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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살얼음길 걷듯, 조심조심 안전하게

황금을 향한 집념으로 퍼져나간 연금술은 과연 연금술사들의 허황된 꿈이었을까? 비록 금을 만들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원소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고, 인, 염소, 질소 등과 같은 원소들을 발견하여 오늘날 화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연금술사들이 현자의 돌을 찾는 과정에서는 화학 반응을 도와주는 촉매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근대 산업혁명을 거치며 이러한 지식들은 신비의 영역을 벗어나 인류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과학기술로 발전해 갔다. 저렴하게 대량 생산되는 염소계 소독제는 대도시의 위생과 공중보건 체계를 지켜주었고, 질소 화학비료는 인류의 식량 문제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제 현대인들의 생활에 화학제품이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으며, 화학물질은 인류 문명을 지탱하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6~70년대에 산업화를 거치면서 울산과 여수 등 동남해안 항구도시에 거대한 규모의 석유화학 공단을 건설하였다. 지금 이순간에도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원료물질과 제품들이 국토 동맥인 고속도로를 타고 수도권과 전국 곳곳으로 운반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연간 약 17억 9천만톤의 물량이 도로에서 운반되고 있으며, 그중 약 27%가 화학 관련 공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남해안에서 출발한 운반 차량이 중부 내륙지역을 지날때에는 2시간 이상 운행시간이 경과하여, 운전자의 집중력이 낮아지고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그늘진 도로에 잘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가 생성되어 미끄럼을 유발하거나, 차량 내부 난방으로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등 교통사고 위험성은 더욱 증가한다. 2020년 2월 17일 전북 남원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에서 발생한 32중 추돌사고는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된 대표 사례이다. 결빙 구간에서 질산을 운반하던 탱크로리가 전도되며 화재와 유출사고로 이어져 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화학물질 유출 사고의 약 16%가 바로 운반 차량 사고였으며 전북에서는 9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북지방환경청에서는 2023년에 한국환경공단․한국도로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휴게소 등 8곳에 사고대응 방재장비함을 연차적으로 확대 설치하고 매년 운반 차량을 대상으로 안전운행 캠페인을 실시해 왔다. 또한, 염산 운반 차량의 부식방지 코팅 검사를 지원하고, 동절기 운반 차량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등 사고 예방과 대응체계를 강화해 왔다. 내년부터는 관내 사고다발지역․상습결빙구역과 폭우․폭설 기상 특보 등 안전운행 정보를 운반계획서 제출자에게 제공하여 사고 예방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하지만 최종 안전장치는 결국 운전자 개개인이 경각심을 갖고 안전운행에 집중하는 것이다. 맑은 겨울날 도로는 평온해 보여도 그 아래에는 다양한 위험을 숨기고 있다. 출발 전 차량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운행 중에는 안전거리 확보와 예방적 감속 등의 정속 운행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 방법이다. 또한, 적정한 운행 시간에 충분한 휴식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다. 우리는 겨울철 미끄러운 길에서는 조심조심 천천히 걷는다. 조금 빨리 가려다가 낙상이라도 당하면 병원 신세를 지는 등 낭패를 당하기 때문이다. 화학물질 운반은 다른 어느 교통 물류보다 더욱 높은 주의와 책임을 요구한다. 다가오는 겨울철, 전북의 길 위에서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야 할 약속이다. 안전 운행이 결국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과 건강한 환경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잊지 말자. /김호은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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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4 18:52

[열린광장] 농어촌기본소득, ‘지급’ 넘어 ‘지속 가능 농어촌’으로

농어촌은 지금 구조적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생활 인프라의 축소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이다. 학교와 병원, 상점이 하나둘 사라지고, 지역 공동체의 유지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농어촌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내고 지속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순창군이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출발이자, 농어촌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알리는 신호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농어촌은 식량 생산의 공간을 넘어 환경을 보전하고, 국토의 균형을 유지하며,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지켜온 중요한 기반이었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 중심의 성장 과정 속에서 농어촌의 이러한 공익적 역할은 충분한 평가와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누적된 어려움으로 남아왔다. 순창군의회는 농어촌기본소득을 단순한 현금 지원 정책이 아니라, 농어촌이 사회 전체를 위해 수행해 온 공익적 기능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보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농업 생산을 넘어 환경 보전과 식량 안보, 지역 공동체 유지를 정책적으로 인정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시범사업은 큰 의미를 지닌다. 내년부터 군민 1인당 매월 15만 원이 지급되는 농어촌기본소득은 군민의 삶에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결코 큰 금액은 아니지만, 불안정한 소득 구조 속에서 최소한의 생활 안정망으로 작용하며 일상적인 소비와 생계를 지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이 소득이 지역 내에서 사용될 경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다시 환원되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농어촌기본소득은 개인의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농어촌기본소득이 일회성 정책이나 단기 실험에 그쳐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재원 마련과 제도의 지속 가능성 확보가 핵심 과제이며, 재정 여건을 면밀히 검토한 현실적인 운영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지역화폐 활용을 통한 소비 유도, 청년 정착과 귀농·귀촌 정책과의 연계, 돌봄·교통·의료 등 지역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정책 효과를 더욱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연계가 뒷받침될 때 농어촌기본소득은 단순한 소득 지원을 넘어 지역 활력을 높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군민과의 소통이다. 농어촌기본소득의 취지와 목표, 기대 효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때 제도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순창군의회는 집행 과정 전반을 면밀히 살피는 동시에, 군민의 의견이 정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견제와 제언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제도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제안하는 것 또한 의회의 중요한 책무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이미 완성된 해답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이 농어촌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하나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는다면, 그 성과는 순창을 넘어 전국 농어촌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기본소득이 단순한 ‘지급’을 넘어, 농어촌이 스스로 존속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정책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지속 가능한 농어촌의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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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4 18:52

