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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K-컬쳐, ‘왕의 술’을 꿈꾸며

“고려에서는 찹쌀이 없어서 멥쌀에 누룩을 섞어서 술을 만드는데, 빛깔이 짙고 맛이 진해 쉽게 취하고 빨리 깬다. 왕이 마시는 것을 양온이라고 하는데 좌고에 보관하는 맑은 법주이다.” <선화봉사고려도경>은 송나라 사신이 바라본 고려에 대한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지만 고려시대 '왕의 술'의 단면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더 흥미롭다. 이 기록을 통해서 고려시대에 왕이 마시는 술을 빚던 곳은 ‘양온서’였고 왕이 마시던 술은 ‘맑은 법주’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 등의 기록을 살펴보면 왕의 술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향온, 홍소주, 홍로주’이다. “향온주는 바로 내간에서 약으로 복용하는 것이므로 예전부터 아무리 흉년을 만나더라도 감히 정파하지 못했습니다.(<승정원일기>, 인조 7년 7월 11일).“ 인조 7년 기록은 ‘향온주’가 왜 대왕대비에게 정기적으로 올려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높은 곳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진 영조에게 성덕윤은 ”소주를 조금 드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라고 권한다. 2개의 사료는 마치 예전에 대학교 선배님들이 감기가 걸려 술을 못 마신다고 하는 후배에게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싹다 낫는다.’라며 짖궂게 건넨 농담 섞인 진담과 맥락을 같이한다. 알코올의 약성을 활용해 조선의 왕은 아픈 신하에게 소주를 하사하기도 했다. 술이 약과 같이 쓰였던 조선시대 ‘왕의 술’의 일면이다. 금주령에 진심이었던 영조가 조선팔도에 금주령을 내려놓고 막상 본인은 술 마시기를 좋아한다는 소문에 본인은 평상시에 물을 마시는 일이 없고 생맥산을 복용하는데 오미자 때문에 색이 붉게 보여 소주를 마셨다고 오해하는 거라는 에피소드 속 ‘홍소주’는 영조의 궁색한 변명 속에 등장하는 왕의 술이다. 영조 31년 9월 8일 제사와 연례에 예주를 쓰게 하고, 엄격히 금한 술 ‘홍로(紅露)·백로(白露)’도 왕의 술이다. 2000년대 후반 막걸리 붐이 일으킨 나비효과는 실로 놀랍다. 술을 빚되 타인에게 양도할 수는 없었던 가양주의 산업화가 가능해지고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꿈을 꾸고 있다. 훌륭한 프리미엄 가양주들이 정기구독서비스나 전통주 보틀샵 등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스토리텔링일 것이다. 일제강점기에서 가양주산업화까지 걸린 시간이 약 100여 년이었으니 그 시간 속에서 사라진 이야기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명주로 자리매김하고 각국으로 뻗어나간 술들은 각각 오랜 역사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래서 그 술들은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문화’이다. 지난해 전주시는 향후 10년간 전주의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 관광 기반을 마련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바로 후백제의 왕도이자 조선왕조의 발상지인 전주시가 마련한 ‘왕의 궁원프로젝트’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그간의 인문학 연구를 집성해 하반기에 ‘왕의 술과 술잔 복원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한잔에 담긴 문화’로써의 가치! 그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왕의 술에 대한 기록들을 찾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문화의 힘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부디 조선왕조의 발상지 전주시에서 현대에 되살아난 왕의 술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퍼져나가 새로운 K-컬쳐로 자리잡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박소영 전주전통술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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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4 15:32

전북 지역 대학교육혁신은 지역산업 부흥에 중요한 역할

지역의 소멸과 대학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에서 2020년에 시작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RIS) 사업은 현재 5년을 맞이하고 있다. RIS 사업은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취‧창업을 통해 지역의 상생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협업을 필수로 하고 있다. 그간 공유대학 운영과 취업 사관학교로 다양한 성과가 있었으며, 2024년을 마지막으로 2025년 부터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로 전환하며, 시즌 2를 맞이하게 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RIS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2023년에 신규 플랫폼에 선정되어 미래수송기기, 에너지신산업, 농생명‧바이오 등을 핵심 분야로 창의인재양성, 신산업육성을 위해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현안 해결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역혁신 자율과제는 대학이 없는 시‧군의 참여 부족과 포괄적 주제로 체감도가 낮다는 우려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4년에는 주민 생활에 한층 더 밀접한 과제로 추진 될 수 있도록 다음과 점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고령층에 맞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여 지역의 생활 편의를 증진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특별자치도의 대다수 시‧군이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여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과 같은 스마트 기술이나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기술 등을 지역 사회에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지역 내 여성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매우 낮은 수준에 있으며, 이는 여성이 살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문제를 반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이 안전한 생활터전이 될 수 있도록 작은 마을 단위로 ‘범죄예방환경디자인(CEPTED)’를 고려할 수도 있고, 생활형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여 공동체의 특산 물품 유통과 판매 지원 시스템 구축이나, 자율주행 유모차 개발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지역은 여성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 안전한 생활터전이 되어야 한다. 셋째로, 영세한 지역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고 지역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가내 수공업 형태로 생산판매되는 우리 지역의 특산품들 대부분은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이 주도하여 해당 조합이나 지역기업과 협업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들에게 유익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들은 반드시 수요자 중심의 접근으로 진행되어야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주민의 편익을 증진하고 안전한 정주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2024년 RIS사업의 지역혁신 자율과제 추진해야 한다. 생활형 스마트 기술의 확대와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과 지역 발전에 도움될 수 있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주민들이 직접 체감하며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 기술의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북특별자치도가 번창할 수 있도록 대학을 비롯한 지역의 혁신기관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드린다. /송치성 JB지산학협력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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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3 16:08

전북특별자치도 자활장터를 통한 착한소비

‘장터’ 하면 화개장터가 떠오른다. 가수 조영남씨가 불러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 전라도 구례, 경남 등 내륙지방 사람들은 쌀 보리를 가져와 팔고 여수, 광양, 남해, 삼천포 등지의 사람들은 뱃길을 이용해 미역을 비롯한 각종 수산물을 잔뜩 싣고와 화개장터에서 팔았다고 한다. 특히 봄의 화개장터는 벚꽃길을 따라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쌍계사와 더불어 명소가 됐다. 장을 다 보고 집으로 가기 전 국밥에 막걸리 한잔 걸치던 풍경은 이제 보기 힘들다. 하지만 장터는 여전히 우리의 삶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장터국수, 장터국밥 등 식사종류가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장터는 우리와 함께했다. 튀밥 튀는 소리, 좌판 음식 냄새, 기름 짜는 냄새, 정겨운 흥정이 어울려 소란스러운 장터는 살아있는 풍경화다. 밭에서 갓 뜯어온 상추부터 곡식, 약초 등 없는 것 빼놓고 다 있는 곳이 바로 장터이다. 우리 주위에는 화개장터 같은 시골장터가 아직도 있다.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아직도 5일장이 열리며 옛 장터의 진풍경을 그려낸다. 장터에서 푸근함을 느끼고 지루하지 않은 것은 먹을거리 볼거리,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장터는 옛날부터 우리 삶이었다. 그런 만큼 장터의 영역과 기능은 다양하다. 선거 때 빼놓지 못하는 곳이 장터다. 서민생활의 단면에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있는 정치적 장소이기도 하다. 사고파는 시장의 경제적 기능은 본연의 역할로 두말할 것이 없다. 사회적 기능도 있다. 이웃 동네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넘친다. 시골 장터처럼 북적이고 크지는 않지만, 자활장터도 있다. 자활생산품을 한데 모아 장터를 여는 것이다. 특히 자활장터는 사회복지 기능의 장터랄 수 있다. 도내 지역자활센터에서 일을 통해 자립을 꿈꾸는 저소득 이웃들이 생산한 것으로 식품, 가공품, 공예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장터에 나온다. 도내 17개 지역자활센터는 한 달에 한 번씩 한곳에 모여 자활생산품 장을 펼친다. 장터는 시·군을 순회하는 시·군 순회 장터, 지역축제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을 찾아다니는 이동장터, 명절을 겨냥한 직거래 장터 등 다양하다. 자활사업 참여주민의 자립의지를 높이고 자활생산품의 우수한 품질을 직접 알린다. 더불어 자활생산품의 시장경쟁력을 가늠하고 판매를 촉진해 사업단 및 자활기업의 수익구조를 개선 하기 위한 것이다. 장터에는 친환경 쌈채, 구운생선, 두부제품, 베이커리, 수·공예품, 직접 볶은 커피 드립백 세트 등이 판매된다. 자활장터는 자활사업간의 시장 정보교환 등 소통과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판로 확보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자활생산품의 직거래를 통해 도민에게 직접 연결해 현장에서 품질을 평가한 뒤 구입하는 등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자활장터는 영역도 넓혀가는 중이다. 장터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도내 혁신도시 공공기관, 시·군청과 연대해 장터를 열어 자활생산품 판매를 촉진 중이다. 또한 5월에는 독립기념관 앞에서 전국 자활생산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터도 열린다. 코로나로 인하여 잠시 주춤했던 자활장터들이 하나씩 부활하고 있다. 이러한 자활장터는 장터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광역자활센터 주력사업과 연계돼 있다. 그간 중점적으로 추진한 자활상품 디자인지원사업과 생산품 품질향상 지원사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상품에 대한 믿음, 품질을 개선하는 이 사업을 통해 매출 증대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중이다. 자활장터는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정직한 상품을 인정받고 제대로 된 품질을 평가받고 수익구조를 올려주면서 자립의 꿈을 키워주는 곳이다. 자활 속 작은 공동체이다. 착한 소비를 통해 저소득층의 자활·자립이 한 발짝 더 다가갔으면 한다. /백영규 전북광역자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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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8 17:25

