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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치도 시대 전북, 정말 특별해질까?

그랬으면 좋겠다. 전북이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지원과 권한이양, 그리고 강화된 자치권을 토대로 지방분권,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기회의 땅’이 됐으면⋯. ‘더 잘사는 전북’의 꿈을 차근차근 실현하면서 도민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줬으면⋯. 그래서 기나긴 낙후의 터널 속에서 맞닥뜨린 지역소멸 위기에서 벗어나 ‘전북 대전환’의 시대를 열었으면⋯. 새해 전북은 ‘전북특별자치도’가 된다. 오는 18일부터다. 전북도는 새로운 출발의 원년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새해 도정 사자성어를 ‘백년대계(百年大計)’로 정하고, 10대 역점시책 첫 순위로 ‘특별한 100년을 향한 전북특별자치도 개막’을 꼽았다. 그런데 도민은 별 관심이 없고 지자체만 바쁘다. 각종 표지판과 공문서, 행정정보시스템 등 바꿔야 할 게 적지 않다. 출범식을 앞둔 17일에는 도청광장에서 성대한 전야행사를 열어 새로운 전북, 특별한 전북을 맞을 계획이다. 정말 특별해질까? 추가 재정지원과 각종 규제완화, 행정특례 등을 통해 지역발전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특별자치도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지난해 말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및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온통 장밋빛 청사진이다.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라는 비전을 내걸고, 기존 법률을 전부 개정해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반영한 131개 조문 333개 특례를 담아냈다. 하지만 여전히 모자란다. 중앙정부로부터 다양한 재정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재정특례’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특별법에 핵심이 빠졌다. 국가의 책무를 명시한 조항(제4조)은 선언적 의미만 담고 있다. 전북도는 18개 사업에 대해 국가 재정지원을 명시함으로써 향후 개별사업 추진에 실효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했다. 하지만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표현한 임의규정이다. 지원하지 않아도 하등 문제될 게 없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아 원대한 꿈만 꾸다 끝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국 정부의 정책적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방시대’는 말뿐이고, 여전히 수도권 1극체제에 매몰돼 있는 정부와 정치권의 행보를 보면 기대하기 어렵다. 자치권 강화도 과제다. 제주와 강원·전북 모두 특별자치도 특별법 제1조에 ‘고도의 자치권 보장, 실질적인 지방분권 보장’을 그 목적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현실은 거리가 있다. 특별자치도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된 상황에서 특별법이 아닌 헌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보장해 모든 시·도의 자치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렇다. 그다지 특별할 게 없다. 전북은 서울을 제외하고, 제주(2006년)와 세종(2012년), 강원(2023년)에 이은 4번째 특별광역자치단체다. 대한민국에 5개 메가시티(수도권, 부울경, 대구경북, 광주전남, 충청권)를 육성하고, 여기에 끼지 못한 3개 권역(제주·강원·전북)을 특별자치도로 지정하는 정부 ‘5극 3특’ 계획의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막차를 앞둔 전북은 절실했다. 살아남기 위한 절박함에서 지자체와 지역정치권이 지난 2년간 특별자치도에 매달렸다. 그렇게 특별자치도가 됐다고 해서 새로운 시대, 특별한 기회가 곧바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만들고 열어야 한다. 인구절벽 시대, 대한민국에서 수도권을 벗어나면 모두 벼랑이다. 더 특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출향인을 포함한 500만 전북인의 결집된 힘을 토대로 지자체와 지역정치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우선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유능한 일꾼을 뽑아야 한다. 도민의 역할이 막중하다.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이번에는 깨뜨려야 한다. 소중한 국민의 권리를 특정 정당에 통째로 맡기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특별한 전북’시대를 열기 위해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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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01.09 13:37

주민자치회, 선거에 개입해선 안된다

총선을 앞두고 주민자치회가 특정후보를 위한 선거조직으로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익산시 A면에서 특정단체 회원들이 주민자치위원으로 집단응모하면서 주민들 간에 특정파벌이 형성되고 행정심판이 청구되는 등 오히려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풀뿌리 자치의 활성화와 민주적 참여의식을 고양해야 할 주민자치회가 자칫 선거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마당이어서 주민자치회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A면 주민자치위원회 회의에서 기존 위원들이 올해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를 내정했다가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올해 위원 모집에서 이례적으로 집단응모가 발생했다. 전체 25명 중 임기만료가 도래하지 않은 3명을 제외하고 22명을 모집했는데 무려 52명이 지원했고 그중 32명이 면접을 치렀다. 면접 결과 기존 위원 9명과 신규 위원 13명이 선정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연임 규정이 문제됐다. 조례상 위원 임기는 2년이며 2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지만, 인구 1만 명 이하의 읍면동에 한해 ‘부득이한 경우’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연임이 가능하다. 이를 두고 신규 진입을 위해 응모한 주민들은 신규 지원자가 정원을 넘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데도 기존 위원들의 연임이 다수 이뤄졌다며 반발했다. 위원 선정이 조례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익산시에 감사를 요청하고 1인 시위에 이어 전라북도에 행정심판까지 제기한 상태다. 대개 읍면지역의 경우 워낙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미달하거나 마지막 날 간신히 정원을 채우는 게 통상적이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를 위해 관련자들이 집단응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주민자치회가 선거에 개입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주민자치회 설치 등을 규정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40조 ⑤항은 “위촉된 위원은 그 직무를 수행할 때는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권한을 남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주민자치회는 주민 참여가 낮아 공무원이 활동을 주도하는 등 지자체 전위조직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그런데 자율성과 지치권을 강화할 생각은 않고 선거에나 개입하려면 되겠는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1.08 17:36