[기고] 조력발전으로 뛰는 새만금의 심장

새만금에 부는 변화는 때론 밀물과 썰물 같다. 빨라진 개발의 힘으로 기업이 몰려드는 밀물의 호조에서, 환경적인 우려에 대한 썰물의 난조가 교차한다. 지난 9월 새만금에는 시간당 150mm에 이르는 극한호우가 쏟아졌고, 여름철 수온 상승으로 새만금호의 수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정부에서 새만금 도약을 위한 RE100산단 조성 등 재생 에너지 허브 육성이 국정과제에 반영 됨에 따라, 입주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원의 확대도 필요해졌다. 새만금은 에너지 대전환을 맞아 순항할 것인가, 기후위기의 파고에 흔들릴 것인가? 지금 새만금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필자는 해수유통 확대와 조력발전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새만금 방조제에 수문을 증설하고 수차를 설치하면 새만금호에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수질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크다. 홍수 대응능력 강화, 재생에너지 기반 확대를 동시에 아우르는 것이다. 조력발전은 조수간만의 차로 전기를 생산하므로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적게 받아, 태양광·풍력과 상호보완하며 새만금 산업단지에 1년 365일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수변도시를 비롯해 새만금이 모두가 살고 싶은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연재해로부터의 견고한 안전망 확보와 철저한 수질관리가 필요하다. 조력발전은 평상시에는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면서도 비상시에는 신속한 배수를 가능하게 하여 홍수 방어 능력 향상에 기여한다. 또한, 수문 증설을 통해 해수유통을 확대하면 새만금호의 수질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함께 관계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조력발전 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재수립 중인 새만금 기본계획에도 해수유통 확대와 조력발전 추진을 핵심 아젠다 중 하나로 반영할 계획이다. 조력발전을 통해 RE100 산단에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새만금에는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첨단 기업과 인재가 모여드는 혁신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조력발전으로 새만금이 미래 산업의 전진기지가 되는 항로가 열리는 셈이다. 기본계획을 토대로 관계기관, 지역주민 등과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후속 절차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조력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 대전환을 위하여 조력·풍력 등 재생에너지 다각화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새만금 해수유통 확대 및 조력발전 추진 정책토론회’에서도 조력발전 추진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특히 새만금호의 여름철 수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문 증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부터 해수유통 확대 및 조력발전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추진하여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며, 전북특별자치도·한국수자원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수력원자력 등도 기술적·정책적 협력 확대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조력발전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전력이 확보되면 지산지소형 RE100 산업단지 지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해수유통 확대와 조력발전이 실현된다면, 새만금은 사람과 자연이 조화되는 친환경 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조력발전이 새만금에 청정에너지를 수혈함으로써 전북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힘차게 뛰는 심장으로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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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4 18:52

[사설] 농어촌 기본소득, ‘지속가능성’이 과제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 우리 농어촌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농어촌 기본소득’ 정책이 내년 시범사업 형식으로 추진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전국 7개 지역을 선정한 데 이어 지자체의 요구로 3곳을 추가 선정했다. 이에 따라 사업에 선정된 전북 순창·장수군을 포함한 전국 10개 지역 주민들은 내년부터 2년간 1인당 매월 15만원씩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받게 된다. 농촌 소멸이 눈앞으로 다가온 위기의 시대, 기본소득은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았고, 지자체와 주민들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정작 시행을 앞두고 “취지는 좋은데,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재정 문제다. 정부가 제시한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 분담 비율은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다. 농촌 지자체는 인구가 적어 세수 기반이 약하다. 기본소득 사업을 자체 재정에 의존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지방소멸 대응이 시급한 지역일수록 재정 여건이 더 취약하다. 역설적으로 기본소득이 가장 필요한 곳이 이 사업을 가장 운영하기 어려운 곳이 되는 셈이다. 시범사업에 선정된 순창군과 장수군이 기본소득 재원을 충당하려면 한 해 자체 재원의 35% 정도를 무조건 빼내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지자체 입장에서는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예산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해당 지자체에서는 그동안 시행해온 다른 복지사업 예산을 대폭 줄이거나 유사한 사업의 경우 그 자체를 폐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가뜩이나 재정형편이 열악한 농촌 지자체에 과도한 재정 부담이 주어진다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지역격차 해소, 균형발전 정책은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만큼 중앙정부에게 주어진 책무다. 기본소득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국가 책임을 명확히 지고, 가능한 많은 재원을 부담하는 구조로 재구조화해야 한다. 본격 시행을 앞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지속가능한 제도로 완성하는 일은 결국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2.11 19:10

[사설] 불법이륜차 단속, 후면단속카메라 늘려라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오토바이가 신호등을 무시하고 급출발하거나 곡예 하듯 갑자기 끼어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또 길에서 오토바이가 사람을 칠 듯 스치는 바람에 아찔한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불법 이륜차를 단속하는데 효과가 큰 후면단속카메라 설치가 쉽지 않다고 한다. 지난해 예산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경찰청은 시민의 안전이 가장 우선이므로 이러한 장비 설치에 주저함이 없었으면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행위 단속은 총 29만4248건이었다. 2023년 26만6227건 보다 10.5%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신호·지시 위반 6만7117건, 끼어들기 2만4068건, 인도 통행 1만3525건, 중앙선 침범 7002건, 방향지시등 5641건, 불법 유턴 3136건, 기타 사유가 17만3759건이다. 전북은 지난해 915건의 과속‧신호 위반 등 이륜차 법규 위반행위를 단속했고, 올해는 지난 11월 30일까지 1852건을 단속했다. 반면 이륜차 교통사고와 사망자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전국의 이륜차 교통사고는 1만5290건으로 2023년 1만6567건 보다 감소했고 사망자도 지난해 361명으로 2023년 392명에 비해 줄었다. 이처럼 단속 건수가 늘고 교통사고는 줄어든 것은 경찰이 수시로 이륜차 특별단속 활동을 벌인 결과다. 특히 지난해 도입을 확대한 이륜차 후면 무인 단속장비가 교통사고 감소에 큰 몫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다수 이륜차에는 전면 번호판이 없는 만큼 단속에 필요한 증거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면서 “후면 단속장비 등 신규 기술을 도입한 결과 이륜차 단속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북지역에 설치된 후면단속카메라는 전주시 2대 등 19대에 불과하다. 이륜차의 법규 위반, 그중에서도 배달업무 종사자들의 위반행위는 상습적인 경우가 많다. 직업의 특성상 빠르게 배달하는 게 곧 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본인뿐만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한다. 이들의 중앙선 침범과 과도한 끼어들기, 불법 유턴, 인도 통행 등은 살인 행위와 다름이 없다. 지자체는 후면단속카메라 설치를 과감하게 지원하고 경찰은 이륜차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하게 단속하고 처벌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12.11 19:10