“마이클 샌델의 정치 철학적 사유와 좋은 사회 조건”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오래전에 읽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이 문득 떠오른다. 좋은 정치는 무엇일까? 모든 시민이 만족하는 현실사회는 존재하는가?라는 원초적인 자기 질문을 가져본다. 우선 그는 몇 가지 철학을 기초로 정의를 설명하였지만, 여기에서는 세 가지를 통해 현실과의 조화가 가능한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샌델 교수는 최대 다수의 행복과 절대다수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공리주의를 설명하였다. 실제 오늘날에도 공리주의 철학은 정책입안자, 경영자, 일반 시민(단체) 등에서 최대 다수의 논리가 절대적으로 작동된다. 그러나 모든 논리에 비용 편익으로 정책적 판단을 한다면 소수자나 정책소외자(여성. 장애인 등)들의 상황이 매우 달라질 수밖에 없는 모순이 뒤따른다. 오늘날 민주주의 제도 속에 다수의 행복이란 측정될 수 없는 판단들이 개인의 자유, 소수자의 인권 문제 등에 있어 때때로 폭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개인의 이익추구를 위해 공정한 규칙과 인간의 이성을 근본으로 하는 칸트주의를 설명하였다. 칸트는 인간의 존엄을 강조하였는데 그게 현대의 보편적 인권 개념이다. 인간은 어떤 도덕적 동기에 따라 자율적 이성을 바탕으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은 완벽한가, 도덕적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자율적 이성에서의 정언명령과 가언명령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냐 하는 점이다. 인간의 행동준칙(황금률)을 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셋째, 인간의 좋은 삶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덕의 정치를 설명한다. 요즘 말하는 소득. 부. 기회. 분배 정치와는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시 정치 연합과 그에 따른 영광의 분배를 정치의 목적으로 설명하였다. 이는 요즘의 민주주의와 정치적 상황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정의를 분석하지만, 샌델 교수는 그 사회가 처한 상황과 실천적 현실 그리고 소수자의 인권이 균형을 이루는 사회구조가 정의로운 사회라는 것이다. 또한, 그 사회가 균형을 이루려면, 사회현상에서 올바른 조화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고 보았다. 현실에서 좋은 사회 조건이란 무엇일까. 김대중과 노무현 정치에서 참고할 수 있다. 김대중 정치는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을 갖춰야 한다고 보았다. 어느 분야든 서생과 같은 양발의 원칙과 상인과 같은 양손의 현실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정치에 있어서 이 두 감각이 조화로운 사회 조건으로 매우 필요하다고 보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민 정치는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만들고 싶었던 그의 고민을 좀 더 현실적으로 제시하였다.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을 실천하고자 했으며, 중소업체와 서민이 좀 더 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경제 민주화, 국민의 삶을 위한 복지 정의, 공정한 정치 개혁 등을 제시했다. 그는 멀리는 국민의 꿈과 같이, 작게는 시민의 꿈이 같아야 한다고 보았다. 김대중의 대중 정치, 노무현 서민 정치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사회 조건에 대한 영감을 제시하고 있다. 요즘 따라 말의 성찬보다는 행동하는 정의가 필요하다. 결국, 좋은 사회 조건은 시민에게서 답을 찾아야 한다. /오철기 (사)전북시민참여포럼 공동대표∙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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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7 15:21

드디어 저도 ‘우리’가 되었어요

오늘 전북특별자치도에는 30명의 소중한 인구가 늘었다. 무슨 말일까? 오늘 30명의 신생아가 전북 지역에서 태어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지역에서 전입해서 늘어난 인구가 30명이라는 것인가? 실은 오늘 전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시행한 국적취득증서 수여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분들은 태어난 곳도 세계 각지이고 나이도 16세에서 71세까지 다양하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빗길과 궂은 날씨를 뚫고 귀화자, 국적회복자 그리고 가족 친지분들이 국적증서 수여식장에 찾아오셨다. 칭얼대는 어린 자녀를 안고 달래는 젊은 부부들,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국적회복자 분들까지 좁은 회의실이 붐볐지만 새로운 출발을 앞둔 이들의 설렘으로 인한 생동감이 우울한 겨울 날씨를 이겨내는 것 같아 좋았다. 수여식은 먼저 국적취득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민교육으로 시작되었다. 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국적증서 수여에 앞서 국민의례가 진행되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으로 진행되었다. 어떤 행사에서건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이 의례가 오늘은 무척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애국가 1절이 조용히 울려 퍼지자 참석자들이 서투른 한국어 발음으로 애국가를 따라 부르는 것이 귓가에 느껴졌다.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애국가가 마무리될 때는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면서 발음도 더욱 선명해졌다. 이어서 참가자를 대표하여 귀화자 한 분이 국민 선서문을 한 줄씩 선창하였고 참가자분들이 다 함께 따라서 읽으면서 분위기가 고조됨을 느꼈다. 필자는 한 분씩 한 분씩 국적증서를 전달해드리면서 그들의 표정에 어린 기쁨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행사의 클라이맥스는 국적취득자 한 분이 참가자를 대표하여 국적취득 소감을 발표하면서다. 김성 씨는 오늘 있을 국적증서 수여식을 생각하면서 어젯밤 잠을 이루지 못했고 오늘 드디어 대한민국 국민이 된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면서 그간 한국에 살면서 알게 모르게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우리나라’, ‘우리 한국’ ‘우리들’의 그 많은 ‘우리’에서 소외되는 것 때문에 서운했는데 이제 드디어 그 ‘우리’에 속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더 열심히 살아서 우리가 함께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맺었다. 이 말을 듣고서 어찌 울컥하지 않을 수 있을까? 출입국관리 공무원으로서 일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요즘 온갖 매체에서 각종 통계치로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의 위기를 말하는데 지방에 거주하는 필자는 이러한 암울한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실감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서 이민정책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우리 사회에 정주하고 있는 이주 배경의 다양한 주민들 그들이 국적을 취득했건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의 이웃으로서 인정하고 따뜻하게 보듬어서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앗, 오늘 국적증서 수여식 대상자는 29명이었는데 한 분이 부득이하게 불참하셨다. 어제 조금 이른 출산을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30명이다. 정말 기쁜 소식이다. 임은진 전주출입국 외국인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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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5 16:58