수십 년 된 스트로브잣나무 70여 그루 베어버린 고창군

이병렬 (사)고창문화연구회장 고창군 고창읍 월곡근린공원 내 스트로브잣나무 70여 그루를 고창군이 벌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창군민들에 따르면, 군은 최근 하루 만에 월곡근린공원의 수령 35년 이상 된 스트로브잣나무 70여 그루를 베어 냈다. 나무 둘레가 대부분 아이들의 두 팔을 모은 것보다 큰 아름드리나무로 현재는 밑동만 남아 있다. 월곡근린공원은 인근의 월곡, 주공아파트, 제일 아파트를 끼고 있고, 고창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있다. 1990년대 중반 ‘월곡택지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 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이 이용하고 있고, 특히 놀이터 시설이 좋아 아이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곳이다. 고창군이 베어낸 스트로브잣나무는 공원의 외곽의 도로와 경계를 이뤄 감싸고 있어 주민들의 안전과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 주었다. 이런 멀쩡한 공간의 스트로브잣나무를 베어 내고 철판으로 가로막아 공원이용을 막아버리고 공사를 강행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고창군은 “공원은 토양 배수불량으로 대부분의 수목이 생장한계점에 이르러 수목이 약해져 갈수록 고사가 많이 되고 있다. 향후 십여 년 후에도 발전성이 없는 것으로 예상되어 친근감 있는 공원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어 국비를 확보하여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설명회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편백나무로 대치하기로 했다. 베어낸 스트로브 잣나무는 뿌리가 옆으로 뻗어 나무가 커질수록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계속적으로 쓰러질 위험성이 존재한다. 또한 도로변 주차차량과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송진피해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트로브잣나무는 산림청에서 미래의 경제적 가치와 병충해 예방 및 기후변화에 최적화되었다 하여 권장하는 나무다. 군에서 멀쩡한 나무를 베고 그곳에 심겠다는 편백나무는 일본에서 전 국민의 40%에 호흡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기피 수종이다. 베어낸 나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나무 관리가 안 되어 송진이 떨어졌음에도 나무 탓과 민원 때문이라는 변명만 한다. 전화 한두 통으로 민원을 재빠르게 해결해주었다. 수십 년 된 나무를 모두 베어내는 일은 주민들과 충분히 논의가 이뤄져야 했다. 군민들도 방송을 보고 황당하다며 아쉬워했다. 주민인 최모(53, 제일아파트)씨는 “35년 이상 된 나무를 송진가루 때문에 민원이 30여건 발생해서 벌목하고 다른 나무로 대체한다고 하는데, 어느 누가 민원 했는지 궁금하다. 송진가루가 1년 내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봄에 잠깐이면 사라진다. 또한 우리 주위에 군목인 소나무도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가? 그 좋은 숲속에서 여름이면 운동하기도 좋았는데 이제는 띠앗 볕 아래서 운동하게 생겼다. 공원 조성에 10여억 원이 소요된다는데, 그런 큰 예산을 소외계층이나 낙후된 취락 개선사업에 쓰였으면 얼마나 좋은가”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창군은 하루빨리 공원을 정비하여 주민들이 편안하게 쉬고 운동할 수 있도록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스트로브잣나무보다 피해를 더 줄 편백나무를 심는데 더 강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고, 또한 편백나무를 공급하는 업체를 전임 고위공무원이 선정하고 떠났다는 소문이 무성해 파문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이병렬 (사)고창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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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8 17:36

노인은 폐기물이 아니라 귀중한 재보다

대개의 선진국에서는 신생아 출산율이 줄고 노인 비율은 팽창하여 결국 미래 사회는 노인들 나라가 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벌써 65세 이상의 인구비가 40%를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 우려하는 점의 이유는, 노인들은 노동력을 상실했다는 데서 유래한다. 재화 생산은커녕 철저한 재화 소모의 비 경제인이기 때문이다. 도덕 윤리 개념의 ‘노인 공경’의 담론은 여기서 제외하기로 한다. 현대 사회 구조상 비 경제인이란 조합은 존대받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미래로 갈수록 젊은이들에게 부양의 책임만 가중되는 현상으로, 노인 문제가 증폭되는 바, 어찌 노인들이 공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노인을 일컬어 소외 인간이라는 어휘보다 잉여 인간이라는 말이 더 적절한 말일 터이다. 그런데 의식의 전환에 따라서는 노인은 결코 부담스런 존재가 아니라 국가 사회의 존귀한 재보라는 생각에 이를 것이다. 노인들은 노동력을 결코 상실하지 않았다. 다만 정년이란 제도하에서 밀려났을 뿐이다. 서울의 지하철은 이제 노인철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일손 부족으로 인한 농촌이나 산업 현장의 아우성을 보면서, 그리고 외국인 임시 고용의 여려 문제를 만나면서, 이런 현장에 노인들을 왜 활용하지 못하는가 하는 의문이 인다. 포도 수확하는 농장에서 그 일을 노인 시키면 왜 안 되는가 하는 구체적 의문이 뒤 따른다. 포도 따기는 단순 노동 아닌가? 상추 재배에는 노인이 적절하지 않는가? 사실 노인들에게는 젊은이들 못지 않는 정렬도 잠재한다. 부지런함, 성실성이 그것이다. 노인들을 집합시켜 생산 라인에 연결시키는 매개의 조직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지방 소멸이라는 용어가 근래에는 낯설지 않다. 인구는 해마다 준다고 한다. 전북 인구는 1년에 1만 7천 명 이상 감소한단다. 통계가 맞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따른다. 여하튼 1만 명씩은 넘게 감소하는 것만은 틀림 없을 듯하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노인은 넘쳐나는데 인구는 감소한다?’ 이 역설적 논리를 풀면 인구 감소는 막을 수 있으리란 생각이 떠오른다. 이스라엘의 모샤브(moshv)처럼 집단 농업 공동체나, 키브츠(kibbutz)의 노동 시온주의를 융합시킨, 그리고 현대적 복지 사회 시스템을 가미한 코리안 모샤브를 만든다면 전국 노인들이 구름처럼 모여들 것이다. 남해의 서독 귀국 광부 정착촌은 관광 명소가 되어 있다. 새로운 집단 노인 사회의 전범을 만든다면 노인의 마을이 저리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노인 천국은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일과 놀이’를 병합시킨 복지의 천국을 획책해 볼 만하다. 놀이란 예술로 확대되는 아우라를 지닌다. 부대 시설인, 병원, 노인 학교, 요양원, 골고루 음식점, 이미용소, 목욕탕, 오락 유희 시설, 예술 문화 활동의 방, 또는 계절별 국내 순행 여행 시스템, 또는 장례 예식장 등까지를 강구하고 마련해 보자. 노인 부부들 자부담금 적정 지참케 하고 금융 여러 모양도 갖추고, 경찰도 몇몇 상주시키고....새만금에 연기 풍풍 오르는 공장만 유치할 게 아니라 노인 천국을 만들자. 노인 천국으로 정착촌 인구와 자녀 유동 인구까지 합하여 인구 넘치는 전북특별자치도가 될 것이 뻔하다. 바다가 있고, 섬들이 많고, 들이 있고, 꽃밭과 꽃밭이 지평선까지 출렁이는, 한국적 인정이 골목골목을 넘치는, 노인 복지 천국은 허무맹랑한 꿈만은 아닐 것이다. 노인들 자녀들은 휴가를 예서 즐길 수도 있으리라. 여기서는 도덕 윤리도 구현되리라. 더욱이 노인들 정신문화는 예서 천년에 빛날 것이다.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소재호 회장은 전주 완산고 교장·전북문인협회 회장·석정문화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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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8 17:08