[오목대] 세계유산,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가야는 삼국시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국가 연맹체다. 이들은 고구려, 백제, 신라가 중앙집권적 단일국가로 발전한 데 비해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했다. 600년 동안 이어진 이 연맹체는 <삼국사기>에 6개,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24개 소국이 존재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들은 지배층의 무덤을 그들의 정치적 중심지에 있는 구릉지에 조성했다. 거대한 봉토분을 군집·조성함으로써 장엄한 경관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배층의 권위를 보여주는 한편 가야인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상징적인 기능을 했다. 실제로 보면 20m 이상의 고분들이 산등성이를 따라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유네스코(UNESCO)는 이들 고분군 중 7개 지역을 2023년 9월 24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했다. 7개 고분군은 대성동 고분군(경남 김해시, 금관가야), 말이산 고분군(경남 함안군, 아라가야), 옥전 고분군(경남 합천군), 지산동 고분군(경북 고령군, 대가야), 송학동 고분군(경남 고성군, 소가야),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전북 남원시, 기문가야),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경남 창녕군, 비화가야) 등이다. 이중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와 아영면 두락리 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의 가장 서북부 내륙에 위치했던 운봉고원 일대의 가야 정치체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이곳에서는 중국제 청동거울을 비롯해 금동신발, 청자 천계호, 초두, 마구류 등이 출토되었다. 지난 9일 전북역사문화교육원과 후백제시민연대 일행과 함께 운봉고원을 다녀왔다. 세계유산 등재의 일등 공신인 군산대 곽장근 교수의 해설을 곁들인 힐링의 답사 여행이었다. 이날 답사는 몇 가지 깨달음을 주었다. 첫째, 백두대간 서쪽에도 가야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가야는 백두대간 동쪽과 낙동강 유역인 경남과 경북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그러다 1982년 광주∼대구 간 88고속도로 공사 때 남원 월산리 고분군이 발견되면서 백두대간 서쪽에도 가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청계리 고분군과 유곡리·두락리, 장계분지, 장수분지 등에서 가야고분군의 존재가 속속 드러났다. 둘째, 가야를 흔히 철의 왕국이라고 하는데 철 생산지는 운봉고원과 장수·무주지역이라는 점이다. 이들 지역에 엄청나게 쌓여있는 니켈 철과 쇠똥(슬러지)이 이를 입증한다. 셋째, 주요 부장품은 대부분 일제 때 도굴됐다는 사실이다. 일제 강점기에 대구에서 부동산과 전기사업으로 돈을 번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 1870∼1964) 등이 도굴을 조장하고 마구잡이로 쓸어갔다고 한다. 이와 함께 등재 즈음에 한심한(?) 주장과 반대를 일삼은 남원 사람들도 있었다. 몇 년 전까지 봉분이 깎이고 고구마와 소나무밭이었던 이곳이 깔끔하게 단장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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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25.12.11 19:09

[청춘예찬] 만화로, 전북으로 돌아오는 길

“여기에도 풍년제과가 있어요?” 타지에 대학 생활을 시작했을 때였다. 어느 날 기숙사에서 간식으로 치즈케이크를 하나씩 받았다. 치즈케이크 위의 초콜릿 장식에 ‘PB’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룸메이트에게 ‘풍년제과’가 여기에도 있냐고 물었다. 그는 풍년제과가 무엇이냐고 되물으며 ‘파리바게뜨’라는 브랜드라고 알려주었다. 전주를 프랜차이즈 빵집도 없는 시골이라고 생각했겠다 싶어 얼굴이 홧홧했다. 전주에서 10년을 떠나있었고, 돌아온 지는 7년이 되어간다. 타향에서 나는 주변인이었다. 귀향해서도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간다는 실감은 나지 않았다. 전주를 사랑할 수 없었다. 꿈꿔오던 일을 접고 직장 생활을 하기 위해 귀향했으니, 내 안에서 귀향은 곧 실패라는 그릇된 공식이 세워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꿈의 흔적은 대부분 처분하거나 서랍 깊이 밀어 넣었다. 몇 년간은 만화를 읽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뿌리 깊은 애정은 어쩔 수 없어, 결국 만화에 대한 글을 왕왕 쓰게 되었다. 만화를 보면 행복하다가도 가슴 한편이 시큰시큰 아팠다. 어디서고 나는 주변인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청춘예찬 필진으로 글을 연재하게 되었다. 전북을 배경으로 한 만화를 소개하고자 작품을 찾았다. 만화에서 친숙한 지명과 장소를 만나는 것은 생경한 느낌이었다. 혹여 칼럼을 읽고 작품을 찾아보고자 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니, 독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2020년 이후 발표작으로 선별했다. 정보력이 부족한 탓인지 작품을 찾는 일이 순조롭지는 않았지만, 드라마로 제작 중인 유명 웹툰부터 독립만화까지 빛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청춘예찬을 통해 많은 분께 만화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올해 가장 큰 행운이었다. 금산사에 가면, 미륵전에서 기도를 드리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해송을 생각했다. 군산 앞 바다에서는 <고래별>의 수아가 의현을 구하던 모습을 상상했다.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동학혁명기념관에서는 <향아설위>의 향아가 떠올랐다. 정읍 천변을 거닐면서는 <내가 살던 고향은>에서 작가가 가족과 함께 컵라면이며 아이스크림을 팔던 장면을 풍경에 겹쳐보았다. 내가 좋아한 만화의 인물들이 이곳에서 울고 웃고 숨 쉬었다고 생각하면 장소의 의미가 새로이 다가왔다. 누군가 마음을 담아 이 장소를 그리고, 그 작품을 읽은 또 다른 누군가가 이곳을 애정으로 기억하는 것. 그런 과정을 거쳐, 어쩌면 만화가 전북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자긍심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글에 바람을 담았다. 가을이 가장 깊어진 날, 한옥마을에 갔다. 오목대로 올라가는 길 곳곳이 노란 은행잎으로 덮였다. 한참을 오목대에 앉아 한옥마을을 내려다보았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중심가를 벗어나 교동 골목골목을 걸었다. 전주에서 태어나 20년이 넘게 살았음에도 풍경이 낯설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달이 떴다. 쌍샘광장 맞은편의 휴식 공간에는 초승달 조형물이 놓여있었다. 달이 둘이나 보이니 운치가 참 좋았다. 문득 전북에, 전주에 대해 더 많은 만화가 그려지면 참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다. 그리고 그런 날이 오길 기다리며 만화를 읽고 쓰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구나. 첫 연재 글에서 <외계인 투어>를 소개하며 내가 썼던 문장은 일종의 예언이었다. “전주를 사랑하는 일은 나를 다시 사랑하는 일로 이어지는 셈이다.” 마침내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다. 박근형 만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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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5.12.11 19:09