배려는(配慮)는 아름다운 장미꽃이다

우리 인간이 태어날 때 선하게 태어났는지, 악하게 태어났는지는 필자도 판단하기 어려우나 이 문제는 오래도록 결론 없이 지금까지 설로 내려온 것 같다. 중국춘추시대 유학자이며 정치가이기도 한 맹자(孟子)는 성선설을 주창하며, 인간의 본성은 본래 선한 심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했다. 순자(荀子)는 인간의 본성은 본래 악하게 태어났다고 성악설을 주창했다. 이를 두고 성선설을 지지하는 사람과 성악설을 지지하는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성악설에 무게가 더 실리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성악설에 근거하여 살펴보면 이타심보다는, 이기심이 팽배하여 사회가 안정되지 못하고, 극단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자기만을 위한 생각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이해하려는 마음이, 추호도 없이 일방적인 행동으로 치닫고 있어 혼란한 사회가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배려(配慮)라는 말을 떠올려보자. 배려의 사전적 의미는 관심을 가지고 이리저리 마음을 쓴다는 뜻으로 되어 있으며, 나 아닌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한걸음 더 나아가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도 있다. 즉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한다는 것으로 배려와 동등한 뜻을 가진 말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비근한 예로 지하철 임신부석은 임신부가 배도 무겁고 힘든 상황을 배려하여 비좁은 객차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지정석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부가 아닌데도 자기만의 편안을 위하여 젊은이들 혹은 젊은 신사가 앉는 경우도 있다. 또 경로석도 마찬가지로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배려한 좌석임에도 젊은이가 앉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를 본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옛날에는 줄서는 것을 낯설게 생각했는데 요즘은 차례대로 줄서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약간의 질서 의식이 피어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1992년도에 유럽 꽃의 나라 네델란드를 여행한 바있는데 그때 암스테르담 시가지 삼거리에서 좌우 양쪽 차량들이 오가는 것을 보았다. 교통경찰관도 없고, 신호등도 없는 삼거리에서 좌우 양쪽에서 오는 차량들이 바쁜 세상에 먼저 가려고 하는 마음도 있으리라 생각되나 상대방 차량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일단 정지하여, 상대방 차량을 먼저 가도록 하였다. 서로 차량끼리 먼저 가려고 하는 상황 없이, 엉키지 않고 질서 있고 안전하게 통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역시 선진국이어서 교통질서도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한편 꽃을 가꾸고 사랑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서 꽃같이 순하고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충만하여 남을 배려하는 심성이 몸에 배어서 나오는 행동이라고도 생각해 보았고 부럽게 생각도 하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교통문화가 빨리 정착되길 기대해 본적이 있다. 요 근래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보면, 필자는 여도 야도 아니지만 여야가 서로 극한 대립하면서 상대방을 적 같이 대하고, 오직 자신만이 옳다고 하면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죽기 살기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기심에 매몰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전혀 없어서 야기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배려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음으로,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협력하는 정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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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1 16:41

기업하기 가장 좋은 전북특별자치도 강성노조 파업 상생의 길 찾자!

1988년 개최된 서울올림픽은 ‘화합과 전진’이라는 기치 아래 160개국 1만 3626명의 선수단이 참가하여 기량을 겨루었다. 이 대회에서 한국스포츠가 이룩한 세계 제4위라는 지위는 스포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정치·경제·문화적으로도 세계 열강의 지위를 굳힐 수 있는 계기와 바탕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서울올림픽의 유치와 대성공에는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숨은 공로가 있다고 한다. 당시 우리의 경쟁상대였던 일본은 IOC 위원들을 상대로 그 당시 일본의 대표 상품인 세이코 시계를 개별적으로 선물하고 로비를 했다고 한다. 반면에 고 정주영 회장은 서독에서 가장 싱싱한 장미꽃을 사서 IOC 위원들이 묵고 있는 호텔방 앞에 매일매일 갖다 놓고 시들면 즉시 갈아주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우선적으로 IOC 위원 아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전북도 마찬가지다. 전북에 기업을 유치하고 전북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유치와 투자가 가능하도록 감동을 주어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첫째,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노사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전북은 기업과 강성노조 간의 갈등으로 많은 파업이 발생하며, 이는 기업의 이윤추구를 저해할 수 있다. 이를 해소하고 상생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노조의 입장을 고려하여 반영하고. 노조도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소통하고 협력하여 최소한의 갈등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전북이 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기업이 전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각종 기업규제를 완화 시켜야 한다. 현 김관영 도지사가 추구하고 있는 적극적인 기업유치 정책은 매우 환영할 만하다. 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추구이다. 각종 기업규제는 이윤추구 하락과 기업의 진출 적극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전북으로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전북의 정치인들은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가용할 수 있는 인맥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삼성그룹의 홍라희 여사는 고 이건희 회장의 아내이자, 현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의 어머니이다. 여사는 당시 전주에서 판사를 지내던 홍진기의 장녀로 전주에서 출생하였다. 지금까지 전북은 전주 태생이면서 세계적인 그룹 삼성의 대모인 홍라희 여사의 빅찬스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업은 혈연과 지연이 아닌 이윤에 따라 움직이고 이윤 추구가 목적이다. 하지만 정주영 회장이 IOC 위원들의 아내에게 감동의 울림을 주어 올림픽 유치권을 따온 것처럼, 삼성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전북의 딸인 홍라희 여사에게 감동을 주어 전북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24년도는 128년간의 전라북도라는 이름 대신 전북특별자치도가 새롭게 출범한 해다. 앞으로 전북특자도는 대한민국 생명경제 중심지를 넘어 세계생명 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역량과 모든 인맥을 동원해야 하며, 전북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이상덕 전북교육장학제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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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0 17:17

그대들을 응원합니다

일 년에 두 번 도교육청 고객지원실 민원 창구는 증명 발급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 문전성시의 주인공은 다른 아닌 검정고시 응시용 증명 발급을 위해 민원 창구를 방문한 소중하고도 오랜 고객들이다. 이들 중에는 홈스쿨링으로 시험에 응시하는 청소년이 있는가 하면, 야학교를 다니며 만학도의 길을 걸어가는 어르신들도 있다. 청소년 수험생들은 검정고시를 거쳐 좀 더 일찍 목표점에 도달하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면 먼 길을 돌아가는 시행착오를 거치지만 그만큼 더 성장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나와 홀로 다른 길을 개척해 나가는 여정을 학교 부적응이라고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공교육에서 채워주지 못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어딘가에 있을 우물을 찾아 용기를 낸 아이들은, 그렇게 학교 밖으로 나와 검정고시의 벽을 넘고 더 단단해져 사회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학교 안에 있든 학교 밖에 있든 우리는 모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고른 지원과 함께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의 잠재력이 발현되어 성취될 수 있도록 응원하면서 말이다. 검정고시 응시생들을 위하여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궁리 끝에 익산의 한 야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좁은 골목길을 돌아 가까스로 주차를 하고 오래돼 보이는 2층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나이가 지긋하신 교감선생님께서 나오셨다. 우리의 신분과 방문 목적을 밝히자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스스로를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그들에게 관공서 직원들의 예기치 못한 도움 제안은 그 자체로 놀라운 일이었던 듯 싶다. 조그마한 교실에는 만학의 열정이 가득한 어르신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찬란한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모두 현재의 삶에서 못다한 꿈을 꾸고 있는 모습들이 존경스러웠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수도 있겠으나 수십 년을 갈망했을 소망의 싹을 틔우기 위해 신념을 져버리지 않는 모습은 젊은이들의 그것 못지 않았다. 그래서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하게 되었고 야학교의 교감선생님은 수험생들이 대부분 고령이다 보니 거동이 자유롭지 못해 힘들다며 시험 당일 시험장까지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더위와 거동의 어려움 등으로 시험장까지 이동하는 동안 에너지가 소진되어 정작 시험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호소였다. 오히려 이동이 자유로운 청소년 수험생들은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시험장 운송 지원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소외감을 느꼈을 터였다. 이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관련 부서와 여러 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하였고, 첫 시행이다 보니 여러 가지 우려되는 점들이 있었지만 보완책을 마련하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검정고시 운송서비스를 시행하게 되었다. 우리는 무엇이 최선인지 알고 있지만, 주변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 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갑진년 올해도 우리 고객지원실에는 꿈을 좇아 분주한 그들이 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또 무언가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자.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총무과 사무관 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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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9 13:23

