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한 희망의 청신호 “출생아 증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 지표는 우리 사회에 반가운 청신호를 던져주었다. 지난 7월 출생아 수가 1년 전보다 5.9% 증가하며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합계출산율 역시 0.8명으로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출산의 전제가 되는 혼인 건수도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래의 희망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수치들은 단순히 통계적 반등을 넘어, 그간 우리 사회의 저출생 극복을 향한 간절한 염원과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강화, 30대 초반 여성인구 증가 등의 요인과 더불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미혼남녀의 결혼 및 출산 의향 증가는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최근의 흐름들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내년, 내후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하겠다. 첫째, 아이를 낳고 기르는 기쁨과 책임을 여성 개인이나 양육가정에 국한하지 않고 온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공감해야 한다. 우리 협회에서는 남성의 육아참여를 위해 다양한 육아미션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100인의 아빠단' 사업을 운영하여 함께돌봄의 행복한 양육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기업과 지역사회가 육아는 '함께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남성의 육아 참여를 제도적, 문화적으로 적극 지지해야 할 것이다. 둘째,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불안해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마련과 홍보가 필요하다. 우리 협회 역시 청소년 대상 성 가치관 및 생식보건 교육,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 제공, 인식개선 캠페인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긍정적으로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셋째, 대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전방위적 캠페인을 추진해야 한다. 출산율 반등의 청신호는 사회 전반의 인식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여러 매체를 활용한 캠페인을 통해 임산부 배려 문화확산과 아이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담론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넷째, 기업의 가족친화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장시간 노동문화와 경직된 조직문화는 임신과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주범이다. 기업은 직원들의 일생활 균형을 보장하는 혁신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유연 근무제, 육아휴직의 자유로운 사용 보장, 눈치 보지 않는 배우자 출산 휴가 등은 이제 '복지'가 아닌, 지속 가능한 기업성장을 위한 '인재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저출생 문제는 대한민국이라는 배에 탄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예산투입은 기본 전제이지만, 이를 현실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와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미래의 희망이 되도록, 기업, 지역사회, 언론, 그리고 모든 국민이 '함께 돌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13개월 연속 출생아 수 증가와 혼인 건수의 증가는 우리 사회에 주어진 귀중한 선물이다. 여기 발맞추어 우리 지역에서도 이 마중물이 헛되지 않도록도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지를 굳건히 해야한다. 지속가능한 희망의 미래는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가야하기 때문이다. 최찬욱 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