[금요칼럼] 전환기에 놓인 한국의 지방자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지방자치와 분권은 중대한 전환기에 놓여 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1995년과 현재 대한민국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든다. 국민 개인당 국민소득은 1만 2565불에서 3만 7000불로 3배 이상 급상승했다. 수출액도 1억 2500만불에서 6억 8039억불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평균수명은 73.5세에서 83.5세로 10년 이상 늘어났다. 그야말로 경제 선진국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분석한 지방자치 30년 평가 보고서에서도 지난 30년 동안의 생활상의 변화를 76개 지표로 분석한 결과, 주민의 삶의 질은 크게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치제도, 자치역량, 참여구조에서 큰 제도적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긍정적인 성과 못지않게 한계점과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국민 삶의 질 향상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세대 간, 계층 간 큰 괴리 속에 그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방자치가 30년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이 획일적인 제도하에 실시됨으로써 그 긍정적인 성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지 못함과 더불어 주민중심의 맞춤형 지역정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즉 제도의 외향적 확산은 분명하나 실질적 자율성, 책임성, 효과성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국민인식 조사의 결과, 지방자치 제도의 구비는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 인식 개선과 참여기반 확대에 기여했으나 지역 간 불균형과 주민 간 성과체감 격차가 여전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조례는 법령의 범위안에서만 제정될 수 밖에 없는 자치입법권의 제한, 자치사무의 비중도 지난 30년 간 3% 정도 증가에 그쳐 36.7%에 머물고 있으며, 재정자립도 또한 1995년 63.5%에서 48.6%까지 오히려 후퇴하고 있어서 무늬만 지방자치라는 오명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지방의 자율성 강화라는 측면에서의 지방분권의 확대는 정주·산업여건·생활권 기반의 균형발전과는 병행되지 못한 채 그 격차만 심화된 문제점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게 되었다. 결국, 제도적 결함과 시행상의 착오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는 지역의 주민을 주인으로 자리매김해 줌과 동시에 주민의 자치의식과 함께 민주시민의식의 성숙을 통해 비상계엄 등 중앙정국의 혼란과 불안 속에서도 지방정국의 안정을 통해 평화적 정권교체를 비롯한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준 커다란 성과를 국민들에게 안겨주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2026년 병오년은 혁신·확장·돌파를 통해 새 틀을 다시 짜는 역사적 대전환의 시기가 될 것이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이제 양적 전환기에서 질적 성숙기로 접어든 전환기에 놓임에 따라 그 이행의 성공여부는 우리의 선택과 의지에 달려있다. 한국의 지방자치제가 성공적인 대전환의 단초는 주민중심, 지방주도, 현장중시로 주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를 냄으로써 주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향후의 지방자치는 제도적이고 획일적 분권을 넘어 생활기반 중심의 실질적이고 맞춤형 분권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방이 지역이 처한 여건에 따라 산업·공간·인구정책을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그 권한을 대폭 부여해 줘야 한다. 둘째, 지자체 간 인위적으로 설정된 행정구역 속에서 폐쇄적인 행정을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지자체 간 광역적 내지 초광역적 연대와 협력을 모색해야 지역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지금은 다양한 협력의 추진이 통합의 선행조건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넷째, 2026년은 열 번째 지방선거와 함께 민선9기가 새로 출범하는 중대한 시기다. 민선9기는 지역자원을 총 동원해서 지역의 문제들을 맞춤형 지역정책과 전략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적의 혁신적 행정방식과 특화된 산업구조 및 지속가능한 협력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6년의 희망찬 새해부터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 모두 행복한 대한민국의 국가비전이 지방자치의 완성을 통해 반드시 실현되기 위해서 국민 모두가 손잡고 힘차게 미래로 달려 나가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가 살아야 지방이 살고,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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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1 19:08

