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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전북 엑소더스 해법 찾아라

전북 엑소더스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20대와 30대 젊은이들의 이탈현상은 매우 심각하고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좋은 일자리와 빼어난 교육환경을 핵심으로 한 주거환경이 조금이라도 개선되지 않는 한 제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전북의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다. 어둡고 비관적인 이슈는 누구나 거론하기 불편하고 특히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답답하지만 작은 희망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전북도와 도내 시군을 비롯한 지방정부는 물론, 교육당국, 지역사회 전반적으로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만 한다. 엊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전입신고 기준 지난해 전북의 전입자 수는 19만 9432명, 전출자 수는 20만 4547명으로 5115명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2011년 단 한해만 1721명의 순유입이 이뤄졌다. 그리고는 2001년부터 2022년까지 해마다 최소 1911명(2001년)에서 많게는 5만 6735명(2002년)이 전북을 빠져나갔다. 이처럼 지역사회의 인구 유출은 전국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전북으로선 2030 젊은세대의 이탈이 더욱 뼈아프다. 지난해의 경우 20∼24세 인구 4521명이 전북을 빠져나갔다. 25∼29세는 2997명, 30∼34세 711명이 전북 엑소더스 행렬에 가세했다.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젊은층 인구가 이처럼 급격하게 유출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일자리와 교육 때문이다. 시도별 3대 전입·전출지로는 동일하게 경기(25.4%, 23.8%), 서울(18.4%, 20.8%), 충남(8.9%, 9.2%)였다. 전입신고 기준으로 보년 전북 인구 정책의 지향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지난해 전북을 직업 때문에 떠난 사람이 5만888명인데 전북으로는 4만2907명으로 유입됐다. 결국 7981명이 순이동했다. 직업 이외에 가장 많은 수치는 교육으로, 전입(1만1518명)보다 전출(1만3474명)이 많아 1956명이 전북을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은 전북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가 당면한 시대적 화두다. 심지어 서울, 인천, 경기 등 여건이 탁월한 지역 조차도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점에서 전북도나 전북교육청은 모든 역량을 매력있는 지역으로 전북을 만드는데 제1순위로 둬야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1.31 14:03

전북도-대학 손잡고 지역에 활력 불어넣어야

전북도가 지역대학과 연계·협력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발전을 견인하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시범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지자체-대학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에도 적극 참여키로 한 것이다. 이러한 대응은 위기에 몰린 지역대학과 지자체를 동시에 살릴 수 있어 전북도와 도내 대학들이 손잡고 서둘러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지금 지역은 쌍끌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10개가 소멸 위기에 처해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 지 오래다. 고령의 노인들만 남아 복지비용만 폭증하고 있다. 더불어 도내 대학은 4년제 10개와 전문대 8개 등 20여 개에 이르지만 대부분이 2023년도 수시 및 정시 모집에서 미달사태를 빚었다. 내년부터는 학령인구 급감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나아가 이미 2개 대학이 문을 닫았고 폐교도 속출할 것이다. 이처럼 대학이나 지자체가 위기에 처한 것은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지역청년들이 지역을 등지기 때문이다.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없는 데다 ‘인 서울’ 대학에 진학해야 그나마 괜찮은 일자리를 잡을 수 있어서다. ‘일자리’와 ‘교육’이 핵심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RIS와 RISE 모델이다. 윤석열 정부는 종래 대학이 중심이 된 RIS보다 지자체 주도의 RISE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자체가 중심이 돼 대학 학과를 조정하고 재정지원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북은 김관영 지사가 취임과 함께 교육협력추진단을 만들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곧 RISE 사업의 시범지역으로 선정되고 RIS 신규 플랫폼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들 사업이 자칫 지자체 간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사업비를 정부가 지원하면 좋겠으나 지역에서 일정 부분 매칭펀드를 부담해야 할 경우 재정력이 약한 전북은 난감할 수 있다. 또 지자체가 교육부문에 대한 전문 역량이 있느냐와 갈등 요소도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지자체는 대학 학사구조 개편이나 연구개발 지원, 학과나 학생 정원 조정 등에 깊이 개입하기보다는 조정과 지원에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지자체와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지역이 활기를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1.30 18:18

이건, 법도 아니다

지난 27일 전주지법은 진안군의료원 부정채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안군청 공무원 A씨(당시 팀장 6급)와 B씨(주무관 7급)에게 1심판결에서 나란히 징역 10월형을 선고했다. 이 재판은 지난 2018년 4월 군민 한 명이 전북경찰청에 고발한 게 단초가 됐다. 군수, 비서실장, 보건행정팀장, 주무관, 민간 면접관 등 여러 명이 함께 고발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선출직 군수가 자칫 낙마할 수도 있어 엄청난 파장의 소지도 안고 있었다. 지역과 공직사회의 술렁임은 극에 달했다. 2년 가까운 검경 수사를 거쳐 2020년 3월 초 법원에 접수된 이 사건은, 당시 이항로 군수가 다른 건(선거법 위반 건)으로 낙마해 재선거가 실시되고 2년 뒤인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거쳐, 기소 후 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난 27일에서야 겨우 1심 판결이 나왔다. 그런데 이 건은 이보다 앞서 사법판단 결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난 2015년 전북경찰청 조사, 2017년 감사원 감사가 그것. 두 건은 각각 무혐의와 경징계에 그쳤다. 지름길을 못 찾고 ‘기나긴 여정’을 거쳐 사법심판대 오른 이 건은 팀장과 주무관만 기소되고 '윗선'이 빠져 사법당국의 불신지수를 한층 상승시켰다. 힘없는 하위직만 '애꿎은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운 탄식이 나왔다. ‘꼬리 자르기’란 비판도 일었다. 이 건으로, 2019년 2월 이항로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혐의 재판 도중 법정구속이 결정되고 영어의 몸이 되면서 토해 낸 한 마디 말이 회자된다. “이건 법도 아니다.” 그때와 맥락은 다르지만 이번 사법심판에 딱 들어맞는 말일 듯싶다. 힘 있는 자만 살아남는 이 나라의 사법심판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팀장과 주무관에게 죄가 있다면 ‘윗선’의 말을 잘 들은 죄, 그것밖에 없을 것이다. 징역, 이 두 글자 뒤에 ‘윗사람을 너무 믿은 공무원’이라는 주홍글씨가 아른거린다는 주변 평이 안타까운 밤이다.