2024년, 새만금 사업의 속도와 추진력을 높여 청룡처럼 비상할 것

새만금에 청룡의 해가 솟았다. 진취적인 기상과 도전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기운이 이곳 새만금 현장에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작년 말 새만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현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따른 적극적 지원으로 10조원의 투자유치를 실현했다. 개청 후 9년간 성과의 6.7배를 넘어선 기적 같은 일이다. 이로 인해 8천여 개의 직접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경제적인 효과가 예상되며 LS그룹·SK온·LG화학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GEM·룽바이 등 글로벌 이차전지 그룹들이 다수 포진된 투자협약 체결로 전후방산업의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필자가 새만금개발청장으로 부임했을 때 연내 1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변에서 많은 만류가 있었다. “금액이 너무 크다. 기간이 촉박하다.”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그럼에도 지난 30여 년 동안 함께한 새만금의 가치를 믿고, 전 직원이 영업사원이 되어 노력한 결과 꿈이 이뤄졌다. 물론 10조원 달성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영업사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일례로, 작년에 부임하고 일주일 만에 LS그룹의 투자유치를 위해 온산제련소를 방문하여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밝히며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8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모시고 LS그룹과 투자협약도 체결했고, 계속해서 기업 경영진을 만나고 수시로 연락하며 4천억원의 증액투자를 끌어냈다. 기업들은 새만금에 투자한 이유로 투자진흥지구 등 탄탄한 인센티브제도와 넓은 부지에 다양한 유틸리티, 원스톱 지원을 꼽는다. 새만금청은 국정과제인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3년간 법인세 100%, 이후 2년간 50%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인력양성 등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졌다. 새만금은 광활한 매립지로 투자 수요에 다른 공급토지(부지) 조정이 가능하며, 국책사업으로 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필요시기에 맞춰 전력·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한다. 특히, 새만금청이 대부분의 인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어 입주기업의 공장 설립부터 운영에 걸친 맞춤형 지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다. 올해는 기 체결된 투자협약이 조속한 공장 건설과 운영으로 이어져 새만금 지역에 직접적인 개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투자와 운영에 걸림돌이 되는 킬러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하고, 친(親)기업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우선, 신산업이 집적화된 첨단전략산업 허브, 새만금 신항만과 배후부지를 연계한 식품가공‧유통 중심의 식품허브, 그리고 국제행사‧관광‧회의가 융합되는 컨벤션 허브의 3대 허브를 바탕으로 새만금 개발의 밑그림인 기본계획을 기업 중심으로 재수립할 것이다. 최근 급증한 이차전지 입주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용·폐수 공동관로 구축, 기업 활동 공간인 새만금 산단 미래 성장센터 건립과 정주여건을 개선할 산단 통근버스 지원 등을 새롭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기업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 투자유치의 성과가 나타날수록 새만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졌다. 무거워지는 책임감만큼 새만금이 어떻게 개발되어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면서 국민이 새만금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사업의 속도와 추진력을 높일 것이다. 새로운 도약과 변혁을 향해 행동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추는 한 해를 만들겠다. 10조원 투자유치를 발판으로 새만금이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 경제 허브로 나아가도록 도민들의 아낌없는 응원을 바란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청장은 제6대 서남대학교 총장, 대통령직인수위 새만금발전기획단장, 새만금 미래전략포럼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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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8 17:07

자전거 주행 중 사고, 교통사고인가요?

의뢰인은 천변의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운행하다 앞에 가고 있던 자전거를 추돌했다. 의뢰인은 가벼운 부상 정도로 생각했는데, 피해자는 고령으로 4주의 상해를 입었다. 피해자는 의뢰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금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왔다. 도로교통법은 분류의 복잡함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우리 주변의 탈 것을 대략 분류하면, 4바퀴로 가는 ‘자동차’, 2바퀴로 가는 ‘원동기장치자전거(오토바이)’, 요즘 흔하게 보는 ‘개인형 이동장치(전동킥보드)’ 그리고 ‘자전거’이다. 동력이 있는 자동차, 오토바이, 개인형 이동장치는 면허가 필요하고, 면허가 없으면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지만, 자전거는 그렇지 않다. 자전거는 다른 ‘동력있는 탈 것’과 구분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적용된다. 교통사고를 모두 형사처벌하게 되면 범죄가 늘어나게 되므로, 사망사고, 음주, 뺑소니, 12대 중과실이 아니고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형사 합의와 관계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리고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반의사 불벌죄로 합의하면 기소되지 않는다. 그런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자전거를 ‘동력있는 탈 것’과 구분하지 않고, 같은 “차”로 분류한다. 똑같이 사망사고 등이 아니고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종합보험이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반의사 불벌죄이다. 그런데 자전거는 종합보험 상품이 없다.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있다 하더라도 자전거 종합보험에 가입하고 자전거를 운행하고 있다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 자전거라 하여 ‘동력있는 탈 것’과 구분하여 더 특별히 처벌을 감경하는 규정은 없다. 그렇다면 위 사안에서 의뢰인은 피해자와 형사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기소가 되어 처벌을 받는다. 불필요한 범죄 전력이 만들지 않기 위해 반드시 형사 합의가 필요한 경우이다. 자전거 운행 조심하고 볼 일이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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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8 17:07

태권도원 10년, 무주의 눈물과 희망

사실 ‘꿩 대신 닭’이었다. 놓쳐버린 꿩은 화려하게 비상했는데, 꿩 대신 잡아놓은 닭은 횟대에 앉아 날갯짓이 없다.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무주군과 전북도는 곧바로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다. 지역의 명운을 걸었다. 하지만 국내 후보지 경쟁에서 평창에 잇따라 미끄러졌다. 그리고 2004년 연이은 좌절의 끝에서 태권도원(당시 태권도공원) 유치에 성공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빅딜설이 파다했다. 평창이 국제무대에서 고배를 마시고 재도전에 나서면서 전북이 발끈했다. KOC의 중재로 성사된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은 평창이 단독 제출하고, 2014년 대회 유치 신청은 전북이 우선권을 갖는다’는 합의를 강원이 파기한 것이다. 21세기 초 부안 방폐장 사태, 새만금사업 법정다툼 등으로 혼란 속 상실의 늪에 빠져 있던 전북은 10년 넘게 공들인 동계올림픽마저 어이없게 무산되자 쌓인 울분을 쏟아냈다. 도민총궐기대회까지 열었다. 평창의 재도전에 힘을 실어준 정부가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해 태권도원 경쟁에서 무주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어쨌든 2004년 말 동계올림픽 국내 후보지(평창) 발표가 있었고, 1주일 뒤 태권도원 후보지로 무주가 최종 선정됐다. 전북도와 무주군은 빅딜설을 일축했지만, 결과적으로 올림픽 대신 태권도원을 얻었다. 동계올림픽 무주유치추진협의회는 해산을 결정하면서 ‘태권도원을 유치해 무주와 전북에 희망의 불을 지폈다는 데 위안을 삼는다’고 했다. 태권도원은 그로부터 꼭 10년이 지난 2014년 개원했다. 그리고 다시 10년이 흘렀다. 그 사이 태권도원은 산골 무주에 새로운 꿈을 꾸게 했다. 지구촌 태권도의 성지로 날아오르는 용꿈이다. 기대가 컸다. 하지만 실망의 연속이다. 민자유치 사업이 청사진에 그치면서 태권도원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했고, 관련 기관 및 단체 이전·집적화 계획도 전혀 진척이 없다.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 유치를 기대했지만 무주는 도전조차 하지 못했다. 연맹의 본부 이전 계획을 아예 몰랐다고 한다. WT 본부는 무주와 태권도원 경쟁을 벌였던 춘천에서 유치했다. 이후 춘천은 태권도 종주도시임을 자처하면서 각종 국제대회를 잇따라 유치했다. ‘태권도 성지화’를 외쳐왔던 전북도와 무주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의 공약인 국제태권도사관학교 건립 사업마저 논란이다. 새해 국가예산을 한푼도 확보하지 못해서다. 21세기를 열면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쏟아낸 도민의 염원이 허무하게 무산되고, 그 눈물과 울분을 어렵사리 희망으로 바꿔낸 게 개원 10주년을 맞은 태권도원이다. 그런데 태권도원 조성을 계기로 추진한 ‘태권도 성지화’ 사업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지역사회 상실과 희망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태권도원, 그리고 태권도 종주도시로서 새 역사를 써야 할 무주가 전북도민에게 다시 상실감을 안길까 걱정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1.08 15:22