[금요수필]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방송국에 처음 입사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일이 노래곡을 고르는 일이었다. 라디오방송에서 가요는 사람의 신경과 같은 것인데, 아는 노래가 없었다. 사실 대학 다닐 때는 남성4중창 합창단과 관현악단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지만 대중가요와는 거리가 멀었었다. 겨우 부를 수 있는 노래는 ‘목포의 눈물’뿐이었다. 그것도 아내가 부르는 것을 듣고 참으로 구슬프고 사연있는 노래인 듯해서 따라 부르게 되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가요 공부를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음악실을 찾았다. 또 노트를 옆에 두고 모니터한 노래의 제목과 템포,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내용의 노래인지를 하나하나 적었다. 이렇게 한 달 정도 고생한 덕분에 아침 프로그램에 적합한 노래와 낮과 밤에 어울리는 노래를 구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 오는 날이나 특별한 기념일, 또는 계절 따라 꼭 선곡해야 할 노래들을 알게 되었다. 전주(前奏) 길이는 얼마나 되고, 같은 노래라도 몇 번째 순서에 넣으면 더 좋겠다는 것까지도 나름대로 메모해두었다. 노래는 때와 장소, 분위기에 따라 다르고 선곡 효과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선곡 때문에 크게 실수한 일이 있었다. 1980년대 초,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에는 전화나 문자 대신 엽서로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했다. 그러면 엽서에 사연을 소개하면서 희망곡을 들려주었다. 엽서가 많을 때는 7~8장을 한꺼번에 소개하고 대표로 노래한 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방송 전 PD가 직접 엽서를 내용별로 분류해 진행자에게 넘겨주었다. 그런데 일이 터지고 말았다. 신혼여행에서 갓 돌아온 신랑이 신부를 위해 마음먹고 신청한 곡이 엽서 분류를 잘못해서 최진희가 부른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라는 노래와 함께 엽서가 소개되고 말았다.‘ ‘떠나가버린 그대 때문에 내 모습이 야위어가요.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고 남모르게 가슴 아파요~’ 당시 이 노래는 인기가 좋아 신청하는 사람이 많았다. 방송이 끝난 뒤 신랑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몹시 화가 나 있었고 금방이라도 방송국으로 쫓아올 기세였다. 담당 PD를 찾는다고 하기에 전화를 받았더니 ‘야~ 이 자식들아, 우리 이혼하게 생겼다. 언제 내가 그 노래 신청했냐. 개XX들아!’ 알고 보니 노래를 같이 듣던 신부가 화가 나서 ‘그 여자와 헤어진 것이 마음 아파서 이 노래를 신청했냐?’며 대판 싸우고 이혼하자며 친정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노래 한 곡이 이런 파장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 면 훗날, 대중가요라면 백지였던 내가 가요 프로그램을 맡았고 어느 해는 18번이나 야외 공개방송을 한 일도 있었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노래자랑 공개방송이 있을 때는 참가자들에게 반드시 강조하는 말이 선곡의 중요성이었다. 때와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노래의 느낌이 다르니 선곡을 잘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사실 선곡의 중요성은 일상생활에서도 필요하다. 70 잔치에는 흥을 돋우는 민요가 좋고, 술자리에선 상다리를 두드리며 부르는 풍각이 제격이다. 신나게 노는 노래방에서는 댄스곡이 좋고, 연인끼리 사랑을 나누는 자리에서는 감미로운 발라드가 어울린다. 가끔 모임에서 분위기를 깨는 사람들이 있다. 박수로 기분 좋게 노는 자리에서 갑자기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을 부르는 사람이 있다. 이럴 땐 노래가 끝날 때까지 어쩔 수 없이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하거나 술을 마셔야 한다. 여러 사람들의 자리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선곡하는 것이 좋다. 때와 장소와 분위기에 맞는 노래가 가장 좋은 음악이다. △백봉기 수필가는 온글문학회 회장, 전북수필문학회 회원이며 현재 전북문인협회 회장이다. 수필집 <여자가 밥을 살 때까지>, <팔짱녀>, <해도 되나요> 외 <전북문학상> 외 다수를 출간했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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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1 19:08

[세무 상담] 조정권 세무사의 슬기로운 세금생활

전라북도에는 복잡한 세무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나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마을세무사 입니다.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존재는 알지만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을세무사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평범한 주민들의 생활 속 세금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공공서비스입니다. 마을세무사는 각 시·군에서 지정한 세무사가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해 취득·양도·상속·증여세 등 생활형 세금 상담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세무서 방문이 부담스럽거나, 단순히 방향만 알고 싶은 주민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입니다. 복잡한 세액 계산과 신고 대행은 어렵지만, 세법 해석·절차 안내·유리한 선택 방향 제시 등 실질적인 도움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전라북도 내 각 시·군청 홈페이지에서 마을세무사를 검색하면 담당 세무사 연락처와 상담 방법(전화·이메일·방문 등)이 안내됩니다. 또한 주민센터에서도 안내문을 통하여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시청 민원실에 문의하면 해당 지역 배정 세무사를 바로 연결해 줍니다. 마을세무사로 인하여 도움받은 사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A씨는 귀농할 계획을 세우고 이사 한 달 전에 농지를 먼저 샀습니다. 감면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인데 이를 알지 못해 이미 취득세를 납부를 하였습니다. A씨는 찾아가는 마을세무사 운영 소식을 듣고 전북도청을 방문해 취득세 감면에 대해 문의하였고, 마을세무사가 취득세 감면 대상임을 확인해주어 취득세 감면 신청과 환급 절차를 알려줘 세금 환급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마을세무사 제도는 이미 우리 곁에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어떻게 이용하는지 모른다는 이유로 활용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세금 문제는 작은 의문이라도 초기에 해결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지름길이므로 전라북도 주민이라면 가까운 행정기관을 통해 부담 없이 상담을 신청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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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1 19:07

[사설] KTX–SRT통합, 전라선증편을 최우선으로

국토교통부가 12월 9일 2026년 말까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3년 코레일·SR 분리 이후 13년 만에, 고속철도는 SRT가 2016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이래 10년 만에 이뤄진 정상화이다. 국토교통부의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에 따르면 2026년 3월부터 수서발 좌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역에 SRT를, 수서역에 KTX를 각각 투입하는 KTX·SRT 교차 운행이 시작된다. 하반기부터는 KTX와 SRT 구분없이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는 통합 편성 및 운영 체계가 구축된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코레일 전북본부에 따르면, KTX–SRT 고속철도 통합이 추진되면서 교차운행과 혼합편성 도입 등 단계별 구조 변화를 통해 그동안 열차 배차 부족과 예매난을 겪어온 전북 도민들의 이용편의가 향상될 전망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의 ‘KTX-SRT 기관 통합시 좌석 수 증가 기대효과’ 자료 분석을 보면 정읍과 익산시를 지나는 호남선 고속철도는 주말 하루 기준 4684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선 운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KTX 1대 편성(약 955석)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주말 하루 5편 정도의 증편 효과에 해당한다. 특히 남원과 전주, 익산을 지나는 전라선의 경우 KTX-산천(약 370석)과 SRT(410석) 등 소형 편성이 대부분 투입돼 같은 좌석 증가가 적용될 경우 호남선보다 더 많은 편수가 증편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전북 도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전주역 SRT(수서행) 증편도 긍정적이다. 이 구간은 현재 하루 왕복 2편에 불과해 강남권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즉, 남원–전주–익산 구간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심각해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청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통합시 가장 신경을 써서 좌석 증편이 되어야 한다. 한편, 전북 구간의 대폭 증편의 선결조건인 평택–오송 병목구간 해소와 전라선의 2027년 복선화와 2028년 선로 추가 확장까지 마무리돼야 가능하다는 코레일 측의 입장을 감안할 때 이를 위한 전북도와 코레일 측의 적극적 노력과 협력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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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0 18:47