  • 오피니언
  • 국승호
  • 2023.01.30 18:18

‘메타’와 ‘멀티’에 빠져있는 우리 유니버스

필자는 대학에서 실감미디어로 메타버스(Metaverse)를 구현하는 기술과 콘텐츠를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 현실과 대비되는 세계는 메타버스가 아니라 가상, 증강, 혼합, 확장 현실 중 하나거나 경계 혹은 혼합이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무엇일까? 전문가를 제외한, 대다수 평범한 ‘우리’는 정부나 지자체,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도입한다며 분주할 때 ‘이런 애들 장난 같은, 유치한 게임 같은 것이 진짜 메타버스야?’라고 생각하면서도 감히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위축된다. 정말 메타버스는 지금 시대의 중요한 화두인가? 인터넷처럼 중요한 미래 기술을 나만 놓치고 있는 걸까? 그저 마케팅 용어 아닐까? 가치 판단 전에 일단 메타버스의 개념을 한번 살펴보자.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세계(Universe)의 합성어다. 지금 세계를 ‘초월한’ 시공간을 의미한다. ‘새로운’도 아니고 ‘복제된’도 아니며, ‘더 나은’도 아니다.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등장한 메타버스는 현실 주체가 ‘아바타’가 되어 현실과 얽혀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 혹은 현실의 문제와 긴밀히 연결된 세계이자 해결 방식이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메타버스는 격리된 우리에게 따뜻한 소통 채널로, 일하는 나-아바타의 업무공간으로,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과 작품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경험으로 구체화되었다. 결국 메타버스를 이해하려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초월’을 중심에 두고, 우리가 지금 현실에서 무엇을 어떻게 초월하고 싶은지를 자문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현실의 부조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그 해결의 실마리가 메타버스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내가 꿈꾸는 어떤 평행 세계 메타버스와 더불어 우리 유니버스를 다채롭게 하는 개념은 멀티버스(Multiverse)이다.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멀티버스는 우리 우주와 무관한, 서로 연결되지 않은 우주가 무한히 존재할 수 있다는 다중 우주론에 평행 우주 개념을 혼합해서 사용한다. 즉, 지금 우리와 같은 우주가 무한히 존재하는데 그 각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문학에서 영화(주로 수퍼 히어로 장르)까지 많은 콘텐츠에서 캐릭터나 세계관을 다층적으로 재해석하고 확장하는, 창의적인 도구이자 규칙으로 사용한다. ‘멀티버스? 애들 오락거리 아냐?’ 라는 의심이 들 때쯤 2022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개봉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낯설었다가, 충격적이었다가, 감동했다가, 웃었다가, 슬펐다가, 허탈해지며 멍해지는 느낌을 호소했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갑자기 등장한 멀티 유니버스를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점차 익숙한 감정과 마주한다. ‘그때 내가 그 선택을 했다면,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영화가 그려내는 세계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멀티 실험이다. 다양한 내가 멀티 유니버스의 메타버스에서 충실히 살고 있고, 지금 현실의 내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우리는 메타와 멀티를 섞은 세계를 만들어 놓고, 현실 도피의 방식이 아니라, 지금의 현실을 극복하고 조금 더 나아진 우리의 삶을 영위하고 싶다는 의지를 절절히 드러내고 있는 것만 같다. /박형웅 전주대 실감미디어혁신공유대학 교수 △박형웅 교수는 전북디지털사회혁신센터 센터장∙전북콘텐츠코리아랩 디렉터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소임포굿연구소 대표∙전주대학교 연구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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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30 18:17

“이제는 혁신적인 협력과 선택, 집중이 필요한 때”

“우리 전북의 미래는 밝은가?”, “전북의 경제는 차별성이 있고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대부분 침체에 접어든 경제 시장 상황에 말문이 막히곤 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 또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접어든 게 사실이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험한 힘든 길을 걸어왔다.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중·소상인들은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그나마 정부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금이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중·소상공인들에게 정부가 지원했던 코로나 금융정책 지원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중·소상인들은 매달 돌아오는 대출금 상환과 높은 금리 이자 압박에 경제절벽으로 추락할 지경이다. 또한 물가상승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구인난을 겪으면서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목전에 닥쳐왔다. 2023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개막에서 105개국 주요 기업 CEO가 발표한 자료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는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비관적인 전망으로 역성장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따라서 작금의 경제 위기 속에 생존전략의 각오로 전라북도는 시대의 흐름에 변화하는 혁신적인 동력산업을 찾아야 한다. 각종 부분 산업영역에서 중요한 전문 인재 육성과 영입 등을 통한 적극적인 인프라 자원 확충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전라북도 산하 15개 연구기관(공기업 1, 출연기관 14)의 실태를 보면 공통적인 문제점이 보인다. 우선 출연기관 근무자의 근무환경과 대우가 열악하여 능력 있는 인재 대부분이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전라북도 산하 연구기관에서 전문분야 박사급 연구원을 영입하려 해도 근무환경과 실질적인 연봉의 차이로 대도시에서 전북으로 오기를 주저하는 현실이다. 우리 전북은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인재를 육성하여 이탈을 막고 과감한 전문 인재 영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경영체계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민선 8기 전라북도에서 낙후되고 차별화된 신성장 동력 산업을 육성하려면 공기업·출연기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실질적인 경영효율화 및 변화와 혁신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공공 서비스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년부터 전라북도는 제주, 세종, 강원도에 이어 4번째 특별자치단체가 된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때문에 새만금특별법과 함께 전라북도 성장 동력의 희망이 만들어지고 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하게 되었다. 다만 모든 과정은 행정으로만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민·관·산·학이 융합적인 거버넌스를 통한 현장에서 산업별 소통과 정보를 나누고 이해하며 대처해 나가야 한다. 최근 들어 전라북도에 각 산업별 민간 협회들이 유기적인 협의회 체제로 뭉치고 있다. 결국은 서로의 이익 관계를 떠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공통이라는 인식으로 위기의 상황을 대처해 나가는 돌파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제는 서로가 변화와 혁신적인 인식전환으로 협력과 선택, 집중을 통해 전북 경제 위기를 극복의 지름길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장영훈 전북마이스발전협의회 회장 △장영훈 회장은 현재 전북대학교 객원교수, ㈔지역관광문화발전협의회 이사, ㈔한국관광경영학회 이사, ㈔한국융복합진흥원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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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30 18:17

‘대회 성공의 열쇠’ 숨은 일꾼 ‘자원봉사자’