전북특별자치도, 산림의 새로운 가치 창출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국민 모두가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며 숲을 만드는 사업을 실천해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산림강국이다. 국민의 노력과 시간이 만든 숲은 경제적 이익과 함께 현대인의 필수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숲은 현대인의 심리적 안정과 삶을 치유하고 순환해 주는 인간과 자연의 다리이기도 하다. 숲을 떼어놓고 인간과 자연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산림의 중요성은 국가통계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나라 산림의 가치는 연간 259조 원으로 1인당 약 500만원의 경제적 효용성을 지니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숲으로 잘사는 글로벌 산림강국으로 도약’이라는 비전을 2024년 산림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으로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에 기여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2024년 국가시책에 부응하고, 전북특별자치도 목적인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산림의 공익적‧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산림정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먼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산림육성에 나선다. 다양한 나무심기를 바탕으로 탄소흡수원 확대와 체계적인 숲의 기능∙연령별 숲가꾸기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군산 섬지역에 해풍에 강한 에메랄드 그린, 이팝나무, 편백나무 등 특색있는 나무와 꽃을 심어 ‘꽃이 피는 가보고 싶은 섬’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둘째, 전(全) 생애 산림복지서비스를 확대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무장애 나눔 길과 사회적 취약계층 및 보행약자 이용 편의를 위한 나눔 숲 등 치유와 휴식 공간을 적극 발굴해 숲이 주는 혜택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전주 건지산 무장애 나눔길, 완주군 다함께 돌봄센터 복지시설 나눔숲을 조성해 도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셋째, 일상화·대형화되고 있는 산불·산사태 등의 재난으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안전, 숲을 보전한다. 산사태 예방을 위한 현장예방단 운영 등과 함께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 저지를 위한 신속한 진단과 감염목 조기 발견을 위한 예찰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산불임차헬기 운영에 26억원을 투자해 남원, 진안, 고창에 3대를 배치, 산불위험시기(봄철 150일, 가을철 60일) 동안 운영해 초동진화 강화 및 대형산불 예방에 힘써나갈 방침이다. 넷째, 산림의 공익기능 증진과 임업인 소득안정이다. 산림작물 생산기반 규모화·현대화 사업 추진 및 임산물 유통기반을 구축하고 경쟁력 강화, 품질관리 내실화도 추진한다. 또한, 산림의 공익기능 증진과 임업인 소득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급·관리와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정원을 통해 도시를 녹색생활공간으로 전환하고자 정읍 구절초 지방정원, 부안의 노을빛 지방정원, 해뜰마루 지방정원 3개소를 운영하고, 2024년까지 남원의 함파우 지방정원, 전주 꽃심지방정원을 완료하는 한편, 장수 육십령 산림정원을 2027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전북을 상징하는 특색있는 공간을 만들어 여유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도민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정원문화를 확산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2024년 새롭게 출범했다. 더 새롭고 특별한 우리만의 산림 인프라로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숲으로 잘사는 전북특별자치도를 위해 하루하루 묵묵히 전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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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8 17:19

타향에서 보내는 편지

방문을 열면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내 고향! 꿈에도 잊힐리 없는 영원한 마음의 보금자리이다. 하지만 우리 고향이 180만 인구도 깨져버리고 전국 최하위권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현실은 한없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절대 기죽지 말고 전북만이 가진 역동적이고 빛나는 역사적 전통과 자긍심이 반드시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우리 전북은 수천년전부터 한반도에서 가장 풍요롭고 자랑스러운 시대를 만들어왔다. 즉 강화도와 화순지역보다 훨씬 규모가 큰 수천기가 모여있는 고창지역 고인돌 유적은 약 3000년전 청동기 시대에 이 지역이 가장 발달된 강력한 공동체였음을 말한다. 최근에 비로소 발견된 만경강 상류지역인 완주군 이서, 용진 일대의 대규모 청동기 유적들은 이 일대가 수천년전 마한의 중요지역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접한 익산 금마지역에 약 2000년전인 고조선 말기에 고조선의 준왕이 내려와 '한왕'이라 칭하고 주변을 다스렸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한'이라는 단어가 대한제국,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한'민국으로 이어져 우리 국호로 되었다니 우리 고장이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알 수 있다. 그후 3국시대의 가장 우수한 문화선진국이었던 백제의 실질적 토대는 벽골제로 상징되는 곡창지대인 우리 전북이었으며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동양최대규모였던 미륵사지 일대와 왕궁면 백제왕궁 유적 등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 시대에 정읍에서 불려오던 ”멀리 장사를 나간 남편을 애타게 그리는“ 1500여년전의 아름다운 노래가락인 '정읍사'가 조선시대의 '수제천'이라는 궁중아악으로 발전되어 지금도 국빈환영행사등 중요한 국가행사에서 자주 연주되고 있으니 감격적이라 하겠다. 백제멸망 200여년후 통일신라의 모순을 극복하고 백제 영광의 부활과 3국 통일의 깃발을 높이들었던 후백제가 36년간 수도로 삼았던 곳이 바로 전주이다. 신라의 수도 경주를 함락하고 전라도 일대는 물론 충청도와 경상도의 상당부분까지 지배헀던 강대국으로 고려를 압도했었는데 불행하게도 내분으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퍽 안타까운일이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1170년 부패한 문신 귀족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무인집권시대를 열었던 풍운아 이의방이 바로 전주인이며, 그의 동생 이린이 태조 이성계의 6대조라고 전해진다. 그 집안은 지금도 전주일대에 수백년째 세거하고 있다. 1300년대 후반 고려의 왕권이 추락하고 권문세가의 횡포에다 홍건적, 왜구의 침범 등으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500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전주에 뿌리를 둔 사람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1380년 태조가 남원에서 왜구를 격파하고 개경으로 개선하던 길에 전주의 종친들을 모시고 잔치를 베풀었다는 오목대를 비롯하여 해마다 1000만명이상이 즐겨 찾는 한옥마을 중심에 있는 경기전과 그일대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전주 이씨의 시조이자 태조의 21대조인 이한 공의 사당인 조경묘, 단각인 조경단, 태조의 고조부인 이안사가 삼척, 함경도로 이주하기 직전까지 오랫동안 살아왔던 곳인 이목대, 객사의 풍패지관 현판 등이 이곳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라는 상징들이다. 이상과 같은 조선개국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만 보더라도 우리 고향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역동적으로 우리 민족역사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는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바, 이러한 긍지와 자신감이 특별자치도로 새 출발하는 우리 전북의 미래 창조에 크나큰 원동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대석 변호사∙전 전주지검 차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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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4 15:59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지속가능한 성장- 글로벌 생명 경제 도시를 위한 ESG 2.0 대전환 시대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1.0과 ESG 2.0 사이에는 두 가지 뚜렷한 기간이 있다. ESG 1.0은 2004∼2018년 사이의 기간으로, ESG 개념이 금융 관점에서 투자 결정의 요소가 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ESG 1.0의 효율성은 실질적 변화 없이 마케팅 도구에 불과했다. ESG 2.0은 기후 변화가 글로벌 사회의 안정성에 미치는 위협으로 인식되어 규제 기관의 대응으로 주도되고 있다. 이들 목표는 ESG 정의와 지표를 표준화하고 시장과 공공 부문에서 그린워싱에 대응하는 것이다. 또한 ESG 공개를 규제 및 필수 활동으로 만들면서 지속가능성 회계 표준의 새로운 글로벌 기준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ESG 2.0은 ESG 1.0 시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는 ESG 공개가 규제와 의무화로 바뀌면서, 평가 및 선별에서 재무 요소와 일관되고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리고 ESG 2.0 시대에 중앙 및 지방정부는 ESG 원칙을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통합에 그 중요성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장기적인 경제적 번영, 사회적 형평성,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전라북도가 128년 만에 전북특별자치도로 새 출발하면서 ‘글로벌 생명 경제 도시 조성’을 목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ESG 2.0 대전환 시대에 특별자치도 출범은 성공적인 지속가능성 전략을 구축해야한다. 먼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환경가치 창출을 실현해야한다. 도는 기후 변화 완화, 탄소 배출 감소, 재생가능 에너지원 촉진을 목표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는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투자, 지속가능한 교통 및 에너지 효율성 촉진, 천연자원과 야생동물 보호 정책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둘째, 사회적 형평성에 중점을 둬야한다. 성장이 지역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이익이 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도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고, 포용적인 경제 개발을 촉진하며 도민들에게 의료, 교육, 저렴한 주택과 같은 필수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둬야한다. 셋째, 올바른 거버넌스가 보장되어야 한다. 도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신뢰와 믿음을 구축하기 위해 투명성, 책임성, 윤리적 의사결정을 우선시해야 한다. 이는 강력한 거버넌스 관행 채택, 윤리적 조달 및 계약 참여, 공공 자금의 책임감 있는 사용 보장이 포함된다. 넷째,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한 협력 및 파트너십을 제고해야한다. 복잡한 사회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민, 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는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의 성공에 필수적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 추구에 자원과 전문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타 기관, 기업 및 시민사회 조직과 협력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비전을 가져야한다. 도의 결정은 세대 간 영향을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에 있어 장기적 관점을 채택해야 한다. 이는 지속가능성 목표 설정, 교육 및 인력 개발에 대한 투자, 인프라 투자가 미래 기후 변화에 대한 탄력성을 보장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 요소들을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에 통합함으로써 ESG 2.0 시대에 더욱 탄력적이고 포용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접근 방식은 현재 특별자치도민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선택을 보장하는 것이다. /지용승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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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3 16:35