지방의회 썩은 갑질 관행 당장 버려라

지방의회가 새롭게 출범한지 한 세대가 훌쩍 지났으나 아직도 일부 지방의회, 특히 일선 시군의회에서는 썩고 낡은 관행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를 맞아 지방의원들의 새로운 각오와 다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 의회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23년 청렴도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조사 결과를 보면 깊은 실망감을 던져준다. 종합청렴도 총점은 100점 만점에 68.5점으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80.5점)과 비교할때 무려 12점이나 낮았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 공직자와 산하기관 임직원 100명 중 15명은 지방의회로부터 갑질을 당한 것으로 나타나 작은 완장 하나 차고서 입으로는 좋은 말만 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나쁜짓만 골라서 하는 경우가 많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전북 시군의회의 경우 청렴도가 더 낮아 의원들의 의식개선이 급선무다. 지난해 종합 청렴도 평가에서 군산시의회와 김제시의회는 전체 5등급 가운데 4등급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전북도의회와 익산시의회, 남원시의회는 3등급을, 전주시의회와 정읍시의회는 2등급을 받았다. 각 지방의회마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볼때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국민권익위는 이해충돌방지법·청탁금지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등 '지방의회 반부패 특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인데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냉엄한 자기반성이다. 지역주민과 공직자 등 업무 관련자가 직접 평가한 청렴 체감도는 66.5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예산 집행과 조직·인사 운영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의회 운영’ 영역(68.3점),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한 정도를 나타내는 ‘의정 활동’ 영역(65.6점) 모두 60점대에 그쳤다. 결론적으로 의정활동 중 이해충돌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직무 회피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웅변한다. 권한을 넘어선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를 받았다는 응답이 16.3%로 가장 많았고, 계약 업체를 선정할 때 지방 의원이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응답이 10%였다. 특혜를 위한 부당한 개입·압력(8.4%), 사적이익을 위한 정보 요청(5.1%), 인사 관련 금품 요구·수수(1.1%), 의정활동 관련 금품 요구·수수(1%) 등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 군산시의회와 김제시의회 의원들은 냉철한 자기반성으로 갑진년 새해를 시작하기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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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1.08 15:03

전북도립국악원장, 재공모해서 뽑아라

개방형 직위로 전환돼 공모절차를 거치면서 지역사회의 관심을 모은 전북도립국악원장 인선 결과 발표가 늦어져 논란이다.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전북도립국악원은 초창기에 잠시 민간인 원장 체제로 운영되다 이후 전북도 파견 서기관이 원장직을 맡아왔다. 전북도는 지난해 11월 도립국악원장 공개모집 공고를 낸 후 예고한 일정에 따라 지난달 19일 면접시험까지 마쳤다. 모두 6명이 지원했고, 최종 후보에는 유명 국악인과 언론사 간부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늦어도 해가 바뀌기 전에는 최종 합격자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모집공고에서도 2023년 12월 중에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해를 넘기고도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임명권자인 김관영 지사의 최종 결단이 늦어져서다. 그러다보니 지역사회에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미 특정 인물을 내정해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돈다. 개방형 직위는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대해 공직 내·외부 공개모집 절차를 통해 가장 적합한 인재를 뽑자는 게 근본 취지다. 전북도에서도 지난해 관련 규칙을 개정해 도립국악원장을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면서 ‘전문적 국악교육과 국악 대중화를 위한 비전 등 문화예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관리자의 필요성이 증대했다’고 밝혔다. 새 원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도립국악원은 수장이 공석인 채로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전임 원장은 올해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당연히 개방형 직위의 취지를 되새겨 심사위원회에서 선발한 복수의 후보자 가운데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 게다가 도립국악원장은 다른 어느 기관장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또 국악의 본고장으로서 상징성도 크다. 행여 떠도는 소문처럼 특정 외부 인사를 염두에 둔 공모였고, 그 의도가 인선 결과에서 나타난다면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다. 새해 벽두, 전북은 특별자치도 출범을 눈앞에 두고 새 시대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사문제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은 도움이 될 게 전혀 없다. 개방형 직위제 도입 취지에 맞게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임하거나 적격자가 없다면 서둘러 재공모 절차를 밟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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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1.07 17:59

완주·전주 통합, 시간이 많지 않다

우범기 전주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주의 대도약을 위한 10대 역점전략을 제시하면서 첫 번째로 완주·전주 통합을 언급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해 완주·전주 통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완주·전주 통합은 우 시장의 민선 8기 1호 공약이다. 그리고 완주·전주 통합은 갈수록 줄어들어 소멸 위기에 놓인 전북이 살아남기 위해 돌파해야 할 해법 중 하나다. 전주시장뿐 아니라 당사자인 유희태 완주군수, 그리고 김관영 도지사도 여기에 특단의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동안 과정을 살펴보면 통합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첫째, 당사자들이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우 시장은 이번 회견에서 전주시와 완주군 통합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행정차원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 시장의 행보를 보면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없지 않다. 입으로는 통합을 외치면서 지난해는 이에 대한 실천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선거 캠프에 관여했던 사람들을 앞세워 통합운동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유 군수는 완주군의 시 승격을 내세우며 통합을 공공연히 반대하고 있다. 김 지사는 특자도 출범 후에는 완주·전주 통합에 적극 나서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4월 총선을 핑계로 소극적 입장이다. 진정성을 갖고 좀더 적극적으로 임해주었으면 한다. 둘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완주·전주 통합시는 2026년 7월 1일 출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 2년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통합건의- 통합방안 마련(지방시대위원회)- 여론조사 및 통합권고- 지방의회 의견청취- 주민투표 실시요구- 주민투표 실시- 통합여부 결정- 통합추진계획 마련- 통합자치단체 설치 법률 마련- 통합자치단체 출범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실제로 2014년 통합된 청주시·청원군의 경우나 실패한 완주·전주의 경우 모두 선거 2년전에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이를 위해 민간단체인 (사)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는 올해 6월을 목표로 주민투표 서명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당사자들과 도민들은 전북발전의 구심력 회복과 성장의 기폭제를 만들기 위해 대승적으로 동참했으면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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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4.01.07 17:59

그들이 정읍으로 간 까닭은?