“우리는 일함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헌신하는 ‘봉사’는 우리의 마음을 언제나 따듯하게 만든다.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여간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의 삶에 온전히 치우쳐 지내기 마련이다. 나 아닌 다른 이를 돌아보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에 참가하는 전 세계의 선수단의 손과 발이 되어줄 자원봉사 모집이 작년 7월부터 시작되었다. 대회 준비 과정 속에 화려한 개막식과 폐막식은 해당 지역이 가진 문화 자산을 모두에게 내보이는 주최 측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자원봉사 활동은 곧 그 대회에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열쇠다. 특히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는 국내외 다양한 전 세계 스포츠인들이 참가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우리 대회에 첫인상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1988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열린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축제 서울올림픽은 역대 최대규모의 축제 이자 ‘코리아’라는 나라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지구촌 최대의 축제였다. 그 화려한 축제를 빛내던 선수들 뒤에는 또 다른 숨겨진 메달리스트들이 있었다. 자원봉사자 모집 소식에 항공료 부담과 장기간 합숙이라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까지 지원자들의 참가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그 결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은 전체 선수단의 절반이 넘는 58%에 이르는 2만7천221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했다. 이러한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활동 덕분에 역대 올림픽 중 국제·정치적 측면에서 가장 부정적인 이슈가 많았던 대회이면서도 대회 운영과 참가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기록될 수 있었다. 나 하나 꽃피어/풀밭이 달라지겠냐고/말하지 말아라/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말하지 말아라/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2019년 10월 우리 대회를 유치한 뒤 매일 자기전 읊곤 하는 조동화 선생의 ‘나 하나 꽃이 되어’라는 시이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속에서 ‘나 하나’의 작은 가치를 ‘꽃’처럼 화사하게 빛냈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모습이 떠오른다.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대회는 코로나19로 1년이라는 대회 개최 연기와 예산조정 등 준비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 대회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우리 대회에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우리 대회의 숨은 일꾼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라북도에서 처음 개최되는 생활체육인의 국제종합체육대회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조직위원회의 노력 외에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회 성공의 열쇠가 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꼭 성공적인 대회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문종선 전북아태마스터스대회 조직위 대외협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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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30 18:17

고향 가는 길

고대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의 고향 가는 길은 전쟁보다 더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자 이타카의 왕인 오디세우스는 그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 작전으로 그리스 연합군에게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그의 귀향길은 순탄치 않았다.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 한 탓에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다. 그는 귀향길에 무려 10년이나 바다에서 표류하며 온갖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가족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가고자 하는 그의 강한 의지는 신(神)도 막지 못했다.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는 숱한 고난을 헤치고 10년의 전쟁, 10년의 표류를 거쳐 마침내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지은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의 내용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처음 맞은 올 설 명절 역과 터미널에는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로 북적였다. 또 명절 연휴 막바지에는 가족과 함께 명절을 쇠고 다시 삶터로 향하는 귀경 행렬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민족 대이동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보다 험난했던 고향으로 가는 가시밭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고향에서 자신을 철썩같이 믿고 기다린 아내와 아들 등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어지는 우리의 명절 귀향 행렬도 물론 그곳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가 있어서다. 지금보다 교통 여건이 열악했던 시기, 명절 고향 가는 길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귀성전쟁’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치열한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찾아가던 그 고향 땅이 텅 비어가고 있다. 고령의 부모님은 세상을 떠나고 형제와 친구들은 정든 땅을 등지고 있다. 부모형제·친구들이 두 팔 벌려 반겨주던 그리운 그 땅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내가 떠난 것처럼’ 남아 있던 사람들도 떠나면서 우리네 농어촌은 떠나는 땅, 소멸위기 지역으로 전락했다. 몇 년 후면 명절 귀성 행렬을 찾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농촌공동체가 속속 붕괴되고, 산업화시대가 만들어 놓은 ‘시골 부모·도시 자녀’ 구도도 빠르게 깨지고 있다. 또 비혼주의자와 1인가구가 늘면서 가족의 형태와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평소 마음속에 묻어두다 일년에 한두 번 찾아갔던 고향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머지 않아 추억 가득한 그리운 내 고향이 인적 없는 유령마을로 변할지도 모른다. 실제 몇 년 전만 해도 명절이면 농어촌 마을 입구에 귀향객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나붙었고, 동창회와 마을 체육대회 등 귀향객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지만 모두 옛일이 됐다. 고향에 남아 귀향객들을 반기고 이벤트를 열어줄 사람이 이제는 없다. 고향에 가는 대신 올부터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부금으로 고향마을의 생존을 기원해야 할 판이다. 서글픈 일이지만 이대로라면 명절 귀향 행렬이 사라질 날도 머지 않았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1.30 15:53

특별지방행정기관 전북 이관, 손익 잘 따져라

지방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국토부는 올 상반기 중 공공기관 2차 이전 기본계획을 마련, 이르면 연말부터 이전을 시작한다. 전북도는 일단 3월말까지 관련 용역을 마무리하고 이미 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한 공공기관과의 구체적인 사업연계 가능성 등 시너지효과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잘 따져서 공공기관을 최종 선별할 방침이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전북혁신도시가 비교적 활성화한 것은 많은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입지적 여건,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히 그것만 볼 게 아니라 요즘 최대 화두로 등장한 전북특별자치도와의 상관관계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특별지방행정기관 업무이관을 앞두고 실용적이면서도 정확한 판단이 매우 중요해졌다. 우선 급한대로 특행기관이라도 몇 곳 받는게 좋은거 같아도 자칫하면 국가업무 수행을 위해'국가의 지방사무소' 역할을 하는 기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꿀도 못먹고 벌만 쏘일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역량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한편에선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에 짐만 더 얹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행안부는 자치단체 기능과 유사·중첩되는 특행기관의 자치단체 이관을 추진하는데 중소기업, 고용, 환경 분야가 우선 이관 대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24개 부처에 걸쳐 무려 5095개 특행기관을 운영중이다. 지방환경청, 지방국토관리청, 지방국세청, 지방병무청 등이 특행기관인데 덥석 받아선 안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2006년 출범과 함께 제주지방국토관리청, 제주지방해양수산청, 광주지방노동청제주지청,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제주보훈지청, 제주지방중소기업청, 제주환경출장소 등 7개 특행기관의 인력, 예산, 사무 등이 이관됐는데 운영비와 사업비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의 제주특별자치도 계정을 통해 지원받고 있으나 해마다 국비 지원은 줄고, 지방비 부담이 늘고 있다. 결국 특행기관의 기능과 사무를 국가로 환원하는 방안까지 거론중이다. 이런 실정을 감안,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특행기관 이관에 신중한 자세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 등 특행기관의 핵심 권한을 우선 이양 받는 대신 기관은 나중에 받는 쪽으로 법률 개정안을 만들고 있다. 전북으로선 타산지석을 삼을만하다. 우선 목마른 상황이지만 천재일우의 기회를 성급한 판단으로 그르치지 않도록 천천히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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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30 11:25

