼 0.05%로 정하고 있지만, 독일은 0.08%로 우리보다 관대하고 프랑스는 0.04%로 더 엄격하다. 벌칙은 우리나라가 벌금 50만원에서 2년이하의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으나 부수적인 벌칙조항은 없는데 비해, 벌칙이 무시무시하거나 기발한 나라도 있다.미국의 어느 주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차량을 적발하면 운전자를 하차시켜 똑바로 걷기 테스트를 하는가 하면, 호주에서는 신문에 고정란을 만들어 단속된 사람의 이름을 게재, 망신을 준다. 또 터키는 음주운전자를 적발하는 즉시 순찰자에 태워 시외곽 30km지점으로 나가 내려준 뒤 걸어서 귀가 조치시키는데, 이때 경찰관이 뒤따르면서 줄곧 감시를 한다. 말레이시아에서 음주운전자는 곧바로 감옥행이다. 기혼자는 아무 잘못이 없는 부인과 함께 수감했다가 이튿날 풀어준다. 부인의 바가지효과를 노린 처벌이다. 음주운전을 극형으로 다스리는 나라도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초범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훈방조치 하지만 재범부터는 최고 교수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 놓고 있다. 엘살바도르에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정말 으스스하다. 적발되면 총살형을 면키 어렵다. 엔진이 꺼져 있는 주차상태에서 운전석에 앉아만 있어도 총살을 시킨다니, 이 나라에서 음주운전은 감히 생각하는 것 조차 두려울 정도다.경찰청이 도로를 꽉 막고 음주측정기를 들이대던 음주단속 방식을 음주징후가 뚜렷한 차만 골라 예방차원의 단속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찬성하는 쪽은 모든 운전자를 음주운전자 취급을 하며, 일일이 측정기를 불도록 하는 것은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며 환영을 하는 반면, 반대하는 측은 잠시의 불편 때문에 음주사고를 양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양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음주단속 예고제를 실시해도 음주운전자가 줄지 않는 것을 보면 강압적 단속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 파멸시키는 대표적 사회악이다. 그렇다고 계속 전근대적인 단속방식을 고집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단속은 유연하지만 처벌은 패가망신할 정도로 대폭 강화해서, 새로운 음주문화가 정착되도록 시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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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8 23:02

[오목대] 생활 사투리

얼마전 국어생활과 관련된 '국어기본법' 공청회가 있었다. 여러곳에 산재해 있던 국어 관련 법조문을 한 곳으로 모아서 일관성 있게 언어정책을 펴려는 내용이 '국어기본법'의 골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공청회에서 나온 학계와 관계자들의 의견은 이러한 취지만으로 성안하기에는 언어현실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이었다. 한국어를 해외에 보급하는 기구가 많은데도 또 다른 기구를 세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과 국제국어진흥원을 세울 경우 국립국어연구원의 역할과 겹친다는 점, 그리고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로 한글 전용이냐 혼용이냐 하는 문제 등이 다루어졌다.그런데 국어기본법 등 국어정책에 대한 정부당국의 고민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요즈음 세간에는 사투리를 소재로 웃음을 즐기고 있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일한 내용을 전라도와 경상도 두 지역의 사투리로 표현하는 개그콘서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사투리 표현들이 현지의 실제 언어실상을, 그것도 보편적인 언어 모습을 보여준다고 상징적으로 나타내며 다른 지역과의 차이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을 웃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사실이다.사투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곱지만은 않다. 드라마에서 작가나 PD 등에 의해서 만들어지거나 연출되는 천한 직업에는 어김없이 사투리가 등장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투는 그 사람의 학식과 출신지역 그리고 성별 등을 담아 낸다. 그리고 이러한 말투에서 묻어 나오는 정보들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일차적인 자료로 활용되는 것도 사실이다.이런 사정은 다른 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1750년대 루이 15세가 통치하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늑대의 후예들>에는 이런 사투리의 관점에서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담겨져 있다. 야수를 박제로 만들기 위해 파견된 프롱삭 기사와 늑대에 쫓긴 어린애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신부가 기사와 어린애 사이의 대화를 통역하는 것이 그것이다. 즉 그 시기 프랑스에는 다양한 지방어가 공존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비롯 웃음거리로 표현되기는 하였지만 사투리의 기능을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사투리'라는 개그는 그 존재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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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26 23:02