지방 의료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서울 중심 의료 시스템 밀집화와 지방으로 갈수록 양질의 의료 시스템이 부족한 탓이다. 인구 감소와 지역 쇄락, 의료인프라 붕괴는 상호 작용한다. 인구가 감소하면 의료인프라가 줄고, 줄어든 의료인프라는 다시 인구 유출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2022년 서울의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을 찾은 비수도권 환자는 71만 3284명. 2013년보다 42.5% 늘었다. 한해 쓴 치료비만 2조 1800여억 원, 교통비와 숙박비까지 포함하면 경제적 부담은 더 늘어난다. 더 큰 문제는 인구 감소, 지역소멸 위험과 맞물리면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북도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북지역 8개 시군이 의료 취약지역(2021년 기준)이다. 특히 필수의료인 분만과 응급 의료 취약지도 각각 11곳, 9곳에 이른다. 여기에는 정읍도 해당된다. 그나마 아예 없는 곳에 비해 1개소씩의 분만·응급 의료시설(정읍시 현재 병원 및 종합병원급 11개소, 의원 71개소, 치과의원 34개소, 한의원 28개소)이 있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정읍시가 공공 의료 환경 개선, 민간의료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지역 보건 의료 서비스의 질적, 양적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다. 공공 의료 환경 개선 중 하나가 공공산후조리원과 소아외래진료센터, 어린이 전용 병동 설치다. 정읍에서는 야간이나 주말 소아청소년과 진료 공백으로 광주나 전주 등으로 나가야 한다. 또 전북 서남권(정읍, 고창, 부안)에는 민간, 공공을 포함해 단 한 곳의 산후조리원도 없다. 그러다 보니 아이 낳기를 꺼리고 산후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아이를 낳고 키워야 하는 가정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은 물론 결국은 인구 유출을 초래한다. 앞의 사업은 이러한 문제를 일시에 해소할 수 있다. 한편으로 최근 명망 높은 의료진들이 정읍으로 모여들고 있다. 시작은 서울아산병원 최초 응급의학과 교수이자 우리나라 응급 의료 체계의 토대를 닦은 임경수 전 서울아산병원 교수였다. 현재 정읍 아산병원장을 맡고 있는데 정읍에 내려오자마자 직접 나서 1, 2호 인재로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서울아산 병원 후배 이필량 교수와 부인인 조혜경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영입했다. 지금까지 초빙한 전문의만 모두 5명. 최근에는 안과 전문의도 교섭 중이라고 한다. 1년에 몇 번씩은 직접 운전하며 두 명의 간호사와 요양시설이나 장애인 시설을 찾아 진료도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정읍시와 농협의 도움을 받아 '100세 건강 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병원 장비를 싣고 다니며 건강검진과 진료를 하면서 지역주민의 건강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 것. 더불어 앞서 언급한 사업들에도 관심과 협조를 아끼지 않아 큰 힘이 되고 있다. 유수한 의료인이 지방의료 붕괴, 인구 감소와 소멸 위험에 처한 정읍에 희망의 큰 공을 쏘아 올렸다. 정읍은 KTX와 호남고속도로, 국도 1호선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춰 서울을 비롯한 전국 어디서나 1일 생활권이다. 경험 많고, 실력 있는 의료인을 중심으로한 민관의 긴밀한 협조 속에 탄탄한 의료 환경도 만들어지고 있다. 국내 제일의 의료진을 찾아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도시에서 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정읍으로, 정읍으로 몰려오는 날이 머지않았다. /이학수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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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7 17:59

22대 총선의 구원투수

어쩌다가 전북이 깊은 수렁에 빠졌는가. 지금 수렁에서 빠져 나오려고 바등 거리지만 맘 같이 잘 안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전북정치권이 중앙정치무대에서 힘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정치는 독립변수라서 정치적으로 힘이 없으면 개인이나 조직이나 무력해질 수 밖에 없다. 정부 수립이후 전북은 처음으로 국가예산을 확보하면서 치욕스런 결과를 맛보았다. 지난해보다 국가예산 총규모가 2.8%가 SOC는 4.6%가 증가했지만 전북은 마이너스를 기록, 광역단체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전북 보다 인구가 적은 강원도도 10조 원에 접근했고 모든 시도가 긴축재정 상황 속에서 선전, 현안을 해결했다고 난리법석이다. 전북이 지난 한 해동안 새만금에 1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선전했다. 막판 예산심의 때 여야 협치로 새만금에 3000억 원을 증액시켰다고 플래카드를 부쳤다. 출향인사까지 합쳐 국회의사당에 가서 도민총궐기대회를 한 결과치고는 너무 초라한 성적표다. 전북 정치권은 그 정도 확보한 걸 놓고 공치사 하기에 바빴다. 21대 전북 현역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한 것을 보면 역겨움이 절로난다.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도민들이 오히려 측은해 보일 정도다. 지금 당장 도민들이 외국에 가고 싶어도 신고 나설 신발이 없다. 그 이유는 공항이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시대에 공항이 없으면 외국 바이어들이 기피한다. 전북도가 10조 원대의 투자유치를 새만금에 했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지금 공항이 없어 실제투자로 연결될지는 더 지켜봐야 안다. 도민들은 새만금 공항관련 예산이 확보되었다고 자랑하는 정치권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세워진 370억원도 국토부에서 적정성검토 결과가 잘 나와야 토지매입비로 사용할 수 있다. 또 한덕수 총리가 말한 빅피쳐에서 공항건설계획이 축소되거나 빠지면 상황은 난감해질 수 밖에 없다. 국힘이나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마치 공항이 건설될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지만 갈길은 어둡고 컴컴하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나 국힘 정운천 의원이 새만금공항건설에 속도조절론을 말하면서 신항만을 우선 개발해야 한다는 말은 시사한 바가 크다. 후발주자인 전북이 생각지도 않게 새만금을 이차전지 특구로 지정 받은 것이나 인천으로 유치가 거의 확정된 '한상대회' 를 전북으로 유치한 것은 김관영 지사의 개인기에 의존한 뚝심의 개가였다. 하지만 김 지사가 전방위로 뛰어도 바쳐주는 정치권의 힘이 약해 특자도 출범이 결코 장밋빛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 중앙정부가 재정권을 틀어 쥐고 있어 특자도도 조례를 법으로 명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는 사람도 있다. 원래 특자가 붙으면 특별한 것이 아니라서 마냥 기뻐만 할일이 아니다는 것. 올 총선 때 역량있는 인물을 뽑지 않으면 전북낙후는 '백년하청'이 된다. 지난해 잼버리를 잘못 치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것도 결국은 국회의원을 잘못 뽑았기 때문이다. 지금 현역을 한번 더 뽑아준다고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 갈아 엎을 때 사정없이 판을 갈아 엎어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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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01.07 17:59