못 사는 전북이 청렴도마저 낙제점이라니

전북지역 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청렴도 평가에서 대부분 낙제점을 받았다. 이는 국민권익위원회가 26일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에서 드러났다. 가뜩이나 인구도 줄고 경제력도 취약한 동네에서 청렴도마저 밑바닥이라니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분발이 촉구된다 이번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종합청렴도 평가는 지난 1년간 15개 유형, 총 569개 기관을 대상으로 했으며 기존의 청렴도 측정과 부패방지 시책평가를 통합해 올해 처음 적용했다. 평가는 5개 등급으로 나누는데 청렴체감도 60%와 청렴노력도 40%를 가중 평균한 후, 부패실태 감점 및 신뢰도 저해행위 감점을 반영했다. 도내 지자체의 평가 결과는 크게 실망스럽다. 광역자치단체에서 전북도는 3등급을 받았다. 기초자치단체 시 부문에서는 익산시가 3등급이고 전주시를 포함한 군산시, 김제시, 남원시, 정읍시는 4등급이다. 기초자치단체 군 부문에서는 부안군만 2등급일 뿐 고창군∙무주군∙순창군∙임실군∙장수군∙진안군이 3등급을 받았으며 완주군은 4등급으로 가장 낮았다. 이와 함께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대병원은 3등급, 전북대와 전북도교육청은 4등급을 받아 도내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농촌진흥청과 국민연금공단, 전북경찰청, 전북개발공사가 2등급을 받아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공공기관의 청렴도는 그 지역이나 기관의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청렴한 기관일수록 일도 잘하고 서비스도 좋다. 반면 부정부패와 갑질이 만연한 기관일수록 일의 능률도 떨어지고 기강도 느슨하다. 이들 공공기관의 청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관장이나 고위직의 관심과 리더십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듯 기관장의 솔선수범과 의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감사 기능의 적절한 활용과 칼날 같은 상벌문화 등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 계속된 인구유출과 전국 최하위 경제를 벗고 성공하는 전북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기업유치와 혁신도 중요하지만 근저에 청렴한 풍토가 안착되어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이 공공기관을 신뢰할 수 있다. 기관장의 단호한 자정 의지와 함께 지역민들 협조해야 한다. 다음 평가에선 ‘1등급 청렴 전북’으로 우뚝 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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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29 18:12

‘교통안전 도시’ 만들기, 시민의식 개선부터

전북도민의 교통안전 의식 수준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 전북지역 14개 시·군 대다수가 전국 하위권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토교통부가 이번에도 교통문화지수 우수 지자체와 교통문화 개선 우수 지자체를 각각 선정해서 발표했지만 전북지역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는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의뢰해 매해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사다. 평가는 각 지역 주민들의 운전행태, 보행행태, 교통안전 등 3개 영역 18개 지표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적인 교통문화지수는 전년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국민의 교통안전 의식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특정 지역의 교통문화지수가 낮다는 것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교통안전 의식 수준이 낮고, 그만큼 그 지역에서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의미다. 주민 모두가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행복도시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바로 ‘안전’이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교통안전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의 교통안전 의식이 중요하다. 선진 교통정책을 도입해 시행한다 하더라고 결국 시민들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교통안전 수칙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선진 교통문화 정착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전북 각 시‧군의 교통문화지수가 해마다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만큼 지자체의 정책적인 대응과 노력도 요구된다. 우선 교통문화지수 취약 항목에 대해 원인을 집중 분석해서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역 실정에 맞는 교통안전 정책을 수립하고, 보다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에도 노력해야 한다. 도시 곳곳에 교통안전 시설물과 공영주차장을 확대 설치하는 등 교통환경을 개선한다면 도시의 교통문화지수도 높아질 것이다. 아울러 ‘시민 교통안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시민 교통안전 의식 개선과 실천을 유도하는 일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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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9 18:11

“ 변화와 혁신으로 만드는 전주 대변혁 원년 ”

역사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진보해왔다. 역사의 변곡점에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자들은 결국 쇠퇴의 운명을 맞이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화 외의 불변하는 것은 없다’는 말처럼 이 세상 모든 것은 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고여 있는 물은 결국 썩는다. 전주는 후백제 왕도부터 조선왕실의 본향까지 찬란한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라도의 중심도시였지만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서서히 그 빛을 잃었다. 지금껏 과거와 전통 보존에 치중했던 모습과 다른 전주를 만들기 위해 고요한 수면에 변화라는 돌을 던져 거대한 대변혁의 ‘파문’을 일으키고자 한다. 민선8기 출범 이후 지난 6개월간 전주 대변혁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계묘년 새해는 그동안 다져온 기반 위에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전주 대변혁의 원년이 될 것이다. △미래광역도시 대전환 △혁신 성장 강한 경제 △글로벌 으뜸 문화산업 △일상 속 신바람 복지의 4대 분야에서 전주의 위대한 도약이 시작된다. 전주는 먼저 미래광역도시로 대전환하기 위한 기틀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주의 미래를 이끌 싱크탱크가 될 전주 시정연구원을 상반기 중에 설립하고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지속 완화할 것이다. 작년에 이어 완주·전주 상생협력사업을 발굴하고 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 황방산 터널 개통, 색장-신리 외곽순환도로 건설 등 교통망을 구축해 100만 광역도시 성장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것이다. 지역의 힘은 강한 경제력에서 나온다. 야구장 철거로 시작된 전주 종합경기장 MICE산업 복합단지개발은 전주의 미래를 견인할 원동력이 될 것이다. 미래먹거리인 탄소, 수소, 드론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전주형일자리 지정, 대학에 전주기업반 신설 등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의 꿈이 살아 숨쉬는 도시를 만들예정이다. 전주의 풍부한 유무형 역사문화자산도 강한 경제의 큰 축이다. 작년 후백제 문화권을 추가한 ‘역사문화권 정비법’ 개정에 이어 고도(古都) 지정과 후백제 역사복원에 계속 힘을 쏟고, 후백제부터 조선왕조까지 유적과 역사문화자산을 한 데 엮어 재창조해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왕의궁원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체류형 관광지 인프라 조성, 전주형 관광콘텐츠 개발을 통해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겠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집중해 모두가 안심하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 것이다. 치매안심병원 지정과 치료비 지원으로 치매안심도시를 조성하겠다. 또 장애인의 자립지원을 강화하고 복지 안전망을 구축해 모두가 누리는 일상 속 신바람 복지를 이루겠다. 통합재난상황실을 마련해 재난에 철저히 대비하고 우리 후손들을 위한 탄소중립 실현에도 힘쓸 것이다. 모든 변화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특히 시작할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전통과 혁신은 상충하는 것이 아니다. 옛것을 밑거름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지켜야 할 핵심은 분명히 지키고 그 위에 지금 상황에 맞는 새로운 것을 더해 미래를 향한 새로운 전통을 창조할 것이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변화를 꿈꾸는 수많은 시민의 뜻을 짊어지고 고요했던 전주에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많은 것을 바꾸겠다. 위대한 66만 전주시민과 함께 나아가는 변화의 길이 새로운 천년 미래의 화려한 첫 페이지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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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9 18:11