푸른 용의 해

올해는 60간지(干支) 중 41번째인 ‘갑진(甲辰)년’으로 푸른 용의 해다. 십간(十干)을 오색(五色)으로 설명하면 갑을은 푸른색, 병정은 붉은색, 무기는 노란색, 경신은 흰색, 임계는 검정색(甲乙 靑, 丙丁 赤, 戊己 黃, 庚辛 白, 壬癸 黑)으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색용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신비롭고 조화가 무쌍한 것으로 알려진 ‘청룡’이 유명한 반면 중국에서는 ‘황룡’이 유명하다. 그래서 궁궐 등 대궐에서는 밖과 내부 모두가 노란색으로 장식된 것은 물론 임금이 타고 다니는 가마도 완전한 노란색이다. 용은 거북, 기린, 봉황과 함께 네 가지 영수(靈獸)로 유명하다. 그중 용은 물을 관리한다 하여 기우제나 지우제 때면 꼭 용왕을 찾아 각별한 정성을 모아 기도를 올린다. 용은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인도, 중국 등 문명의 발상지 어디에서나 상상되어 온 동물로서 신화나 전설의 중요한 존재로 등장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민간 신앙의 대상으로서도 큰 몫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초기부터 조선조 숙종(1714) 때까지 사이에 무려 29차례나 용의 출현에 관한 기록이 있는가 하면 서해 용왕이 고려왕 왕건의 할아버지 작제건(作帝建)에게 ‘그대의 자손들이 동방의 명왕이 되고 싶다면 세울건(建)자가 붙은 이름으로 3대를 거쳐야만 할 것이다’라고 일러 주었다 하며, 용이 물을 많이 주지 않을 경우 흉년이 든다고 믿고 있기에 용을 수신(水神)이라고도 한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에 민족에 따라 또는 시대에 따라 그 모습이나 기능이 조금씩 달리 파악되어 왔다. 이에 따라 그 조각이나 묘사 역시 차이를 보여 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해온 용은 대개 중국인들이 상상하였던 용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문헌인 ‘광아익조’에 용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는데 용의 머리는 낙타와 같고, 뿔은 사슴, 눈은 토끼,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했다. 이처럼 여러 동물의 장점을 갖고 있다 하여 영수로 꼽히고 있는 것이어서 성취와 수호의 동물로 치부되고 있다. 철학관에서 깊이 믿고 있는 삼재(三灾)가 있는데 갑진년에는 인, 신, 유,(寅,申,酉)년생은 행운이 충만한 해로, 노력하면 매사가 소원 성취하여 결혼․취업․승진 등의 영광이 있을 것이며, 반대로 자, 진, 신(子,辰,申)년생은 모든 것이 거꾸로 돌아가는 해로서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야 삼재를 피해갈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신(申)년생과 같이 길, 흉이 겹치는 경우에는 극과 극이 혼재되어 아주 잘되는 경우와 잘못되는 수가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예로부터 과거시험 등 어려운 시험을 ‘등용문’이라 했다. 등용문은 중국의 황하에서 시작되어 산서성에 이르면 3단계 폭포를 경유하게 되는데 그곳을 용문이라 하며, 잉어가 그 용문을 올라가면 용이 된다고 하여 입신출세의 관문을 등용문(登龍門)이라 한다. 또 사람이 출세하면 ‘개천에서 용 났다’고도 한다. 아무튼 용자가 붙으면 좋은 표현이 따른 것을 보더라도 갑진년인 올해는 행운의 해가 틀림없을 것인즉, 국태민안(國泰民安)하기를 바란다. / 양복규 (동암법인 이사장, 명예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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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2 17:59