대한민국 제3당 출현 국민시대적 사명이다

최근 각종 주요 여론조사에서 정부 여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올해 국회 총선과 관련해 정부 '견제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5년중 1년 6개월을 넘겨 3분의 1일이 지나갔다. 역대 대통령 초기에 국정 긍정적인 평가가 임기 말에는 몰라도 임기 초기에 30%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기로는 필자 기억으로는 처음인 것 같다. 국민으로서는 여당을 지지했던 야당을 지지했던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30%에 머물러 있는 것은 대한민국 국가발전과 국민이 보기에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두달 전 출발했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우리의 50%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홀연하게 떠났고, 김기현대표도 사퇴를 내동댕이 치고 떠나 기대반 우려반 한동훈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가게 되었다. 누가 보기에는 지금의 국민의힘 집권당은 용산의 대통령실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좀비 정당에 불과하다. 더구나 필자같은 척박한 호남에서 수십 년간 정통보수의 깃발을 들고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당원 입장에서 보기에 너무나 나약하고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였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야당 민주당 이재명∙송영길 전∙현직 대표가 한사람은 구속되고, 법원과 검찰을 동시에 드나들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주 2∼3회 재판에 불러가는 민주당 역사에는 이런 일은 처음이다. 개딸이니 개이모니 노무현∙김대중 정신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민주당이 두동강이 나는 이재명 친명체제에 이러다보니 이낙연신당이 떠오르고 그 어느때 보다 무당파 제3당의 출현을 기대하는 국민 공감대가 30%을 넘나든다. 국민보기에는 여/야 정치 꼴사나운 난맥상을 보기에 역겨워 제3당 출현 국민적 여명이 시대적 사명으로 되었다. 대한민국 여∙야 정치권에게 충심어린 고언을 한다. 환자가 배가 아프다고 처방을 했으면 배가 아픈 곳에 약을 제조해서 줘야지, 배가 아프다는데 이마에 파스를 발라주는 처방을 하고 있으니, 윤석열 정부 국정 지지율이나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가겠는가? 내년 2024년 4월10일 국회 총선은 여당이냐? 야당이냐? 박빙의 선거전이 될 것이다. 지역적 한계가 있는 경상도/전라도는 모르지만 수도권과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는 초박빙 2~3%대에 당선의 윤곽이 결판 날 것이다. 정치권에서 제3당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는 정당에 대한 절망감이 무너져있기 때문이다. 무소불위의 거대한 민주당의 사법리스크와 내로남불의 팬덤정치로 신물이 났고,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인사 난맥상과 윤석열대통령실만 바라보는 무능하고 허약한 집권당 국민의힘의 염증을 느끼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더 이상 양당 정치권 강대강 패권정치로는 더 이상 국가 발전에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 정치를 확 바꿔 놓을 제3당의 출현이 그래서 필요한 국민에 시대적 사명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박종완 익산시민통합발전위원회 이사장∙박종완TV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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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7 15:47

전북특자도 원년을 풍운지회 (風雲之會)의 해로

우리 지역의 청년인구 유출이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이래 최근 10년간 전북지역에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 20대 인구는 7만6,000명에 달했다. 매년 7,600명의 20대 청년이 전북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청년층의 유출은 다른 연령대보다 지역의 성장 잠재력에 큰 타격을 준다. 청년층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면 지역 생산력과 소비 수요가 쪼그라들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이에 일자리가 줄어들어 청년들이 우리 지역을 등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와 같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우리 지역을 먼저 찾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리서치트라이앵글리서치파크(RTP)는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3개 대학을 중심으로 기업을 유치하여 만든 대학-산업도시다. 전자․부품, 바이오 신약, 기능성 섬유 등의 산업이 특화되어 있다. 1950년대까지 만해도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미국에서 1인당 주민 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이었다. 이곳 주민들은 섬유공업 등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했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다른 주로 떠났다. 그러던 곳이 IBM 등 700개의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7천여 개 기업이 입주한 가장 역동적인 지역으로 발전했다. 1980년 56만 명이었던 이 지역 인구는 2020년 228만 명으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연령도 37세로, 미국에서 가장 젊은 주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RTP 성공요인으로 혁신 주체들의 협력을 꼽는다. 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혁신 주체들이 협력하여 세계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클러스터를 통해 사업화로 연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정면교사(正面敎師)’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전라북도와 전북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향후 5년간 국비와 지방비 2천억 원이 투입될 이 사업은 지역과 대학, 그리고 산업이 협력하여 지역사회를 혁신하고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할 운명공동체의 역할과 책무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현재 전라북도는 기존의 농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탈피하여 라이프·에너지·모빌리티·문화관광 등 미래 첨단산업으로의 전환 로드맵을 제시하고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된 새만금 지역에 LG화학, SK온 등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10조 원에 이르고 있고, 완주 수소특화 산단이 국가 첨단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전북대는 새만금 지역에 이차전지와 K-방위산업, 센서반도체 분야, 전주․완주 지역에 농생명, 그린수소 분야, 익산․정읍 지역에 펫바이오와 동물의약품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대학-산업도시 트라이앵글(Jeonbuk Universities-Industry City Triangle)을 구축해 지역성장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배터리융합전공과 방위산업융합전공 등 첨단전공을 신설하고, 긴밀한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신기술 개발과 고용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원년, 혁신의 기반은 다져졌다. 글로벌 기업들이 전라북도로 몰려오고, 전 세계 청년들이 그 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이제는 담대한 혁신이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용이 바람과 구름을 만나 하늘로 비상하듯 우리 지역이 풍운지회(風雲之會)의 갑진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 △양오봉 총장은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국무총리 산하 새만금위원회 토지개발분과위원장과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회원과 전북특별자치도 국민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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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7 15:46

시골에 주택이 있어도 비과세를 받을 수 있을까?

주택을 비과세 받기위해서는 기본적으로 1주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요즘에는 시골에 주택을 가지면서 별장처럼 쓰거나 앞에 텃밭을 일구는 삶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이외의 주택을 보유하게 되면 2주택으로서 양도시 비과세를 받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섣불리 시골에 주택을 구매하는 것에 많은 고민들이 있을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농어촌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 농어촌지역에 주택을 구매하고 일정요건을 갖추게 된다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택을 매도시 농어촌지역의 주택을 주택수에 포함을 안시키게 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일정요건이 어떠한 것인지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농어촌주택은 읍이나 면소재지에 있거나 인구20만이하의 시지역에 속하는 동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외 되는 지역도 있습니다. 수도권지역이나 조정대상지역 그리고 관광단지지역등에 주택이 소재한다면 해당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취득당시 기준시가가 3억원 이하이어야 합니다. 22년도까지는 취득시 기준시가가 2억이었데 가액이 점점 상향되고 있습니다. 이는 농어촌주택에 대한 규제를 완화가 되는 뜻이며 농어촌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정책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소재지와 같은 지역에 있어서는 안되며, 3년간은 보유하여야 농어촌주택이 주택수에 포함이 되지는 않습니다. 만약 농어촌주택을 취득한지 3년이 되기전에 기존주택을 양도해도 1주택으로 판단할 수는 있지만 사후관리대상에 포함되어 3년의 기간을 채우지 못한다면 추징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시골지역에 주택을 가지고 있다면 농어촌주택 뿐아니라 고향주택 취득에 따른 특례가 있으니 주택이 2개이더라도 전문가와 함께 비과세 검토는 꼭 해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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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4 18:32