봉노릇 그만 전북특별자치도

토끼띠 새해 벽두부터 모처럼 만에 전북이 깡총거리면서 활기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연말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윤핵관이 포진한 강원도는 14년만에 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됐는데 전북은 여야 협치로 불과 6개월만에 특별자치도법을 통과시킨 기록적인 성과를 올렸다. 제주와 세종특별시는 중앙정부가 개발방향 등을 제시하면서 주도해 그 성격이 전북과 강원도와는 확연히 다르다. 올 6월 시행을 앞둔 강원도도 특별법만 통과되었지 그 속에 담을 콘텐츠가 허접하고 산만해 후발주자인 전북 한테 많은 교훈을 남겨 주었다.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기면서 설움과 분노에 찬 플래카드가 전라북도를 도배한 이후 처음으로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플래카드가 도내 전역에 나붙었다. 전북은 1년후에 도제(道制를 마감하고 새로운 특별자치도 시대를 맞게 된다. 126년간 이어져 온 도제시대에 전북은 기쁨과 영광 보다는 산업화 변환에 따라 낙후와 소외라는 긴 그림자만 짙게 깔렸다. 그 여파가 인구감소로 이어지면서 1966년 252만이었던 도 인구가 지금은 176만9천명대로 반토막나면서 지방소멸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분 부활되고 1995년 단체장까지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면서 지방자치를 실시해 왔지만 아직도 중앙정부에서 재정권을 장악해 반쪽자리 자치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이 독자적으로 발전모델을 세워서 특색있게 자치제를 꾸려 나갈 수 있는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전북은 그간 광주 전남권에 편입돼 호남권으로 묶여 있으면서 파이를 키우는 역할만 했지 지역발전을 가져올 전북 몫 찾기는 한계가 있었다.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가 운 좋게 이뤄진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김관영지사가 여야를 넘나들면서 공들인 게 적중했다. 취임직후 국힘 정운천의원과 협치를 한 게 맞아 떨어져 가시밭길처럼 보였던 법사위를 통과시킨 것. 특히 민주당 한병도의원과 법안 내용 보다는 우선 법을 통과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여야 설득작업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일각에서 전북만 특별자치도가 되는 게 아니라고 그 의미를 폄하하거나 축소시키는 사람도 있지만 법안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전북도가 전북연구원을 중심으로 콘텐츠보완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되었다고 토끼 마냥 깡총거리거나 자만할 일도 아니다. 사람과 돈이 모일 수 있도록 내실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간 전북도가 추진했던 산업생태계를 고려해 김 지사가 약속했던 대기업 유치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특히 대도시 광역교통관리특별법을 상반기중에 꼭 통과시켜야 한다. 그래야 규제완화와 재정특례를 통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아무튼 전북특별자치도 성공여부는 도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김 지사를 중심으로 정치권이 원팀을 이뤄 법안보완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은 토끼의 민첩함에 거북이의 좌고우면함을 합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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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01.29 18:02

전주 미래 바꾸는 덕진, 성윤성공(成允成功) 마음으로 정성과 최선

계묘년 새해는 마치 봄물이 사택(四澤)에 가득하다고 쓴 옛 시인의 한 구절처럼 다른 해보다 유난히 힘찬 기운이 천지를 가득 채운 느낌이다. 올해가 활발한 움직임과 부지런한 습관을 지닌 토끼의 해이기도 하고 길었던 팬데믹의 두꺼운 울타리가 조금씩 걷어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완전한 끝은 아니지만 대부분 회복되고 있는 일상에 더없이 감사하면서 모두가 희망찬 한해를 꿈꾸며 출발했다. 구정(區政)의 책임자로서 필자도 성윤성공(成允成功)의 마음으로 작년보다 더 세심하게 시민의 삶을 살피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우리 덕진구는 시민에게 직접 찾아가는 현장 행정으로 현장과 행정 간의 거리를 최소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현장 행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기동순찰반 운영을 확대하고, 임대차 분쟁을 상담해주는 ‘마을 공인중개사’, 지방세 신고납부 대행 및 맞춤형 세정서비스 등을 시행해 시민들에게 더 편해진 행정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또 혁신동 주민의 숙원사업인 혁신동 주민센터 건립에도 박차를 가해 그동안의 시민불편해소에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고자 어린이집의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과 기초연금대상자 적극 발굴로 생활 안전을 강화하며, 복지 사각지대의 최소화로 틈새계층 및 위기 가구를 적극 발굴 지원한다. 내 이웃이 행복해지고 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민·관 협력 지역사회서비스도 확장하여 한 사람도 소외됨 없이 보살핌을 받고 존중받는 따뜻한 사회조성에 덕진구가 앞장서 나가겠다. 이와 함께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각종 안전사고에서 누구보다 시민을 지켜야 하는 행정의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게 보다 실질적인 재난재해 예방 및 안전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주거환경 및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 교량의 내진보강과 급경사지 및 재해 우려 지역 점검, 상습재난 피해지역 주민 모니터링단 운영, 5대 위반구역 단속 강화 등 안전한 도시조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시민이 편안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안심하며 잠들 수 있는 도시환경 조성에 구정의 집중력을 높여 나감으로써 어느 지역보다 살기 좋고 평화로운 덕진구를 만들어나가겠다. 덕진구에는 116개의 시민공원이 있다. 공원에 잎이 무성해진 나무가 주는 청정한 공기와 시원한 바람은 시민들에게 도심의 휴식과 여유를 준다. 이러한 시민의 쉼터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공원의 수목 및 녹지 유지관리에 더욱 힘써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하천을 오염시키는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하천 환경정비 및 불법행위 지도단속을 강화해나가 청결한 도시환경을 구현하고자 한다. 행정단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준법정신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미래세대에 물려줄 이 아름다운 유산을 소중하게 지켜나갔으면 한다. 올해에도 덕진구청 구성원 모두는 구민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뛸 준비가 되어있다.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주어진 책임감을 엄중하게 느끼면서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를 바꾸는 덕진구’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덧붙여 성공적 행정을 이루는 보석은 언제나 시민의 참여인 만큼 구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최병집 전주시 덕진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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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9 16:31