나누는 만큼 더해지는 행복, 헌혈

“옛날 어떤 사람이 한 달 뒤에 베풀 잔치를 위해 소젖을 모으기로 했다. 그런데 소젖을 한 달 동안 보관하는 일이 어려워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아낸 그는 한 달 동안 소젖을 짜지 않기로 했다. 그뿐 아니라 소에게서 새끼를 떼어내 젖을 먹지 못하게 했다. 소젖을 짜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잔치 당일에 한꺼번에 짤 생각을 했다. 이윽고 잔치 당일이 되어 동네 사람들이 집으로 모여들었을 때 그는 소를 끌고 와 즉석에서 젖을 짜 사람들에게 따끈한 젖을 주려 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소에게서는 단 한 방울의 젖도 나오지 않았다. 날마다 젖을 짜지 않고 새끼에게 먹이지 않아 완전히 말라 버렸기 때문이다.” 앞의 이야기는 불교의 비유 경전인 <백유경>에 나오는 일화이다. 소 주인은 한꺼번에 자신의 소유를 과시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나누지 못한 채 소젖을 말라붙게 했다. 소젖을 마르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날마다 소젖을 이웃에게 나눠주고 새끼 소에게도 나눠줬다면 매일 따뜻한 젖을 모두가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재산을 많이 모은 후에 세상에 나눠주겠다는 생각은 욕심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을 나누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나눌 수 있을 때는 가진 것이 풍족하고 넉넉할 때가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는 때이다. 큰 나눔을 하려면 큰마음을 먹어야 하지만 작은 나눔은 작은 마음이면 충분하다. 나눔의 근본은 물질이 아니고 마음이기 때문이다. 헌혈이 그렇다. “시간이 없어서요”, “아, 피곤한데…, 다음에 하지요” 시간이 없고 피곤해서가 아니다.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가 아닐까. ‘나 아니어도 많이 하는데 굳이 나까지?’ 하며 내가 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채혈 현장에서 상담하다 보면 간혹 헌혈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헌혈이라는 말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다. 헌혈, 말이 쉽지 실제로 찔리는 바늘도 무섭고 또 헌혈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는데 왜 계속 피가 부족하냐고 묻는다.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아직까지 대체할 물질이 없고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다. 특히 장기간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적정 보유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속적이고 꾸준한 헌혈이 필요하다. 실제 헌혈을 꾸준히 하는 분들도 많다. 우연한 기회에 생애 첫 헌혈을 하고 헌혈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한다. 처음이라 긴장되고 주사바늘도 무섭고 아플까봐 망설였는데 막상 헌혈을 해보니 전혀 아무렇지도 않고 오히려 남을 도왔다는 뿌듯함이 좋았다고 했다. 게다가 건강한 신체에서 남아도는 혈액을 나누니 꾸준한 헌혈을 위해 건강관리에 더 힘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두 번 세 번 하다 보니 어느덧 헌혈 마니아가 되신 분들이다. 헌혈 나눔은 사랑 공식과는 다르다. 나에게서 내 것을 덜어내는데도 오히려 행복이 더해진다. 단순한 사칙연산으로 설명할 수 없고 사랑 공식처럼 상처받지도 않는다. 나의 몸에서 빠져나간 피가 타인에게 전달돼 새로운 삶을 탄생시키는 헌혈의 마법은 작은 나눔이 만들어낼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내 것을 덜어내더라도 아무것도 줄지 않는다.”라는 이 거짓말 같은 공식은 헌혈이 이제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핵심 가치이다. 동절기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겨울 한파와 방학 등으로 헌혈자가 감소하면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에서는 매일 5,116개 정도의 혈액이 사용되고 있다. 언제 당신도 혈액을 필요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불의의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헌혈을 하고 또 누군가는 그 혈액을 사용하고 있다. 누군가는 우리 가족이 될 수도 혹은 당신이 될 수도 있다. /이은정 전북특별자치도혈액원 간호팀 과장 (<헌혈, 사랑을 만나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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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06 17:47

欲速不達(욕속부달), 신중함이 성공을 만든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완주군과 전주시 행정구역 통합 문제가 다시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합을 위한 주민투표를 올해 6월 안에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잰걸음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일정에 대해서는 다소 성급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모두 아는 것처럼 완주와 전주의 통합은 오래된 얘기다. 지역 통합을 위한 시도도 3차례 있었다. 하지만 실패였다. 완주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탓이다. 최근 두 지역 통합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완주지역의 분위기를 보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서둘렀다가는 자칫 두 지역 통합에 대한 남은 불씨마저 완전히 사그라트리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차기 지방단체장 선거 무렵이 마지노선이라고 할 때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생각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주군민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합의 주체는 완주가 되어야 하며, 완주주민의 목소리가 우선시 되어야한다. 서로가 존중하는 태도로 접근한다면, 완주지역 주민들의 불안 역시 다소 가라앉을 것이다. 통합의 결과 완주 주민들이 경험하게 될 각종 긍‧부정적 영향도 제대로 분석하여 솔직하게 공개해야 한다. ‘지역 통합’이 단순하게 주소만 바뀌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주군민의 삶에 부정적 요소가 발생한다면,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장‧단기적인 시각으로 보상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치 않다면, 두 지역의 통합으로 만들어 나갈 전북특별자치도의 발전을 통해, 완주 주민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까지도 고민해야 한다. 전주의 전통과 역사, 완주의 산업과 저력이 결합한다면, 통합시의 도시 브랜드 제고와 함께 기업 유치는 보다 용이해지고, 지역의 경쟁력 또한 강화될 것이며, 우리의 삶 또한 좀 더 편리하고 풍족해 질 것이다. 그렇다면 완주와 전주가 동일한 입장에서 통합을 논의하는 방법, 그리고 통합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이 가능해질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행히 우리에게는 창원특례시와 충북 청주시라는 선례가 있다. 지난 2010년 마산‧진해‧창원시가 통합한 이후, 창원은 100만이라는 인구를 기반으로 특례시로 지정되어 광역시 수준의 자치권을 가지고 경남의 중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치적 차원에서 진행된 통합 논의였기에 세 지역은 지금도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재분리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반면 청주시는 통합 이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전국적인 인구 감소, 지방소멸의 흐름 속에서도, 2014년 통합 후 10년 동안 인구가 3.9% 증가했다. 철도클러스터와 바이오특화단지 등을 유치하며, 국가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통합의 과정이 양 지역의 정치권이 아닌 주민을 중심으로 수행되었기에 가능했다. 청주시 역시 청원과의 통합에 3차례 실패했고, 4번째 도전을 앞둔 때에는 청원군이 시(市)로의 승격을 추진하기도 하는 등 현재의 완주와 전주의 상황과 비슷했다. 하지만 두 지역에서는 상생과 화합을 위한 수많은 노력과 설득이 이어졌고, 통합 후의 미래에 대한 비젼에 동의하면서 마침내 통합이 성사되었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완주와 전주의 통합은 전북특별자치도의 거대한 변화를 이끄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을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欲速不達(욕속부달)이라는 <논어>의 구절을 깊게 새길 필요가 있다. /성도경 (가칭) 완주∙전주 상생발전네트워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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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05 17:33

아흔을 앞에 둔 한 노옹의 독백

시골에 살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은 신문 아니면 TV 화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요즈음 보니 ‘세월호 사건’에 이어 ‘이태원 사건’특별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이제 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까 퍽 염려스러운 분위기라고 한다. 두 사건은 전자는 대형해상사고였고, 후자는 심야에 서울 한복판 비좁은 골목에서의 압사사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원래 있어서도 안될 일이었고, 죽어간 젊은이의 영혼을 어떻게 위로할까? 미어지는 어버이의 심정은 어떨까? 생각할 수도 없고 어떤 보상을 한다 해도 치유할 수는 없다. 그나마도 6.25전쟁후 태어난 성미 급하고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국회의원님들이 죽어간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특별법안을 만들었다고 하나, 여론에 의하면 그 내용이 다분히 정략적인 것들이 들어 있다고 하는 의견도 솔솔 새어 나온다. 제발 순수하게 죽은 넋을 위로하고, 멍든 어버이의 심정을 완전히 치유할 수 없는가? 6.25 전쟁이후 출신들이고 보니 그 이전의 역사는 볼 수도 없고, 역사공부를 안하니 그 이전의 사건은 모르는 것인가? 그렇게 정 많은 국회의워님들, 한 번쯤 생각해 볼 것이 있다. 6.25전쟁중 낙동강 방어 전투 중 특히 이른바 포항전투에서 심하게는 어느 중학교 측백나무 울타리 언덕을 사이에 두고 북괴군과 대치하다가 장렬히 산화한 꼭 세월호 사건으로 죽어간 그 나이 또래의 학생들 7000여 명이 군번도 없이 제복 입은 학도병 전사자가 있다. 내 사랑하는 모교 전주고교 교정의 충혼비에도 133명의 선배 명단이 새겨 있다. 아마도 6.25전쟁후 출생한 국회의원님들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국을 수호하다가 쓰러진 그 어린 학도병의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이고, 그 죽어간 학도병의 부모 심정은 어떻게 달랠 것인가? 이제라도 ‘세월호 사건’, ‘이태원 사건’ 특별법의 공식을 적용할 수는 없을까? 사고로 죽은자, 국가를 위해 전사한 자, 어느 경우가 중요할까? 이 특별법들을 주동한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국회의사당 현관 계단에서 피켓 들고 군번 없는 학도병 특별법 제정을 외칠 수는 없는가? 국가를 위한 전사자는 군번이 있든 없든 우리 후대들은 그들의 넋을 위로해야 할 것 아닌가? 이를 챙기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이를 외면하고 있으니 참으로 몰상식한 짓들이다. ‘상식적인 것’을 존중하고 그 상식선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제일 공감받는 일일 것이다. 제발 상식적인 행동이나 해주었으면 한다. 정당에 의사마저 매몰되고, 집단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것을 부끄럽게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의 생활을 영도하는 것은 원초적으로 상식이요, 그 상식 위에서 과학이 성립하고, 그 과학의 기초에서 철학이 성립하고, 그 철학은 새로운 생활을 영도하는 것 아닌가? 상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님들! 제발 상식 좀 가져 봅시다. 그게 늙은이의 부탁이요. 돌아오는 4월 총선거에서는 상식 있는 국회의원이 많이 선출되어 버젓한 국회 의사당 놓아두고, 의사당 밖으로 나와 피켓 들고 외치는 그런 몰상식한 버릇없게 해줄 수는 없을까?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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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04 17:40