[사설] 호흡기 감염병 유행, 방역수칙 철저히 지키자

계절이 바뀌면서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이 다시 찾아왔다. 주로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특히 올겨울에는 인플루엔자(독감)와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동시 유행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주시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가 내려진 이후 의사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최근 한 달간 증가율은 72.8%에 달한다. RSV 검출률도 전년에 비해 크게 높아져 환자 증가가 예상된다. RSV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급성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로, 대부분의 사람은 1~2주 안에 회복되지만, 영유아와 노인에게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리는 ‘감염병의 첫 번째 방어막은 개인의 일상적 방역 실천’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감염병 유행의 규모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얼마나 지키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올겨울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발하다. 고위험군인 영유아와 어르신, 임신부, 만성질환자는 작은 감기에도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선제적 대응 전략은 예방접종이다. 특히 올해는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난해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돼 환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방역수칙 실천도 어렵지 않다. 외출 후 손을 씻고,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쓰고, 몸이 아프면 잠시 멈추고 쉬는 것과 같은 단순한 행동들이 공동체 전체의 안전망을 견고하게 만든다. 문제는 지속적인 실천이다. 감염병 유행 초기에는 모두가 경계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생활은 다시 익숙한 패턴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호흡기 감염병 유행이 반복되는 지금, 다시 한번 원칙을 돌아봐야 한다. 방역은 생활 속 예방수칙 실천에서 시작된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아울러 보건당국에서도 시민들이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감염병 예방·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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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2.10 18:47

[오목대] 수능만점과 전북의 네 탓 공방

며칠 전 지역사회에 낭보 하나가 전해졌다. 전북에서 8년 만에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나왔는데 이 학생은 N수생도 아니고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 재학생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전주 한일고 3학년 이하진 군이다. 진학지도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은 학생의 고교 입학 성적만 보고도 3년뒤 SKY 진학 여부를 거의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고 하는데 고입 당시 최상위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 이 군은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과 관리, 교육청의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같은 학습지원을 바탕으로 성적을 끌어올려 대박을 냈다고 한다. 학생이나 부모는 당연히 축하받을만하고 그동안 지도해온 학교나 교사, 담당 장학사들의 헌신적인 노력 또한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런데 크게 기쁘면서도 이번 수능 만점 상황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것 같다. 유정기 전북교육감 권한대행은 전주한일고를 방문, 이하진 군에게 축하를 건네고 교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런가하면 도교육청은 담당자가 무려 7명이나 적시된 보도자료를 냈다. 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진로담당장학관, 담당장학사 2명, 한일고 교장, 부장, 담임 등이다. 전북을 넘어 전국적인 이슈가 될 수도 있고, 교육계 안팎의 관심도를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전북도나 교육청, 시군을 통틀어 단일 사안에 대해 7명의 담당자를 적시한 보도자료는 최근 수십년동안 본 적이 없다.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뭐가 잘 되면 내탓이고, 잘못되면 네탓을 하는게 이 시대의 사회풍조임을 거듭 깨닫게 된다. 요즘 지역사회에서는 온통 네 탓 공방이 거세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삿대질은 점입가경이다. 정치인들은 저마다 자기가 ~사업예산을 확보했다며 생색내는데 급급한 반면, 지역사회의 주요 이슈인 새만금사업, 올림픽, 전주완주 통합, AI컴퓨팅센더 등에 대해서는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사실 오늘날 전북이 이토록 추락한 가장 큰 책임은 지역사회의 리더들이었다. 평범한 도민 개인이 갖는 책임이 1 이라고 하면 역대 도지사나 시장군수, 국회의장이나 총리, 국회의원이나 장차관을 지낸 이들의 책임은 백만, 천만은 된다. 정말 실력이 좋은 학생은 100점을 받아도 자랑하지 않는다. 평소 30, 40점 맞다가 60, 70점 맞은 학생이 동네방네 시끄럽게 자랑하는 법이다. 지역사회 정치인들은 과연 전자쪽인지, 후자쪽인지 너무나 자명한데 정작 당사자들만 잘 모르는 것 같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지역사회의 리더들이 이제라도 서로 “내 탓이오” 하고 겸손한 자세로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자. 제아무리 승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보다는 대안과 해법을 제시할때 지역사회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도민들은 네탓을 하는 정치인을 바라지 않는다. 내 탓을 하는 이가 진정한 리더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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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5.12.10 18:46