전북이 가는 길 대한민국이 가는 길 - 전북형 개발협력사업(ODA)

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전북국제교류센터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고향을 떠난 지가 오래되어 세월이 흐를수록, 고향과 친지,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갔다. 그러나 고향으로의 복귀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하더니, 필자에게는 이제가 그런 때인가 싶다. 고향은 35년간의 외교관 생활로 해외를 떠돌던 필자를 따듯하게 맞아주었다. 전북의 지성과 공기(公器)로서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북일보는 칼럼 기고의 귀한 기회를 주었다. 외국에서 보고 배운 바를 전북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우리 도민들에게 공유해드려라 라는 뜻에서였을 것이다. 2023년 상반기 매달 한편씩을 연재할 예정이다. 외국을 다니면서, 세상이 변하는 모습과 우리나라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는 상황을 체감했다. 여러 나라와 지역의 좋은 풍물과 풍속, 제도나 정책들도 많이 접했다. 그럴 때면 으레, 이런 세상 모습과 변화상, 외국의 우수사례를 전북도민들에게 알려드리고, 전북 발전을 위한 정책에 접목되도록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곤 했다. 전북은 지난해 5월 출범한 민선 8기 道정부에 의해, 활기를 되찾고 미래를 향한 희망이 일깨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김관영 지사의 패기와 열정, 비전과 지략, 역량을 갖춘 리더십이 선봉에 있다. 이런 구심점을 중심으로 전북의 잠재력이 일깨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나름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오늘날 세계는 교통통신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글로컬(Glocal)”이라는 용어는 화두처럼 회자되고 있다. 세계적 연결을 뜻하는 ‘글로벌(Global)’ 과 지역적(개별국가적) 특성을 뜻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이다. 이는 오늘날 환경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세계적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는 이런 점에서 전북의 잠재력 하나를 본다. 전북의 최강점 중 하나는 명실공히 농생명 바이오산업 분야다. 이 분야를 외국과 연결시켜, 전북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도내 기관과 기업, 도민들의 국제적 진출을 지원하는 일을 국제교류센터는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 센터는 현재 몽골을 대상으로 전북형 개발협력(ODA)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스마트팜 농법을 몽골 공무원들에게 전수하는 일이다. 한국농수산대학교, 전라북도 농식품인력개발원, 전북대학교, 한국 농업기술 진흥원, 원광대학교,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등 전북의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 3개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코자 “한국국제협력단” (KOICA)에 응모 중이다. 유사한 사업들을 계속 발굴, 실시해갈 것이다. 전 세계의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을 보고 배워야 할 롤모델로 보고 협력을 강력 희망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절실한 나라가 대부분이다. 경작과 먹거리 산업의 본산인 우리 전북이 그들의 협력 수요를 충족시킬 아주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이다. 전북은 과거의 정체된 이미지를 벗고 미래 활력과 비전을 창조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강점 분야의 사업들을 계속 발굴하여 전북의 경제와 산업을 발전시키고 국제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 전북형 사업을 만들어 전북의 중흥을 이끌고, 다른 道들, 나아가 대한민국이 가고자 하는 길이 되게 해야 한다. /김대식 전북국제교류센터장 △김대식 센터장은 주오만왕국 대사, 주카자흐스탄 대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국제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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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9 15:39

‘유학생 불법체류율’ 산정방식 개선해야

교육부 ‘교육 국제화역량 인증제’의 핵심 평가지표인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율’ 산정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도가 정부에 유학생 불법체류율 산정방식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북도는 김제‧정읍‧남원을 대상으로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 외국인이 거주하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F-2비자 발급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사업의 중심은 전북지역 대학에서 수학한 외국인이다. 현행 유학생 불법체류율은 해당 대학의 외국인 신입생 수를 기준으로 외국인 신입생 및 재학생 불법체류자 비율로 계산된다. 기본적으로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 비율은 ‘기준량에 대한 비교하는 양의 크기’를 의미한다.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자 비율(불법체류율)을 산정한다면 기준값은 당연히 해당 대학의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수’가 되어야 한다. 불법체류율은 전체 유학생 수 중 불법체류자 수로 산정하는 게 당연하다. 현재의 산정방식은 불법체류율을 부당하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유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대학은 전체 유학생 가운데 소수의 불법체류자만 발생해도 비자발급 제한대학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다. 결국 외국인 유학생마저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대학의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또 지역 대학에서 수학한 외국인 유학생을 소멸위기 지역에 정착시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의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도 제대로 추진할 수 없게 된다.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정부가 현재의 잣대로 유학생 불법체류율을 산정해 지방대학들을 비자발급제한 대학으로 묶어 외국인 유학생 유치까지 막는다면 고사 위기의 지방대학은 생존의 길을 아예 잃어버릴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를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지역·대학 간 연계·협력으로 지역발전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말뿐이었고, 지방대학의 위기는 더 커지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핵심동력이 되어야 하는 지방대학 활성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외국인 유학생 불법체류율 등 위기의 지방대학을 더 압박하고 있는 불합리한 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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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1.26 17:38