전북특별자치도의 특별한 구상

대한민국의 각 시∙도의 인구분포도를 보면 전체적인 인구감소의 영향을 떠나서 갈수록 농어촌은 소멸의 길로 접어든지 오래이고 중소도시는 그야말로 고요의 도시로 급변하고 있는 것을 체감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인구의 소멸은 그 지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두를 정지시키거나 상실하게 만든다. 당장 인구의 소멸을 이유로 지역 국회의원 의석수를 줄이겠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미래를 예견하고 이와 같은 현상을 대비하기 위하여 타 시∙도의 단체장들은 중소도시의 통합에 앞장서고 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원주민들의 정착과 타 시∙도 사람의 유입을 위하여 부단하게 융합적 일자리 창출은 물론 정부로부터 교부세 등 부수적인 수혜를 꾸준하게 받아내고 있어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에 통합의 모델은 어느 모로 보나 미래지향적이며 바람직한 결정이고 현명한 최고의 선택임을 인지하지 아니할 수 없다. 우선 수 년 전부터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는 전주·완주 통합이 어찌보면 필연이기도 한데 무엇이 문제인지 한 치의 양보 없는 속칭 이름깨나 알려진 사람들의 일그러진 사고는 댓돌처럼 단단하여 어지간해도 영 깨어날 줄 모르는 현실이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이 독자적 시로 승격하자는 모임을 결성하여 언론 등에 표명하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이유는 있어 보인다. 완주는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대의 행정가들의 지역 발전 연구 결과는 토막토막 나누어진 시·군의 경계선은 큰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장애사유라고 까지 하고 있다. 국토의 일부가 변경된 역사까지 이루어 놓은 새만금은 전북도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융합지역으로 변할 수 밖에 없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동북아의 허브가 되고 환황해권의 미래적 벨트를 구축할 수 있는 천혜의 땅이 엉뚱한 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군산과 김제 그리고 부안의 관할권 분쟁이다. 당연히 이유 없는 무덤은 없지만 분명히 각 지역에서의 관할권 주장이 다소 이유가 있어 보이는 것이 새만금의 태동이 그렇고 지리적 접근성이나 역사성들이 나름대로의 이유라면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중앙정부 역시 어느 지역의 관할로 할 것인지를 판가름을 못하고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꼭 새만금을 어느 한 지역에서 관할을 하여야 하는지 그래야만 되는 건지 묻고 싶다. 전국 각 지역이 활발하게 통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통합하여 실패한 지역은 하나도 없다. 통합하여 지역이름 때문에 잠시 주춤했던 곳이 마산·창원·진해다. 통합 특례시명을 마산시로 할 것인지 창원시로 할 것인지에 대하여 논쟁이 있었으나 결국 창원시로 한지가 10년을 넘기고 있고 인구가 2023년 10월 기준으로100만을 넘어 날로 발전하고 있다. 2024년은 전라북도라는 도명이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하는 해이다. 때를 같이 하여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군산·김제·부안 역시 서둘러 통합하여 광역시 또는 새만금특례시로 거듭나서 새만금을 품에 안고 세계로 웅비하라. 이 지역이 하나가 되었을 때 각자 점유하고 있는 잠재적 능력과 새만금의 무궁한 터전은 구질구질한 지역갈등을 넘어 상상을 초월하는 핵융합적 효과로 직결될 것이라고 모두들 말하고 있고 중앙정부 역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관할 다툼의 분쟁이 해결되면 개발조건에 합당하여 공항과 항구가 필요충분조건이므로 전북특별자치도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미래 국토발전에도 적지 않는 실질적인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본다. 특별자치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청용의 해인 2024년에는 군산·김제·부안이 새로운 융합도시로 빨리 탄생하여 대한민국의 미래 국제도시로 자리메김하기를 빈다. /이형구 전북시인협회장(법무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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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31 17:36

광역교통법, 전주권 포함을 위한 도민역량 결집해야

2024년 갑진년,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우리 지역의 미래를 여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역의 특성과 독특한 매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지역사회의 발전과 주민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성공을 위한 노력 중 그 첫 번째가 교통인프라의 확충입니다. 이를 위해 전주와 인근 완주, 익산, 김제, 더 나아가 군산, 정읍시가 '광역교통법'이 정한 대도시권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전주시는 인구 65만의 대도시이며, 생활인구 100만을 넘는 전북의 중심도시입니다. 익산, 완주 등 인근지역을 포함한 전주권 교통통행량은 일일 12만대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광주권 13만대, 울산권 12만9000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앞으로 전주와 완주의 탄소와 수소산업을 위한 국가공단, 익산의 식품산업 클러스터, 새만금지역 공단과 공항, 신항만 등이 조성되면 도내 각 지역의 인적, 물적 교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광역교통 대도시권에 전주권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지난 2021년 국토부 산하 한국교통연구원이 진행한 ‘대도시권 광역교통범위 조정 방안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도청소재지면서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인 전주권을 신설하여 대도시권 범위를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개정안에 포함된 도청소재지면서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는 수원, 청주, 창원, 전주 등 4곳이며, 이 중에서 수원은 수도권에, 청주는 대전권에, 창원은 부산·울산권으로 이미 현행 대도시권에 포함되면서 광역교통망 혜택을 누리고 있어 전북·전주권만 교통 인프라 확충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광역교통법 개정안'은 국회 법안소위에서 법 개정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막대한 예산 문제 및 전주권 한정에 따른 타 도시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기획재정부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으며, 결국 소위원회 조차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광역교통법에 따라 광역교통 2030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재부를 통해 총 127조 1192억 원의 막대한 국비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교통인프라 확충을 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낙후지역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하지만, 단지 광역시가 없다는 이유로 우리 전북은 광역교통 2030 예산을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도시권에서 전주권만 유일하게 광역교통망 구축지원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고립된 차별의 땅이 되었습니다. 국가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가 연구용역을 통해 광역교통 범위의 재조정 필요성을 인정하였지만, ‘막대한 예산 문제 및 전주권 한정에 따른 타 도시와의 형평성’ 이라는 이유로 반대한 것은 말도 되지 않는 기재부의 전횡이며 횡포입니다. 대도시권의 범위와 관련하여 광역교통법 시행령의 제·개정 연혁을 보면 애초 광역교통법은 서울, 인천, 경기도에 한정되었으며, 개정을 통해 29곳을 늘린 32개 지역으로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통해 현재 34개 지역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전주권을 배제한 것은 기재부의 어설픈 핑계에 불과한 것입니다. 광역교통법 대도시권에 전주권 포함은 전북특별자치도 성공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입니다. 2024년은 광역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전주권역이 대도시권 광역교통생활권 지역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전북특별자치도민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정진하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병하 전주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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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30 18:03

갑진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우문현답(愚問賢答)