[의정단상] 2026년 예산안, 그 후 이야기

아시다시피 2026년 국민주권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5년 만에 법정시한 안에 국가예산이 확정된 것입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평가하자면, 윤석열 12ㆍ3 내란으로 얼어붙은 민생경제를 녹이고, AI 세계 3대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미래 성장방안을 담은 총 727.9조 원 규모 나라살림 계획입니다. 우리 전북은 어떤가요? 전북은 역대 최대규모인 예산총액 10조 834억 원, 전주는 3년 연속 2조원대 예산인 2조 2,925억 원 확보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전북과 전주는 대한민국 피지컬 AI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였고, 전북과 전주의 문화 예술을 더욱 발전시킬 기회도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주가 다시 뛰고 전북이 회복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한 것입니다. 이번 전북, 전주 예산 심의는 “너는 너, 나는 나”가 아니라 전북도민과 시민의 요구에 따라, 전북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합심한 결과입니다. 정부 예산안 편성 이전부터 전북 국회의원들은 전북ㆍ전주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습니다. 전북 도ㆍ시ㆍ군과도 예산을 논의했고, 전북 연고 의원들까지 모두 힘을 모아 전북회복 예산확보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전북 국회의원들은 한병도 국회 예결위원장과 예결위 소속 의원들을 직접 만나 전북 발전에 필요한 예산임을 설득했습니다. 장관으로 입각하신 정동영ㆍ김윤덕 장관님과 협력하여, 국회 예산 심의 단계에서 제 지역구뿐 아니라 전주시 전체 사업예산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겼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2026년 전북ㆍ전주 예산인거죠. 이런 예산에 대해 전북도민, 전주시민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쉬움은 없을까요? 저는 전북이 회복하기에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수십 년간‘대한민국 아픈 손가락’전북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소멸 위기에 처할 동안 정치권은 전북소외론만 앞세워 숨기 바빴습니다. 특히 윤석열정권의 보복성 새만금 예산 삭감으로 전북은 더욱 뒤처지게 되었고, 윤석열정권 교체가 최대 민생회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정치권과 자치단체는‘성과’라고 홍보하지만, 시민들을 만나보면 체감경기가 어렵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우선 전북에는 빈 상가가 너무나 많고, 전북에서 꿈을 키워야 할 청년들은 전북을 떠나고 있습니다. 시민들께는 체감되지 않는다는 말이겠지요. 2026년도 예산안 통과는 더 나은 2027년을 위한 시작에 불과합니다. 정치권이 전북도민과 하나 된 모습으로, 예산을 확실히 확보하라는 지상명령입니다. 정치인들이 절실하게 전북을 살리는 예산확보에 진력하지 않으면, 전북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이번 예산안에 자화자찬보다는, 전북을 되살리는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북도민은 이제 전북회복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꿈을 꾸지 않는 나라는 망한다.”는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처럼, 전북은 전북회복의 꿈을 꾸지 않으면 희망이 없을 겁니다. 모처럼 찾아온 전북회복의 기회, 이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려는 의지와 간절한 행동이 있다면 현실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요구입니다. 정치권에 전북을 살리고 도민들의 삶을 바꿔 달라고 강력요구하십시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런 절박함과 진정성을 가진 ‘알곡’ 정치인을 선택하시는 건 당연하고요. 전북도민과 함께, 전북의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내년, 내후년, 그 후의 예산까지 절박함과 절실함으로 행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성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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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0 18:46

[타향에서] 법조계의 양심, 중립성을 성찰하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내란전담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과 법왜곡죄 신설 법안은 우리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러한 법안들이 공론의 중심에 서면서, 변호사 단체가 어떠한 견해를 밝혀야 된다는 사회적 기대가 컸다. 그 과정에서 한국여성변호사회에도 여러 회원과 외부 기관으로부터 견해 표명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요청들은 가볍지 않았고, 단체의 미래와 정체성, 그리고 법조계 전체의 공공성을 종합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무거운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가 중대한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입장을 내지 않은 데 대한 많은 아쉬움이 제기되면서, 여성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여성변호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이전보다 강했다. 이 요청들은 단순한 의견 진술이 아니라 우리 단체의 미래와 정체성, 그리고 법조계 전체의 공공성을 종합적으로 재고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대한변협을 무시하거나 충돌하는 방식의 견해 표명은 단체 간 조화뿐만 아니라 법조계 전체의 신뢰를 고려할 때 신중할 수밖에 없다. 회장으로서 단체의 자율적 의사표현과 직역 내 상호 존중이라는 책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지에 대해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복잡한 문제는 정치적 중립성의 기준이 법조인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누구는 “중립”이라 판단하고, 누구는“편향”이라 지적한다. 법조인의 사회적 경험, 정치적 감수성, 개인적 가치가 중립성 판단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단체 내부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의견 형성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회장으로서 이런 차이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어떤 기준으로 전체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깊은 고뇌 속에 놓였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설립 이후 여성·아동·취약계층을 위한 법률 지원에 집중해 왔다. 우리 단체의 사회적 신뢰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공익적 활동을 꾸준히 수행해 온 기반 위에 쌓여 왔다. 그런데 최근 정치적 민감성이 큰 사안들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 표명을 요구받는 일이 잦아지면서, 본래의 공익 활동이 의도치 않게 정치적 해석의 대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단체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회원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는 책임 사이에서 선택은 쉬울 수가 없었다. “정치적 중립성과 공익적 활동은 어떻게 조화될 수 있을까?” 정치적 중립성은 단체가 모든 사안에 침묵하겠다는 뜻이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판단의 기준이 특정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법률가가 지켜야 할 원칙과 헌법적 가치, 인권 보장의 기준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성향이 공적 판단에 개입하지 않도록 부단한 성찰이 필요하며, 단체 차원에서도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려는 꾸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도 사회적 논쟁이 발생할 때마다 한국여성변호사회에 견해 표명을 요청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요구가 증가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 여성변호사회의 활동에 대한 긍정적 평가이자 사회가 여성변호사회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러한 점에서 회장으로서 큰 보람과 책임을 동시에 느낀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앞으로도 공익적 사명을 중심에 두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낼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공익 단체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왕미양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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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0 18:45