[오목대] DNA구조 발견

모든 생명체의 유전형질을 구성하는 화학물질인 DNA(디옥시리보핵산) 구조의 발견은 지난 20세기 과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꼽힌다. 이를 통해 생명과학혁명이 시작됐고 인류 사고방식의 일대 전환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오늘은 제임스 왓슨(75·미국)과 프랜시스 크릭(87·영국)이 1953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DNA의 이중나선(二重螺旋)구조를 발견하여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4월 25일자에 발표한 지 꼭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는 DNA의 구조를 제창하고자 한다. 이 구조는 생물학적 흥미를 일으킬 만한 진기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라고 시작된 9백개 단어의 한쪽 분량의 짧은 논문이 그후 생물학·의학 뿐 아니라 사회문화 분야에까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일대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공로로 1962년 노벨상을 수상했다.생명의 유전비밀을 캐는 길을 열어준 DNA생물학은 그후 50여년 동안 분자생물학과 유전공학을 현대의 중심과학으로 성장시키며 유전자 치료, 난치병 신약개발, 유전자조작 농산물 생산, 인간게놈프로젝트와 생명공학산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이끌어왔다.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게놈(gonome·유전체)은 생명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구성하는 유전자의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게놈프로젝트는 DNA를 구성하는 약 30억쌍 염기들의 비밀구조를 밝혀내는 대역사로 지난 1990년 시작돼 DNA구조 발견 50주년이 되는 올해에 맞춰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고 프랑스·독일·일본·중국 등 6개국 학자 3천여명 이상이 참여한 게놈지도의 완성으로 인간은 유사이래의 염원이던 무병장수시대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그러나 이같은 눈부신 업적의 이면에는 법률적 도덕적 딜레마가 도사리고 있다. 신의 영역에 까지 도전하는 인간복제, 식품의 유전자 조작, 개인의 유전자 정보 누출 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엮어내는 미래가 결코 장미빛 만이 될 수는 없다. 과학의 발달이 예측 불가능한 심각한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핵의 발견이나 화약의 발명등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인류 모두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4.25 23:02

[오목대] 모계사회

부계사회에서만 살다보니 모계사회에서는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한 생각이 든다. 모계사회에서는 여자들이 지배한 사회였을까? 남자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였을까? 왜 과거에 모계사회가 있었다면 부계사회로 바뀐 것일까? 아니면 모계사회가 없었는데 신화로 사람들이 생각해낸 것일까? 그리스로마 신화의 아마존이란 집단은 여성만 사는 사회이다. 남성은 전쟁포로로 잡아다 일시적으로 아이를 낳는 데 사용하고 죽인다고 한다. 따라서 사회가 전적으로 여성에 의해 움직인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회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도 모계사회는 다양한 지역에서 존재하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는 물론 아프리카나 태평양 등지에서 많은 모계사회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과거에 모계사회가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체로 밭을 일구어 사는 신석기 시대에 모계사회가 존재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신라초기도 가부장사회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유럽에서도 2만년전 쯤에 모계신이 주도하는 사회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 당시 여성신이나 풍요신들이 많이 발견되지만 남성신들은 별로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과거에 모계사회가 광범위하게 존재하였다고 한다. 이 당시에는 풍요신이나 다산신 그리고 대지신 등 여신들이 가장 중요한 신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이 때의 남녀관계는 어떠했을까? 현존하는 모계사회를 보면 남자와 여자가 대체로 평등하게 지낸다. 여자가 추장이 되고 집안을 이끌어도 대체로 남자도 추장이나 집안을 이끄는 역할을 같이 한다. 따라서 옛날의 모계사회도 이와 같이 남녀가 평등하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런데 밀이나 벼 등의 집약농경이 시작하면서 남자들이 사회를 장악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전에 사냥을 하던 남자들이 집약농경을 하면서 농사에 뛰어들어 여성보다 우월한 근육을 사용하여 농사를 장악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 생산물인 곡식, 나아가 재산권과 사회적 주도권을 장악하였다는 것이다. 그 후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가부장사회가 생겨났다. 정보사회가 되면서 가부장제도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 여자가 주도하는 집안도 많다. 컴퓨터를 통한 일은 남녀상관 없이 능력에 따라 잘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나타나면 다시 모계사회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일까?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4.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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