야구장의 추억

요즘 전주 덕진 종합경기장을 지나다 보면 야구장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12월 석면 해체를 시작으로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됨에 따라 시설물 허물기 공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우범기 시장도 12일 현장을 방문해 이곳에 문화예술 도시 전주의 새로운 명소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상반기 철거를 끝내고 2026년까지 문화 거점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 이처럼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6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야구장에 얽힌 추억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다니던 학교와 같은 공간에 있었기에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필자에겐 애틋함이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반백 년 세월이 흘렀음에도 제집처럼 드나들던 야구장 에피소드와 함께 그때 그 여운이 짙게 남아 있다. 무엇보다 도민들에게 가장 강렬한 기억은 뭐니뭐니해도 해태 타이거즈와 쌍방울 레이더스의 프로야구 경기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던 해태 경기 때는 야구팬들로 경기장 안팎이 북새통을 이뤘다. 박진감 있는 경기 못지않게 장외에선 파울볼 줍기 등 볼거리도 다양했다. 80년대 초 지역감정을 자극하며 선풍적 인기를 끌던 때라 야구를 통한 전북인의 애향심도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당시 억눌려 지냈던 전두환 군부독재에 대한 극도의 반감과 함께 민주화 열망이 야구장 응원가를 부르며 폭발하기도 했다. 더욱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공유한 때문인지 해태타이거즈 경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전국 각지 야구팬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호남인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파도타기 응원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관중들도 그날만큼은 해방감을 만끽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야구장을 포함한 종합경기장 개발을 둘러싸고 10여 년간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송하진 시장이 롯데쇼핑과의 개발계획을 발표한 뒤 극심한 혼란과 반목을 거듭하며 원점에서 맴돌았다. 소상공인 보호 명분으로 개발 계획을 백지화했던 김승수 시장은 논란에 기름을 부으며 소모적 논쟁만 불러왔다. 핵심 현안에도 불구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던 이 사업은 우범기 시장이 칼을 빼들면서 요동쳤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치로 전주 대개혁을 선언한 그는 이런 기조에 따라 종합경기장 개발도 구체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민들은 물론 지역 여론도 우호적으로 반응하며 오히려 개발 규제 완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구장은 곧 사라지겠지만 빛바랜 추억은 오롯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야구장을 대신해 들어서는 문화 공간을 통해 또 다른 예술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사통팔달 도심 한복판에 있는 미술관에서 그림과 조각 작품을 감상하며 이를 통해 전주 시민으로서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건 행운이다. 오랜 세월 지역개발 난맥상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종합경기장이 거듭 태어나길 기대한다. 그래도 야구장에서 울려 퍼졌던 우렁찬 함성은 여전히 귓전에 맴돌고 있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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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1.26 17:12

[금요수필]뒤틀린 세상

요즈음은 온 세상이 뒤틀려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코로나로 출입이 제한되어 집에서 TV 드라마나 뉴스를 자주 본다. 그런데 드라마도 판에 박은 듯이 시시콜콜하고 뉴스도 마음에 들지 않아 TV 앞에 앉아 멍 때릴 때가 많다. 예술세계는 아무리 가상이라지만 너무나 현실감이 떨어져 부적절한 내용이 많아서 시청하지 않으려 생각하면서도 시선은 어느새 TV에 가 있다. 내용을 보고 듣노라면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뒤틀린 화제를 교묘히 엮어 가고 있다. 소재가 빈곤해서인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이유야 있겠지만 사회의 모랄을 깬 내용이 주종을 이룬다. 그것도 민방이 아닌 버젓이 공영방송에서 그러니 민망할 때가 많다. 그냥 넘어가면 될 일을 뭐 그러느냐고 할 수 있으나 그건 아니다. 사회적 가치 기준이 뒤바뀐 가치관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은 최소한 긍정적인 면을 찾아 방송해야 한다. 돈 떼먹고, 치부하고, 사기 친 뉴스만 다룰 것이 아니라, 건전한 생활의 미담 사례도 수없이 많다. 건전한 것을 보고 배울 기회를 부적절한 상황에 날려 버리지 말자. 자신들의 허물은 은근슬쩍 덮어두고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순만 일삼는 해악한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위선과 거짓, 편 가르기와 선동, 시기와 질투, 불로소득 하려는 도둑 심보 등 이러한 사회악은 퇴출되어야 한다. 요즈음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다해도 우리 사회는 그런대로 순탄한 수레바퀴처럼 잘 굴러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한 고속 성장을 보이며 선진국대열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 그런데도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태클을 걸며 역주행을 시키려고 애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서로 타협하고 공존하며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일을 자기 고집대로만 하려고 기고만장이다. 수가 많아 힘이 세다고, 약한 자를 공공연히 억누르고 무시해 버린다. 옳고 그름의 기준은 숫자가 많으면 그게 옳음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가 악순환이 반복된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날의 허망됨을 수없이 보고서도 잊었는지 모른 체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필시 알고도 누리는 권력에 취해서 한몫 잡으려고 궤변을 부리는 것은 아니겠지? 잘 굴러가는 수레바퀴도 권력이 바뀌면 쓴잔을 마실 것이 뻔한 일인데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하지 않는가. 지난날을 돌이켜 보자. 역대 위정자들 중에 평안한 노후를 누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는가? 어디 이뿐이랴! 세상 이곳저곳을 돌아 바도 참으로 믿을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직자도,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으로 한다는 의사도, 법과 원칙에 따른다는 법조인도 알 권리를 위해 진실을 밝혀 보도해야할 기자도, 어느 누구도 마음 놓고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 사회의 소위 지도층 인사라 불리는 사람들이 자기들 이익을 위해 양심을 버리고 뻔뻔스럽게 궤변만 퍼부어 댄다. 정말 정의와 불의가 뒤바뀐 세상이 된 느낌이다. 배운 사람일수록 겸손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만을 떤다. 지식은 있는데 지혜롭지 못하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법을 지키지 않는다. 지도층이 법을 지키지 않으니 부정부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참으로 암울한 현실이다. 분명 현재 우리 사회는 불의가 진리를 압도하고 사회 전반에 불법이 만연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내 마음 한구석엔 뒤틀린 세상이 바르게 돌아갈 것이라는 끈을 놓지 않고 있으니 다행이다. 우리에겐 정의롭고 현명한 국민이 더 많이 있지 않은가? △이대영 수필가는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했으며 '잊혀가는 전북지방 사투리 옛말 모음집' 수필집 '아버지의 빈자리'를 출간했으며 어진박물관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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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6 16:30