청춘의 봄

관광명소가 되어버린 한옥마을. 옹기종기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다 보면, 가사 없는 감미로운 음악이 배경음악처럼 깔리면서 시선은 멍해지고 담장 밖 칼국수 냄새가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다. 뒤에선 웃음 한껏 머금은 목소리로 희미하게 나를 부르는 애칭이 들린다. 알고 있다. 지금은 사랑하는 남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겨우 2살짜리에게 좋은 추억이 되리라 굳건히 믿고 한옥마을을 구경 온 관광객임을. “왜 멍때려. 어디 보고 있어?”라는 물음에 모든 오감이 그 시절 나에게 가 있는 것을 눈치라도 챌세라 ”추억 여행 중이었지- 와 애들 참 청춘이다. 나도 저랬을 때가 있었는데.“라 횡설수설한다. 나는 제로웨이스트숍을 운영 중임과 동시에 환경 활동가로서 지역 내에서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숍이란,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환경에 이롭게 하기 위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하며, 또 버리면 쓰레기지만 모이면 자원임을 직접 실천하기 위해 생활 속에 나오는 자원들을 모아 자원 순환을 실천하러 오는 그런 곳이다. 그렇기에 주 손님은 환경 실천가, 환경 활동가, 환경 운동가들이다. 이 불모지 같은 환경 활동지에서 함께하는 동료들이지만, 곧 그 동료들이 고객님이 된다. 그 동료들을 조금 더 소개하자면, 그들은 현재의 나에게 가장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들을 먼발치에서 보면, 지역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많은 활동들을 기획하고 실천에 옮겨 행동한다. 함께 시작했던 그들은 이제 뿌리내리라기 시작해서, 깊은 뿌리들과 얽혀 설켜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 번영되고자 한다.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자신의 시간 안에서 혼자 그리고 또 여럿이 함께하며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준비를 함께 도모한다. 그들을 보면 '청춘'이라는 단어는 그들을 가장 잘 묘사한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한다. 그들과는 조금 다른 '서늘'을 보자면, 멀티 페르소나 그 자체다. 온전하게 혼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8시간. 그 8시간은 환경활동가로서 활동한다. 오후 6시가 되면 "어린이집 재미있었어?", "오늘은 어떤 게 행복하게 했어?",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요?" 재잘재잘 일방적인 독백을 늘어놓는 수다쟁이 엄마로 변신한다. 커뮤니티 활동은 나름 잘 한다. 그들과는 다르긴 하나 살고 있는 아파트의 감사와 동대표를 하고 있으며, 22년생 호랑이띠 아기 엄마들 모임에서 2년째 리더를 맡고 있다. 아줌마로 구성된 볼링 모임도 수년째 함께하고 있으며, 또 어린이집 엄마들과 함께 공동 육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청춘예찬' 칼럼의 제의가 왔을 때, 0.1초 정도 망설였다. ‘36살도 청춘일까?’ 짧은 시간이지만 곱씹은 질문에 ‘서늘은 청춘이지.’라는 답으로 “좋은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 응했다.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청춘’이라는 단어, 사실 나는 언제나 봄이다. 벚꽃을 보면 설레고, 피어나는 아지랑이에 마음도 간지럼 타곤 한다. 또 힘든 고민이 있을 땐 겨울이 지나면 봄이 와. 라는 문장은 10대부터 지금까지 용기 나게 한다. 가끔 한 해 한해 변하는 숫자가 나를 기성세대로 끌고 가듯 가로막기도 하고, 또 ‘엄마’라는 단어가 나를 잡아당기지만, 그래도 봄이 좋은 청춘이다. 빛나는 나의 청춘을 함께 하고 있는 환경 이야기를 상반기 동안 소개할 예정이다. /서늘 제로웨이스트숍 늘미곡 대표 ] △서늘 대표는 전주시 자원순환정책포럼 부위원장, 환경기술인, 전주 SDGs 강사, 전주시 청년희망단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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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4 18:32

유세(遊說)의 시대

새해가 바뀌자마자 국회의원 예비 출마자들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달라는 문자와 전화가 빗발친다. 그러고 보니 올해 가장 큰 이슈는 3개월 남짓 남은 22대 국회의원 선거다. 총선을 준비 중인 정당 대표들과 당직자들은 벌써 전국을 오가며 민심의 주도권을 잡으려 분주하고, 총선에 나갈 예비 후보들은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며 자기 이름을 한 사람이라도 더 알리려 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4월 10일 이전까지는 온통 선거 이야기로 뒤덮일 기세다. 바야흐로 선거 정국이라는 큰 장이 대한민국에 서고 있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유권자의 표다. 유권자를 설득하여 마음을 얻는 과정을 유세(遊說)라고 한다. 유(遊)는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라는 뜻이고, 세(說)는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말하여 ‘설득한다’라는 뜻이다. 유세의 기원은 강태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폭군 주(紂)의 신하였던 강태공은 자기 뜻이 받아들여 지지 않자, 다른 제후들에게 돌아다니며 자기의 정치적 이상을 유세하였다. 결국 문왕(文王)에게 유세하여 문왕의 신하가 되었고, 은(殷)나라를 멸하고 주나라 건국의 주역이 되어 제(齊)나라 제후로 봉해졌다. 유세의 성공으로 부와 지위를 얻은 것이다. 최초의 유세는 일반 백성이 아니라 귀족이나 왕족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지금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대상이다. 공자나 맹자를 비롯하여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들은 모두 귀족을 상대로 한 유세객이었다. 그들은 귀족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유세하였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청사진을 제시하여야만 유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유세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공자는 유세 도중 봉변을 당해 제자들과 고난을 겪기도 하였다. 유세의 결과는 둘 중 하나다. 성공과 당선, 또는 실패와 낙선이라는 결과다. 성공과 당선은 높은 지위와 부를 보장해주고, 실패와 낙선은 가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필자의 지인 중에도 당선된 사람과 낙선한 사람으로 나뉜다. 처음에는 똑같은 유세객이었지만 결과에 따라 완전히 다른 상황에 놓인다. 당선하자마자 초심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성공에 취해 이상한 사람으로 변해가는 사람도 있고, 낙선과 동시에 폐인이 되어 하늘을 탓하고 사람을 원망하는 사람도 있다. <맹자>는 유세에서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만났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당시 유세객이었던 송구천(宋句踐)에게 이렇게 당부하였다. ‘성공해도 효효(囂囂)하고, 실패해도 효효(囂囂) 하시게.’ ‘효효’는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 상황을 인정하며 최선을 다하는 자득(自得)의 모습이다. 당선되면 나라와 백성을 위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효효하게 갈 것이며, 낙선되면 마음의 흔들림 없이 나를 수양하며 효효하게 살라는 당부였다. ‘선비는 실패해도 원칙을 버리지 않기에 당당한 자신을 얻고(窮不失義士得己焉, 궁불실의사득기언), 성공해도 자기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기에 백성들이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達不離道民不失望, 달불리도민불실망).’ 실망(失望)이란 당선되기 전에 그토록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던 사람이 당선되면 돌변하여 사람들의 희망(望)을 잃게(失) 한다는 뜻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론 찬밥과 나물을 뜯어 먹으며 살수도 있고, 비단옷을 입고 음악을 들으며 안락한 생활을 누리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찬밥에 나물국을 먹든, 비단옷에 화려한 음악을 듣든,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 후에 당선과 낙선을 만날 후보자들에게 한마디 미리 전하고 싶다. 낙선되면 남을 원망하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고 수양하며 효효하게 살 것이고, 당선되면 부디 초심을 잃지 않아 국민을 실망(失望)시키는 일은 없게 해야 할 것이다. 실망하는 국민을 보는 일은 공직자로서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니겠는가? /박재희 인문학공부마을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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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4 18:32