갑진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용(龍)은 십이지신 중 유일하게 상상 속의 동물로 예로부터 용맹과 지혜의 존재로 여겨졌다. 새해에는 비상하는 청룡처럼 우리 경제가 회복하고 국민 삶이 한층 나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새해를 맞아 정부도 민생과 경제 회복의 온기가 국민 삶 구석구석에 전해질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실현을 국정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방시대의 핵심은 지방정부가 급변하는 행정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고, 지역의 고유한 특성에 맞는 성장 동력을 찾아 키우는 것이다.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답을 한다”는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는 사자성어가 공직사회에서는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그만큼 정책 집행 현장인 지방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의 삶 속에 녹아들어야 의미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정책을 집행하는 지방공무원의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은 행정안전부 소속기관으로 지방공무원의 전문성 향상과 역량 강화 등을 위해 다양한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2013년 전북혁신도시 이전 후, 연간 교육과정은 이전 당시 189개에서 현재 500개, 연간 교육생은 2023년 기준 7,200여명을 배출하는 등 교육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어 왔다. 2024년 새해를 맞아 우리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은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고자 한다. 우선, 윤석열정부 3년차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지방공무원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교육과정에 국정철학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단기 교육과정에 자유시장경제, 국가에 대한 헌신 등 국정철학 교육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과제와 지방의 시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또한 신규 공무원을 대상으로 소명 의식, 사명감 등의 공직 가치를 내재화하여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역량을 함양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복잡한 지역 현안 해결과 급변하는 행정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공무원의 역량을 강화하여 유능한 지방리더를 양성할 계획이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시책 개발이 이뤄지도록 창조적 리더십과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문제해결형 리더십을 함양하려 한다. 이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여 궁극적으로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핵심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방의회의 정책개발 능력을 강화하여 본격적인 지방의회 시대를 준비할 것이다. 손자병법에는 “걱정을 이로움으로 삼는다”는 뜻의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말이 있다. 대내외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전북도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 /류임철 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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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8 17:11

전북특별자치도의 위상에 걸맞는 상공회의소의 역할

먼저 역사적인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로운 출발에 행운과 번영이 깃들길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 전주가 조선조말 우리나라 3대 도시로서 위상을 떨치던 시대가 있었을 만큼 전북은 한때 260만명의 인구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풍요로운 시대를 보낸적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 산업화 시대의 소외로 타 지역에 비해 지역발전이 뒤쳐졌고, 최근에는 광역경제권 시대를 맞아 전국적으로 광역시가 없는 지역으로서 호남에서 조차도 차별을 받으며 지역발전에 제도적, 재정적 제약을 받아왔다. 여기에 과거에는 도세가 우리 전북과 비교도 되지 않았던 제주도와 강원도까지 특별자치도의 지위를 갖게 되면서 우리 전북으로서는 상대적인 박탈감과 소외감이 더욱 커져만 왔던게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라북도는 2022년부터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을 본격 추진했고, 지난해 말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전북이 호남을 벗어나 공식적인 법적 지위와 자율 권한을 얻어 독자 권역으로 새출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특별법의 많은 조문과 특례 가운데서도 경제계 입장에서 눈여겨 볼 특례가 있다. 바로 출입국관리법, 지구․특구․단지에서 시행되는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이양, 민생경제 활력 특례 등이다. 특정업종이 아닌 전산업에 걸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유치와 산업육성 등 지역발전을 위해 시행되는 권한 이양은 산업기반이 취약한 우리 전북 기업들의 겪고 있는 환경을 비롯한 각종 규제완화는 물론, 우리 중소기업들의 판로 확대 등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또한, 현재 도내 대부분의 시군이 인구소멸지역으로 분류되어 갈수록 청년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되어 가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을 멈춰 세워야 할 판이다. 그나마 외국인 근로자에 의지하여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 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특히, 젊은 청년들이 타지역으로 떠나지 않고 지역에 머무를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눈에 띄게 우리 도민의 삶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도약의 출발선에 섰다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특별법 개정과 재정자립도가 낮은 우리 전북에게는 예산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역점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정책발굴도 중요하다. 우리 상공회의소도 특별자치도 출범을 맞아 지역경제활력 강화, ESG 경영 및 정보화 등 기업 인프라지원, 기업수요에 부응하는 산업인력공급, 기업환경개선 등 4대 중점추진과제를 바탕으로 지역경제의 지속성장 지원에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다. 아울러 전북특별자치도를 이끌어 갈 미래 청년 기업인을 육성하는 가칭 ‘전북청년경제인단’을 구성하여 바이오, 농생명, 방산, K-컬쳐 등 다양한 분야의 유망한 기업인을 발굴,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아가지만 과거보다는 더 나은 시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출발점에선 특별자치도의 희망찬 미래 비전을 선포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지자체를 중심으로 우리 상공인과 도민 모두 지혜를 모아 나가자.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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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4 15:50

답게 생각하고, 답게 말하고, 답게 행동(처신)하자-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우주 삼라만상은 태어날 때 사명(使命)과 맡겨진 책무를 안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많은 사물들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식물 중 꽃나무는 꽃을 피워 인간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안겨주고, 채소는 씨앗으로부터 싹을 틔워서 인간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자라서 맛있는 반찬거리를 제공해 준다. 또 나무는 종류대로 자라나서 산사태를 막아주기도 하고, 멋진 숲을 조성해 풍광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가지와 잎사귀가 많은 나무는 무더운 여름철 강한 햇빛을 막아줌과 동시에 그늘을 만들어 우리 인간이 쉬어가도록 해주고 또한 위를 보고 쭉쭉 뻗어나간 나무는, 낙락장송으로 자라서 건축자재로 인간에게 제공하는 등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이밖에 동물도 마찬가지로 소, 돼지, 닭 등 가축은 자라서 맛있는 고기로 보답하는 등 인류에게 이바지하고 있다.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부모는 자식의 본(本) 으로,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자식을 위하여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자식에 대한 양육과 인성, 품성을 길러 훌륭한 인격자를 길러야 하는 부모답게, 자식은 부모로부터 태어나 성장하여서는 부모를 봉양하면서 효도하여야 하는 자식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승과 제자를 살펴볼 때, 옛날에는 스승의 위상을 높이기 위하여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하였고, 스승은 제자의 본으로 제자에게 지식과 지혜를 길러주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안고 있는 스승답게,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온전히 이어 받았음으로 스승의 은혜를 잊지 않고, 존경하는 제자답게 행동해야 한다. 또 군인은 국가의 간성으로, 국방의 책무에 신명을 다 바칠 수 있는 군인정신이 투철한 군인답게, 경찰은 국가의 치안 책임의 사명을 다하는 경찰관답게 , 공무원은 국가에 대한 봉사자로서국민의 공복임을 항상 염두에 두고 공정한 업무처리와 시민을 위하는 위민정신이 투철한 공무원답게 행동해야 한다. 친구 간에는 서로 믿음이 있어야 하고 우정을 제일로 생각하는 친구답게, 회사원은 회사를 우선 생각하고 애사정신이 투철한 회사원답게, 정치인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온몸을 바칠 수 있는 봉사정신이 투철한 정치인답게 행동해야 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직책에 따라서, 일탈 없이 사명을 다하여야 한다. 앞에서 사명과 책무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쉽게 말하면 각자는 제 구실(口實)을 다하여야 하고, 만일 제 구실(값)을 다하지 못할 땐, 예로부터 관행에 따라, 제재와 '왕따'를 당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데 요 근래 일부이긴 하지만, 국가를 위하고,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정치인답지 않게,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사회를 부정부패로 물들게 하는 잘못을 저질러 뭇 정치인들을 욕되게 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에 대하여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개탄스러운 사태가 발생 히는 원인은 정치인이 본연의 책무를 버리고, 정치인답지 않게 행동을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2024년 갑진년 새해부터는 우리 모두가 부모답게, 자식답게, 스승답게, 제자답게, 공무원답게, 정치인답게 행동하여, 안전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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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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