[기고] 일본 사례로 본 방문간호의 미래와 나아갈 길

최근 일본의 방문간호기관을 견학하면서 우리나라 방문간호 서비스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일본은 방문간호를 장기요양체계의 중심 축으로 두고 교육·운영·정책을 긴밀하게 연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방문간호의 필요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제도적 기반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실정이다. 이번 견학은 “방문간호 체계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현재 장기요양 이용계획서에는 요양·목욕·간호가 모두 포함되어야 하지만, 실제 방문간호 반영 비율은 약 5%에 불과하다. 저비용 서비스 선호가 원인으로 언급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방문간호의 가치와 기능이 이용자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낙상 예방, 만성질환 관리, 약물관리 등 방문간호가 제공할 수 있는 예방적 건강관리 기능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반면 일본은 구조적 기반이 다르다. 실무경력 5년 이상의 케어매니저가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의료적 개입을 전문적으로 판단한다. 이는 방문간호가 단순 돌봄 서비스가 아니라 의료·복지 연계의 핵심 기능임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결과다. 특히 일본방문간호재단과 같은 공익적 컨트롤 타워의 존재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준다. 재단은 방문간호센터 교육, 운영 지원, 정책 개발, 조사연구, 공익 활동 등 다양한 기능을 총괄하며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경상자 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가 일본 방문간호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뒷받침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간호협회 차원의 체계적인 방문간호사 교육 프로그램 구축과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방문간호는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의료행위이며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둘째, 이용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방문간호가 누락되지 않도록 기준과 평가체계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셋째, 방문간호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저비용 서비스 중심 선택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방 중심 방문간호는 장기적으로 국가 의료비 절감에 기여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방문간호 컨트롤 타워의 설립이다. 일본처럼 교육·정책·연구·운영을 통합 조정하는 중앙 조직 없이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방문간호 체계의 핵심 기능을 국가적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 이번 일본 견학은 우리 방문간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었다. 이제 방문간호를 보조적 서비스가 아닌 국민건강을 지키는 핵심 제도로 재정립해야 한다. 체계적인 방문간호 발전은 고령사회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중요한 투자이며, 지금이 바로 그 변화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로 인한 의료·복지 수요 증가라는 도전에 직면한다. 방문간호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돌봄을 강화하는 가장 현실적 해법이다. 일본 사례가 보여주듯 국가적 전략과 지원이 뒷받침될 때 방문간호는 사회 전체의 건강 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방문간호의 제도적 정착과 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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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10 18:45

[사설] 전북자치도 활로는 실질적 재정권이다

전북이 자칫 5극 3특체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커졌다. 중량감 있는 5극에도 속하지 못하고, 3특 내에서도 가장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초광역 특별계정 등을 통해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데 자칫 전북은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재정지원에서도 변방에 머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 정부는 자치단체의 재정 자율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특회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지역자율계정은 올해 3조 8000억원에서 내년에는 1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예산 조정권 역시 지방시대위원회로 이관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며, 초광역권 계정 신설까지 더해지면서 내년부터 지특회계 운영방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문제는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기회를 잘 살리면 발전의 계기를 삼을 수도 있으나 자칫 5극 틈바구니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지특회계)의 권한 재편에 착수하면서 전북특별자치도의 독자 계정 신설 여부가 주목된다. 정부의 기조를 감안하면 전북의 경우 중앙 배분 체계에서 벗어나 독립적 재원 창구를 확보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도 있다. 핵심은 법개정을 통해 전북특별자치도가 독자적 발전전략을 꾀할 수 있어야 하고, 인접지역과의 연계·협력을 위해 설정한 권역’도 초광역권으로 당당히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행 5극3특 체제에서 초광역특별계정을 지원할 경우 5극간의 재정적 지원에 치우칠 수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전북을 비롯한 3특을 위한 별도의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자칫 속빈 강정이 될 수가 있다. 현실적으로 규모나 영향력이 큰 5극이 한복판에 있다. 전북은 3특 주변부의 하나일 뿐이다.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5극3특체제 활성화에 나선다고 하지만 현실은 5극만 관심 대상일뿐 3특은 재정지원 등에서 찬밥신세가 되기 쉬운 구조다. 지방시대위원회가 지난 9월 수립한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추진전략 설계도’는 11개 전략과제 144개 세부사항인데 정책 명칭과 달리 실제 추진구조는 ‘5극 중심, 3특 주변부’의 비대칭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북은 엄연히 특별자치도로 돼 있으나 실행력이 담보되는 재정 특례가 거의 없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전북의 살길은 단순히 계정 설치만으로는 안되고 실효적 재정권과 집행 자율성을 함께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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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9 19:20

[사설] 한계 도달한 전주시 재정 전면 재편 불가피

임계점에 이른 전주시 재정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예산 배분은 물론, 부채를 비롯한 재정 전반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불기피하다. 일부 국·도비 보조사업에 시비 매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책 추진은 연목구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전 정부 탓만 하기에는 전주시 재정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전주시 측은 경기침체에 따른 대규모 국세결손과 긴축재정 기조로 교부세가 2022년 대비 올해까지 매년 1000억원 가까이 감소하면서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어쨋든 천문학적인 빚을 들고 가기에는 너무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8일 열린 전주시의회 제425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신유정 의원은 “전주시 재정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일갈했다. 지난해 통합재정수지 적자 1355억원, 누적 지방채 6083억원, 연간 이자 195억원, 재정자립도 22%라는 수치가 지금 전주시 재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어렵게 확보한 국·도비는 매칭 펀드 성격의 시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반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재정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고, 이젠 시정 운영에 의문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주시의 내년도 본예산안 중 국·도비를 확보하고도 시비가 한 푼도 매칭되지 않은 사업이 62개, 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작금의 전주시 재정 상황은 심각 그 자체다. 물론, 컨벤션센터나 실내체육관, 육상경기장·야구장, 독립영화의 집 등 대규모 광역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밖에 없고 그 와중에 매칭 사업비를 제때 이행하지 못하는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다. 하지만 전주시 부채가 너무 많다는 지적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특히 일부 필수사업의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작금의 상황은 재정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함을 웅변하는 것 아닌가. 통합재정수지 적자 1355억원, 누적 지방채 6083억원이라는 전주시 재정 관련 수치는 살림살이 전반에 걸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중앙정부가 됐든 지방정부가 됐든 첫째 과제는 살림살이를 잘하는 것이다. 문화도시 사업과 관련해 2026년 시비 28억원이 전액 미반영되면서 2027년에는 142억원을 한꺼번에 편성해야 하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일단 미뤄놓는 것도 정도가 있다. 어느 시점이 되면 폭발할 수밖에 없다. 예산폭탄 대신 빚폭탄이 터진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전주시민 개개인이 무겁게 짊어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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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12.0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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