공공의대 실패의 교훈

남원 공공의대가 이번에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옛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한 관련 법안이 지난 연말 법사위에서 좌절됐다. 여야 합의 사항이 아니면 통과 자체가 어려운 법사위 불문율을 감안할 때 무작정 밀어붙인다고 될 일도 아닌데 왜 자꾸 희망 고문만 하는 것인지 마뜩지 않다. 상임위 통과를 애드벌룬처럼 띄워 여론전을 펼쳤지만 결국엔 실패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숱한 과정을 거쳤지만 고비를 못 넘기고 급기야 자동 폐기되는 아픔까지 겪었다. 추진 과정도 간헐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이 법안에 대한 본래 취지가 크게 퇴색한 느낌이다. 지역구 의원 전체가 불퇴전의 각오로 응집력을 발휘해도 결코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서 뭔가 뒷심이 부족한 모양새다. 일각에선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이 면피용으로 선전 효과만을 노린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간 공공의대 입법 과정을 되짚어 보면 전북 정치권의 역량과 한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이번 경우에도 정부 여당 반대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최대 관문인 법사위 통과는 사실상 어려워 보였다. 번번이 실패한 경험이 있던 터라 정부 여당을 상대로 사전에 최소한의 조율이 전제돼야 한다. 물론 법사위 규정상 본회의 직행 가능성이 남아 있어 불씨는 여전하지만 이런 문제는 떠들썩하게 기자회견을 통해 분위기를 몰아가면 역효과를 내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것이 공공의대가 자치단체의 먹잇감으로 둔갑, 전국 10곳 이상이 노리는 까닭이다. 과거 공공의대 남원 개교를 2024년으로 공식화하고 집권 여당으로 국회 다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민주당 찬스' 를 놓친 때와는 전혀 딴판이다. 공공의대는 지방의 의료 공백과 맥락이 같다. 수억대 연봉을 보장해도 의사들의 도시 선호 현상 때문에 지역의 의료 현실은 암울한 지경이다. 필수 의료 과목 진료는커녕 응급실 환자도 제때 치료를 못 받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정부가 나서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를 줄여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부터 남원의료원에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의사가 파견돼 환자 진료를 보게 된다. 전라북도와 업무 협약에 따라 안과, 감염내과 의사들이 매주 한차례 방문해 의료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전체 의사 30%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지방 의료 공백의 대안으로 공공의대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농촌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그에 따른 환자 비중도 급격한 증가추세다. 이 같은 의료 악순환 구조를 뻔히 알면서도 지금 상태에선 극약처방조차 쉽지 않다. 갈수록 당위성이 커지는 공공의대 법안의 추진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의원들의 원팀 정신과 전투력 무장이 급선무다. 21대 국회 회기 마지노선인 5월까지 법안 통과의 히든 카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지역구 의원 10명의 몫이다. 총선 출마의 전제조건으로 인식하고 막판 반전 드라마를 기대한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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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01.04 18:31

[금요수필] 정복된 냉장고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왠지 내키지 않는 것들로 가득한 곳, 그건 냉장고가 아닐까? 이즈막, 무슨 까닭인지 몸을 놀려 뭔가를 치우고 정돈하는 일들이 끔찍이 싫다. 힘들고 피곤하다는 이유만으론 딱 꼬집어 설명할 수 없는 게으름 같은 것인데, 사람들은 이런 증상들을 늙어가는 징조라고 말한다. 맞는 말 같기도 하다. 모든 게 시들하고 신선하게 자극을 주는 일도 별로 없는 요즘 시간들은 마치 사막을 건너는 것처럼 아득하고 위태롭다. 사람들은 또 이런 말도 한다. 집안일은 하고 싶을 때 해야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 병 생긴다고 그래, '짓'이 날 때까지 내 버려두자. 좀 지저분하다고 죽기야 하겠는가? 하면서 아무리 자기 합리화를 시켜도 마음 한쪽이 무거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려면 자신이 사는 곳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고 닦달하던 내게 온통 버릴 것으로 가득한 냉장고는 문을 열 때마 다 내 자존심을 건드리며 스트레스를 준다. 비좁아진 냉장고에 수박을 넣으려고 애를 쓰다 극도로 짜증이 나던 어느 날 밤, 내 야행성이 발동해 냉장고 앞으로 갔다. 그리고 버렸다. 버리고 또 버렸다. 두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발효식품까지 모두 버렸다. 마치 냉장고가 알라딘의 램프라도 된 양 버려도 버려도 뭔가가 꾸역꾸역 나왔다. 치우고 정리한다는 건 버리는 작업이었다. 내용물을 버리고 난 그릇들을 씻고 쓰레기를 모아 밖으로 내놓고 나니 새벽 두 시가 넘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냉장고를 열어 본 순간, 그 뿌듯함이라니, 잘 정리된 공간들이 마치 내가 정복한 땅들처럼 자랑스럽게 펼쳐져 있었다. 거기다가 내가 내 게으름을 이겼다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해졌다. 너무 피곤한 탓인가, 잘 시간이 지났는데도 잠이 오질 않았다. 주방으로 나가 다시 냉장고를 열어 봤다. 내게 정복당한 냉장고가 하얀 여백을 보이며 반짝반짝 윤까지 났다. 너무도 개운하게 비워진 냉장고 속을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니 모든 걸 버리고, 놓아버리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아 그걸 지키려고 버둥대며 안간힘을 쓰는 게 우리의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시 숨이 막혔다.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다가 중요한 현재를 놓쳐버리는 소모적인 삶이야말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거 나 뭐가 다르겠는가. 그러나 어디 사람의 욕심이 냉장고 속의 음식들 처럼 가볍게 버리고 비워버릴 수있는 것이던가. 때때로 모든 불편을 감수하며 가구 하나 없는 방에서 함부로 뒹굴며 살고 싶을 때가 있다. 빼곡한 가구들로 좁은 공간을 불편해하면서도 그 여백의 허전함을 못 견디고 또 뭔가를 채우려는 우리의 욕심은 얼마나 모순인가. 평범하고 일상적인 냉장고 청소를 하다가, 잔뜩 가진 것보다 더 편안한 비움의 미학을 알았으니 행운이지 싶다. 다른 생각 없이 한곳으로만 치닫는다는 것, 그 거침없음이 단순과 치열함을 함께 보여주듯 비움이야말로 욕심의 부질없음과 홀가분한 자유를 얘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울수록 가벼워져 높이 날 수 있을 것이다. 가벼워진다는 것, 그것은 복잡함이 없어지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 짐스러운 복잡함을 버리지 못하고 피곤에 절어 비명을 지르며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이야말로 혹시 버거운 짐에서 해방되면 허전해서 더 못 견딜 것 같은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아! 웬만하면 다 비우고 좀 가벼워지자. △최화경 수필가는 <좋은문학>으로 등단했다. 행촌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문인협회 수필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문학예술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수필집 <낮술 환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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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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