인생의 맛

코로나에 걸려 미각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무지 살맛이 안 났다고 한다. 냄새도 못 맡고, 맛도 모르니 사는 맛이 안 났었다는 것이다. 음식의 맛을 못 느끼는 병을 미각장애 또는 미맹(味盲)이라고 한다. 맛에 깜깜(盲)하다는 것이다. 맛을 못 느끼는 병을 미맹이라고 한다면 인생의 맛을 못 느끼는 병을 생맹(生盲)이라 불러도 될 듯하다. 삶(生)의 맛에 깜깜하다는 의미다. 어느 날 갑자기 살맛이 안 나고, 재미있는 일도 없고, 사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면 생맹 증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삶의 맛을 느끼는 센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정신적 우울증이나 소진증후군 같은 이름도 생소한 병리 현상은 사는 맛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난 것이다. 건강한 자아에 균형이 깨지고, 재미와 의미의 맛을 느끼는 센서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인생 사는 재미와 의미를 모르겠다고 자주 말하고 있는 나를 만난다면 심각하게 치료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중용(中庸)>은 균형 잡힌 인생을 사는 법을 설명하고 있는 고전이다. 균형 잡힌 인생의 극치는 인생의 맛(味)을 알고(知) 사는 것이다. 사는 재미(在味)와 의미(意味)를 음미(吟味)하며 사는 인생이 맛있는 인생이다. <중용(中庸)>에서는 맛을 잃어버린 사람의 병리 상태를 ‘지미(知味)’의 센서에 이상이 생겼다고 정의한다. ‘사람들은 모두 음식을 먹지만(人莫不飮食也, 인막불음식야), 제대로 맛을 알고(知味) 먹는 사람이 드물다(鮮能知味也, 선능지미야).’ 사람들이 자기중심을 잃고 불균형과 편향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태에 대하여 공자는 맛을 모르는 병에 걸렸다고 정의하고 있다. 음식을 먹으면서 맛을 모르고 먹는 것이나, 인생을 살면서 삶의 맛을 음미하지 못하며 사는 것이나, 같은 병이라는 것이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은 항상 넘쳐서 맛을 모르고, 못나고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모자라서 맛을 모른다. 성공한 사람은 교만해서 맛을 모르고, 실패한 사람은 우울해서 모른다. 인생의 맛을 알고 산다는 것은 학력과 성공 여부와 상관이 없는 일이다. 감정의 불균형(中和), 자기 불신(愼獨), 현실적 판단의 부재(時中), 현실의 부정(自得), 지속성의 결여(能久), 선택의 부적절(擇善) 등 다양한 문제들이 맛을 못 느끼며 사는 인생의 원인이라고 <중용>에서는 열거하고 있다. 인생의 맛을 음미하지 못하는 생맹은 돈과 지위와 상관없이 나타난다. 자식을 좋은 대학 보내는 일에 인생을 걸었던 부모가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나면 허탈하여 걸리기도 한다. 그토록 원하던 성공은 이루었는데 막상 돌이켜 보면 재미와 의미 없이 살아 온 인생이 후회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목표만 이루면 인생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막상 그곳에 이르렀다고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다. 우울함의 근원은 결국 맛을 모르고 살았던 나의 삶에서 시작된 것이고, 소진된 인생의 에너지는 의미 없이 목표를 향해 뛰어온 결과다. 그때 비록 작지만 소중했던 시간에 재미와 의미를 느끼지 못한 결과가 지미(知味)의 기능을 고장 나게 한 것이다. 하늘은 인간을 이 세상에 살게 함에 재미와 의미를 모두 느끼며 살 수 있는 능력을 주었지만 모든 인간이 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살아가지는 못하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고 의미도 있다면 무조건 해도 좋다. 그러나 도무지 재미도 의미도 만들어 낼 수 없다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재미는 현재(在) 좋아서 하는 것이고, 의미는 힘들어도 선(善)해서 하는 것이다. 편한 일을 한다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고, 돈을 많이 번다고 의미 있는 일은 아니다. 삶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을 때 재미와 의미를 얻을 수 있다. 배를 채우기 위해서만 음식을 먹지 않고, 음식의 맛을 느끼며 배를 채운다면 한 수 위다. 성공하기 위하여 인생을 사는 것보다, 인생의 재미와 의미를 느끼며 목표를 달성한다면 높은 수준의 성공이다. 재미없는 일상과 의미 없는 인생으로 하나뿐인 삶을 낭비하지 말자. 고장 난 지미(知味) 센서를 복구하여 맛있는 인생을 사는 나를 만나자. 하늘(天)은 나에게 맛있게 살라는 명(命)을 내려 이 땅에 보냈으니까. 그 천명을 잊지 말고 한 해를 살아보자. /박재희 석천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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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6 14:07

고유한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

지역에는 고유한 문화가 있다. 지역과 마을에는 고유한 문화가 있고, 사람들은 그 문화 안에서 자연스럽게 질서를 지키며 살아간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도시가 부상하고 반대로 쇠퇴하는 지역도 늘어간다. 인구감소, 주거환경 노후화 등으로 낙후된 지역이 생성되며 그 마을의 문화 또한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지역이 도시재생의 대상이 된다. 도시재생은 도시의 물리적인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문화, 사회, 경제적 측면까지 고려하여 지역이 지속가능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부분의 도시재생 지역은 문화재생 지역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이 지역들은 낙후된 건물이나 시설들을 더 나은 환경으로 정비·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문화적 향유 프로그램 운영과 마을,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이어 나갈 수 있는 문화기반 조성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외부의 잘된 사례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 영양분을 공급하여 도시재생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야 한다. 문화로 도시재생의 활력을 더하다. 도시재생이라는 방대한 범주에는 수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화의 힘이 존재한다. 문화적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마음을 열고 함께 활동하면서 마을과 지역에 활력을 더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이 처음 필자가 도시재생에 호기심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 이유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장소 기반의 문화를 생성하고, 문화적 활성화를 통해 그 장소의 가치를 바탕으로 마을, 지역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가꾸어 나가는 전주의 원도심 하나의 사례로 2016년~2021년까지 진행된 전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이 있다. 전북도청 이전과 함께 다양한 이유로 쇠퇴하고 있는 지역을 활성화 시키고자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진행한 도시재생사업이었다. 물리적, 문화적 재생의 종합적인 관점을 가지고 시민 활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활성화 장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는 주체 발굴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각 분야별 주체들이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도시를 가꾸어 나가는 재생을 위한 것이었다. 원도심 도시재생 대상 구역에는 상권의 중심지가 이동하며 쇠퇴하게 된 고물자골목이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며 그들의 가치와 문화가 잊혀져가고 있는 골목이었다. 이 지역에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둥근숲이라는 거점시설이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 공간을 활용하여 청년들이 과거의 문화를 통해 골목의 활력을 되찾고자 주민들과 함께 <둥근숲 숲이 될 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문화콘텐츠를 통해 고물자골목과 둥근숲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유입되었고 현재도 그들은 공간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처럼 쇠퇴지역에 공공의 이용이 가능한 장소를 구축하고, 문화적 활성화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물리적 재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고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과 주민공동체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문화로 잇는 도시재생 문화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힘이 있다. 그 마을,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통한 재생이 있을 때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있는 문화적 도시재생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박주연 팔복도시재생지원센터 선임코디 △박주연 선임코디는 전북대학교를 졸업한 뒤 전북청년정책포럼단 전주지역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전북청년정책포럼단 위원∙야호학교추진위원단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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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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